[호소] 아찌, 나두 울나라 영화보구 싶단 말이야... 2002.10.27.일요일
영화 만드는 아찌, 아줌마들 안뇽. 아차! 내가 깜박했네, 별루 안뇽들 하지 않겠다. 요새 고민덜 많다며? 성냥팔이 지지배가 큰 돈 날렸다고 하는 거 들었어. 그거 때문에 영화 만들기가 디게 힘들어졌다지. 돈 대주는 사람덜이 주머니에 손만 넣고 고추만 만지작거리지 돈은 안 끄집어낸다며. 그러니 돈 들어갈 영화 앞으로두 쎄구 쎘겠다 날씨두 추워지는데 얼마나 걱정이 많겠어. 근데 그게 꼭 성냥팔이 그 지지배 때문만은 아니라고 그러던데. 돈만 많이 들이구 재미는 한 개두 없어서 망한 영화들이 올해는 특히 줄을 섰다며. 그거 <예스터데이>랑 <아 유 레디?>를 두고 말하는 거지. 내가 이렇게 대따 많이 아는 건 다 울 엉아랑 누나가 보는 영화잡지들 몰래 훔쳐봐서야. 내가 이래뵈도 영키거든. 영키 몰라? 에이 바보. 어릴 적부터 영화에 쏙 빠져 사는 우리 같은 애들을 영키라고 하잖어, 영화 키드. 아찌, 아줌마들도 다 영키 아니었어, 그러니까 지금 영화하고 있는 거잖어. 아님 말구... 하여튼 간에 잡지들 보니까 성냥팔이가 실패해서 인제부터 한국영화 만들기 힘들어진데. 그래서 특집으로 그 문제에 대해서 분석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살피고 마지막으로 대책 마련하는 기사 내보내고, 난리가 아니더라구. 정말루 이렇게 해야될 정도로 시급한 문제야? 전에두 이렇게 비슷한 경우 있었잖어. 기억나? <조폭 마누라>가 대박 먹어서 조폭 깍두기 아찌들 등장하는 영화가 계속 나오니까 영화잡지들 몽땅 깍두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한국영화의 수준 떨어뜨리고 머지 않아서 한국영화계 망쳐 버릴 원인이 될 거라고 한목소리로 재잘거렸잖아. 그게 딱 1년 전이었어. 잡지에 난 기사 땜에 어린 나는 내일이면 한국영화가 다 없어지는지 알구 하느님한테 기도까지 했지 모야. 한국에 있는 깍두기 아찌들 다 잡아가서 다신 조폭영화 안 나오게 해달라구. 근데 지금은 어때, 한국영화 아직두 잘 나가잖어. 외국에서 막 상두 타고, 좋은 영화 꾸준히 나오고, 잘 만든 영화에는 사람들 몰리고. 그니깐 결국 중요한 건 이거 같애. 재미가 있거나 상식이 통하는 영화면 소재가 어떻든, 돈이 얼마가 들든 문제 될 게 하나두 없다는 사실. 성냥팔이도 재미만 있었거나 상식이 통했다면 절대 망하지 않았을 걸. 그래서 나는 모든 영화잡지들이 많은 쪽수를 들여서 성냥팔이의 흥행실패가 앞으로 한국영화 시장의 위기를 가져올 거라고 주장하는 기사들은 단지 이슈를 만들어서 기사꺼리를 확보하기 위한 잔대가리라고 생각해. 단순한 문제 제기의 측면에서 접근하거나 영화 좀 잼나게 만들어 달라고 얘기해도 될 걸, 당장 내일 울나라 영화가 폭삭 망하기라도 할 것처럼 호들갑 떨어서 지네들 잡지 단번에 팔아 치울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해 먹는 다니까. 영화잡지 이렇게 만드는 아찌, 아줌마들 정말 나빠.
영화 좀 아는 영키인 내가 볼 땐 말이야, 영화잡지에서 대신 건드려줘야 할 문제는 따로 있는 거 같애. 작년에 울 영화 시장 점유율이 49.69%였데. 그니까 작년에 영화 본 사람 중 두 명에 한 명 꼴로 한국영화를 본 거지. 올해도 6월 30일까지 점유율이 46.9%래. 작년에 비해서 쬐금 떨어지긴 했지만 이 정도도 정말 대단한 거야. 왜, 아니겠어. 울 아빠 말이 십 년 전 만해도 한국 영화는 비디오로나 보는 거였다며. 근데 문제는 몬지 알아, 이렇게 울 나라 영화를 본 사람들이 지천에 깔렸는데 정작 우리 또래의 애들이 볼 수 있는 전체 관람가의 한국 영화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야. 올해 전체 관람가로 나온 울나라 영화가 몇 편 인줄 알아? 놀라지 말어. 2월에 개봉한 <마리이야기>하구 4월에 개봉한 <집으로>, 그리고 10월에 개봉한 <YMCA 야구단>, 딱 3편이야.
몰랐지?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잡지는 단 한 군데도 없으니까 말이야. 영화 줄거리 미리 까발려서 잡지 팔아먹기 바쁜데 우리 같은 애들 문제 따위에 관심이라도 갖겠어. 정말 미워. 그러면서 아찌들은 우리한테 한국 사람이 울 문화엔 관심 없고 외국 것만 보구 듣고 산다며 막 혼내는 거 있지, 기도 안 차서 말이야. 생긴 것만 한국사람이지 하는 짓은 외국인이래. 대체 우리가 볼 만한, 들을 만한 우리 문화를 만들어줬어야 말이지. 그래서 내가 올해 본 한국영화는 딱 두 편밖엔 없어. 내 친구 상우가 나오는 <집으로>하고 송강호 아찌가 한복입구 야구하는 영화 <YMCA 야구단>. <마리이야기>? 하는 줄도 몰랐어. 상영관을 찾을 수가 있어야지. 나도 그렇고, 울 친구덜도 그렇고 울 나라 영화는 이거 두 편 빼면 한 개두 못 봤다니까. 그나마 <집으로>랑 <YMCA 야구단>도 엄마 몰래 학원 땡 까고 몰래가서 본 거야. 방학에 했으면 오죽 좋아, 이 때 피해서 개봉하면 우리가 어떻게 쉽게 볼 수 있겠어. 학교 끝나면 엄마 등살에 우리가 할 일이 좀 많어. 학교 파하면 집에 들러서 가방 놓고 영어 학원 가야지, 영어 학원 끝나면 곧장 컴터 학원 가야지. 이제는 피아노 학원까지 다니래, 된장. 이러니 우리덜이 한국영화 대신 본 영화는 거의 다가 외국영화야. 외국영화 중에 우리가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특히 방학 때는 더 많이 개봉한다. 올 여름방학 만해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2>부터 시작해서 <릴로 & 스티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스튜어트 리틀 2>, <기쿠지로의 여름>, <아이스 에이지>까지 무려 6편이나 개봉했는걸. 그래서 난 외국에 나가도 하나 안 꿀릴 자신 있다. 게네들 본 영화 나두 다 봤는데 할 말이 오죽 많겠어. 게다가 영화 보면서 익힌 영어공부도 시험해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조아. 완전히 일석이조에 일타쌍피야. 그니까 개학하고 학교에 가서 우리가 외국영화 얘기 만하지 한국영화 얘기 안 하는 건 당근아니겠어. 아니 안 하는 게 아니고 몬 하는 거지. 본 영화가 있어야 말을 하든가 하지. 울 엄마두 방학 때 그랬어. 한국영화 좋은 거 많이 나오는데 가족끼리 같이 가서 볼 영화가 없어서 아쉽다고. 어휴...
어째, 아찌 표정이 영 감이 안 오는 거 같네. 초등학생이 얘기한다고 지금 깔보는 거지? 그럼 내가 앞에서 한 얘기 수치로 환산해 볼까. 이래뵈도 내가 우리 반에서 산수 짱 먹는다구. 초등교 대표가 인기만 있다고 아무나 하는 게 아냐. 산수도 잘해야 된다고. 그니까 잘 바바.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영화를 본 사람이 몽땅 합쳐서 17,803,861명이래. 아유 많기도 해라. 그 중 상반기에 우리들이 볼 수 있었던 전체 관람가 영화는 두 편 이었잖어. <마리이야기>랑 <집으로>. 에이 아저씨두, 내가 쓴 글 잘 읽지 않구 모 했어. <YMCA 야구단>은 10월에 개봉한 영화자너. 하여튼 <집으로>가 4,195,000명의 관객이 몰렸고, <마리이야기>는 45,000명이 봤으니까 두 편 합해서 합이 4,240,000명이야. 어휴, 숫자들이 넘 복잡하네. 아찌두 산수 손놓은 지 오래 돼서 머리 아프지. 다 알어. 먹고 살기도 바쁠텐데 산수할 틈이 있기라도 하겠어. 그래서 내가 계산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서 편의상 총 관객 수를 17,800,000명이라고 하구 <집으로>랑 <마리이야기> 본 사람을 4,200,000명이라고 했어. 그리고 이 두 편의 영화를 본 12세 미만의 아이들은 확실히 알기는 힘드니까 대략 후하게 쳐서 500,000명이라고 해. 그럼 올해 상반기 동안에 울 영화를 관람한 12세 미만 아이들의 수치는
아유, 놀래라. 3%가 채 못되는 2.8089%야. 그렇게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영화 만드는 아찌, 아줌마들이 애들 영화에 얼마나 신경을 안 쓰는지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겠어. 상반기 전체 관람가 영화 고작 2편, 하반기 1편. 해서 모두 3편뿐이고, 게다가 개봉은 방학도 아니야. 중간고사 땜에 공부하기 바뻐 죽겠는데 4월과 10월에 개봉했다니까. 그에 비해 외국영화는 10월까지 17편이나 개봉했는걸. 한국영화에 비해 무려 6배에 달하는 수야.
게다가 이 영화 중 미국 헐리웃에서 만든 영화가 디게 많어. 13편이나 돼. 원래 헐리웃 영화가 많았던 건 놀라운 게 아니긴 한데 문제는 상황이 이러다 보니 우리가 한국 영화 이야기는 하나두 안 하구 헐리웃 영화 얘기만 한다는 거야. 그니까 우리의 문화적인 정서는 우리 것보단 미국이 더 친숙하다니까. 근데 아찌 그거 알어, 올해 전체 관람가 영화 3편은 작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는 거? 작년 흥행 순위 10위안에 든 우리 영화는 우와, 무려 6편이었어. 하지만 전체 관람가 영화는 에게, 한 편두 없었다. 그나마 <달마야 놀자>만 12세 관람가였는데 그거야 6학년이나 되야 볼 수 있는 거구 나 같은 저학년 꼬마는 볼 수 없는 영화잖어. 그에 비하면 헐리웃은 어때, 꿈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디즈니가 전문적으로 아동용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건 이제 상식이잖아. 다른 미국 영화사에서도 디즈니 독주 막으려구 전체 이용 관람가 영화를 주기적으로 만들어내고 있고. 그뿐인가, 미국 역대 박스 오피스(Box Office) 순위 10위권 안에 있는 영화 중에 <타이타닉>, <스타워즈>, <E.T.>, <쥬라기 공원>,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킹>, <식스 센스>는 13세 미만의 애들이라도 엄마, 아빠랑 같이 오면 다 볼 수 있는 영화라구. 울 나라 <친구>,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 <주유소 습격사건>하고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 프링스는 또 어떤지 알어? 프랑스 정부가 아예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의무적으로 영화수업을 포함시켰데. 그래서 <400번의 구타>와 같은 자기네 성장기 영화를 교재로 삼아서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길러줄 뿐 아니라 예술적 안목까지 넓혀 주고 있다지 뭐야. 가까운 일본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 할배 한 명만 언급하더라도 저학년 아이들의 관람 선택권을 마냥 방치해 두고 있지는 않아. 그니까 얼마나 부러운 노릇이야... 이제 한국 영화시장의 규모는 국내산업을 주도할 정도로 성장했잖아. 뭐, 지금 약간 후달리고 있긴 한 거 같은데 무턱대구 비싼 것만 만들지 않는다면 아직 영화 만들 자금은 충분하자너. 나무만 쳐다보는 식으로 너무 수익사업에만 집착하지 말구 숲을 바라본다는 생각을 가지구 울 한국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전체 관람할 수 있는 영화 좀 만들어 조. 우리도 친구들끼리 만나면 울 영화 얘기 하구 싶단 말이야. 가족끼리 모여서 울 영화, 극장에서 보고도 싶고. 게다가 이건 비밀인데 말이야, 전체 관람가 영화 잘 만 이용하면 큰 돈 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껄. 전에 아찌들 한 영화에 천 만 명이 들어올 수 있을까 그거 예상한 적 있었지. 전체 관람가 영화가 아마 그 해답이 될 수 있을 거야. 우리 꼬마들 시장을 너무 우습게 보는데 <스타워즈>가 20년이 지나도 한결같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전체 관람가라서 그래. 맨 처음 <스타워즈> 개봉할 때 우리 또래 나이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결혼하구 애 낳아서 애들하고 같이 오자너. 그니까 그렇게 창출되는 시장이 좀 크겠어. 근데 니가 <스타워즈>에 대해서 몰 아냐구? 아이, 아찌두.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 난 영키라구. 그니까 아찌, 아줌마들! 제발 우리들도 한국 영화를 보고 싶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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