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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성렬 추천0 비추천0

 

 

 

 

[제안] 서울대 제 이름 찾아주기

2001.6.25.월요일

딴지 교육인적자멸부





 
 

 

 

 

연전 전북대의 강준만이란 교수가 좃선일보 제몫 찾아주기 운동이란걸 주창한 적있다. 그런데, 어디 제몫 찾아줘야할 게 좃선일보 뿐이겠는가? 요즘 BK21, 교수 데모, 그리고, 열악한 도서관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곳 있으니 국립 서울대가 바로 그곳이다. 그래서, 본 우원 이 문제 투성이의 학교 제 몫 찾아주기 운동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무엇보다도 우선 제 이름부터 찾아주기로 하였다.

 

도대체 국립 서울대 이 이름에 뭔 문제 있냐는 요런 한심한 의문 갖고 계신 독자 제위께 감히 국립자 떼어내야한다는 주장 본 우원 하고자 한다.

 

 

여러 문제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서울대에 대한 세간의 불만은 이미 우리 사회의 권력을 독점한 후 밀어주고 끌어주며 끝 모르게 그 파워를  자가 발전해대고 있는 서울대 출신들을 계속 생산해내기위한 비용을 국민이 지불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만일 이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면, 머리 싸매고 고민할 필요 없다.

 

 

연전 강준만 교수가  <서울대의 나라>라는 책에서 서울대만 특별 취급하지 말고 여러 대학들을 특성화하자는 주장도 했었고, 국민대의 김동훈 교수는 <대학이 망해야 나라가 산다>는 책에서 서울대를 기능별로 쪼개자는 주장도 했었다. 최근엔 서울대 장회익 교수가 10년동안 서울대에서 학부를 뽑지말자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 모두가 미봉책이고, 또 당장 먹혀들지 않으리란 사실은 뻔하다. 이들 논의에선 여전히 일반 국민들이 서울대를 위해 세금을 계속내지 말아야한다는 근본적인 처방이 결여되어 있단 말이다. 따라서  뭔가 아주 혁명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하겠다.

연전에 서울대 세계 순위 800위권이란 한심한 보도있었드랬다. 그땐 못믿을 기준에 의거한 잘못된 순위매김이겠거니하고 지나쳤는데, 요 며칠전엔 서울대 도서관 수준이 미국의 100대 대학 도서관 수준에도 못미친다는 가히 충격적인 보고서 나왔다. 본 우원 이건 도대체 그냥 못넘어가겠다. 서울대 도서관 대출 1순위 도서가 무협지란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대학교 도서관에 무협지라니? 한심하지만, 그래 질적인 문제는 그냥 넘어갈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양적인 면에서도 절대치가 다른 나라의 이른바 명문대들과 께임 안된다는 것이다. 이거 넘 한심하다.

 

 

선생님 연봉 세계최고인 OECD 교육 초강국 우리나라 대표한다는 대학이 이거 웬 말인가? 아니 이들이 도대체 막대한 국민 세금 거둬다 뭐에 썼단 말인가? 백년대계의 교육보단 자기 입신양명에 힘썼던 서울대의 정치적인 보직교수들에 똥꼬 떨리는 울분 느낀다. 그래서 본 우원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이런 학교는 사망선고 이외에 다른 처방 없겠다고 결론 내렸다.

 

 

그럼 어떻게 해줄까? 구제 불능 환자는 안락사가 최고다. 우리  빈사상태에 헤매고 있는 중병환자 손목에 꼽은 링겔 주사 바늘 쑥 잡아 뽑아내듯 이 학교에게 몰아주던 국가 지원 하루 아침에 차단해버리게 하자. 여기엔 물론 그동안 BK21(Brain Korea 21 ;두뇌한국 21)이다 뭐다해서 특혜시비를 불러 일으키며 거의 독차지하다시피한  정부 지원금도 포함되야 할 것이다.  이렇게해서 그들만의 리그, 아니 그들만의 대학 되도록 해보자.

 

자 이건 무얼 의미하냐면, 더 이상 서울대가 국립대 아니란 말이다. 우리나라에 맨처음 경성제대란 이름으로 서울대 만들었고 아직도 국립대 천국인 일본에서도 국립대를 대폭 줄여나가는 추세니 이거 아주 아주 바람직하겠다. 기존에 쓰고 있던 시설은 그대로 서울대 소유로 두더라도(이것 마저 빼앗아버리면, 너무 가여워지겠다. 그냥 무상으로 주자.)  이렇게 되면 이제 서울대는 더 이상 국립대 아닌 잘해야 정부 출연 대학 정도 되겠다. 자 이제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그냥 꼴깍 숨넘어갈까? 요 문젠 좀 있다가 말하기로 하고  숨넘어가기 전에 우리 비문에라도 적어줄 새 이름은 찾아 줘야겠다.

 

 

우선 서울대가 더 이상 국립대학이 아니니 서울 국립대학교(Seoul National University)란 교명은 더 이상 써서는 않되겠다. 그럼 그냥 서울대학교(University of Seoul)라고 쓸까? 그런데,  서울시립대가 이 영문 교명을 이미 사용하고 있어 문제 되겠다. 그럼 이번 기회에 서울 시립대도 서울 市立大(Seoul Municipal University)라는 제 이름 찾아줘 버릴까? 하지만, 남이 이미 쓰고있는 학교명 함부로 뺏어주었다간 또 특혜시비 일어날지 모르니 다른 방도 찾아보기로 하자. 이래야 하는 또다른 이유로 그동안 서울대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Seoul National University의 이니셜인 SNU를 사용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돈줄 끊겨 한 푼이 아쉬울텐데  당장 이거부터 바꾸려면 돈 수억 들겠으니 그냥 이 이니셜 사용하는 게 좋겠다. 그럼 어떤 이름이 좋을까?

 

 

당장 돈 줄 끊겼어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일부 서울대교수들은 서울 불멸 대학(Seoul Nonperishable University)으로 이름 짓자는 희망 피력할거다. 또는 아직도 옛 영화가 지속되리라고 믿는 정신없는 일부 보직 교수들은 서울 최고 대학(Seoul Nonpariel  University)이라는 이름을 짓자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언행을 조심하고 복지부동하자는 신중론이 제기되어 서울 어물쩡 대학(Seoul Non-committal  University)이라고 이름 짓자는 제안 나올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런 상황 이후 더 이상 국민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일부 교수들은 서울 지탄회피  대학(Seoul Non-target University)이란 이름을 제시할 지도 모르겠다. 아주 비관적인 교수들은 이제 스스로 살아남긴 다 틀렸다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정말 묘비에 쓸 이름 생각할 수 있겠다 -  서울 자생불능 대학(Seoul Non-viable University).

 

 

그렇다면, 그동안 서울대 망국론, 폐지론을 부르짖었던 시민단체는 어떤 이름을 들고 나올까?  아마도 가장 인기를 끌 이름은 서울 불필요 대학(Seoul Non-essential  University)이나 서울 무가치 대학(Seoul Nullified  University), 또는 서울 명목상 대학(Seoul Nominal University)이 될 것이다.

 

 

 

 

 

 

 

 

 

 

 

결국 서울대 관계자들은 이런 비상 시국에 더 이상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는 명칭은 사용하지 말자는 결론에 도달하고, 또 그동안 학교 로고에 사용했던 ㅅㄱㄷ 를 그대로 사용하자는 취지에서 서울 고분고분 대학(Seoul Non-resistant University) 이라는 이름을 쓰자고 할 수도 있겠다.

 

 

우씨, 지들이 이렇게 고분고분 나온다면, 머 그냥 이 이름 쓰라고 내비두자. 하지만, 서울대 교수들이 요처럼 순순히 나온다면 뭔가 좀 수상하지 않는가?  맞다. 겉으론 고분고분한 척 하면서 뭔가 꿍꿍이 속셈이 있을 것이다. 그냥 순순히 당하고 있을 그들 아니겠다. 아마 그동안 서로 치고 받던 각 단대의 교수들 은밀히 모여 머리 맞대고  자구책 강구할 것이다. 그럼 요렇게 해서 그들 무슨 소생법 찾아낼까?

 

 

그렇다. 믿을 데가 있다. 그동안 서울대 팍팍 밀어줬던 그들, 동문들이다. 사생결단으로 똘똘 뭉친 서울대 교수들 결국 동문들에게 SOS를 치자는 결론에 도달하고 마지막 받은 정부지원금 톡톡 털어서 4대 일간지에 모교 살리기를 호소하는 전면광고 낼 것이다.

 

 

지금까지 논의에서 우리는 그 막강한 동문 파워 고려 안했다, 하지만, 이런 호소문을 접한 각계각층에 요직에 포진하고 있는 동문들은 당장 서울대 살리기 운동을 벌일 것이다.  만일 이들이 가뭄극복 성금 모금하듯 고사직전의 서울대를 위해 자기 주머니돈 털어서 모교 살리기 성금 모으겠다고 한다면 뭐 그냥 놔두자. 그건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학교가 운영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 사회 각계각층에 자리잡은 이들이 돈을 모으면, 매년 수천억씩 모금 되지 않겠는가? 이게 진짜 서울대의 바람직한 모습되겠다.

 

 

하지만, 이들이 혹시 자신들의 권력 남용해서 서울대 지원하겠다면 단호히 막아야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가능성 있는 한가지 시나리오는 정부 공무원들이  영어에 약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서울대 보직교수들이 의대교수들과 짜고 AK 21(anencephalic Korea 21 ; 무뇌한국 21)이란 비장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그 든든한 동문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재원을 확보하려는 음모를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 확실히 차단해야한다. 이거 실패하면 우리나라 정말 무뇌증에 걸린다.

 

 

 

 

딴지 교육인적자멸부 장관대우
맹성렬(
slm2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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