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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 검열위] 지잘난 시설물 검열기

2001.6.22.화요일

딴지 영진공 시설물 검열위














지난 날 딴지 영화진흥공사가 적나라하게 디벼놓았던 시설물 검열을 기억하시는지요. 간만에 앤이랑 영화 한 편 때리며 명랑체위만빵 보디체크를 기대했던 관람객의 뜨거운 열정. 그 열정을 산산히 깨뜨렸던 쉣시설물을 향한 통렬한 검열 말씀입니다.


그로 인해 몇몇 쉣시설물들이 개과천선을 했고 지금은 지역사회발전의 한 귀퉁이로 부끄럼없는 새단장을 했다는 근거없는 소식을 주워듣고 명랑빠굴토피아가 한발짝 다가옴을 느꼈습니다. 물론 아직도 알 수 없는 떵배짱으로 버티는 일부 몰지각들에는 앞으로도 우리 관객들의 양보없는 관람거부와 사정없는 비난이 계속 쭉 끊이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럼 그런 쉣시설물들이야 그렇다치고 근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지잘난 호화시설물들은 과연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자기의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그게 갑자기 궁금했졌습니다.  


한번 가 본 술집조차 다시 가길 꺼려하는 본 우원의 기질은 아마 저주받을 역마살 때문일 겁니다.(갈수록 각박한 세상에 정주고 자주 찾을 단골집 정하기가 어려워서 더더욱 그리 되는 것 같습니다) 이 타고난 기질 때문에 팔도를 유람하듯 살아온 기구한 인생역정 속에도 작은 즐거움은 있어 각 지역, 각 급수의 각종 영상시설물을 광범위하게 접촉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간 초딩시절에 엽기 가득하신 엄니 손잡고 가서 본 <엑소시스트>의 동네극장부터 최근의 <미이라2>의 씨쥐븨꺼정 파란만장한 시설물 순례가 있었습니다. 그 전체적인 규모는 본인도 가늠키 어려워 막상 모든 시설물을 총괄하는 작업은 손조차 댈 수 없었습니다만 최근에 탐방한 초현대식 호화울트라 멀티콤푸렉스(텔레또비처럼 지들끼리 좋아라 잘도 가져다 붙였습니다)네 어쩌네 하는 곳에 대해서는 큰 맘먹고 내 맘대로 검열을 해봤습니다. 


과연 진실로 그들이 그렇게 외화 쳐발라 만든 호화울트라 멀티콤푸렉스가 우리국민들에게 안락함과 짜릿함을 선사하려는 명랑문화정신의 발로인지를 살펴보며 털끝만한 과오라도 있을 시에는 억지로라도 딴지 걸 심산이며 객관적인 산술/수치 조사보다는 한 사람의 관객으로써 그 느끼는 바에 충실한 직관적인 검열임을 먼저 밝혀 둡니다.


요즘 이름나기 시작한 신흥사대부형 영상시설물들은 모두 선진국을 모방한 복합영상관을 지향합니다만 복합영상관을 빙자하는 일부 시설물들의(멀쩡한 단성사형 극장을 찢어 소극장 서너개로 만든) 얄팍한 둔갑술은 똥꼬에 붙은 콩나물 대가리에 묻은 똥가루 만큼도 인정하지 않고 금번 검열에서 짤탱엄씨 제외합니다. 


이 글을 쓰는 본 우원, 무슨 건축가도 아니요, 북경반점 출신 고객만족 컨설턴트도 아닙니다. 그래서 전문적이지 못해 건축가, 장식가의 예술적 심미안을 놓치거나 극장주가 더 높은 서비스를 위해 약간의 희생을 무릎 쓴 걸 모르고 씨부리는 것일 수 도 있으나 평범한 관객이 평범하게 영화 한편 때리려다가 느꼈을 불편하고 더러운 기분을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야말로 제대로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힘주어 검열합니다. 아자!! 
 





검열의 기준은 첫째, 그렇게 관람료 팡팡 올릴 정도로 자신 있다면 도대체 얼마나 제대로 시설물을 설치/구성했느냐이고 둘째, 그 안에서 일하는 분들의 친절도나 봉사정신이 그 시설물 치장에 들인 비용과 서로 사맞느냐이며 셋째는 시설물을 이용함에 따르는 관객들의 수고에 적절한 시스템으로 대응하느냐 등을 두서없이 기술합니다.


본 검열에는 개인마다 견해차는 있겠으나 지들끼리는 난다 긴다하는 씨쥐븨(강변, 야탑, 오리), 메가박수, 정동스타식수, 중앙시네마, 씨넥수, 씨네큐부, 서울극장, 명보프라자 등을 일단 그 대상으로 했습니다. 서울 지역만을 그 대상으로 한 점은 지잘난 시설물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서이고 무엇보다 본인이 서울에 살기 때문입니다. 향후 기회가 되면 각 지역의 지잘난 시설물에 대한 검열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검열은 모두 토요일이나 휴일 전날 오후 가장 붐비는 시간을 택했습니다. 
 


 씨쥐브


씨쥐븨에 대해 떠들어 보겠습니다. 여기서 다른 시설물과 중복되는 불평불만을 함께 늘어놓을테니 알아서 새겨 읽기 바랍니다. 


스필버그의 드림웍수와 손잡은 제일제당이 소유한 시설물로 이 재벌 집안 사람들이 영화를 좋아하긴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영화관련회사도 만들고 외국영화마켓에 가서 호구짓도 하며 돈 좀 까먹었습니다. 하여간 삼촌회사보다 선수쳐 얻어낸 허울좋은 드림웍수 합작에선 별 재밀 못 보지만 극장 수익만은 상당히 짭짤하다는군요. 사실 우리나라야 감독 위에 제작자, 제작자 위에 극장주 아닙니까. 이걸 이제야 알아차린 대기업 책상머리들이 마구마구 달려들고 있습니다. 


처음 간 곳은 씨쥐븨 1호. 강변역점. 졸라 높은 전자제품상가에 들어서 있습니다. 전혀 극장이 어울리지 않을 듯 싶은 주위 분위기인데 그런 것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먼 훗날 종로 허리*드나 세운상가 아*아극장의 그 포스트모던함과 부조화 속의 조화로움을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결연한 역사적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 매표구  나: 표사는 줄
아.. 이 좁은 입구에 모인 잉간덜을
보라 (이 상황은 평일 오후 되겠다)


다: 엘리베이터 입구
그 좁은 입구에 엘리베이터까지...
(이 상황은 평일 오후 되겠다)


이런 전차로 씨바 사람들이 몰렸다 하면 표사러 가는 길조차 엄마찾아 삼만리임다. 심지어 엘리베이터에서 극장이 있는 10층까지 올라가는데 30분이나 걸릴 때도 있습니다. (표사는데 15분, 도합 45분) 저도 믿지 못할 사실입니다. 시설물이 전자상가에 있건 남산타워 꼭대기에 있건 독도에 있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좀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충분히 고려했어야 우수한 시설물이라 할 수 있는 게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표구와 로비는 다른 모든 검열시설물들처럼 전혀 관객의 배려가 없습니다. 작은 경우 5개에서 크면 10개가 넘는 상영관을 가진 극장들이 과연 이런 규모의 휴게시설밖에 못 갖추는 것인지. 작은 상영관 하나 정도 양보할 수는 없었는지. 가는 곳마다 가장 큰 불만이 이것이었습니다.


거기다 다른 상영관이 상영중이라는 이유로 10분전에야 안으로 들여보내니. 씨바 아무리 지다리 아니라고 이렇게 남의 다리를 혹사를 시켜도 됩니까. 공연장의 휴식시설이라는 거 중요한 문제 아닙니까. 외국의 유수 공연장의 경우 좌석당 3평방미터 이상의 로비공간을 확보한데 반해 세종문화회관조차 0.8평방미터랍니다. 조만간 수리를 거쳐 좌석수를 줄이고 로비공간을 늘인다니 기대됩니다만. 저만 기대하는 건 아닌지. 세종문화회관은 그렇다 치고 그럼 씨쥐븨는? 모릅니다. 하여간 졸라 작습니다. 











다리를 혹사시키며 서서 방황하는 잉간덜...


더욱이 분당 야탑점이나 오리점의 경우는 근처에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먹을거리 집만 몇군데 있는데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것을 강력 권장합니다. 또 그리고 보니 까놓고 먹을만한 장소가 없군요.  


좌석은 확실히 넓고 앞자리까지의 거리도 충분히 확보를 한 듯 합니다. 음향시설이나 스크린의 크기도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이 부분은 동네극장 좌석 옆 복도에서 도시락 까먹으며 영화를 즐기던 저 같은 촌놈에겐 호강입니다.


직원들의 친절도나 작업숙련도는 다른 시설물들보다 씨쥐븨가 앞서 있다고 생각됩니다만 우열을 따질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이 분들의 특징이 몇 가지 있던데 조용히 말한다, 손님하고 다투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는다 등등입니다. 저같은 성격 급한 놈은 답답할 정도입니다. 상당히 선진국스럽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매표창구와 직원 등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게 모든 시설물에서 고루 느낀 점입니다.  
 


 메가박수


극장나고 관객났다는 교만방자 메가박수.


씨쥐븨랑 상당히 유사한 구조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강변 씨쥐븨처럼 접근성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지하철 내려서 찾아가는데도 상당히 복잡하고 자가용이나 가지고 다니는 넉넉한 분들 아니면 여러모로 피곤할 것 같습니다.


또 코엑스라는 어마어마한 건물 집단속에 낑꿔져 있다보니 좀 정신없습니다. 어린이나 노인들은 절대 함부로 방치마세요. 미아나 미어른 되기 십상입니다.











코엑스에 자리한 메가박스 입구


특이한 점은 강남이란 동네의 묘한 분위기가 아주 기분을 희안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또 나이어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도 눈에 띄는데 그런 거에 관심있는 분들에겐 추천합니다.


과자회사가 운영하는데 상영관수가 17개에 달한다니 아마 우리나라 최대규모겠죠. 최고, 최대라고 자랑하는 것 치고 제대로 된 것 없지만 일단 들어갑니다.


처음 분위기는 대단히 어둡습니다. 신혼부부 침실분위기를 염두에 둔 조명은 저 같이 눈 나쁜 사람들에겐 너무 침침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고 위에 붙은 매표상황 모니터의 글씨도 가까이 가지 않음 잘 보이질 않습니다. 씨쥐븨도 어둡긴 하지만 이 정돈 아닌데 여긴 정말 박스 안에 갇힌 느낌입니다.(글을 쓰다보니 메가박수의 뜻을 알겠네요)


공간도 충분한데 쓸모있게 살리지 못했고 조명이 너무 어두워 답답했습니다. 직원들의 친절도는 의외로 떨어집니다. 적은 인원에 손님이 많아서인지 좀 힘들어 보입니다.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네요. 역시 매표소도 개선할 점입니다. 상영관수가 17개라는 것만 자랑말고 그 수요를 감당할 매표소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매표구 앞에 모인 잉간덜과 대기하는 관객이 도때기 시장통을 만들고 있다.


좌석이나 스크린 시설은 씨쥐븨 못지 않습니다. 코엑스라는 큰 조건과 어울려 볼 것, 먹을 것은 많은데 역시 돈 안내고 편히 쉴만한 장소는 전무합니다. 돈내고 앉을만한 장소도 무지 복짝거립니다.


최근 메가 박스는 관람료 차별화를 선언하여 금, 토, 일 오후 2시부터는 관람료를 8천원을 받더군요. 젤 사람들 영화 많이 보는 시간에 말입니다. 그 대신 조조와 심야의 가격은 각각 4천원, 6천원씩 하더군요.


근데 이거 바캉스 바가지 요금하고 뭐가 다른지요? 해수욕장 이용료를 겨울에는 내리고 여름에는 올리는 거 하고 뭐가 다른지, 참.... 역시나 교만방자한 메가박수입니다. 이거 역시 조만간 디벼드리겠슴다.
 


 정동 스타식수


온 동네에 할인권 남발하던 그 정동이 이렇게 바뀌었군요. 일단 밝아서 좋습니다. 조명이 밝아서인지 직원들도 친절합니다. 뭘 졸라 길게 물어도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데 특별히 성격좋은 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공간이 아주 작은 것도 아닌데 좀 무성의합니다. 로비에 의자 몇 개 던져놓으면 할 일 다 했다 싶은지... 조금만 신경쓰면 훨씬 관객들이 편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전자오락실이 있는데 좀더 기발한 서비스는 없나 싶군요.  


현금을 가져가지 않았더니 신용카드도 받더군요. 씨쥐븨도 받긴 하는데 아주 짧은 순간 직원의 입이 튀어나오는 걸 봤습니다. 메가박수는..... 졸라 비웃으며 카드받는 극장도 있나요? 카드는 인터넷으로 예매해야죠 하더군요. 과자나 팔지. 쯧쯧쯧...
 


 중앙 쉬네마


위치가 구석진 관계로 많은 관객으로부터 따를 당하는 듯도 한데 그래서 나름대로 여러가지 이벤트도 하고 심지어 일부 강남극장처럼 셔틀버스도 운행합니다. 부대시설에도 상당히 신경을 썼는데 쬐금 어설픕니다. 성의는 갸륵합니다.


특히 2층에 있는 무료PC방이 인상적입니다. 시설은 앞선 극장보다 떨어집니다만 괜찮습니다. 2층 로비까지 휴식공간도 넓은 편이고 깨끗한 시설에도 옛날 동네극장같은 정감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중앙 쉬네마 2층 PC 방


주차공간이 없고 몇가지 불편하지만 어중간은 갑니다.
 


 씨넥수


극장도 쌈쑹이 하면 다른가? 다를 거 하나도 없었습니다. 으시대던 시설도 이젠 다른 시설물과 별 다를 것 없고 근처에 있는 식당들도 비싸면서 맛이 없습니다.


쇼핑센타가 옆에 있다고 자랑하는데 그게 무슨 자랑꺼립니까. 쌈쑹직원들이나 가까운데 있으니 찾으면 되겠습니다. 전혀 특색없는 극장임다. 무엇보다 특별히 찾아볼 만한 작품을 올리는 것도 아닌데 덜렁 영화 한편만 걸어놓는 데에서 요즘같은 멀티지향적 시대를 온몸으로 거부하는 자세를 볼 수 있습니다. 금번 검열에 낑꿔주면 안 되는데 실수했습니다.
 


 씨네큐부


백두대간이라는 영화사가 관리하는 극장입니다. 상영관은 2개고 지금까지 보면 그 두 관의 성격을 조금 달리 하여 두 마리 토끼작전 같은 걸 구사합니다. 졸라 찾아가기가 복잡하지만 건물은 호화롭습니다. 씨넥수와 비슷한 분위기인데 깨끗하고 조용하고 좀 더 낫다고 하겠습니다. 재미없슴 환불해준다는데 글쎄요. 백두대간이 배급하는 영화만이라는 단서를 보니 그럴 바엔 하지 말라고 말리고 싶습니다.


올리는 작품을 보면 아직은 좋은 작품을 선정하려는 노력은 보이는데 그 초심이 무신경해지거나 교만해지지 않길 기대합니다.  
 


 서울극장, 명보프라자


역사와 전통의 단성사와 대한극장을 구시대 유물로 만들었던 서울시네마와 명보프라자. 둘다 영화계에서 이름깨나 날리던 영화인 출신들의 소유입니다.(솔직히 처음엔 그랬는데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서울극장의 로비 상황


서울극장은 7층 건물에 8개 스크린으로 순전히 영화관으로만 지어진 건물입니다. 명보극장 역시 5층 건물에 5개관으로 모두 영화관으로만 되어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두 시설물이 지잘난 시설물이 될 수 없다는 혹자들의 야유를 무시하고 검열을 해보았습니다.


세워졌을 때에 비하면 격세지감, 조금 후진극장이 되었지만 아직은 봐줄만 합니다. 나름대로 로비공간도 갖출려고 했고 시설도 나쁘진 않지만 출입구가 좁아 상영 후 여유도 없이 가축몰이 하듯 내려가고 올라가고 정신이 없습니다.(갈 때마다 수많은 재난영화들이 생각나는 건 왜인지) 영화를 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빨리 각박한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시설물 측의 자상한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서울극장 노천 매표구.
비올 땐 좀 고생스럽겠다.


직원들이 예전보다 많이 친절해졌지만 아직도 무섭습니다. 접근성은 좋지만 주차시설도 빈약하고 건물구조가 좋지 못해 출입에 상당히 불편한데 이점 연구해 보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표하는 곳이 노천이지만 씨쥐븨나 메가박수에 비하며 훨씬 훌륭합니다.
 





지금까지 검열이었습니다. 당 극장들은 공통적으로 제이비엘 스피커니 THX시스템이니하며 1미터가 넘는 간격의 푹신한 좌석에 졸라 미끈한 대리석으로 도배되어있습니다.


상당한 돈이 투자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중엔 외화도 상당히 들었을 것입니다. 겉보기로만 보면 일단 담배연기 자욱한 어린 시절 동네극장과 비할 바가 못됩니다. 앞사람 뒤통수에 화면이 가득 가리거나 딱딱한 나무의자에 엉덩이가 얼얼하진 않습니다. 관객들이 그만큼 비용을 지불하니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삐까번쩍거려도 모자란 점이 있습니다.


첫째 일단 너무 좁고 협소한 로비는 관객에겐 상당히 불편을 주며 그 좁은 로비마저 표를 사려는 몇 겹의 줄로 채워집니다. 검열했던 어느 곳이나 관객을 위한 여유공간을 좀 더 확충할 수 있는 건물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다 못해 적어도 스크린 하나만 줄여도 훨씬 쾌적해 집니다.


둘째 부대시설로 낑꿔져 있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 대한 관리도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싶진 않습니다. 만족스러운 곳이 드물었습니다.   


셋째 매표창구도 분명히 훨씬 늘려야겠고 나아가서 입장료 판매와 예매를 위한 전국적 극장공동 전산망구축 같은 것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어느 시설물의 입장권도 손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신용카드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어야 하구요.


넷째 직원들도 더 충분히 확충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무슨 수퍼맨도 아니고 말입니다. 정말 쉴 시간도 없어 보이는데 본인도 짜증납니다.


극장이라는 무시 못할 문화권력들이 입으론 관객을 위한답시고 선진국형이라며 외화들여 비싼 장비 설치하고 대리석을 깔아 놓고는 여전히 관객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분위기입니다. 예전에 비해 분명이 호화롭다 할 정도로 시설들이 우수한 건 사실이나 관리차원에선 답답한 점이 많고 특히 인력지원부분에 부실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검열의 결론은, 시설물 주인장들이 명랑선진 관람문화 창달을 위해 그런 호화시설을 들여놓았다는 느낌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욕하는 거 아닙니다. 다만 극장주들 기왕 좋은 시설 가져다 놓았다고 손님들이 몰려드는 거 당연시말고 늘 남다른 서비스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거 잘하면 돈도 벌지만 역사와 전통도 됩니다.


한동안 우리영화계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좋은 우리 영화 나오면 우리 관객들이 외면하지 않아서 지금 그나마 영화계도 활기가 있고 외국직배사들의 영향력도 예상만 못한 겁니다.


돈 벌자고 하는 장사이지만 주고받는 게 서로 맞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적지 않은 입장료내고 들어가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 기분들면 안됩니다.


이상 잠시 시설물 검열위로 파견 나온 본 우원 버디의 지잘난 시설물 검열기였습니다.


 

 

시설물 검열위로 잠시 파견된
전방위 검열우원 버디
(
yibud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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