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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J-Rock의 세계를 디비주마! -9-


2001. 6. 27.
딴따라딴지 부설
일본딴따라문화연구소장 카오루

 









오널 소개할 밴드 부릴리언트 그린의 보칼 카와세 토모코의 깜찍한 자태


이미 예고해 드린 바와 같이 요번 호부텀은 J-rock계를 주름잡고 있는 워먼 파워에 대해 디비주도록 하겠다. 그 첫순서로 오널은 아주 세련되고 고급스런 모던 락으로 일본에서 잘 나가고 있는 밴드 더 부릴리언트 그린(The brilliant green, 약칭 부리그리)을 소개해 올리고자 한다.


사실, 요 밴드를 갖고 워먼 파워운운 하는 거엔 약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남자 두 명에 여자 한 명으로 구성된 밴드인데다가, 베이스를 치고 있는 오쿠다라는 넘이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얘네들의 음악에서나 대외적인 이미지에서 보칼인 카와세 토모코가 차지하는 비중이 원체 크니께 억울해도 좀 참아라. 그리고 솔직히 쟤 예쁘지 않냐?


 


 바이오 그라피


교토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던 카와세 토모코(보칼), 마츠이 료(기타), 오쿠다 준사쿠(베이스)가 뭉쳐서 만든 밴드로, 교토의 라이부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가 1995년.


신인이면서 겁도 없이 영어가사로 된 맥시 싱글 <Bye bye Mr.Mug>로 데뷔를 했는데 첨에는 별 반향을 끌어내지 못하다가 신인답지 않은 세련됨 덕택에 인기세를 차츰차츰 키워나가기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가 모 테레비 드라마의 주제가로 채택된 [There will be love there - 아이노아루바쇼(사랑이 있는 곳)]이라는 곡이 엄청난 힛트를 기록하면서 얘네들, 완존히 떴다(원래 저 드라마의 주제곡은 저 유명한 영국 밴드 오아시스가 맡기러 했었다는데 이곡을 듣고 뿅 간 피디가 걍 부릴리언트 그린의 곡을 주제가로 낙착했다는 썰도 있다). 요 여세를 몰아 98년에 나왔던 얘네들의 데뷔앨범은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게 된다.







뒤이어 나온 싱글들의 대히트와 전국투어 매진 사례, 그리고 두 번째 앨범의 역시 대힛트를 통해 얘네들은 일본 모던 락계의 중심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는 이야기.


 


 앨범 디스코 그라피


1998. <The brilliant green>
1999.
<Terra 2001>
2001.
<Los Angeles>


 


 음악 디비기


뭐 디비고 자실 것도 없이 영국풍 모던락을 추구하는 뇨넘들이다라고 해 버리면 만사 끝날거 같긴 하다. 정말이지, 흔히 생각하는 서양 모던락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밴드가 바로 부릴리언트 그린인 거시다.


그래도 이렇게 끈내고 자러 가기에는 넘 허무하니까 요 밴드의 음악적 특성을 나름대로 조목조목 짚어 볼작시면,


 


 일본 냄새가 거의 안 난다.









기타를 치는 마츠이 료


첫 번째 특징, 사운드의 질감부터 시작해서 멜로디꺼정 얘네들의 음악에서는 일본틱한 냄새가 거의 안 난다능 거다. 애초에 영국 풍 모던락 음악을 하기러 작정하고 모인 애덜이고, 그 스탈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데뷔 싱글부터 해서 아직꺼정 영어가사 쓰능 걸 선호하고 있다. 스매슁 펌킨스 이후 모던 락계열에서 일반화된 퍼즈톤의 쟁쟁거리는 기타사운드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얘네들 음악에도 지난 호에서 소개했던 미스터 칠드런이나 스핏츠의 음악과 같이 이른 바 컬리지 락이라 불릴 만한 포크락 성향의 음악도 상당수 존재한다. 하지만, 일본적인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쟤들과 달리, 부릴리언트 그린은 최대한 수입품 냄새를 풍기기 위해 노력한다는데서 그 차별성을 발견할 수 있단 말이다.


음악듣기 [Call my name(English Ver)] (<Terra 2001> 에서)


 


 다양한 색깔을 지닌 카와세 토모코의 보칼


그 다음으로 부릴리언트 그린부릴리언트 그린답게 만드러 주는 것이 바로, 밴드의 프론트 워먼인 카와세 토모코의 보칼 연출력 되겠다.









다양한 음색과 창법의 소유자 카와세 토모코


앞서 들었던 [Call my name]같이 다소 흥을 돋굴 만한 곡에서는 비음 잔뜩 섞고 여음부에서 바이부레이션 등 기교를 잔뜩 부리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발라드 힛트곡인 [There will be love there][나가이타케이키노요우니 (긴 한숨처럼)]가튼 곡에서는 기교 최대한 자제하고 해맑은 보이스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The brilliant green> 앨범에 실린 어쿠스틱 넘버 [Rock & Roll]에서는 언제 순진한 척 했냐는 듯 다시 각 잡고 허스키하게 해설랑은 터푸한 창법을 보여주기도 한다.


한 마디로 다채로운 목소리와 창법의 연출이 가능하다는 얘긴데, 순진한 척 하면서 여러 가지 기교를 보여 준다는 면에서 카디건스의 여성 보칼인 니나 퍼손과 여러 측면에서 비교가 가능할 듯하다. 게다가 들어보았다시피 일본인이면서 영어 발음, 그렇게 나쁘지 않아 사운드로 보나 멜로디로 보나 발음으로 보나 세계 시장에서 통하기에도 별 무리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연주에서 별다른 기교를 내세우기 보다 세련된 음색이나 감각으로 승부하는 대다수 모던락 밴드와 마찬가지로 부릴리언트 그린의 음악에서 연주력의 부분만 따로 떼내어 분석하기는 힘든 일이겠지만, 카와세 토모코의 보컬 역량만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음악 듣기 [There will be love there] (<The brilliant green>에서)


자, 지금까지 반년이 넘도록 J-Rock의 세계를 디벼보면서 살펴봤던 대다수 잘 나가는 밴드들이 최근 앨범에서는 마치 유행병을 앓는 것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걸 확인한 바 있는데 여성 보칼의 첫 빠따, 우리의 부릴리언트 그린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작 <Los Angeles>에서의 변화된 양상


올 초에 발매된 부릴리언트 그린의 신작에서는, 편곡와 연주에 있어서 전작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먼저 연주의 측면, 무엇보다 귀에 확 걸리는 거슨 기타 톤의 변화다. 귀를 먹먹하게 만들던 퍼즈 톤을 제끼고 그 자리에 들어선 거슨 묵직하니 드라이브가 걸린 사운드다. 비교적 산뜻하다는 느낌을 주었던 기타 톤이, 다소 거칠어지고 입자가 굵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간혹 베이스 기타에도 디스토션이 걸려있다.


음악듣기 [Los Angeles] (연주곡, <Los Angeles>에서)


그리고 편곡, 이전까지는 노멀한 모던락 기본 세팅을 중심으로 곁다리로 키보드 등 다른 음원이 살짜기 낑궈들고 그러더니, 특히 도입부를 중심으로 해서 몽환적인 느낌의 전자음원들이 한 꼭지를 틀어쥐고 시작한다. 초장부터 저렇게 나가다 보니 멜로디가 여전할지언정 곡 부니기가 통째로 몽환적으로 바뀌는 듯한 인상을 준다능 거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보칼이나 기타를 로파이 부니기로 이펙터를 걸어놓기도 했다.


음악듣기 [Angel song] (<Los Angeles>에서)









부릴리언트 그린의 라이부 장면


저런 포장의 변화와 기술의 변화를 제외하면, 얘네들 특유의 멜로디 감각은 여전하다는 거슬 느낄 수 있을 거시다. 카와세 토모코의 보칼 연출력 역시 마찬가지되겠다.


 





 


여기까지, 전형적인 모던락을 깔끔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되게 소화해 내는 밴드 부릴리언트 그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음악세계를 간단하지만 예리하게 디벼보았다. 그리고 그 전형적인 공식과 멜로디 감각만으로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엄쓸텐데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며 운신의 폭을 넓혀가고자 고민하고 있다는 것까지 우리는 볼 수 있었다.


다음 호에서는 다소 퇴폐적이면서 섹쉬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광기어린 음악을 선보이는 여성 싱어송라이터 한 명을 소개해 올리고자 한다. 누군지 궁금해도 쫌만 참아라.



딴따라딴지 부설
일본딴따라문화연구소장
카오루(
meanjune@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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