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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복고 게임의 내면세계로 안내해 주마

2001.6.22.금요일
딴지 게임전문우원 LifePen

 니는 게임을 왜 하느뇨?   


졸라, 오랫동안 지둘려 왔다. 지난번에 기사를 쓰고 나서 참 다양한 멜질을 받았다. 지 회사에 취재 오라는 둥. 해보라는 게임은 안중에두 없구, 게임 디자이너 이름을 물어보는 둥.... 그리하야, 먼저 본 기획 기사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짚어줄 필요성을 느끼구 맨 처음 정리를 하겠다.  


본 위원이 이런 기사를 쓰는 것은 사실 몇가지 꿍수가 있다. 그중 첫 번째는 게임 업계의 업계적 대응 논리 개발, 둘째는 중소 게임 업체 지원 되겠다.


우선 게임 업계의 업계적 대응 논리 개발이라는 건... 뭐 이런거다. 본위원은 게임 사업이 단순한 장삿속이 아닌, 제 9의 예술로써의 가치와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울나라의 게임 문화가 (특히 컴퓨터 게임 분야의) 그다지 오래되지 못 한 관계로 치근덕거림을 당하는 일이 많다. 그 이유로는 자식들이 돈은 있어 보이는데 나이가 어리다는... 그런 되도 않는 연공주의의 소산이 아닐까 싶은데. 단적인 예로 게임의 부정적인 역할을 강조하면서 잘근잘근 씹어대는 언론의 보도 형태도 그렇고, 돈 좀 된다고 생각하니까, 개나 소나 게임판에 뛰어드는 날파리들도 그렇다.  









기억하능감?      


대응 논리는 그러므로, 게임판을 위한 것이다. 한국 영화를 보자. 영화가 딴따라가 하는 거 아닌, 예술이면서 돈도 좀 만질 수 있고, 해외에서 상이라는 국제적인 명예 수여가 가능한 장르라는 국민 모두의 인식의 변화를 일으킨 건, 사실 강수연 여사가 베니스 여우 주연상을 탄 무렵부터의 일이다. 그 후, 해외유학파들이나 자생적인 크리에이터들이 들어오면서 영화의 가치에 대해 대중들이 체계적으로 이해(뭐 지금도 헐리우드 국물에서 완전한건 아니지만서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국내 영화 산업의 발전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엄한 의미에선 세계화에 반하는 보호무역주의(?)인 스크린 쿼터 제도라는 영화판의 논리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적극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게임에도 업계의 논리가 필요하다. 안 그럼, 어느 띨방한 놈이 또 헷짓거리 할지 모른다. 라는게 그나마 게임판 언저리에서 기웃대는 본 위원의 절박한 심사고, 본 연재, 언제까지 할진 모르지만, 단순히 업체 하나, 게임 하나 달랑 소개하는 가십 기사론 그치고 싶지 않다는 거다. 게임은 예술이다. 알간? 그렇다구, 맨날 이런 잔소리 늘어놓으면, 늬덜이나, 나나 지겨울 꺼니까, 아주 가아끔 가아끔 입바른 소리 좀 하겠다.


둘째는, 중소기업 지원이다. 뭐... 까놓구 말해서 게임으로 돈버는 회사 별루 없다. 사실이 그렇다. 게임 대회라는게 겜 마케팅에서 먹어주는 툴인 건 사실인데, 이것도 사실 상당한 부작용이 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어징간한 중소 게임 업체는 게임 대회도 못 할 지경이다. (이판 애기는 3탄에서 해줄려구 한다.) 이런 면에서 볼때 본 위원이 지꼴리는대로 생각해서 아이디어 기발나고, 열시미 하려는 회사나 타이틀 있으면, 소개해주는 게 도리라구 생각한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말해서 그 게임이 굳이 컴터 전용일 필요도 없다. 명랑 게임 문화 창달에 일조하는 게임이면 다 된다. 게임, 무조건 컴터에서만 하란 법 있냐? 이번 호에 소개하는데 보면 알거시다.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라. 나 뭐 받아 먹는거 없다.
 


 니 방개는 아나?







이... 이것은.. 그...글타... 무... 물방개다... 여기서 물방개라 함은 "곤충강 딱정벌레목"의 한 과로써 분포 지역은 전세계 약 2000종에 달하며, 자매품으로 깨알물방개, 꼬마물방개, 땅콩물방개, 모래무지물방개, 자색물방개 등이 있다구 백과사전에 나오는... 바로 그 물방개다.


본 위원.... 까놓고 보면 꽤나 엽기 환장한 삶을 살았건만... 스모그로 가득찬 회색의 서울에서, 이 물방개를 보게 될 줄은 진정, 결단코,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다. 수돗물에서 바이러스 나오는 데잖아. 서울이란 동네는 그쥐? 서울시 공무원 아자씨들은 수돗물이 1급수라고 믿어두 된다고 기자들 불러놓고 물먹는 버라이어티 마술쇼 하지 마시고, 취로 정수장에 우리가 어렸을 때 물가에서 보던 소금쟁이, 물방개, 참개구리 살 수 있게 해봐라. 그럼 믿지 말라구 해도 믿을꺼다. 그런데... 이 물방개가 인터넷에서 되살아났다. 바루 이 물방개를 가지고 고대의 전설적 명게임, 물방개 게임을 부활시킨 어마무시한 후발 업체가 있는 거시다. 시바.. 눈물 날라구 한다. (근데, 니들 물방개 게임 기억은 하냐?)


- 여기서 물방개 게임이란


스트리트 카지노 게임의 일종으로써 (일명 야바위) 손으로 직접 써갈긴 고급 번호가 쭈욱 나열되고 상층부엔 물방개를 투입할수 있게 개폐된 최첨단으로 유려한 곡선미를 지닌 알루미늄 원통 시스템 게임기에 워터(물)를 가득 충전하여, 귀여운 물방개를 숟가락으로 투입하고 (어떤 동네선 국자를 쓰던데, 제대로 된 물방개 게임은 절대적으로 숟가락을 써야 된다! 그래야 물방개의 앙증맞고 수려한 용모가 돋보인다!) 물방개가 진출해간 번호에 걸린 막강한 경품을 획득하는 그러한 게임으로써, 프로토 타잎은 리어커다!







이런 물방개 게임을 인터넷으로 가져가서 오늘에 되살려 민족 복고 게임 중흥에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있는 업체는 바로 벅스라이브 되겠다. 물론 게임 방법은 전적으로 우리가 옛날에 즐기던 클래식한 분위기의 물방개 게임은 아니다 (이점, 아쉬운 대로 즉각 조치를 바란다). 경마처럼 여러 마리의 물방개를 상호 경주시켜, 어떤 물방개가 이기느냐에 돈을 거는 시스템으로써, 개나 애완견 전문 인터넷 방송은 봤건만, 애네들은 물방개 경주를 인터넷으로 생중계까지 하고 있다. 시바... 열라 시대 조류에 잘 부응하는 것들....


(답변은 벅스라이브의 백남현 대표이사)


- 물방개 게임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처음 이 사이트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희한하게도(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딴지 일보의 엽기적인 기사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작년 초 딱지에 관한 기사를 보고 0.0001초만에 기획한 사업입니다. 물론 그전부터 경마, 복표, 개경주 등의 사업성에 관한 검토를 하고는 있었지만 결정적인 힌트를 딴지 일보가 주었지요.


처음부터 유료서비스 아이템에 관해 고민하던 중에, 딱지 기사에 감명 받을 이용자들과 사업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에 첫번째 아이템으로 물방개를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여러종류의 저지능(?) 동물들과 동고동락 하면서 여러가지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만, 가장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 것이 방개 였습니다. (다른 종류 것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획기적인거 있으신 분은 연락 바랍니다


그.. 그렇군... 딴지일보만 있으면 뭐든지 된다!


- 도대체.... 물방개는 어디서 구해오는가?


작년 초 저희가 물방개를 선수로 정하고 섭외를 시작했을 때 정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이놈의 것들을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완전 감감이라 별별 군데를 알아보고 다녔습니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 물방개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뛰어내려 간적도 있었고 곤충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고생하는 사이에 의외로 일이 쉽게 풀리더군요 성수동 로타리에서 물방개 사업을 하시던 한 아주머니를 설득하여 그분이 운영하시던 방개용 장비 일체를 고가에 사드리면서 방개 수급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돈 수억 들었지요. 그러므로 출신지는 고로 비밀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영업비밀 입니다.^^?


- 그런데 레이스... 라고 하면 경마처럼 부정의 여지가 있을거 같은데... 특히, 방개란 놈은 다 비슷비슷하지 않은가!


생방송 레이스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 공정성 문제인데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현재 방송에 출정하고 있는 선수는 한 마리도 빼놓지 않고 5개월 동안 무사했습니다. 말이 안 통하고 기수(?) 가 없으니 부정시비 거리는 없습니다. 고로 선수 소개에 나오는 방개 전적은 100% 신뢰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이 놈들이 얼마나 더 살수 있는지 모르지만 본 경기 출전을 위해 대기 하고 있는 방개가 80여 마리 있으므로 문제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캐릭터 개발 작업으로 저희만 뺑이 치지요. 요즈음 구려와 미스터 김이 잘 달리고 있는데 예전에는 깐돌이와 나이스가 날렸습니다. 아마 늙나 봅니다. 구려 같은 경우 다른 놈들 보다 몸집이 조금 작은데 저희 추측엔 젊어서 그렇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다른 놈들 나이 몇 살인지 물어 보지 마십시오 모릅니다. 앞으론 알게 되겠지요.













 



얘들이 경주하면...


 


너거들은 배팅하고...


음.... 그러고 보니.. 그런 점은 꽤 불공정할 수도 있겠다. 서로 옆 레이스에서 붙는 방개가 몇살인지... 민증 까라구 할수도 없는 거시고...


- 그럼 경기를 하지 않을땐, 방개들은 주로 뭐를 하는가? 가령... 이긴 방개는 여자 방개랑 빠굴을 한번 뛰는 특전을 베푼다던가.....


사실 방개 섭외가 끝난 후 생태에 관해 기본적인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근데 이게 장난이 아니더군요. 이놈들 한마디로 식충이입니다. 밥 안주면 지들끼리도 잡아 먹습니다. 식성은 까다로워서 지들끼리 잡아먹으면서도 등껍질은 딱딱해서 안 먹습니다. 물론 주위에 있는 것은 뭐든지 닥치는 대로 처먹습니다. 어항에 같이 넣어두었던 금붕어가 자다가 습격을 당해 걸레가 되는 끔찍한 장면도 목격했지요.


그래서 방개 사육하는데 사료값 엄청 들어갑니다. 시장에서 새우 말린 거 사다가 하루에도 서너 번씩 지들 몸무게 만큼 넣어줘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방개 구하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한 마리 죽으면 돈이 얼만데- 소등하면 안 움직이는 걸로 봐서 많이 자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거면 뭐든지 가서 집적이는 놈들 성격으로 봐서는 선잠 자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요놈들 주로 5월이 신방차리는 시기라서... (일부러) 밤중에 뭔 짓 하는지 살펴보질 않았습니다. 혹시 모르지요. 몇 달 후 새끼물방개 운동회를 방송으로 때릴지도...


아아... 감동적이닷! 그렇다! 빠굴 뛸때는, 개.. 아니 방개도 안 건드는 것이다! 새끼 물방개 낳으면 분양해랏!


- 어떤 측면에선 동물 학대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가?


사실 기획 단계에서 부터 동물 학대에 관련된 토론이 있었습니다. 잔인, 학대, 멸종 등등 .. 신문에 서 봄직한 얘기들이 분분하던 차에 작년 8월인가 코엑스에서 곤충 박람회라는 걸 하길래 구경 삼아(휴가 못챙긴 벌로 유치원생 아들놈과)끌려 갔습니다. 장삿속의 극치를 보여주더군요 곤충 박람회를 코엑스에서 한다는 것도 꿀꿀했는데 곤충은 나비 몇 마리 유리벽 안에서 날아다니는게 다 였습니다. 이 와중에, 한쪽 귀퉁이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구름같이 몰려 아사리판이라 가 봤더니 글쎄 살아 있는 물방개를 팔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6000원에 한마린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하여간 간에 벅스라이브가 동물학대로 인해 지탄 받을 대상이라면 이 짓거리는 동물 말살입니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해 주십시오. 어렸을 적 보던 방개를 다시 보면서 옛 추억을 되새기기만 해도 전물협에서 표창 감이라고.... 음..제가 봐도 횡설수설이군요.


음... 이건 솔직히 좀 영원한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본 위원 인형뽑기 기계 속에 병아리나 바다가재 집어놓고 하는 짓거리를 보고 상당히 스팀을 받은 적이 있었다. 지들이 함 그속에 들어가 그 꼴 당해보라지! 어떤 기분일지! 이런 점에선 쉽게 부정할 수 없는 난제임은 틀림없다. 그래도 좋게 생각을 해준다면 스페인에 투우가 오랜 전통을 가진 "문화적 행위"가 되어 관광상품이 될수 있다면, 한국엔 물방개 게임이 그 정도 파급성을 갖출수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 기대는 함 해본다. (참 투우라면, 청도 소싸움 있다. 우리두)


- 마지막으루 하고잡은 말은?


5월 1일 오픈 후에 많은 분들이 다녀 가신 것 같습니다. 회원 정보라고는 닉네임과 중복검사 하지 않는 메일 주소 뿐이라 얼만큼 되는지 가늠하지 못하지만, 하루에 약 1000명 정도 시청하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000만 회원 가입시대에 코딱지 후비는 소리로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이제 시작 이기 때문에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유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회원이 획기적으로 증가되길 바라는 것도 욕심이겠지요.


월 9900원이면 100원 더 보태서 성인 홀라당 사이트에 들어가지 미쳤냐 하시는 분도 계시고 자장면이 몇 그릇인가 셈해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차라리 저희에게 9900원 시청료로 지불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전하고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는 것을 조금만 생각해보시면 아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엔트로픽스에서 기획하고 있는(방개가 전부라면 재미없지요) 게임과 사이트의 발전방향에 관해서 간단히 써보지요. 방송시간 조절이나 횟수에 관해서도 심사숙고하고 있으며 6월중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더불어, 웹 토이에 딱 맞는 라디오 형태의 서비스도 진행 중입니다. 당근 방송 내용도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벅스 엠씨들 지금 지옥 훈련 중입니다. 재미 없으면 죽음이라는 협박과 함께. 7월에는 좀더 깨는(엽기적인게 일상화 되서 이제 말빨이 안 먹히더군요) 게임이 발표됩니다. 물론 동물에 관련되어있고 당근 방개만큼 재미있습니다.


엔트로픽스는 맛이 가는 게임 아니면 안 만듭니다. 그게 사업 목표이자 사훈이지요.


 





하늘 아래, 느닷없이 생겨나는 그런 문화적 장르는 없다. 컴터 게임을 비롯한 게임 분야가 이렇게 부흥하고 있는 건, 고대로부터 윷놀이를 비롯한 각종 유희를 재미있게 즐겨주시던 우리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유전자의 승리라고 할 밖에. 그런 의미에서, 잊혀질 뻔한 옛것을 되살려, 오늘에 되살린 방개 게임은 참으로 치열한 똥꼬발랄한 게임 정신의 표상일것이다.


아직 몇가지 부족한 점은 상당히 있겠지만, 모쪼록 좋은 결과 있기 바라겠다. 본 위원은 발꼬락 꼬물거리는 방개를 보며 흐뭇하게 추억에 젖어보고 잡다. 아흐 졸라!


 

딴지 지정 게임 전문우원
LifePen 김상훈(
lifepen@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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