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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홀 오부 풰임   

2001. 6.13
딴따라딴지 홀오부풰임 어쏘시에이션
 








본 코너 딴따라 Hall of Fhame 은 본지 기자단 및 엄선된 음악 전문/애호가들이 릴레이식으로 연재하는 코너로서, 각자의 기준으로 고른 음반 다섯 종류를 매회 독자 열분들에게 소개하는 자리이다. 이름갖고 시비걸지는 마시라. Hall of Fame + Shame 이라는 깊은 뜻이 담긴 거니까...


본 코너에 소개되는 음반은 신보를 대상으로 하는 크리티크와는 달리 이미 발표된지 좀 지난 음반들 되겠다. 글고 선정 기준은 코너 이름에서 눈치챘듯이 젤 좋아하는 음반이나 싫어하는 음반, 열라 기대하고 절라 실망했던 음반, 옥의 티 등등 쓰는 넘 맘대로다.


크리티크보다 더 개인적이고 감정적이며 솔직한 주장을 통해 열분들의 음반 구입 가이드는 물론, 음악 듣는 취향에 관한 이해와 소통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한만 홀 오부 풰임!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란다. 





  딴따라딴지 전임 논설우원 파토 편



 핑크 플로이드 The Dark Side Of The Moon"








이넘은 정녕 시대를 뛰어넘은 진정한 명반이다.


언급할 필요도 없는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의 앨범중 하나. 장장 15년간 빌보드 앨범 200 차트에 올라 있었던 스테디 셀러의 대명사.  울나라 대중가요들이 불과 몇달 이상 인기끄는 곡이 없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 음반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15년간의 히트라니...


첫곡부터 끝곡까지가 물 흐르듯이 연결된 이른바 컨셉 앨범의 모범을 보여주는 이 앨범은 음악적 완성도, 가사의 심오함, 곡의 간결함과 대중성, 앨범 재킷의 예술성에 더해 73년도의 녹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사운드가 어우러져 지금 들어도 전혀 촌스럽거나 허접하지 않다. 동시대의 다른 수퍼 밴드들의 사운드가 아무래도 뭔가 좀 빈듯한 느낌이 있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이 공은 엔지니어 알란 파슨스에게 돌려져야 마땅할 것이다.


유명하고 남들이 좋다고 해서가 아니라 나는 이 앨범을 진짜로 좋아한다. 십칠년전부터 빽판, 라이센스, 원판 LP는 물론 씨디로도 몇장이나 모으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만큼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작품이 바로 이거다. 살때마다 끼워줘던 각종 포스터류 역시 군침을 흘리게 만들었음 물론이다.


참고로 핑크 플로이드, 프로그레시브 록 이라고 불리우며 울나라에서는 어려운 음악 이미지가 강하지만 영미권에서는 매일 저녁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곤 하는 국민밴드다.


 


 잉베이 맘스틴 "Odyssey"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은 백배 더 컸던 잉베이의 4집. 특유의 아우라가 사라진 자리에는 과시와 상업성만이 남아있었다.


전작 "Trilogy" 부터 뭔가 징조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88년도에 나온 이 앨범을 듣고 내가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날 이후 1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 상처는 보상받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잉베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그는 스피드와 파워, 테크닉 그리고 개성을 겸비한 연주자이고 클래식의 향취를 가진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내가 1,2 집에서 잉베이를 그리도 좋아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Black Star>, <Evil Eye>, <Icarus Dream suite Op.4> 그리고 <I am a Viking> 등에서 그가 보여준 묵직하고 우아한 비장미 때문이었다.


그러나 크게 기대했던 3집에 들어서면서 뜻밖에 점점 그 분위기가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이 앨범에 와서는 미국적인 노는 분위기와 상업성이 확 부각되면서 그 특유의 우아함이 다 증발하고 말았다. 클래시컬한 기타 프레이즈도 그대로고, 테크닉은 더 발전한 것도 같지만 뭔가 중심이 빠지고 아우라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연주곡의 수가 줄어들고 노래가 많아진 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과거 알카트라즈 시절 <Island in the Sun> 같은 곡이 너무 팝적이라 싫었다는 잉베이, 그러나 이 앨범의 <Heaven Tonight> 은 백만배 더 상업적이다.


암튼 나는 이 앨범의 모든 것이 싫다. 재킷 사진부터 시작해서 새로 영입했던 보컬 조 린 터너의 상업적이고 미국적인 허스키 보이스, 곡 구성 등등... 다 싫다. 그 이후에 나온 앨범들하고 비교해봐도 이 음반은 역시 최악의 작품이다.


 


 비틀즈 "Ballads 20"


사실 이 앨범은 비틀즈의 정규 앨범이 아닌 편집 앨범이다. 비틀즈의 팬임을 자처하는 내가 편집앨범을 좋아한다면 매니아들은 웃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Sgt. Peppers Loney Hearts Club Band> 나 <Let It Be> 등 비틀즈의 정규앨범도 훌륭하다. 하지만 나는 이 앨범이 더 좋다.








사실 최고명반으로 대게 이넘 페퍼상사의 고독씨 클럽 이 꼽히긴 한다.


이 음반은 내가 제일 처음 산 비틀즈 앨범이다. 비틀즈의 위대함도 잘 모르고, 정규앨범과 편집앨범의 개념도 머리속에 확연하지 않던 80년대 초반쯤의 일이었다. 


일종의 메탈/프로그레시브 팬이었던 나는 레드 제플린이나 딥퍼플, 아이언 메이든, 주다스 프리스트,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나 킹 크림슨이 아니면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만큼 당시 비틀즈에 대한 내 이미지는 그저 귀엽게 차려 입은 옛날 청년 몇이 깡총거리며 만들어내는 촌스런 록 음악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어쩌다가 이 앨범을 사서 듣게 되면서 이 앨범속의 <Across the Unverse>, <Michelle>, <Nowhere man>, <Do you want to know a Secret> 같은 곡들을 통해 비틀즈의 놀라운 멜로디 감각을 알게 되었고 - 이 앨범은 이름처럼 부드러운 멜로디가 강조된 곡들이 많다 - 이어 비틀즈가 가진 온갖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후 이십년 가까운 세월 나는 계속 비틀즈 팬으로 남아있다. 정규 앨범을 모두 끌어모으고, 연주 카피도 해보고, 비틀즈가 시시하다고 말하는 사람들한테는 핏대를 올리며 옹호도 하는.


지금도 비틀즈 발라드 20을 들으면 그 아름다운 멜로디와 더불어 옛날 이 음반과 함께 비틀즈를 발견해가던 그 시절 생각이 난다.


 


 딥 퍼플 "Machine head"  


머 말할 것도 없는 최고의 록 명반이라고들 하지만 내게는 그만큼이나 실망스러웠던 앨범이다. 왜냐구...?


내가 딥 퍼플을 처음 접한 건 80년대 초 우연히 건네받은 메이드 인 재팬 라이브 앨범을 통해서였다. 엄청난 그 파워와 연주력, 그리고 강력한 사운드에 단번에 매료되어 금방 딥 퍼플의 열렬한 팬이 된 것은 물론이다.








최고의 명반. 그러나 사운드는 최악...


딥 퍼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라이브만 줄창 듣던  어느날... 하이웨이 스타, 스모크 온 더 워터, 스페이스 트럭킹 등등이 실린 원래의 스튜디오 음반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 앨범이야말로 록계 역사상 길이 남을 불후의 걸작이라는 말을 줏어 들었다. 그 소리에 크게 흥분한 나는 즉시 동네 레코드 가게로 뛰어가 수소문끝에 문제의 앨범 머신 헤드를 구했다.


얼마나 엄청난 것이 들어있을까...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비닐을 찢어 발기고 앨범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은 순간.


물론 머신헤드에 딥 퍼플의 많은 명곡들이 실려있는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 곡들의 훌륭함 역시 다시 재론의 여지 없이 록 역사상 최고라고 부를만 하다. 그러나, 그 사운드...! 메이드 인 재팬 에서 보여줬던 박력과 파워를 모조리 죽여버리는 그 멍멍하고 답답한 사운드에 나는 할말을 잃은 채 오디오 앞에 망연히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내 판만 그런건가 해서 다른 친구걸 얻어 들어봐도 마찬가지. 고음은 없다시피하고 저음은 뭉그러진, 오직 중음만이 어색하게 강조된 그런 사운드 메이킹의 관점이 뭐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오리지날 사운드 자체가 마치 테잎에다가 복사해서 백번은 돌린 것 같은 소리다보니 도무지 들을때 흥이 나지 않는 것이다. 비록 70년대 중반의 녹음이라고는 하지만 동시대의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도 현저히 떨어지는 그 음질은 거기 실린 명곡들의 가치를 팍팍 깎아버리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후 오랜 세월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머신 헤드의 사운드는 아직도 싫고 납득이 가지 않는다. 대체 왜 이랬을까? 


 


 시나위 "Up & Down"


시나위의 2집 앨범이다. 전작에서의 사운드와 앨범 자켓 디자인 문제를 극복하고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라고 불리웠던 보컬리스트 김종서를 영입하여 자신있게 내놓은 문제작.








시나위 2집은 분명 명반이긴 하다. 하지만...


확실히 사운드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자켓도 너무 그래픽 디자인같은 느낌은 있지만 적어도 전작에서 등장했던 헤벌린 서양여자와 날아다니는 괴물그림에 비한다면 일취월장 했다고 할 수 있었다. 곡도 한층 세련되어졌으며 <해 저문 길에서> 같은 대곡이나 연주곡 <연착>, 글고 <들리는 노래> 같은 새로운 시도도 돋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라던 김종서의 보컬은...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내게 그의 목소리는 그저 고음밖에 없는 어린애 소리같이 들렸을 뿐이고 잘 말해줘 봤자 머틀리 크루의 빈스 닐에 가까운 가는 톤이었다. 로버트 플랜트 특유의 묵직한 심지나 뛰어난 호소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음반 전체에 걸쳐 음정도 불안해서 살얼음 위를 걷는 보컬 이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작의 보컬 임재범 역시 음정 불안하긴 마찬가지였고 녹음 상태도 나빴지만 그래도 강력한 파워와 유럽풍의 카리스마를 느끼게 했던 것에 반해 김종서의 가느다란 톤은 그 정반대의 이미지로 시나위 음악의 분위기를 급반전 시켜버렸다.


물론 시나위 2집은 당대 최고의 걸작이고 지금 들어도 훌륭한 점이 많다. 그러나 로버트 플랜트는 분명 그곳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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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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