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좃선, 니 근심도 팔자다 2001.5.19.토요일 어렸을 때 시골에 갔더란다. 갔더니 동네에선 보지 못한 집채만한 검은 똥개가 있었지. 밥을 먹고 있더라고. 난 아무 생각 없이 터벅터벅 다가섰다. 그런데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생긴 것도 별로 안 사납게 생겼던 그 개가 갑자기 말 그대로 지랄같이 왈왈대면서 짖어대는거야. 어린 마음에 화들짝 놀라서 울었어. 내가 어릴 땐 눈물이 졸라 많았거든. 개 목걸이가 줄에 걸려있었긴 하지만 개는 달려드는게 아니라 그냥 짖고 있더라 이거야. 개는 개대로 짖고 있고 애는 애대로 울고 있던 그 시점에, 누군진 기억 안나는데 하여튼 어떤 어른이 다가와서 나한테 말했지. "쫄지 마, 씨바야. 무는 개는 짖지도 않아..." 근데 그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이 나이 먹을때까지 개가 진짜로 사람 무는 꼴을 못 봤으니 확인해 줄 수는 엄따. 문제는 그게 아니라, 그날 개가 날 물어서 죽일지도 모른다고 졸라 쫄고 있었던 내 모습에 있는 거시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그때 만약에 내가, 안 그래도 줄에 묶여 있던 그 개를 보면서 날 물어 죽일지도 모른다고 과대망상을 하면서 그 개를 몽둥이로 때리거나 했다면, 하는 망상 말이다. 물론 무지에서 비롯한 짓거리이긴 하겠지만 여러모로 보기 흉할거야. 그치? 진짜로 그런 짓을 했다면 난 봉알 황봉알 선생이 말했던 것과는 좀 다른 의미에서 개만도 못한 놈이 되는 거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내가 실제로 그런 짓거리를 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에 졸라 감사했다. 개가 되긴 싫거든. 근데, 살다 보니 내가 어릴 때 빠져있던 그 근심에 아직도 젖어있는 것은 물론, 그 뭐시냐, 묶어놓고 패기도 진짜로 하는 애가 있더라. 그 이름이 누구게? 니들 모두 짐작했다시피 우리의 호프 좃선이다. 그렇다면 딴지 독자 여러분~! 우리 친구들 다함께 신나는 좃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볼까요?
얘들은 무조건 데모를 하면 국가신인도가 땅에 처박히고, 그래서 온 궁민들이 쫄쫄 굶는다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마치 북한 바로알기를 첨 읽어본 국민학교 얼라들이 북한이 처들어올까봐 무서워서 밤에 잠을 자지 못했던 것과 비슷하다. 기사를 함 봐봐봐.
그치만 함 생각해봐라. 일단, 화염병만 안 쓸 뿐이지 고도로 정치화된 노조와 부대끼며 회사를 경영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보기에 더 걱정스러운게 노조일까 아니면 뒷돈 없이는 막말로 지 좆도 못 만지게하는 한국 공무원의 시어머니버전 규제일까. <주>
일단 보기엔 노조가 더 걱정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노조의 활동은 조직화 체계화되어있고 그 영향력과 활동력은 한국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나마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 때문에 노조에서 오래 버티기도 힘들 뿐 아니라 어지간하지 아니면 쉽게 결성도 못하는 것이 한국 현실이다. 이 현실은 한국 사회에 몸담기 시작한다면, 태평로 사옥에 처박혀서 눈과 귀를 지네 좋은 쪽에만 열어두고 살지 않는다면 금방 알 수 있다. 아니, 살지 않아도 한국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금새 알 수 있다. 반면 한국 공무원의 부패와 규제란 일제시대때부터 근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관료제도의 특색상품이다. 이거 여기서 일일이 말하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들어와 살아보면 어떤게 더 회사 경영에 골때리는 영향을 줄까? 결국 국가 신인도를 폭싹 말아먹는 건 어느쪽일까? 그나마 이런 근심은 주요 일간지 비스무레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좃선은 스포찌라시의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보라, 이 섬세한 기사를...
이거 보고 연상되는거 없냐? 이 세세한 계산내역... 마치 딴지 스포찌라시 마빡대상 후보에 올랐던 찬호 와!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스포찌라시에서 했던것과 똑같은 짓을 좃선도 하고 있다. 일단 돈부터 세고 보기말이다. 씨바 묻고싶다. 노동자들이 하루 길거리에 앉아있던게 3억 400여만원짜리라면 좃선 본사가 태평로에 여태껏 디비고 있는 것은 대체 얼마짜리 손실이냐? 집회 당일 차량의 평균시속은 26.5% 떨어졌다지만 여지껏 좃선은 한국 사회 발전의 평균속도를 79.18%는 족히 떨어뜨렸다. 오바하지 마라. 노동자, 대학생들은 피에 굶주린 늑대가 아니다. 그냥 좀 사람같이 살아보겠다고 집회 신고 내고 데모하는데 왜 그런것같고 나라 망할것처럼 떠드냐? 전교조 중등 1학년 권장도서인 먼나라 이웃나라 보니까 프랑스 놈들은 맨날 처먹고 데모만 한다더라. 그래도 나라 잘만 굴러간다. 왜냐고? 일단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되어 있고, 결정적으로 정치하는 놈들이 여기보다는 덜 썩었으니까 그렇겠지. 묻자. 통증은 나쁜 것일까? 아니지. 병이 났는데 안 아프면 뒤질때까지 모른다. 마찬가지다. 뭔가 사회에 문제가 있으니까, 사회가 좆같으니까 데모가 발생하고 10년만에 화염병이 다시 등장하는거다. 살만한 나라에서는 데모도 점잖게 한다. 데모가 거친건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지 노동자들이 국가경쟁력을 말아먹으려고 환장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외국에선 화염병을 안 쓴다고 단정짓기도 어려운 것이, 직접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외국 넘들도 시위할 때 화염병 이빠이 쓰는 게 사실이거든. 못 믿겠으면 바로 당사자인 좃선에 들어가서 기사 검색란에 화염병 쳐 봐라. 미주정상회의 첫날 시위대원 100명 이상 체포라는 기사가 뜰거다. 4월 21일자.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놈들은 당장 먹고 사는 문제도 아닌데 화염병 나왔다. 퀘백 경찰은 포졸이들이 그렇게 갖고 싶어하는 고무총 - 이건 무긴데 씨바 - 까지 썼거든. 시위의 과격함은 경찰 진압의 과격함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 아니더냐. 좃선에서 폭력시위의 대명사로 사용하는 그 화염병도 사실은 경찰을 불태워 죽여버리기 위한게 아니라 던져놓고 도망가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은 왜 말 못할까. 솔직히 경찰을 죽이고 싶다면 데모 현장에 칼을 들고 나오는게 낫지. 아니면 일본 애들처럼 죽창을 만들어 줄줄이 들고 오던가. 물론 화염병을 무조건 옹호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다른 시민들도 좃선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아야 한다. 데모라는 것은 데모꾼만 하는 집단이기주의 행동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바를 국가에게 호소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중 하나일 뿐이니까. 그리고 데모하는 사람들의 요구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각자에게(니가 특권층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것이니까.
아, 참. 신문만 보면 데모하는 사람들이 외치던 구호가 뭔지 알 수 있을 턱이 없다. 왜냐? 조선일보와 그 새끼매체들은 화염병만 얘기하지 그들이 어떤 구호를 외치고 있었는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거리에 나섰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 경향이 있으니까. 설마 시위대가 정말 순수하게 경찰이랑 맞장뜨고 싶어서 거리로 나온 걸까? 세상엔 그 정도로 할 일 없는 사람이 시청 앞을 꽉 매울 정도로 많지 않다. 자칫하면 말 그대로 뒈지게 맞고 인생 조지는 짓을 하는 것은 뭔가 그 행동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지. 근데 좃선과 그 새끼들은 그런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그러니 시위대가 독자들의 눈엔 폭도로 보이는 거시다. 그들이 외치던 구호는 제각각이었지만 실은 모두 같은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사람같이 살 수 있게 해달라! 는 것. 애 낳고 조금만 더 쉬게 해 달라는 여성 노동자들이 좃선이 말하는 폭도다. 손가락 잘린거 돈 좀 물어달라는 노동자가 좃선이 말하는 폭도란 말이다. 앞서 언급했던 개 얘기로 돌아가보자. 그 개가 짖던 이유는 뭐였을까. 간단했다. 내가 자기 밥그릇을 발로 찰까봐. 밥 먹을땐 개도 안 건드린다던 그 속담마냥 난 개 밥그릇엔 전혀 관심이 없었음에도 여지껏 너무도 많이 당해온 그 개는 사람이 다가오면 짖을 수밖에 없었다. 씨바 씨바 아 씨바~ 얼마나 슬펐겠냐. 근데 그걸 어떤 미친놈이 후두려 패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큰 모순 중 하나다.
진짜 개만도 못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놈이 있으니 그것도 바로 좃선이라 이거야. 아까도 말했지? 좃선이 어떻게 팼냐고? 벽돌 갖고와서 대가리를 막 찍더라. 민족정론지 조선일보에서 그럴 리가 없다고? 어디 니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라. 개는 이렇게 잡아야 한다.
그래 데모하는 노동자들을 개에다, 그들의 주장을 밥그릇 지키는 데다 비유한 거 좀 그렇긴 하다. 근데 너무하지 않는가. 먹고 사는 문제는 둘째치고 그나마 시위의 자유도 사실상 제대로 보장 안되는 상황에서, 즉 꽁꽁 묶어놓은 상태에서 중대한 범죄자 운운하며 팬다. 개라도 그렇게 패진 않는다.
화염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화염병을 들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길거리에서 데모한다고 시끌벅적하게 짖는 개는 정말 무서운 개가 아니다. 정말 무서운 개는 짖지 않는다. 짖지 않으면서 고상하게 사람들의 의식을 통제하려 들고, 짖지 않으면서 점잖게 뒤로는 할 짓 다 하는 그 개들. 짖지 않으며 오히려 보는 앞에선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다가 돌아서면 덤벼드는 개들. 짖지 않고 얌전히 있는 듯 했지만 어느 틈에 나라를 집어삼킨 군견들과 그 개들의 불알을 핥던 암캐들. 생존을 위해서 거리로 뛰쳐나와 투쟁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살찐 개들...
물론 다 알고 하는 짓일 테지만, 그래도 좃선아, 국가 경쟁력에 해가 되는 것은 노동자들의 데모가 아니라 그 데모가 억압되어 사회의 고름이 밖으로 흐르지 못하는 지금의 현실이란다. 하기야 좃선이 모를 리가 없다. 데모하는 노동자들이 국가를 어쩔 힘이 없다는 것, 정말 위험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건 대한민국 최고 기득권자들의 구심체인 자기들이라는 것을. 그래, 이런 놈들한테 국가 경쟁력에 누가 지장을 주는지 평가해주길 바란다는 건 헛짓이다. 역시 믿을 사람은 딴지 독자들밖에 없는 것 같다. 어느 쪽이 국가 경쟁력에 더 큰 지장을 주는지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해주길 바란다. 전투적인 데모대와 국가 신인도? 좃선, 니 정말 근심도 팔자다. 딴지 팔자고쳐주기 우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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