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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촬영감독 김영철이 보내는 일곱 통의 러브레터

2001.5.18.금요일

딴지 영진공

 




 
 

이 글은 <정사>, <강원도의 힘>, <질주>, <파이란> 등을 촬영하신 촬영감독 김영철님의 동의하에 게재된 글임을 알리는 바다.

 

감독님의 작업실을 방문하고픈 자는 여기를 누질르시라...

 

 

 


이 글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도약의 작은 계기가 되길, 한국영화의 파워맨들이 애정을 갖고 보길, 이 글이 점점 짧아지길 바라며, 아시아의 중심에서 세계로 나아가려는 한국영화를 기획하시는 감독, 제작자, 투자자, 배급, PD분들에게 드립니다. 
 

 

국내에서도 이제 백여개의 개봉관을 거느리는 투자사, 제작, 배급하는 회사가 생기고, 500만명 이상을 동원하는 흥행영화를 제작하는 영화사도 생겼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100만이라는 흥행기록은  쉽게 이루기 힘든 기록 이었지만, 요즘은 심심치 않게 100만 이상을 동원하는 영화들을 방화에서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여러 회사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투자도 많이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때 현장에서 묵묵히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 비애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스텝으로 불리는 우리들의 삶의 고단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영화 제작비의 인건비는 무슨 근거로 영화에 입문해서 일생을 살아도 경제적으로 궁핍함을 면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일까요?

 

 

소위 노비문서라는 계약서 한 장에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존의-노예근성을 부추기는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잔존해 온-일방적인 갑과 을의 계약서로 위의 일련의 일들을 무마시키려 하신다면, 누구를 위한 한국 영화제작이고 누구를 위한 배급인지 묻고 싶습니다.

 

 

요즘같이 편수도 없어 노는 인력도 많고 싼 임금만 받고도 열심히 일하는 인력도 많은데 군소리를 한다고 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이젠 세기가 바뀌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여 한편의 영화를 만드는 많은 영화인들에게도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영화의 촬영감독으로서 다른 많은 영화인과 마찬가지로 민주적인 대우를 받고자 하는 저는 납득하기 힘든 이 현실이 슬플 따름입니다. 촬영 인건비는 기자재 렌트비도 아니고, 소품을 살 때 흥정하는 물건값이 아닙니다. 놀리는 이 싸게 빌릴 수 있는 여관방 값이나, 스텝 식사시에 공기밥 추가를 개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큰 대접에 몇 그릇으로 하려는 흥정과 같이 취급되어서는 안 되는 자존심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본인을 포함한 우리 촬영팀은 그 팀은 비싸서 못 쓰겠다는 입 소문을 무릅쓰고서라도 최고의 팀이 되고자 노력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촬영팀 중 영화를 돈을 벌려고만 하는 사람이 행여라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투자사의 돈을 벌기 위한 목적, 또는 제작사의 돈을 남기기 위한 목적, 그리고 동시에 좋은 작품을 남긴다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것과 달리 우리는 자존심 하나만을 걸고 일하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의 얘기가 무리한 요구라면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지 하나

 

 

영화인의 인건비 상승으로 제작비가 올라가서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말은, 마치 60~70년대의 한국경제를 살린 근로자들이 들었음직한 말 같군요.

 

 

촬영 일수를 갖고 임금을 논한다면 할 말이 많습니다. 촬영당일, 전후의 준비 등을 감안한 근로 시간을 따진다면, 40회 촬영에 소요되는 시간을 일일 8시간 노동으로 환산해서 몇 일인줄이나 알고 하는 소린지, 얼마나 많은 밤을 세우며 촬영하는 밤촬영은 낮촬영과 같은 8시간인지... 언제 촬영이 있을지 언제 끝날지 언제 시작할지 모르고, 오로지 영화제작 일정에 맟춰 모든 개인적인 것을 미루고 댕겨야 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겠죠.

 

 

투자사는 이 문제는 제작사의 몫이고, 예산을 올린 것도 제작사라 얘기 합니다. 제작사는 인건비 상승의 요인으로 제작비가 많으면 투자사에서 투자를 안한다고 얘기 합니다. 이젠 투자사도, 제작사도, 영화인도 같이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의 조수 게런티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십시요. 정부에서 정한 최저생계비가 월 80만원이라면 작품 전후를 감안한 4~5개월의 기간을 곱해서 300~400만원인데 현실적으로 일년에 두 작품을 안정적으로 하는 촬영/조명팀은 없고, 2년에 3작품을 한다고 보면 이 돈은 곧 연봉개념이 됩니다.

 

 

연출부는 준비하다 엎어지는 작품을 제외하고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1년이상을 보내는 경우가, 몇 달만에 끝나는 경우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80만원으로 생활하기가 쉽지 않고, 실제 작품 기간에 이 돈을 받는 인원은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스텝중에는 영화를 10년해도 세금을 한 푼도 낼 수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저 또한 영화를 시작해 16년동안 세금을 낸 건 최근 몇 해입니다.

 

 

제작, 투자, 배급, 극장은 흥하기도 망하기도 합니다. 스텝은 똑같습니다. 항상 최저 생계비 이하의 벌이로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흥행으로 인정받을 때까지.... 그러나 이젠 바뀌어야 합니다.  

 

 

촬영이 끝나는 날까지 웃는 얼굴로 일할 수 있길 바라며, 스텝에게 정당한 대우를 하는 영화사, 투자사, 배급사, 극장주가 돼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이 벌려는 돈을, 그 돈을 못받고 이제까지 영화를 현장에서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요.    
 

 

 

 인건비/ 재계약/ 런닝 게런티/ 표준계약서

 

 

표준계약서의 개별계약은 한국영화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고 시작입니다. 이의 시작과 개선을 통해 스텝에게 정확한 작품의 역활을 인식시키고, 이를 통한 책임 있는 전문성도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제작비의 상승은 합리적인 시스템의 관리와 수정으로 메꾸어 질수 있습니다.

 

 

영화를 잘 만든 후에 광고도 필요합니다. 영화는 열악한 상황에서 만들고, 제작비에 준하는 광고비, 홍보비는 아까운 줄 모르는 게 현실입니다. 스텝 인건비에는 인색하면서 광고, 홍보비는 관리조차 않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전국 80만 든 순수 제작비 15억 미만의 영화를 만들고도 광고비가 9억 들어 남은 게 없다는 영화도 있고, 순수 제작비 10억 여원이 들고 전국 80만이 든 영화의 자체 제작사는 영화업을 접었습니다.

 

 

80만 든 영화와 40만 든 영화의 배급사의 차이에 따라 제작사에 들어오는 돈이 똑같은 게 현실 입니다. 인건비의 현실적인 지급에 따른 제작비 상승은 80년을 기다린 영화인의 작은 소망입니다. 이는 80년을 지속해온 한국영화의 제작환경개선을 위한 시작 입니다.      

 

 

D.O.P 시스템의 촬영감독, 촬영부, 조명부가 영화에서 중요하다면 순수 제작비에서 5~10%의 인건비율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인원은 평균 40~80명의 현장스텝중 20~30%를 차지하고 있고, 영화의 준비과정에서 상영하는 시기까지 연출, 촬영, 제작부와 함께 남는 인원 입니다. 시작때 15억~30억이라면 7천5백만~3억원입니다. 촬영팀의 하루 촬영료가 2백만원 이라면 40~60회 촬영이면 8천만~1억2천만원입니다.

 

 

전반, 후반은 감안하여 월별(10일기준) 2천만원이라면 4개월 이상 소요되었을 경우 8천만원입니다. 순수 제작비 15억 미만의 영화 촬영감독, 촬영팀, 조명팀은 미니멈 1억, 40억 이상 영화의 촬영감독은 미니멈 2억이라는 기준을 두고, 이는 대작의 경우 C.G나, 미술, 특효의 돈이 많이 드니까 인건비는 일반영화와 같다면 인건비 면에서는 저예산 독립영화 입니다. 촬영일수와 난이도가 많은 영화가 인건비 비례가 어렵다면 당연히 지분을 주어야 되지 않을 까요....

 

 

협의된 계약 이후 10% 내의 일정, 회차가 오버되는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한계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재계약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촬영 전의 계획대로 작업이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때 촬영인의 생계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로 프리프로덕션 기간 중에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영화인은 퇴직금도, 연금도, 보험혜택도 없습니다. 10년 정도의 조수 생활 끝에 데뷔한 후 어느 날 인기가 없으면 도태되거나 사라집니다.

 

 

스텝이 제작비를 안 대기 때문에 런닝 개런티를 줄 수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스텝은 모든 것을 걸고 이게 마지막 작품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촬영만 하더라도 80여명의 정회원과 20여명의 비회원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작편수는 줄고 인력은 과잉인 현실에서 작품의 실패는 곧 영화를 떠나게 하는 요인입니다.

 

 

이에 영화가 흥행이 됐을때 흥행지분은 계약서 상에 명시된대로 이행되어야 노후설계도, 복지도 가능합니다. 다작을 하지 않고 흥행작을 했을 때는 그에 따른 당연한 보상과 권리가 인정되어야 그 영화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한 재원은 영화제작 전반의 합리적인 운용으로 확보될 수 있습니다.

 

 

언제나 스텝들의 인건비로 제작비를 맞추려는 구조로 책정된 스텝 인건비는 더 이상 받아들 일 수 없습니다. 또한 과다한 촬영일정과 분량으로 편집시 사라지는 필름에 소요되는 돈을 합리적으로 운용하면 충분히 충당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수들이 영화를 배우는 것이니 인건비를 줄 수 없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촬영, 조명, 연출부의 용역이 필요해서 쓰는 것이라면 이에 상응하는 인건비 지불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들은 직업으로 그 현장에 있습니다. 언제까지 여러분이 책정한 돈으로 스텝이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많은 사람이 떠났습니다. 물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를 메꾸겠지요. 이 악순환이 언제까지 이어져야 합니까? 이로써 한국영화의 스텝은 전문성이 결여되고, 전문성이 필요한 전문 조감독, 포커스 풀러, 개퍼 등이 한국영화현장에 있을수 없고 이는 영화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데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생활이 안되고 인정을 못받으니 조수들은 위로의 진급만을 생각합니다. 데뷔 후 인정받지 못하거나, 흥행이 안되면 그 많은 사람들은 영화를 떠나야 합니다. 그 1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이 자리를 메우는 처음하는 사람의 재배치, 이것이 고용의 창출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근거도 없는 인건비로 영화를 제작하시려 합니까?      
 

 

 

 출근/ 퇴근비 지급

 

 

현실적으로 스텝이 출퇴근을 택시로 하기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회사 집합시간이 아닌 장비를 인수하기 위해 집에서 나가는 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하며, 촬영종료가 아닌 장비를 반납하고 귀가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촬영팀이 이른 새벽 택시 등으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임금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현상교통비 지급

 

 

촬영장에서 현상소, 현상소에서 텔레씨네 하우스까지의 안전한고 신속한 교통수단, 또는 비용의 제공이 필수적입니다.
 

 

 

 비품대

 

 

촬영, 조명팀의 비품대는 소모성 비품과 기본도구들로 나뉘는데 기존의 액수로는 충분한 작업이 곤란합니다. 기본적으로 촬영 2백만원, 조명 3백만원으로 하되 촬영일수와 작품이 원하는 특수한 비품은 별도의 협의 후 청구하도록 해야 합니다.  
 

 

 

 영화의 기술서적 출판권

 

 

석사 논문과 촬영감독 노트를 시안으로 모든 기술적 자료와 데이터를 자료화하는데 필요한 출연배우들의 초상권과 시나리오의 저자권 등의 협조를 구합니다. 이는 전문 기술서적으로 흥행을 목적으로 출판하는 게 아닙니다. 이에 대한 동의 구합니다.
 

 

 

 필름/카메라/현상소/녹음실

 

 

영화촬영과 표현의 가장 기본적인 도구는 필름, 카메라, 현상소입니다.

 

 

필름은 두 회사의 NEGA와 세 회사의 프린트 필름이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과 형식을 담는 필름의 선택이 단순한 제작비의 비교로 인해 선택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원하는 영상의 품질, 신뢰성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든 걸 감안한 가격의 조건순이라 생각입니다.

 

 

카메라는 단순히 하루에 3십만원~백만원이 아닙니다. 비싼 카메라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렌즈의 상태와 화면의 안정성 그리고 카메라 소음의 문제입니다.

 

 

현상소는 최종 프린트의 기술적 완성시기까지 촬영감독과의 긴밀한 협의와 조율이 필요합니다. 가격과 결재조건을 이유로 선택되는 현상소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봉일정, 시사일정, 심의일정등의 이유로 네가편집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콜렉션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기는 시간의 낭비와 네가의 손상 등이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최종네가 편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10일 이상의 색수정 기간을 보장해 주십시요. 최적의 네가보존과 최상의 화질을 보장 받기위한 방법입니다. 옛날에는 일주일만에 프린트까지 다 뽑았다는 얘기가 얼마나 무모한 지는 아시겠지요. 빨리빨리 할 수 있는 게 능력이 있고 좋은 품질을 이루는 길은 아닙니다. 저도 이전까지의 작품은 심의, 시사, 개봉일정에 맞춰 했습니다. 후반작업의 중요성은 그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할 수 있고 치명적인 오류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최상의 화질과 깨끗한 화면으로 충분히 보상 받을 것입니다.    
 

 

 

 초벌 프린트와 통자 프린트

 

 

프린트 작업은 네가편집이 완전히 끝난 후 작업하겠습니다. 이는 색수정과 필름교체가 겹칠 경우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함은 물론이고, 색수정 중 어느 권의 잦은 이동으로 일관된 톤을 맞추는데 제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린트와 필름 교체 후 텔레씨네 과정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필름의 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생깁니다. 후반작업의 충분한 시간확보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결과적으로 편집, 녹음 , C.G, O.X, 색수정 등의 시간에 쫏겨 완성도는 포기하고 시간에 맟추기 일쑤입니다.

 

 

이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개봉일정을 미리 정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투자사도 결국 투자한 돈의 빠른 회수를 위해 개봉을 재촉해서, 미완상태의 개봉으로 결국은 더 큰 손해를 보는 예를 간과하지 말기를 부탁드립니다.

 

 

첫번째 OK PRINT는 심의용, 시사용으로 사용된 후, 황금촬영상 출품,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제, 수업에 쓰고자 제가 이용하겠습니다.

 

 

용도는 학술과 관련되어 강의나 비영리 영화제 등에서 사용할 것입니다. 통상 초기 PRINT는 그 완성도(전체적인 노출, COLOR 등이)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약 2백만원이 아까워 지방극장에 보내기 일쑤였습니다. 이는 이 프린트로 영화를 보는 유료관객에 대한 문제가 있고,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프린트를 사용함에 있어서 학술과 비영리를 목적으로 한다 하더라도 제 이름을 걸고 상영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만족할 수 있게 촬영하겠다는 의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린트 필름은 권별 1900ft 내외로 작업해야 권 중간에 이음새 없이 안정된 화면과 음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디지틀 사운드의 에러가 높고, 극장의 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거나 디지털 사운드를 들을 수 없는 극장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날로그 사운드를 위한 돌비 써라운드 믹싱(2~3일의 추가작업으로 더욱 좋은 소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동의를 구합니다.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디지털 에러와 열악한 환경에서 영화를 보는 사람도 돈은 똑같이 지불하는데 사운드를 제대로 들을 수 없다면 이 또한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녹음 주체와 제작사의 영원한 작품으로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고, 이도 결국 시간이 충분히 확보된 후반작업을 통해서야 가능해 집니다.

 

 

녹음실 스튜디오의 퀄리티를 극장과 비디오 등의 단계까지 같은 음질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의견주시기 바랍니다.

 

 

SRD가 없는 극장이나, 에러가 난 프린트(물론 없어야 되겠지만)에 대한 대응도 할 수 있다면 해야 되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결과를 최선의 상태로 만드는 것은 디지털 작업 후 아날로그 SR을 위한 재믹싱 과정이며 이게 필요한 데도 시간이 없고, 현상소를 믿고, 우리 영화는 프린트의 사운드 에러가 없을 거야, 시설이 안좋은 극장의 문제야 라고 얘기 할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영화, 내가 녹음한 영화를 엉망인 소리로 감상할 관객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는 아날로그 트랙을 위한 재믹싱이 아닙니까? 이에 대한 의견도 기다립니다.

 

 

녹음실의 DIGITAL BETACAM A500의 보유는 현재 텔레씨네 후 스튜디오의 최적의 음질을 마스터 테입에 옮길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유가 어려우면 백업시 렌트를 해서라도 녹음실에서 작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룸에 한 대만 있으면 됨니다. 또한 A500은 아날로그 베타갬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작업을 그대로 수행하면 되고, 기존의 아날로그베타데크를 A500으로 교환하는 차액을 부담해야하는데 이는 제작사의 이해를 구할 수 있는 명문이 있습니다. 내구성은 물론 기존의 pvw2600, 2650, 2800보다 월등합니다.   
 

 

 

 편지 둘

 

 

현상소와 후반작업에 관련한 분들과 제작비에 결정권이 있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가격경쟁을 하지 말고, 품질 경쟁을 합시다.

 

 

싼 곳을 찾지 말고, 품질이 좋은 곳을 찾으시길 바람니다. 기계는 미국, 호주, 일본 등과 같다는데 품질은 왜 안정되지 못하고 수준은 왜 떨어지는지... 이 문제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론은 단가가 싸서, 기계의 유지보수가 어렵고, 작업량은 많은데 보수는 똑같고, 경쟁업체에서 서로 가격을 낮춘다고 얘기 합니다. 결국 품질이 좋아질 수 없습니다. 외국에 나가서 쓰는 돈을 한국에서 쓴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불신이 문제입니다. 진정 살아남는 것은 품질 뿐입니다.

 

 

현상, O.X, C.G, 믹싱...... 제작사에서도 결국은 항공, 숙식 등으로 더 많은 경비를 지출하고 빠듯한 일정과 언어의 장벽으로 만족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에서 후반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요. 시간도 주십시요. 좋은 품질향샹을 위해 돈도 투자하십시요. 외국에 뒤지지 않는 품질이 보장되면, 그래서 요금이 오르더라도, 항공 숙식비는 절감되고 어느 작품이던 후반작업시간을 벌 수 있는 길 입니다.

 

 

그런 투자를 아끼지 않았는데도 품질 향상을 게을리하고, 실수를 하는 곳은 자연 도태되게 되어있습니다. 품질이 안좋은데 누가 작업을 맡기겠습니까? 먼지가 많이 붙는 현상소에 누가 필름을 맡기겠습니까? 스크렛치를 내는 곳에 필름을 맡기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제 얘기가 실현 가능성이 없고 꿈같은 얘기인가요? 어느 공정이든 절대시간이 필요합니다. 언제까지 해야 된다... 심의내야 된다.... 언제 개봉이다.... 더 이상 이런 얘기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닭과 계란처럼 어느 쪽이 먼저가 아니라 같이 하면 됩니다.

 

 

우리 영화는 품질이 우선입니다. 현상료 더 드리겠습니다. 우리 현상소는 양보다 질입니다. 많은 양의 필름을 현상하고 조금 남겨서 직원 월급도 안주고 품질향상도 안되는게 아니라, 많은 작품을 싸게 하면서 제 살 깍아먹는 게 아니길 바랍니다. 연 평균 40편입니다. 다른제작 단가는 다 올라도 현상단가는 못 주는게 아니길 바랍니다.

 

 

현상소 여러분. 품질경쟁만이 여러분이 살고 한국영화가 발전하고, 외국에 나가 외화 낭비를 막을 수 있는 길입니다. 이제 하나씩 풀어 갑시다. 이젠 특성화도 생각할 때인것 같습니다. 남 하니까 나도 한다. 시설의 과잉투자로 인한 손실도 생각하십시요. 전문현상소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경쟁과 협력의 안배를 생각해주십시요. 물론 어려운 문제인 것은 압니다. 이제 같이 고민합시다.     
 

 

 

 비디오출시

 

 

텔레 프린트를 이용한 와이드를 원칙으로 하며, 촬영감독용 DIGI-BETA와 아날로그 BETACAM TAPE을 비영리 학술, 강의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요구합니다.

 

 

비디오의 와이드 출시는 네가 상의 원래 촬영된 이미지를 TV화면에 맞추는 과정이 상하를 기준으로 확대를 하는 것으로 이미지의 손상(즉 선명도 저하, 색의 퍼짐, 입자의 상승 등)이 있는 방법으로 최근의 일반 TV, PC, DVD도 와이드가 많이 보급된 마당에 굳이 화질이 안 좋은 TV화면 풀 사이즈는 유통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더 중요한 것은 화면을 촬영할 때 공간을 채우고, 여백을 생각하며 촬영한 이미지의 20~25%가 잘려 나감으로써 촬영의 의도는 없어지고 단순한 음악과 대사로 영화를 이해하는 수준이 됩니다. 촬영의 중요성은 촬영된 이미지 안에 있습니다. 한 편의 영화에 수명이 있다면 극장의 상영일수보다 비디오와 DVD 등의 상태로 더 많은 사람과 더 오래도록 만나게 됩니다.
 

 

 

 편지 셋

 

 

최근 단적비연수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외이드 출시를 했습니다. 지금 비디오 대여순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와이드라 대여가 안되는 게 아니라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비디오 관객도 수준이 높습니다. 레터박스가 고장났다고 갖고 올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그 영화를 보고 싶은데 와이드라 안본다는 말은 저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비디오 유통에 관계된 여러분. 비디오를 감상하는 분을 위한 진정한 배려는 원래 이미지에 가까운 상태로 영화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더 좋은 화질과 음질을 원하지 배우가 없어진, 머리가 반밖에 안나오는 화면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두가지 포멧으로 출시하는 데는 2배의 유통경비가 들겄죠. 이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원래 이미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TV, COMPUTER도 16:9로 가는데 영화를 4:3으로 출시하려는 생각은 이제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SUPER 35 등을 통한 씨네마스콥의 유행이 다시 돌아온 것 같습니다. 이는 1:2.35 와이드입니다.

 

 

다시 한번 얘기 합니다. 촬영의 중요성은 촬영된 이미지 안에 있습니다. 한편의 영화에 수명이 있다면 비디오, DVD 등의 상태로 더 많은 사람과 더 오래도록 만나게 됩니다.

 

 

극장은 와이든데 이외 매체는 비스타나, TV 풀이라는(와이드 한쪽의 배우는 없어지고, 머리가 잘리고, 양쪽 배우를 픽스로 촬영한 장면을 패닝하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이는 다른 영화일 수 있습니다. 소리만 들리는 영화, 배우가 없는영화... 여러분을 무슨 실험 영화인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 출시까지 원래 화면을 고집할 수 없는 와이드는 무슨 의미일까요?) 새로운 영화의 탄생. 아나모픽렌즈가 어두워 SUPER 35로 작업은 외국에서 이미 있던 방법입니다. SUPER 35가 최선이라면 아나모픽렌즈는 왜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SUPER 35는 스퀴즈라는 옵티컬 작업을 거쳐야 합니다. 이는 원판의 더 많은 쌰프니스를 요구하는 기술입니다. 렌즈가 밝으니까 기존의 렌즈로 주던 밝기의 조명으로 촬영한 결과는 선명도를 잃은 화면입니다.

 

 

넓은 화면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그만큼 지불해야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선 그만큼 지불해야 합니다. 기존의 방법에서 댓가 없이 화면만 넓게 하는 것은 선명도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감수해야 합니다.      
 

 

 

 편지 넷

 

 

시사와 개봉을 하기 위한 심의를 이유로 이제까지 많은 영화가 심의용 프린트를 만들었습니다. 사운드도 완성이 안되고 그림의 색도 완성이 안 된 채 만들어진 심의용 프린트는 심의 후 어느 소각장으로 사라집니다.

 

 

이에 소요되는 200만원 상당의 돈도 문제이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시간은 더욱 큰 문제입니다.

 

 

심의 후 영화의 내용을 바꿀까봐 필름으로 심의를 해야 하는지, 바꿀려고 마음먹으면 필름으로 심의했다고 못 바꾸는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아비드로 출력된 비디오로 심의를 한다면 많은 시간과, 비용, 환경을 그만큼 지킬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심의 후 내용의 변경과 삭제는 지금처럼 보완이 있을 것입니다. 심의 내용과 상영 내용을 다르게 할 사람이 얼마나 될 지 모르지만, 이 문제도 신중히 검토해 주시길 바랍니다.  
 

 

 

 편지 다섯

 

 

가장 큰 문제는 16mm 장비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입니다.

 

 

현실적으로 취미나 사치로 16mm를 촬영하는 사람은 한국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60~70년대 아주 특별한 분들 얘기겠지요. 이젠 홍보물, 방송도 비디오로 촬영하는 시대입니다.

 

 

16mm 사용주체는 영상관련 학교의 학생과 단편영화를 만드는 미래의 한국영화를 책임질 예비 영화인들입니다. 이들이 만드는 비 상업용 단편영화들의 제작도구이자 생산 장비가 16mm 촬영, 조명, 편집 등의 장비 입니다.

 

 

이들의 제작 환경은 열악합니다. 이들이 사용하는 장비의 세금이 높게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유통 가격도 높고, 렌트비도 높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미래의 한국영화를 책임질 이들이 감수해야 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에서도 열악한 교육환경을 제도적으로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세수확보를 위해 대안 없이 어떤 품목을 풀 수 없는 입장은 알겠지만, 분명 잘못돼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기간산업이라고 생각되는 장비는 세계화와 경쟁력을 갗추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안건이 있으신 분의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편지 여섯

 

 

개봉에 즈음하여 많은 극장을 돌다보면, 그 영화의 촬영감독으로서 언짢은 일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물론 극장의 여러 문제로 영사실 출입을 제한할 수도 있고, 지적을 했을 때 어떤 이가 기분 나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영화의 정확한 화면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촬영감독입니다. 저희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시길 바랍니다. 영사거리, 밝기, 설계, 사운드........

 

 

우리극장은 표준이다. 이상없다. 외화는 촬영감독이 안보니까 말이 없겠죠.

 

 

한.국.영.화에 애정을 가져 주세요.  
 

 

 

 편지 일곱

 

 

영화의 부가가치가 현실로 환산되는 곳은 극장입니다. 영화인의 인건비, 복지 등의 금전적인 문제의 열쇠를 쥔 곳. 물론 극장시설의 유지보수와 그만큼 투자된 것에 대한 보상은 있어야 되겠지요. 정말 운영이 어려운 곳도 있겠지요.

 

 

날로 시설은 좋아지고, 극장수는 늘고, 입장료도 오르고, 그런 돈을 벌 수 있게 그 영화를 만드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 중 많은 사람은 정말 힘이 많이 듭니다. 그 사람들이 못났고, 열등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영화는 예술이고 예술은 배고품에서 나온다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마치 신분이 다른 사람이라고, 촬영장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일하는 그런......

 

 

생활이 안정되면 금방 게을러지고, 창작의 욕구도 없어지고, 헝그리 정신이 없어져 더 많이 요구하고, 한국영화의 수준이 떨어져 관객이 외면하는 영화를 만들까봐 걱정이 되시나요? 그래서 영사기 전기값도 안나오고, 그 비싼 영사기 램프값도 안나오는 몇명을 위한 상영을 해야 하는 그런 영화를 만들까봐?  

 

 

아닙니다. 지금 영화계는 제작 편수에 비해 많은 인력이 있습니다. 게으르고, 나태하고, 실력이 없이 돈만 많이 요구하면 바로 퇴출 당합니다. 한번 실수 하면(흥행 안 되는 영화에 참여하면) 언제 기회가 올 지 모릅니다. 그런 절박함으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밤이고 낮이고, 근무시간, 근무조건 안가리고 영화 만듭니다. 극장에 손님 많이 들어와서 돈 많이 벌면 혹시 만원 사례라도 받을수 있을까봐....

 

 

저는 16년동안 30여편의 상업영화와 30여편의 단편영화와 50여편의 영상물 제작현장에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촬영하고 있으니 아주 게으르고, 나태하고, 일하기 싫어하고, 실력이 아주 나쁜 편은 아니라는 것은 아시겠지요. 상업영화 30편으로 300만명은 제가 참여한 영화를 본 것 같습니다 (<정사>, <단적비연수> 두 편으로 극장공식 집계 전국 230만명입니다)

 

 

그런데 말로만 듣던 만원 사례 누구에게 한번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한편으로 그 이상 터진 영화에 참여한 분들도 요즘은 흔해져서 제 경우는 당연히 바라지도 말아야 하나요? 이번에 <파이란>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또 기대를 저버릴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군요....

 

 

새로 극장을 보수하거나 지을려는 분들은 꼭 찍힌 화면이 다 나오는 극장을 만들어 주세요. 녹음된 소리가 잘 들리는 극장을 만들어주세요. 편한 의자. 앞사람 머리 때문에 저는 맨 앞에서 영화를 봅니다. 시설에 관한 바램은 이것 뿐입니다.

 

 

영화사에 돈 많이 주세요. 한국영화 열심히 촬영해서 효자노릇 할께요. 제작비도 싸고, 인건비도 싸잖아요. 미국처럼 파업도 안하잖아요. 환율 올라도 제작비 올라서 지분 많이 달라고 안하잖아요. 목숨 걸고 영화 만들어요. 그러나 지금은 힘들답니다. 

 

 

 

 


 

 

 

덧붙여서...

 

 

이 러브레터는 본래 김영철 촬영감독님의 작업실인 동우필름에 게재된 글인 바 다소 전문적인 업자용어가 낑궈져 있음이다.

 

 

이에 김영철 촬영감독님의 다른 보고서가 추후 게재될 예정이니 언더스탠딩에 혼선을 빚은 관객제위덜은 그 때를 기다리시라.

 

 

 

 

촬영감독 김영철
(
dongwoofilm@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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