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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대바위 그 첫번째 비상, be Rock 공연

2001. 5. 2.
딴따라딴지 공연전담반

 


  What the hell is 좌충우돌?









무릇, 건전한 딴따라문화는 레코딩을 통한 음반문화와 공연 문화의 두 수레바퀴로 굴러가야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울나라에서는 전자도 변변치는 않지만 후자는 특히 절라 무시되어 왔고, 여전히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티비에서 공연같지도 않은 사이비 쇼프로를 줄창 틀어대서 공연의 개념 자체가 굴절되어 버린 탓도 있겠지만, 문제는 자칭 음악팬이라는 넘덜에게 있어서도 공연은 생활이자 놀이가 아니라, 연/월례 행사처럼 다소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엄존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저런 현실에서, 음반보다는 라이브에 목숨걸고 있는(아님 목숨걸 수밖에 없는) 뮤지션덜은 자신들의 진가를 세상에 알리는 거슨 물론, 음악활동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우덜이 지금껏 티비더러 음악에서 손을 떼라 함은, 음악이 진정 있어야 할 곳인 공연장으로 되돌려 놓고자 함이 아니었던가? 여기에는 음악팬 열분덜의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한 거시다.


이 시점에서 본지, 전국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각종 콘서트 정보를 전하게 될 아쭈구리 코너의 찬연한 부활과 함께, 본격적인 공연 후기만을 상시적으로 제공하게 될 좌충우돌 코너의 탄생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바이다. 


공연장에서의 열띤 슬램과 다이빙/서핑을 형상화한 본 코너는 그 이름만큼이나 공연의 현장과 그 열기를 실감나게 전해주게 될 것이다. 또한 본지의 필진뿐만 아니라, 독자제위 열분덜에게도 그 문호를 개방하여 채워 나가고자 한다. 


더 많은 음악팬덜이 공연을 이야기하고, 주말이면 가까운 동네 클럽이라도 찾아가는 것이 생활화 되는 거시 바로 본 코너 좌충우돌의 설립 취지되겠다. 누차 강조해 온 것처럼 딴따라판 바꾸는 거는 놀면서, 즐기면서 충분히 해 낼수 있다. 아님 지겨워서 몬한다.


훌륭한 공연을 본 후의 감흥이라던가, 공연후에 느낀 문제의식 가튼거 가슴속에 묻어두지 말고 저 아래 멜 주소로 쌔려 주기 바란다. 채택된 넘덜에게는 소정의 상품도 제공될 예정이다. 새떼같은 참여를 바란다. 졸라!


 





 


오널은 좌충우돌 그 첫 회로, 지난 4월 29일 일요일 대학로 S.H 클럽에서 열렸던 대중음악판 바꾸기 위원회(이하 대바위) be Rock, THE FIRST 공연을 다시 볼까 한다.









본 공연은, 그간 본지에서도 주목해 왔던 대바위(아직까지 요거에 대해 잘 몰르는 넘덜은 요기를 눌러서 복습의 시간을 가지도록)의, 글자 그대로 첫 번째 비상이라 할 만하다. 대바위 설립 이후, 대중음악 개혁을 위한 연대모임(대/개/련)의 일원으로서 당면 현안인 가요 순위 프로그램 폐지를 위한 서명 운동 등의 분야에서 왕성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 준 바 있었으나, 대바위의 독자적인 행보는 본 공연이 그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글고, 아는 넘들은 다 아다시피, 대바위의 구성은 순수 음악팬덜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껏 딴따라판에서 수동적으로 주는 것만 받아 먹는 걸로만 인식되어온 음악팬덜이 직접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손수 만들어 냈다는 거는 실로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또한 대바위 가입절차만 거치면 입장료 없이 무료로 입장하도록 하여, 일백푸로 음악팬들의, 음악팬들에 의한, 음악팬들을 위한 공연이었다고 할 만하다.


출연하기로 되어 있는 팀들이 싸그리 극렬 하드코어 계열이라 관객 동원이 얼마나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공연시작 1시간 전에 대학로 S.H 클럽에 도착한 본 기자, 빌딩 주위를 가득 둘러싼 인파를 보자마자 저 사람덜이 우째 다 들어갈꼬라는 의구심으로 바뀌어 버렸다. 한계 수용인원인 500명은 거뜬히 넘어버릴 부니기였다. 입장이 시작되자 거의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어보일 정도로 빼곡하게 클럽공간을 다 채워버렸다.


또 한가지 이색적이었던 거슨, 요런 다 죽자스타일의 음악공연인데도 2/3 이상이 여성관객이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공연이 시작되고 절차에 따라 슬램 분위기가 형성될 무렵, 저돌적인 몸놀림을 보여준 관객들도 여성들이었다. 2층석에서 분주히 사진 촬영에 열중이던 본 기자, 아래로 뛰어내려가 여성들의 육탄공격을 받고시퍼 환장할 뻔하였다.









시작부터 광란...트랜스픽션


공연의 의의에 대한 대바위 측의 짤막한 소개에 이어 첫 밴드 트랜스픽션부터 릴레이 공연은 시작되었다. 


히데의 <Pink Spider>로 포문을 열고, 프로디지의 <Breathe>로 절정을 이끌어 냈는데,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을 전자음원 없이 우악스런 락밴드 부니기로 연주해 조진다는게 이색적이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공연장에 진치고 있던 관객덜은 이들의 첫곡 첫마디부터 광란의 도가니탕을 연출하기 시작했다.








맛깔스런 리듬 섹션과 빠워를 동시에 자랑하는 밴드 어비스... 관객덜 난리났다.


두 번째 밴드 어비스의 등장. 독특한 무대매너와 위트 넘치는 연주를 내세워, 한 번만 봐도 까먹지 않게 만들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밴드다. 


태평소까지 동원한 <황비홍> 오리지널 사운드트랙부터 해서, 피어 팩토리, 페이스 노 모어, 림프 비즈킷까지 카피 곡들을 중심으로 세트리스트가 짜여져 있었지만 곡 해석이라든지 탁월한 리듬섹션 등 연주에서도 탄탄한 기본기가 느껴져, 앞으로 더 많은 자작곡 무대를 기대하게끔 만드는 팀이었다. 


막판에 드러머까지 래퍼로 변신하여, 힙합 리듬으로 울나라 가요들을 패러디하며, 딴따라판을 푸세식 화장실과 이꼬르 시켜버린 자작곡이 본지의 활동방향과 일치하는 듯하여 본 기자 무척 흡족하였다. 그리고, 무슨 술집이나 식당도 아니고 밴드의 이름이 새겨진 라이터를 입구에서 나눠주는 이색적인 깜짝 이벤트까지 선보여 자신들의 이름을 팬덜에게 각인시키고자 노력하였다.


다음 빠따 노 마크의 무대에서 부니기가 거의 절정이 아니었나 싶었는데(본 기자의 예감은 좀 있다가 빗나간 것임이 밝혀진다), 요즘의 크래쉬처럼 전자 음원과 트래쉬 메탈을 결합시킨 초강력 사운드를 쏟아낸 이들의 무대에서 실내온도가 한 10.2℃정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만 앉아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지경이었고 협찬사에서 관객들 마시라고 제공한 생수는 샤워용으로 용도변경 되었다. 노 마크 측의 "오널을 문화 독립의 날로 선포한다"는 다소 후까시런 퍽탄선언 때문인지 슬램은 물론, 관객들 위로 몸을 던지는 다이빙/서핑이 난무하고, 공중에는 빈 생수통들이 춤을 추며 날아다녔다.










노마크...계속되는 초강력 사운드와 뜀뛰기 무대


이젠 공연이 시작된 지도 2시간 정도 지났고, 마라톤으로 쳐도 골인지점이 보일락말락할 시간이니, 그만큼 뜀뛰기덜 하였으면 이젠 나가떨어질 때도 되었겠지라는 생각이 들 만했다. 바뜨 그러나, 마지막 복병인 피아가 등장하자 거의 끝장나는 부니기가 연출되었다. 


슬램의 군상들은 거의 혼연일체, 만수산 드렁칡 부니기로 얼키고 설켜 버렸다. 얼마 전 이들의 데뷔 앨범도 출시되었었지만, 역시 하드코아 계열의 음악은 공연장에서 그 감흥을 200퍼센트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끔 한 무대였다. 모두덜 빨간 옷으로 맞춰 입은 데다가, 얼마전 새로 영입된 턴테이블까지 무대를 꽉 채우고 연주를 펼쳐서 예전에 비해 훨씬 유기적이고 안정된 느낌을 선사하였다. 자작곡덜로만 한바탕 펼치고, 콘과 마이클 잭슨의 곡으로 앵콜 무대를 마칠때까지 관객덜은 멈추지 않고 뛰고 또 뛰었던 거디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피아 등장



7시 조금 넘어서 시작된 공연은 10시가 되어서야 그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텅빈 객석을 보며 평가하건대, 비슷한 계열의 공연들 중에서 이만큼 관객들이 응집되어 이만큼 광란의 도가니탕을 연출하는 것을 일찍이 본 적이 없다. 겨우 바늘을 세울 수 있을만큼 빽빽이 들어찬 객석에서 손에 발잡고 그 난리들을 쳤고, 안전요원들이라고 할 만한 사람덜도 보이지 않았는데, 다덜 아무런 사고도 없이 쌩쌩하게 돌아갔다는 점에서 공연장에서의 팬문화라는 것도 이젠 내비둬도 될 만큼 성장해 있다는 걸로 봐도 될 듯하다.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행사 자체가 팬들이 합심해서 만들고 참가한 것이었고, 참여한 뮤지션들 역시 그들의 대의에 동의하여 서로서로 충분한 교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대바위 측에서는 계속해서 공연을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당장 5월 19일에는 부산에서 대바위 공연이 열린다는데, 척박한 지역 공연문화에 단비가튼 역할을 해 줄수 있을 거라 믿는다. 그리고, 부산 문디덜도 관심 마이 가지고 공연 마이덜 가그라.


공연장에서 나와떠니 싸늘한 바람이 몸을 감쌌다. 약 세시간 동안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에 있다가 나온 거 같았다. 글타... 이기 바로 좋은 공연의 힘이다. 니덜도 이런거 느껴보고 싶지 않냐?



 


- 딴따라딴지 공연전담반 수석기자
카오루 (meanjune@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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