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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안] 딴지폭탄제조법

2001. 2.21.수요일
딴지일보 임시군수부

안따까운 일이다.






 
 

 

본기자가 맹근 폭탄, 근데 왜 안터지냐..

 

최근 대구시민운동장 폭파사건의 주인공이 아니 범인이 고교 2년생의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이미 독자들은 보도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이유란 것이 재미없는 세상에 뭔가 재미있는 일을 만들고 싶어서...라는 데에 가심이 저렸다. 오호! 어찌 보면 명랑사회의 선두 주자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이 사춘기의 소년을, 위험한 정보에 무방비하게 노출됨으로써 더 재미없는 세상의 희생양이 되어 버리게 했다.

 

씨바, 어뜩하냐.. 잼없는 나라에 태어난 게 죄라믄 죄지.. 좀더 명랑사회가 되게 하지 못한 점, 본지가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

 

기우일지는 모르나 계속해서 이렇게 재미없는 세상이 된다면, 폭탄뿐이 아니라 대포, 탱크, 전투기, 잠수함, 항공모함 등의 제조 동호회가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알았다, 헛소리 그만 하마.

 

여기 또다른 폭탄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중생을 하나 소개한다. 함보시라.
 

 
 


사실.. 나.. 오널 폭탄 맞았다. 어뜬 폭탄이냐구? 인간 폭탄이다.

 

지난 밤 에로(ero)움을 달래려 채팅방하나 맹글어 놓았다. 머.. 카자가 붙지는 않더라도 썩어도 준치정도는 되는 뇬 하나 건질려고 독수리 타법으로 무쟈게 사발 풀었다. 근데 어찌, 오넌 뇬덜언 죄다 폭탄였다. 우찌 아느냐구? 나.. 이 바닥의 마스터즈다. 웃음소리만 봐도 그 파괴력을 가늠할 정도의 공력을 이미 소유했음이다.

 

작전을 바꿨다. 우선 대화방명을 채팅초보.. 손가락 두 개 사용으로 바꾸고, 아뒤도 백색가루로 고쳤다. 약 5분간을 혼자 지내다 드뎌 누군가가 들어 왔다.

 

<하얀종이>님이 들어왔슴다

 

쿠학!.. 눈물났다. 백색가루와 하얀종이.. 이 얼마나 드러그(drug)한 랑데부냐!!! 그야말로 환상과 환락과 환각의 커플이라 할 수 있겠다. 약 1시간 30여 분의 작업으로 오널 만날 것을 약속하고 대화방을 종쳤다. 미래의 즐거움이 예약되었으므로 잠은 참 잘왔다.






 
 

 

두둥...

 

근.. 데... 오널 확인한 하얀종이는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 무적 폭탄이었다. 난 감당할 수 없는 그 파괴력을 눈치까고 그저 스치듯 지나쳤다. 그러자 뒤에서 바짝 들리는 음성,

 

백색가루님이시죠?

 

아.. 아닌뒤.. 허걱! 쌩까려는 나의 말을 듣는 듯 마는 듯 바로 내 팔짱을 끼며 하는 말,

 

아잉~ 오빵~ 나 배고프다. 수빠게티 사죠~~~잉

 

그 뇬은 선수였다. 초강력울투라메탈페이스흡착탄이었다. 수파게티에, 맥주에, 나이트에... 뇬은 백수의 한 달 생활비를 몽조리 초토화 하고서야 날 풀어주었다. 바부같이 내가 왜 계속 폭탄한테 끌려다녔냐구? 씨바, 나 말만 이렇다. 진짜루는 정말 밀까루 마냥 순진무구하다. 오널이 첨 만난 것이란 말이다.

 

멜썌릴께~

 

그 뇬은 가슴을 썌리는 말을 하고 낼름 버스를 집어탔다. 아, 씨바... 마을버스비는 빼놨어야는데... 전철역에서 30분을 걸어 힙겹게 집으로 돌아왔다. 컴을 보니 멜이 하나 날라와 있었다.

 

오빵~ 오널 즐거웠어! 담에 연락할께. 빠이. *^^*

 

열나 열났다. 난 바로 이멜주소 바꿔 버렸다. 글구 이불을 뒤집어 쓰고 졸라 소리질렀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이미 과거지사, 지난 일이니 잊고 다시 만날 일 안만들면 그만이지만, 날라간 한 달 용돈은 우짜란 말이냐.. 앞으로의 한 달이 걱정된다. 누구한테 빌붙어 산단 말이냐... 씨바...
 

 
 


아... 이 역시 졸라 안타까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채팅을 통해 만난 폭탄에 의해 한 달 용돈을 날려 버린 위 사건은, 폭탄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폐해와 위협을 주는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이에 본 기자가 위와 유사한 상황 발생시 그 폭탄으로부터 단박에 빠져나오는, 혹은 최대한 피해를 줄여보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머.. 맘에 안드는 상대가 나왔을 때는 당빠 효력이 더 크다.

 

스스로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 폭탄이 되는 이른 바, 자폭 시스템 되겠다. 가능한 한 재료비가 거으 안드는 수준으로 맞추었다. 잘들 숙독하여 명랑 생활을 영위하는 데 일말의 도움이라도 된다면, 본 기자 무쟈게 보람차겠다. 아래 대상은 당빠 너거덜 되겠다. 이상. 졸라~

 

 


 




 
 


폭탄제조법(자폭용)

 

 피부병탄

 

대상 : 남녀공용

 

준비물 : 물풀

 

제조방법 : 만나기전 집에서 볼에 가비압게 바른다. 말린다.

 

폭파방법 : 풀이 발린 부분을 손으로 긁어준다. 하얀 풀이 일어난다. 마치 피부각질층이 벗어지듯 부스스 떨어진다. 그리고 한마디 해준다. "무좀이 옮아서리..."

 

 노랑국물탄

 

대상 : 남녀공용

 

준비물 : 오렌지쥬스

 

제조방법 : 마신다. 삼키진 마라.

 

폭파방법 : 별일 없이 얘기를 나누며 쥬스를 마신다. 숨구멍을 연다. 자연스레 사래가 들린다. 고통스럽지만 참자. 밝은 미래가 있다. 폭파시 테이블에 바짝 붙어 자신에게로 파편이 튀지 않도록 조심한다. 숨구멍 열기가 어려우면 일부러 자력으로 터뜨린다.

 

 분장탄

 

대상 : 화장발만 죽이는 뇬덜

 

준비물 : 화장이 아닌 분장을 한다.

 

제조방법 : 상대가 폭탄임이 인지되면 바로 화장실 가서 세수한다. 크린싱으루 깨끗이 분장을 지운다.

 

폭파방법 : 오리지날 면상을 확인시켜준다.

 

 빵빵글래머탄

 

대상 : 가심허전한 뇬

 

준비물 : 식은 호빵 두 개

 

제조방법 : 외출전 양쪽 가심에 넣는다. 설마 살속에 넣을려는 건 아니겠쥐...

 

폭파방법 : 아.. 배고파, 아침을 안먹고 왔네 하며 하나씩 꺼내 먹는다. 가능하면 종류가 서로 다른 호빵으로 한다. 실수로 상대에게 주지마라. 낼름 받아먹는 넘들 무지 많다.

 

 카사노바탄

 

대상 : 보통의 일반적인 넘덜

 

준비물 : 진실하기만 하면 된다.

 

제조방법 : 대화를 영화 쪽으로 돌린다.

 

폭파방법 : 좋아하는 영화는 [성애의 여행], 조금 지난 걸루는 [야시장], [빨간앵두]씨리즈, 최근에 본 영화는 [JSA 공동정사구역], 감명받은 도큐멘터리는 각종 ~양 비디오라고 말한다. 가끔 써빙하는 여자의(머... 굳이 남자라도) 대퇴부를 흘끗흘끗 훔쳐본다.

 

 No.03탄

 

대상 : 개인기 강한 넘덜

 

준비물 : 사투리

 

제조방법 : 눈을 가능하면 가늘고 작게 뜬다. 아무 데서나 칼국수를 시킨다. 최근 회고록 낸 분 목소리를 흉내낸다.

 

폭파방법 : 괜시리 라디오 DJ들을 욕한다. 그리고 닭목을 비틀어도 학실히 새벽은 온다, 김일성이 학실히 나 땜에 죽었다는 둥 되지도 않는 말같지도 않는 소릴 상대가 갈 때까지 한다.

 

 딴지오버탄

 

대상 : 안면표피 두꺼운 넘덜 혹은 뇬덜

 

준비물 : 만만한 목청

 

제조방법 : 별거 엄따.

 

폭파방법 : 큰 목소리로 말끝마다 졸라, 씨바를 붙힌다.
 

 

※ 위의 두 가지 이상의 탄형을 준비해서 가면 그 파괴력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엄따. 일테면 볼따구 긁고, 호빵 꺼내 먹으며, 아! 졸라 맛있네 씨바... 해바라. 거기에 쥬스까지 마시면...
일명 GCB(Great Composition Bomb)다
 

 

딴지일보 임시군수부 폭탄제조 담당 기술자 원미동
(gozara@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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