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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타 스토리 -7-

2001. 3. 7.
딴따라딴지 전임 오부리 파토

 








Gibson Angus Young Standard SG 


오늘은 헷갈리는 기타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 보자.


록 음악이나 기타 연주가 울나라에 체계적으로 들어오지 못했기 땜에 잘못된 명칭이나 일본식 이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잘 아실거다. 


이러다보니 막상 서양인들하고는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되는 면도 있을 뿐더러, 그렇지 않더라도 틀린 말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문제다.


오늘 다루는 말들 중에는 머 지금은 잘 안쓰는 것도 있지만, 그냥 재미삼아 한번 생각해 보면서 가볍게 쉬고 넘어가는 페이지로 여겨 주길 바란다. 다음 호에는 intensive 피킹 연습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키타?


이상하게도 울나라에는 기타를 키타 로 쓰거나 부르는 습관이 만들어져 있다. 이젠 좀 덜하긴 하지만, 20대 후반 이상의 세대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부르는 경우도 많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가장 유력한 설은 일본 가따까나의 발음에서 왔다는 것인데 아마 사실인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타의 강한 격음이  옆글자에 영향을 주어 기를 키 로 바꾸었다는 이론도 설득력이 있다. 외래어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구테타 (쿠데타가 맞는 발음)  나 포르투칼 (포르투갈이 맞음) 같은 단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키타 라는 표기는 나름의 효용도 있었는데, 호칭상의 혼란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MT나 여행을 갈때 준비물 항목들 중  기타 (etc.) 와 기타(guitar)의 표기가 같으므로 헷갈렸기 때문에 후자를 키타로 써 버리곤 했다는 것인데, 이것도 어느정도는 설득력을 지닌다.


여하튼 연주를 하는 입장이라면 적어도 정확한 명칭이 키타가 아닌 기타라는 사실은 알고 살자. 엠티 준비물을 쓸때는 키타라고 쓴다 하더라도 말이다. 



 에펙트?


기타와 앰프 사이에 꽂아서 소리를 다양하게 바꿔주는 물건... 디스토션, 코러스, 딜레이, 리버브, Wah-Wah 등의 명칭은 정확하게 무엇인가? 


실제로 불리는 이름은 상당히 많다. 에펙트와 악세사리를 필두로 어펙터, 페달, 이펙트, 꾹꾹이... 심지어는 FX(에펙스) 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필자가 직접 목격한 바, 나이 좀 지긋한 악사 아저씨들은 기계의 성질과 상관없이 무조건 코라스, 파즈,와와 중 한가지로 통일시켜 부르는 경우마저 있다.


정확한 명칭은 이펙터 (Effector) 라는 점 알아두자. 효과를 부가하는 기계라는 뜻이다.


 


 초킹, 라이트 핸드 주법


이런 말은 영미권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 특히 일본식 영어인 초킹은 벤딩(Bending)이라고 해야만 알아듣고 미국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단어다. 따라서 일본 교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더블 벤딩, 더블 초킹, 하모나이즈드 초킹 같은 것도 그런 이름으로 나눠져 있지 않다.








초킹 비브라토의 귀재 앤가스 양 (Angus Young)


일본 교본에는 더블 밴딩은 두줄을 한꺼번에 초킹하는 것으로, 더블 초킹은 한줄을 초킹해서 다른 한줄과 같은 음을 만드는 것으로, 하모나이즈드 초킹은 한줄을 초킹해서 초킹 안한 다른 한줄과 화음을 만드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지만 이런 식의 구분 역시 틀을 만들어 정리하기 좋아하는 일본적인 개념에 가깝다.


영미에서는 세가지 다 주로 악보상으로 표현될 뿐이고, 그 명칭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게다가 초킹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으므로 더블 벤딩과 더블 초킹이 구별될 리 만무하다.


소위 라이트 핸드 주법 이라는 것은 오른손 손가락으로 지판을 눌러서 음을 내주는 것으로 기본 개념은 열분도 알 것이다. 이것도 사실은 이런식의 명확한 명칭으로 규정되어 쓰이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울나라에는 80년대 초 양손 해머링 이라는 좀 웃기는 이름으로도 소개가 되었는데, 이런 류의 주법은 흔히 태핑 (Tapping) 이란 큰 범주속에 넣어서 악보상으로 구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른손 손가락으로 지판을 살짝 눌러주는 것을 Tap 이라고 부르므로 이것이 들어가는 모든 주법을 태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해머링, 풀링도 미국에서는 Hammer on, Pull off 정도가 더 일반적이다.



 타브 악보, 짹


필자도 가끔 이런 표현을 쓰지만, 사실 이것들도 잘못되었다. Tab 은 Tablature 의 준말로서 반드시 기타 뿐 아니라 문자와 숫자를 사용하는 악보를 포괄하는 말인데, 타브악보 는 일본식 발음이므로 탭보 정도로 해주는게 좋겠다.


짹 이란 표현은 영어의 Jack 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건데, 흔히 기타와 앰프를 이어주는 케이블 - 실드라고도 부름 - 과 혼동되어 쓰이고 있다. 이것은 그 선 자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기타 몸체에 붙어 있는, 케이블을 찔러 넣는 구멍 부분을 말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구분한답시고 선 끝에 달린 플러그 부분만을 짹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도 아니다.


 


오늘은 이 정도 해두자. 본지에서는 조만간에 음악팬과 연주인들을 위한 용어사전을 연재할 예정이니 잘 참고하시기 바란다. 담호에는 열라 연습 함 해보자!



- 딴따라딴지 전임 오부리 파토
(pato@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