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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제보] <캐스트 어웨이>의 비밀

2001.2. 17 토요일

딴지 영진공 민원 접수처
 





한동안 평온하던 본 접수처의 위성수신 민원 접수 시스템에, 어느날 갑자기 <캐스트 어웨이> 관련민원이 화들짝 접수되었던 바, 공사 민원처리 위원회에서는 당 민원의 영양가를 인정하여, 관객 제위에게 전격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

사실 아래 민원인의 진술내용을 고려하면서 영화를 볼 관객은 별루 많지 않을 것이라 사료되나, 그 내용의 타당성과 이런 생각을 함서 영화를 보는 관객도 있다는 희귀관객 발굴 보존 차원에서 당 민원을 공개하노라.

앞으로, 본 공사 사무총장 직통 핫라인, 민원 접수처, 자유 소견란, 떼검단 안전가옥 등에 접수된 각종 수많은 영양가있는 민원을 계속 발굴하여 공개할 예정임도 함께 알려두는 바이다.

관객제위의 다양하고도 영양가있는 민원 접수를 기대한다.


(이하 민원 내용)


안녕하십니까. 저는 시간 날 때마다 딴지일보에 들려서 영화평을 항상 즐겨 보는 사람입니다.


(기타등등 매우 바람직한 찬양성 멘트가 있었으나, 생략)


아무튼, 영진공 검열의 영광을 입었던 <캐스트 어웨이>에 대해, 아무래도 이 말씀은 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로 외람되게도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일단 질문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영화 맨 처음하고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그 (금속공예가인 듯한) 언니는 도대체 왜 나온 걸까요? 빼 버려도 아무 상관이 없을텐데 말입니다. 할리우드 애들이 어떤 애들인데 왜 그걸 그냥 놔 두었을까요?


다음 질문.


이 영화의 배경과 시간이 되는


테네시, 텍사스, 그리고 4년...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요?


이 영화는, 분명히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 틀림없고, 톰 행크스와 로버트 제멕키스의 연기와 연출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졌습니다. 그런데 엔드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 가슴 어느 쪽이 짜~ 해오는 감동 한 꼬리보다는 뭔가 좀, 그 뭐라 그럴까, 오래 참았던 배변을 성공시키고 났음에도 불구하고, 밑을 못 닦는 바람에 그저 그런 기분으로 돌아가버린 그런 느낌을 받았더랬습니다.


왜 그럴까?


아무리 곱 씹어봐도 전혀 해답이 없는 그 느낌.


바로 <아메리칸 뷰티>를 보고 난 후에 가졌던 그 느낌.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함께 그 해답을 찾아 봅시다. 우선 두번째 질문부터 풀어보죠.







하나, 테네시(Tennessee)...       



님도 잘 아시겠지만, 텐넨시는 2000년도 미국 대통령 선거 시 민주당 후보였던 앨 고어Al Gore의 출신지 입니다.







둘, 텍사스(Texas)....



텍사스 역시 이번 선거의 공화당 후보인 부쉬G. W. Bush의 근거지이죠.







셋, 4년 (4 years)....              



이거 정말 웃기는 겁니다. 왜 주인공이 하필 3년도 아니고, 5년도 아닌, 4년 동안 표류했어야 했나요? 그렇죠. 미국 대통령 임기가 바로 4년 입니다.


왜 쓸데없이 대통령 선거 얘기를 하느냐. 조금만 더 가 보겠습니다.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이 사람 영화 아주 잘 만드는 감독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평소 성향이 아주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죠. <포레스트 검프> 아시죠?


자기가 속한 사회의 불합리를 바로 잡아 보겠다고 그리도 치열히 노력했던 여자 친구는 젊은 나이에 몹쓸 병에 걸려 죽고, 기득권 세력이 원하는 대로 정부가 시키는 대로 묵묵히 따랐던  검프는 어쨌든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게 되죠.


산다는 건 한 빡쓰의 쬬코렛이라나, 이게 이 영화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여기서 다시 잠깐, 텍사스라는 곳에 대해서 얘기하겠습니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JFK> 기억하시나요?


케네디J.F. Kennedy가 암살되는 곳이 어딘고 하면 바로 텍사스에 있는 달라스Dallas라는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휴스턴Houston과 함께 미국 석유산업의 중심 도시입니다. 그리고 영화에 따르면, 암살의 주도 세력은 바로 이 석유재벌들입니다.


그리고 현 대통령 부쉬의 아버지가 북부의 고향을 멀리 떠나와 사업에 성공한 곳도 역시 휴스턴입니다.


동/서부 미국인들에게 텍사스는 거만하고 인종차별이 심하며 졸부들이 몰려사는 곳이라고 찍혀 있는 동네임과 동시에 보수 기득권 세력과 동일시 됩니다. 물론 드러내지는 않지만....


70년대에 우리의 심금까지 울리고 말았던 미제 TV 드라마 <달라스>. 여기에서바로 그 텍사스 졸부가 주인공 이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버티칼 리미트>에서 극의 흐름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쓸데없이 악역을 감행했던 그 졸부 역시 텍사스 출신으로 묘사되고 있답니다.


재미없었나.. 아무튼 일단 여기까지 썼으니 끝을 보겠습니다.
 



이제 첫번째 질문을 풀어 보겠습니다.


(영화의 맨 처음과 맨 끝에 나오는) 금속공예를 하는 그 미모의 그 언니가 살고 있는 곳이 바로 텍사스입니다. 나중에 결국 톰 행크스가 새로운 행복의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하는 곳이 되지요.


이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게 바로 앞에서 얘기했던, 도저히 그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그 이상한 느낌의 정체를 알아내는 단서입니다.


이 언니가 극의 시작과 함께 부친 소포가 도착한 곳이 바로 주인공이 조빠지게 일하고 있던 러시아였고, 그 소포의 수령자는 바로 텍사스 사나이 아닙니까(이건 그 남자가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있었던 것으로 충분히 뒷받침 됨).


톰 행크스가 미국식 시장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던 바로 그 때, 그 위대한 미국인 텍사스 사나이는 러시아 아가씨를 점령하고 있었던 겁니다. 제멕키스 감독의 행간에 따르면 이 사내는 바로 옛 보수세력을 의미하는 거였죠.


다음으로 참말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면서도 은근히 미국의 우월성을 세계에 전파하던 톰 행크스(얘는 말하자면 클린턴 행정부, 그 중에서도 특히 앨 고어에 해당되는 인물이겠죠)은 참으로 허무하게도 기냥 바닷 물 속으로~





이 대목에서 얘기할, 아주 기가막힌 대사 한 조각이 있습니다.


톰 행크스가 4년 뒤에 기어코 만나고야 만, 헬렌 헌트에게 갑자기 뜬금없이 던지던 질문이 생각 나시나요? 슈퍼볼Super Bowl(미국 풋볼 결승전)의 결과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었죠.


황당하지 않은가요?


근데 이건 황당한게 아니랍니다.









헬렌! 슈퍼볼은 어케 됐어?


1999~2000년 시즌 결승에 진출했다가 아깝게 지고 말았던 팀이 바로 테네시 타이탄스Tennessee Titans였습니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이 팀은 몇 년전에 바로 휴스턴을 근거지로 하다가, 그곳의 대접이 소홀하다며 본거지를 테네시주 내쉬빌로 옮긴 팀이랍니다.


이제 감이 잡히실런지 모르겠습니다.


"One lousy mile(망할 놈의 그 일 마일)이 모자라서 지고 말았죠." 라는 헬렌 헌트의 대답은, 그야말로 이번 대통령 선거전이 초 박빙의 경합 끝에 결국 부쉬가 이긴다는 결과를 정확히 꿰뚫은 혜안이 아닙니까. 아니면 제멕키스의 희망사항이었던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그래서, 4년도 못 기다려 준 여자 친구(무심한 미국민들을 표현할려고 그랬나?)를 떠나 나중에 톰 행크스가 다다른 곳은 쨔잔~ 다시 텍사스 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발견한 참신하고 싱싱한 그 언니.


그리고 피어오르는 미미한 새 행복의 실마리.
 



자, 이제 해답이 나온 것 같습니다.


결국 감독이 실제 스크린 뒷면에서 전하고자 했던 말은...









아, 씨바.. 걸렸다!!


" 예전에 구보수세력이 여러가지로 많이 잘못을 하는 바람에 그간 민주당이 집권했었지만, 이제는 참신한 신보수세력(그 이쁜 조각가 언니 = 부쉬)과 함께 새로운 내일을 설계해 보자꾸나..."


이거였단 말입니다.


이것이, 실로 오랜만에 두 눈 가득히 담아봤던 너무도 장대한 휴먼 드라마의 끝머리에 피어올라 스멀스멀 기어다녔던 그 이상야리꾸리한 느낌의 원인이었던 거죠.


미국 애들 무섭지 않습니까?


행간으로는 지가 하고 싶은 얘기 다 해서 미국내에서는 알음 알음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외국에다가는 감동의 휴먼 드라마라는 외피를 수출해서 막대한 돈을 챙기고.


그런데, 이거 그냥 미국의 유명한 한 감독이 시시껍적하게 지 소신을 영화에 담았구나하는 정도로 보실게 아닙니다.


벌써 미국에서는 정책의 방향이 홱 바뀌고 있습니다. 재정 흑자 때문에 세금을 깎는다면서도 군사비는 오히려 늘릴 예정이고, 종교단체에 대한 막대한 재정지원을 통해 사회복지의 한 축을 아예 교회에 맡겨버릴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또한 알라스카에 있는 야생동물 보호지구를 석유개발을 위해 개방하자고 부쉬가 힘주어 밀어 붙이고 있고요.


이들의 정책변화에 따라 한국의 정치, 경제 환경도 따라 변할 수 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영화 얘기하다가 느닷, 뜬금, 쓸데없이 미아리로 접어들어서 죄송합니다.


암튼, 위에 언급했던 그런 느낌을 못 가지셨다면 상관없는 거구요, 혹시나 그런 이상한 느낌을 느끼셨거나, 이 썰이 그럴듯 하다고 생각되시면 제 얘기를 한 번 생각해주세요.


딴진공 열혈 민원인으로서 작은 의무감이 갑자기 발동하는 바람에 이렇게 민원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상 민원 내용 마침)



 

- 딴진공 열혈 민원인 겸
별걸다 디벼보기 위원회 수습위원
이규훈
(
kyuhoonl@earthlin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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