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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고] "쿡 찍어 쑤욱~" 시리즈!

2001. 2. 12.
딴따라딴지 편집장 파토

 


기초도 세우지 않은채 외형만 절라 부풀려온지도 어언 십여년... 


싸구려 금칠로 덕지덕지한, 얼핏 번쩍이는 듯한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이제 울나라 딴따라판은 천장에서 새는 물에서 그치지 않고 대들보가 썩어나가고 주춧돌은 기울며 창문도 벽도 깨지고 금가는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잘 모르겠다고? 그럼 이건 어떠냐. 한때 개망신에 가까왔던 표절은 교묘한 기술의 서포트에 힘입어 이제 음악인의 당연한 권리화 되었고, 립싱크는 한국적 현실에서의 현명한 선택으로 둔갑했다. 본지의 십자포화를 맞은 바 있는 티비는 여전히 배째라고, 심지어 일부 아이돌 팬들은 경쟁적인 다른 아이돌 가수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폐가에 금칠한다손 궁궐이 될 소냐...


원칙이 있어야 할 자리에 거짓이 판치고, 노력이 보상받아야 할 자리에 요행이 득세하고, 진지함이 가득해야 할 자리에선 룸쌀롱에 처박힌 음악 관계자들의 술잔만 가득하다. 


연주자가 서야 할 무대에는 기타들고 춤추는 댄서들이 뛰놀고, 녹음실에서는 가수 대신 기계가 노래하며, 티비 브라운관에는 짜고치는 가짜 말빨과 값싼 눈물, 공짜 공연에 혹한 게릴라 관객들의 무의미한 숫자놀음이 판친다.


기성 언론들은 나몰라라 하고, 한때 말발로 날리던 평론가들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인디 레이블 운동에 전략적으로 투신했던 이른바 먹물들은 진작에 원대복귀했고, 대중들은 금칠을 빙자한 똥칠에 속아 코가 마비되어 버린지 오래다.


각설하고, 사태가 이럼에도 개혁을 위한 거국적인 노력은 고사하고 지금껏 산적한 온갖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목소리 조차 하나 없었다. 문제들의 핵을 짚어내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향후 합리적인 대안을 이끌어 내는 길잡이가 되어 줄 자신감있는 주장 하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렇듯 사지에 방치되어 있는 울나라 가요계... 과연 누가 지킬 것인가?





 









 


그래서 우리가 나선다.


그간 가요판을 쑥대밭으로 만들던 각종 논란들... 표절, 립싱크, 엠피쓰리, 방송, 팬 문제 등등... 긴 세월동안 떠돌던 두서도 원칙도 없는 논쟁의 악순환을 참으며 오래들 기다리셨다. 이제 그 모든 소모전을 잠재우기 위해, 그리고 한 차원 발전된 새롭고 실용적인 논의의 시대를 개막하기 위해 본지가 전열을 정비하였으니...


그 이름하여 "쿡 찍어 쑤욱~" 시리즈! 


구궁...


지금 가요계는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댄스와 아이돌의 그 현란한 몸짓에도 불구하고 음반업계는 아이엠에프 시절보다 더한 최악의 불황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불과 1년여전만해도 200만장을 넘나든다던 스타급 가수들의 음반 판매량이 이제 50만장을 채 넘기기도 어려운 시점에 직면한 것이다. 무리한 방송 출연을 감행해 왔던 가수들의 크고 작은 부상은 끝이 없고, 천년만년 무궁할 줄 알았던 아이돌 지존의 해체설도 들려오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사태는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춤판만 벌이던 가요계의 상황상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실은 이 국면이야말로 거품이 터지고 현실과 마주보게 되는 시점이자 상처가 곪아 터지는 치유의 기회인 것이다.


그런만큼, 이번호부터 매 업데이트때마다 한편씩 선보이게 될 본 "쿡 찍어 쑤욱~" 시리즈는 예리한 독수리 타법을 통해 가요판의 거품을 만들어 낸 각각의 문제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까발림으로서 곪은 상처의 고름을 짜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본 기획은 미래지향의 일관된 원칙과 절라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모든 잡스럽고 설익은 말장난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사고의 기준과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서 21세기의 잘난 딴따라판을 만들어 내는 날카로운 붓놀림, 아니 키보드 두들김이 될 것이다.


기둘리시라, 그리고 지켜보시라. 십갑자의 내공이 실린 본지의 일갈을!



 


- 딴따라딴지 편집장 파토
(pato@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