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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방부 vs 야비군 동대장(2)


2001. 02.01.목요일
딴지 관광청장 뚜벅이 

 






안녕하십니까? 전 구미시 형곡2동 동대장 오세호입니다.


딴지일보에 기사가 나간 이후 본인의 해직건과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격려의 메일을 보내주고 국방부 홈페이지에 복직을 요구하는 민원도 제출해주셨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의 일에 대하여 이렇게 뜨거운 도움을 주신 많은 네티즌 여러분들에게 저와 저희 가족 모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본인이 해직후 맞짱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했던 것은 너무나 비 민주적으로 흐르는 군사행정과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군정보화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궁시렁거려 보겠다는 생각이었고, 저의 부당한 해직에 대한 기억을 그냥 잊어 버리기에는 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딴지일보의 도움으로 제 사연과 제 주장이 너무나 크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지만, 본 기사에 대한 국방부 입장 답변을 읽어보고는 상당부분이 왜곡된 것에 또 한 번의 분노를 느낍니다.


 예비군 동대장 퇴직 관련에 대한 반박


국방부는 제가 지병으로 인해 예비군 동대장 임무수행에 제한을 받아왔다고 함으로써, 저의 지병을 본 해직건과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86년 9월 향방목진지 순찰중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다리를 다친이후 91년 2월 대퇴부 무혈성괴사로 인한 인공관절 전치환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후 지금까지 그러한 이유로 하루도 결근을 한 적 없고, 임무수행에 제한을 받은 일은 전혀 없었습니다. 비록 제가 다리를 조금 절더라도 예비군 동대장 직무를 수행하는 것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방부는 또 한가지 중요한 해임의 이유로 정기감사결과 최근 5년간 3회에 걸쳐 불합격을 받아 정기 전보 대상자로 분류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불합격 판정에 승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이 감사 불합격이 아니라 감사관들에 밉보여서 이루어진 결과라면 차라리 인정할 수 있습니다.


감사관은 예비군 교육 훈련에서 1,000명의 예비군을 진지에 투입시키면서, 총은 300정밖에 없으니 3명중 2명은 몽둥이도 주지않고 진지에서 눈으로만 감시하는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상식에도 어긋나는 작전계획을 세울수 없고, 그럴 능력도 없으니 차라리 감사관 너희들이 만들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나는 감사관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훈련시엔 동사무소 뒷산에서 땅이나 파고, 케케묵은 6.25 당시의 전술계획을 세우라는 주문을 거역한 것이 감사불량의 원인이었습니까 ? 아무리 세부적인 감사지침서가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막상 실행에 있어서는 초등학생이 고3학생 가르치듯, 어린이가 어른 흉내 내듯이 능력도 없는 자의 손에서 주관적으로 적용되지 않았습니까? 마치 시간과 장소와 차종, 그리고 그날의 운수에 따라서 재수없고 힘없는 사람만 골탕을 먹는 교통순경 법칙금 끊듯 하는 감사가 아니었습니까?


또한 정기감사결과가 설령 불합격으로 판정되어 정기 전보 대상자가 되었다고 해도 저는 재해예비역입니다.


저는 장남으로서 병든 부모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6.25 상이용사로서 국가유공자시며, 2년전 위암수술로 인하여 지금도 오늘내일하시는 72세 노인이십니다. 본인 또한 지금은 종합병원에서 정기적인 추적 진료 및 치료가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사직서 제출 1개월 전에 대대장 및 사단동원참모를 직접 찾아가서 재해예비군 신청도 하였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그렇다면 강제 전출을 보내더라도 본인의 이런 사정을 참작하여 집에서 차량으로 1시간 이내의 위치로 전출을 고려해 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만든 것이 제 해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실무편람까지 위반하며 나의 신청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래도 괘씸죄가 아닙니까?


강제전출이 불가하면 년말부로 사직하라는 반강제적인 규정에 나는 승복할수 없었고, 그로 인한 울화병으로 2개월의 병가(9월1일 - 10월31일)를 본인이 신청하였습니다.


20년 이상 군 복무자는 전역시 3개월 간의 휴식을 한다는 규정이 있었지만, 2000년 10월 27일 맞짱 홈페이지를 개설했다는 이유로 3개월의 휴식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11월 1일부로 출근을 강요받다가 1개월 간의 병가를 더 내었습니다.


본인이 맞짱 홈페이지 개설을 할 때, 상급부대에서는 "온전한 퇴직금을 받기 싫으냐" 며 한동안 협박전화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출한 재해보상신청은 사단에서 볼모로 잡혀 보류된 상태였으나, 사건이 여론화되자 다시 재개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군단에서 실시한 정보화 운용시험에서 본인이 1등을 하여 군단장 표창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군단장과 사단장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당신들이 나에게 내린 그 표창장이 사단 동원처 군무원에서 연대 동원과 군무원 손으로 전해지다가 휴지조각처럼 찢겨진 사실을... 그 표창장이 감사 점수에 반영되었는지를...?


그 당시 복지부동하는 참모 및 중간지휘관들은 경향신문에 본인의 홈페이지가 보도되자, 오세호 죽일 놈을 연발하였지만, 군단장 사단장 별들은 나를 앞서가는 동대장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후 그들은 별들에 대한 나의 칭찬을 정치적인 발언으로 비하시켰으며, 왜곡되고 선팅된 보고만 상부로 전달되어 졌습니다. 상급부대에서는 강제전출은 하지말 것을 강조했다는데 현역 중간지휘관/참모들은 아직도 강제전출이란 코뚜레를 움켜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국방부가 주장하듯 나의 사직이 자의적이었다는 것은 순전히 거짓말이며, 국방부에서 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결국 나는 국방부의 답변과는 달리 감사라는 허울을 뒤집어 씌운 채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괘씸죄에 걸려들었고, 각서에 의한 강제사직은 그 산물이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라면 병든 아버지를 부양자없이 홀로 남겨두고 나만 살겠다고 전출을 갈 수 있었겠습니까? 나는 그럴 수 없었고, 그래서 연말부로 사직하겠다는 각서를 작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국방이 약해서 망하는 게 아니라 효가 땅에 떨어졌을 때 망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누구보다도 군복입은 당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잠깐 인터셉트!!


본 기자는 <국방부 입장 문서>를 작성했다는 모 중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오세호씨의 재해예비역 신청 거절 사유를 물었으나 그는 "확인하지 않았다.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예비군동대의 홈페이지 운용 관련  


국방부는 군사비밀사항누설을 예방하기 위하여 상급부대의 보안성 검토 및 승인 하에 홈페이지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제 홈페이지에 포함내용은 훈련장소, 훈련일시, 훈련대상(이름 석자) 국방부 동원국 링크 질의/응답이었습니다. 본인은 위 내용이 보안에 위반되고, 국방부장관의 허락을 득해야 하는지조차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니, 이해를 못하기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위 내용이 무슨 보안과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바로 이 것이야 말로 퍠쇄적인 군행정의 단면이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그리고 국방부는 홈페이지 개설과 관련 99년 12월 장관의 특별지시가 있었고, 예비군 중대의 홈페이지 개설을 적극 권장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실을 봅시다.


2년이 지나도록 홈페이지를 개설한 중대는 대한민국에 하나도 없습니다. 마지 못해 설치한 모뎀 역시 운용상 핵심이 되어야 할 대대나 연대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설치도 못(안)하였고, 결국 중대에만 설치된 모뎀은 아무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려 국민의 세금만 낭비한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상급부대나 보안담당기관은 홈페이지를 심사할 능력도 되지 않고, 오로지 통제와 보안성 검토만 할 뿐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나의 홈페이지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과연 절차를 밟아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인지, 설령 그렇다면 그 절차는 현실적인 절차인지를 검토해야 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 인터셉트!!


기자는 국방부를 통하여 예비군 동대장이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1. 홈페이지를 만들기전 사단정보참모에게 만들겠다고 알려야 하며


2. 승인을 받은 이후 홈페이지를 만든 담에는 사단기무부대의 검토를 받아야 하며


3. 검토를 받은 후 군부대의 지휘계통을 거친 후 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비군 동대에서 인터넷을 운영하면 보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묻는기자의 질문에 국방부 관계자의 답변은 이러했다.


"보통 동대 피씨는 한 개다. 그 피씨 속에는 여러 가지 업무 문서가 들어 있고, 그 중에는 비문(秘文)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피씨를 통해 인터넷을 하면 그 자료들이 외부로 유출될 수도 있다"


먼 소리냐구? 나두 몰러.. 그냥 알아서 이해해.


 예비군 업무의 정보화 관련


국방부의 답변을 보고 몇가지 묻고 싶습니다.


첫째, 올해부터 모뎀이 정상 운용중이라는데, 2달간 운용하다가 6달 동안 고치고 나서 정상운용한다면 과연 그 것을 효율적인 운용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아니 지금도 모뎀 운용하는 것은 예산 낭비가 아닙니까? 처음부터 인터넷을 운용했다면, 모뎀 설치에 소요되는 국방예산은 그 만큼 절감된 것이 아닙니까?


둘째, 예비군 중대 홈페이지 운용하는 준비기간이 1999년 장관 지시부터 2002년 예산반영까지 4년이나 걸립니다. 그렇다면 동대 홈페이지를 인터넷상에 볼 수 있는건 강산이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까?


본인은 정보화 관련해서 올린 국방부의 답변을 보고 서글픔을 느낍니다. 지금 국방부의 답변을 보는 네티즌들은 엄청난 정보화 물결 속에서 머리가 깨일대로 깨인 사람들입니다. 그런 정도의 답변은 군대 내부에서 병사들에게나 읽혀질 수준입니다. 국방부 행정에 요구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불어닥친 변화의 파도에 빨리 몸을 맡기라는 것입니다. 안그러면 파도에 부딫쳐 몸이 산산조각이 날 수 있습니다. 그때 고생하는 것은.. 오직 국민들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한번 국방부에게 공개적인 재답변을 요구합니다.


실무편람엔 본인 및 직계존비속의 병으로 인하여 간호요구시는 재해예비군에 해당되어 전출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있었음에도 당신들은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공개적으로 알려주십시오. 국민과 모든 예비군이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나의 해직이 자발적이었다는 거짓 주장은 더 이상 하지 말아 주십시오.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나의 실추된 명예에 피멍을 들 게 한다면 20년 군생활을 한 본인으로서는 내 젊은 청춘마저 억울해집니다. 그리고 그 억울은 어제의 형제였던 당신들과 끝까지 싸워보겠다는 전의로 되살아납니다. 그게 내가 군대에서 배운 군인정신이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뒷골이 서늘한         



뚜벅이 (ddubuk@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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