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제언] 느끼맨을 박멸하자.

2000.7.31.월요일
딴지 엽기수석논설우원 안동헌

소리없는 범죄의 대표주자이자 사회적 끈적임의 근원인 느끼맨.. 끈적이는 눈빛과 느끼한 저음의 음성으로 대변되는 느끼맨은 그 행동 또한 느끼하기 그지없어 여성 뿐 아니라 주위의 남성들에게 조차 느끼함을 던져주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원조교제, 직장내 성폭력 등이 사회적 이슈화되고 있는 이 때.. 본지, 아직까지 어떤 언론도  감히 다루지 못했으나 그 폐해가 날로 심각해져 가는 느끼맨들의 횡포를 간단히 까발려 보고자 한다. 

 느끼맨의 정의 

느끼맨 퇴치를 위해 한평생을 바치다 결국 안면 개기름 중독증이란 신종 병마에 감염되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정재슥 옹에 어록에 의하면 "느끼맨이란 끈적이는 시선이나 행동을 통해 타인에게 말할 수 없는 메스꺼움과 느글거림을 안겨주는 인간형"이라 정의 내리고 있다.

주로 머리통이 다소 크고, 눈에 쌍거풀이 깊으며 얼굴에 개기름이 좔좔 흐르는 스타일이 전형적인 느끼맨의 인상착의 되겠다. 느끼맨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방 여성의 특정부위를 노골적인 시선 또는 공허한 시선으로 째림으로써 급성쏠림현상과 불쾌감을 안겨준다. 특히 공허하고 쾡한 시선에 의한 피해사례가 더 심하다고 여성계에선 주장하고 있다.

몇 년 전 전국적으로 창궐하던 후까시맨의 경우 스스로 잘난 맛에 폼잡는 자아도취형이었으며, 전통적인 대민범죄자인 수다맨이 알고 지내는 사이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는 주변피해형이었던 반면, 느끼맨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도 공연한 눈빛과 음흉한 표정을 던짐으로써 순식간에 공공질서를 유린하고 마는 극악무도한 이들이다. 

 느끼맨의 유형 

   지하철 / 시내버스 탑승형

지하철 좌석은 상호 마주보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느끼맨들의 좋은 서식처가 되고 있다. 따라서 느끼맨은 지하철 탑승시 절대 아무 좌석에나 앉지 않고, 2,30대 치마를 착용한 여성의 맞은 편 좌석을 선호한다. 이들은 착석 후 상대방 여성의 가슴, 무릎 사이 등 특정부위에 끈적한 시선을 고정시킴으로써 상대편 여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최근 일부 느끼맨들은 신문을 보거나 잠을 청하다 미인이 지나가면 어느 새 하던 일을 멈추고 고개를 좌우로 쎄리는 초능력을 발휘하여 승객들의 주목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정통 느끼맨은 아니라고 한다.

이제 여름철에 접어 들면서, 버스나 지하철에 앉아 입석승객의 겨드랑이 사이를 관찰하는 변태스러운 느끼맨들이 늘어 나고 있는 바, 민소매 티나 짧은 셔츠를 착용하는 여성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계단 및 육교 출몰형

계단 및 육교의 오르막은 느끼맨들이 자주 출몰하는 주요지점이다. 느끼맨은 여성의 4-5계단 밑에서 따라 올라오면서 앞선 여성의 엉덩이에 시선을 자연스럽게 고착한다. 계단 출몰형 느끼맨들은 앞선 여성의 팬티라인을 확인하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는, 느끼맨 중에서도 가장 변태적 성향이 극심한 경우 되겠다. 

최근 들어선 전문 느끼맨들이 아예 구걸꾼으로 위장한 채 업드려 있다가 결정적인 시기가 되면 치마 속을 함씩 쎄려보는 사례도 빈번한바, 위장느끼맨들에 대한 특별 주의가 요망되는 실정이다.

 자가운전형 

요즘엔 차량이 신호대기 중에 옆차량에 타고 있는 여자를 느끼하게 슬쩍슬쩍 보는 느끼맨들로 인해 여성운전자들의 말 못할 고통 또한 크다고 한다. 옆 차에서 넘어오는 이 끈적끈적한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짙은 썬팅을 하는 여성운전자들이 늘고 있어 사회적 비용손실이 크다. 

아울러 밤거리에 졀라 요란한 차를 몰고 다니며 기름 발라 넘긴 머리와 개기름 낀 얼굴을 차창 밖으로 들이 내놓고 헌팅하는 일부 몰지각한 느끼맨도 창궐하여 밤거리를 온통 느끼소굴로 만드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느끼맨을 박멸하자 

본 우원, 사회전반에 극도의 피해를 가져오며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느끼맨을 하루빨리 척결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이에 우선 한 사람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낯선 사람 쳐다보는 시간을 30초 이내로 제한하여야 할 것이며, 이를 어길 경우 바로 구속수사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저음으로 축축하게 접근하며 얼굴을 들이미는 소위 유사느끼맨도 느끼맨의 한 범주에 넣어 같은 형량으로 처벌해야 마땅하다. 

이산가족 상봉, 남북교류 그리고 2002년 월드컵과 아셈회의 등 국가적 중대사를 앞둔 시점이다. 허나 이러한 국제적인 이벤트에서 이들 느끼맨들로 인해 북한사람들과 외국인들에게 극도의 니글니글함을 접하게 한다면, 나라의 체면이 어찌된단 말인가. 더우기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한국에 대한 느끼한 인상을 떠들고 다닌다면 이미지 손상은 물론, 국가신인도의 추락과 제2의 암에푸까지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본 우원, 범국가적인 애정을 갖고 다시금 주장한다. 느끼맨이 이 땅에서 퇴치되는 그 날까지 정부는 의학분업이니 구조조정이니 남북대화니 하는 부차적 이슈들을 중단하고 우선적으로 느끼맨 척결에 전 행정력을 모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아울러 각 정당도 더 이상의 정쟁은 중단하고 서로 신뢰하는 마음으로 협상테이블에 앉아 느끼맨에 관하여 당리당략을 떠나 공동대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개개인의 신고정신이다. 언제 어디서든 느끼맨의 출몰을 목격하면 재빨리 112에 신고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상황전파를 해야만 한다. 이러한 상부상조와 투철한 신고정신 만이 느끼맨의 완전박멸을 가져올 수 있다. 

느끼맨 박멸의 그날까지. 신고하자. 112 !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