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양키 부대찌게> 폐업위기!

2000. 7.31.월요일
딴지 관광청장 뚜벅이 

우리 동네에는 소문난 <양키 부대 찌게> 집이 하나 있다. 이 가게는 원래 다꾸앙상이란 일본넘이 36년간 쥐고 있던 우리 동네 상권을, 미수타 양키란 미국넘이 다꾸앙상과 태평양로(路)에서 맞짱 떠 접수하면서 시작한 부대찌개집으로, 미수타 양키가 운영하는 전세계적 프랜차이즈의 서울지점 되겠다. 

다꾸앙상이 동네 상권을 거머쥐고 우리 동네 특산음식은 아예 메뉴에서 빼버리고 오로지 면빨과 다꾸앙만 내놓는 민족음식말살정책에 우리 동네 사람들이 36년 동안이나 먹고 싶은 것도 맘대로 못 먹고 시달려왔던 걸 잘 아는 양키 사장은, 우리 동네 터줏대감이었던 한국남(韓國南.56)씨를 동업사장으로 내세워 우리 동네 식생활 개선에 이바지하고 전세계 자유음식문화창달이 유일한 목적인 양 장사를 시작했다.

양키 사장은 개업 초기, 굶주린 동네사람들에게 공짜로 식사를 접대하기도 하고 쨈이나 껌, 쵸코렛 등을 디저트로 기브하면서 동네 사람들의 인심을 얻었으며, 1950년 6월에 벌어진 우리 동네 전통식당인 <서울 깍두기집>과 건넛 동네 <피양 랭면집>의 한바탕 나와바리 전쟁에서, 소련에서 요리사 자격증을 따온 조선녀(朝鮮女.56)씨의 <피양 랭면집>이 우세를 띠자 <서울 깍두기집>에 빠다를 무상 제공함으로써  마침내 혈맹식당으로까지 대접을 받게 되었다. 

이 싸움이 끝나자, 양 식당은 기도 38명씩을 입구에 줄줄이 세워 서로의 사업영역을 표시했고, 양키 사장은 이때를 기점으로 확실한 <부대 찌게> 식당사업 다지기 작업에 들어갔다. 

건넛 동네의 < 피양 랭면집 >이 우리 동네에 분점을 개설할 야욕에 불타고 있으며 그렇게 될 경우 우리 동네 상권은 완전히 조때버린다는 협박과 < 양키 부대 찌게 > 집이 있는 한 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회유로 그 후 50년 동안 우리 동네에서 가장 목좋은 자리를 독차지 하게 된다. 

한편, 건넛 동네 조 선녀(朝鮮女.56)씨의 <피양 랭면집>도 한때는 식당 내부에 보드카 빠를 개설하고 소비에트 지배인을 모셔와 영업을 했으나, 전통 랭면만으로 영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과감히 결별하고 오늘날까지 단독으로 가게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 양키 부대 찌게 > 집이 동네상권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가게세, 전기세, 수도세 등을 면제 받고 심지어는 동사무소에서 지원금까지 받아 처먹으며 장사를 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미국에서 델꼬 온 종업원과 기도들이 술 퍼먹고 동네 사람들과의 시비가 끊이질 않으며, 요리 재료 구한다며 매향리 논밭을 서리해서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질 않나, 동네 처녀 윤금희를 강간살해하는 극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동네를 활보하고 돌아댕기자 동네 사람들은 드디어 열받아 < 양키 부대 찌게 >집에 몰려가 항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수타 양키와 한국남 씨가 맺은 동업계약서 및 기도 관리 대장이 공개되었는데, 그 문서들이 

<양키 부대찌게>집의 기도 및 종업원들은 범죄를 저질러도 동네방범대에 처벌받지 않으며, 한국남 씨는 동등한 동업자가 아닌 핫바지 월급사장

이라는 전세계 어느 프렌차이즈 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불평등조항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무려 50년 동안이나 <양키 부대찌게>집이 우리 동네 상권을 지켜준다는 데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이 없었던 우리 동네 사람들은 <양키 부대찌게>집이 과연 필요하긴 필요한 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까지 가지기에 이른다. 

그러한 가운데 50년만에 건넛 동네 <피양랭면>사장 김쩡일과 울 동네 <서울 깍두기>집 사장 김데중이 극적인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이 만남에서 두 사장은 낮은 단계 메뉴연방제와 우리 동네의 반찬연합안이 서로 유사점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요리사 교류 등 각종 인적, 물적 교환에 합의하면서 평화적인 분위기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동네 사람들은 <피양랭면>이 분점 야욕이 아니라 같이 잘 먹고 잘 살자는 인식을 가진 마당에 <양키 부대찌게>집에 대한 각종 지원 및 혜택을 없애고 동업 계약서도 고쳐야 한다는 여론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식상해진 양키 부대찌게 집에 발길을 끊게 된 것이다. 

거기다...

이번엔 포름알데히드라는 극약 세정제로 접시를 닦고 그 꾸정물을 우리 동네 개울가에 살금살금 버려 온 것이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까다로운 환경규제 때문에 자기네 미국에선  함부로 국물도 못 버리는 넘들이 우리 동네사람들이 식수로 쓰는 개울가에다가 독극물을  쏟아부었으니, 울 동네사람들이 열받는 건  당연지사겠다.  

그럼에도 <양키 부대찌게>에서는 사장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는 커녕 웨이타 보조 따까리가 나와서는 극미량의 부패방지제를 무단 방류한 건 사실이나 아무 문제 없을 것이라고 뻔뻔한 자세로 일관하였으니, <양키 부대찌게> 오키나와 분점에서 발생한 여학생 강간사건때는 꼴링턴 회장이 직접 사과했던 사례에 비춰  우리 동네를 조또 물로 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울 동네사람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아직도 동네 이장 등 과거 < 양키 부대찌게>에서 떡고물과 무료시식을 즐겨왔던 무리들은 여전히 동네상권은 <양키부대찌게>가 지킨다, <양키부대찌게>가 잘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반부대찌게 운동은 안된다는 등 제대로 항의도 한 번 해보기 전에 지레 겁부터 먹고 삽질들을 해대고 있으니 동네 사람들은 아주 빡이 돌아버리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더 이상 이런 꼴갑을 두고 볼 수 없었던 딴지라는 유력한 동네신문은 <양키부대찌게문제해결단>을 비밀리에 결성, 이러한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무마용 인사치레를 하러 발표회장에 나온 양키사장에게 발표 후 물 한잔을 권하게 된다. 그 물을 쭈욱 들이킨 그는 즉시 대자로 쭈욱 뻗으면서 개거품을 고로록~ 머금고 의식불명에 빠져 버렸고, 의사들의 진찰 결과, 양키사장은 포름알데히드성 방부제 과다섭취에 의한 급성 미이라 증후군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양키사장을 이집트 박물관에 영구기증키로 결정하게 된다.

한편, 울 동네에서 쫒겨난 후에도 끊임없이 독도에다 우동분점을 내려는 야욕을 엿보이던 다꾸앙은, 

"한반도 마을사람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당당하게 외지인을 다루기 보다는, 그저 외지인들의 힘을 어떻게 빌어 볼까... 얘네들이 떠나면 우리 상권은 어떻게 되나... 에만 골몰하여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어리버리하게 군다면 독도 분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생각"

이라며 야리꾸리한 미소를 흘렸다 한다.  

동네 사람들 ! 이렇게 어영부영 하다간 양키부대찌게에 이어 독도 우동집까지 생겨 울나라 국제적으로 좃되게 생겼어요! 정신 바짝 차리고 얼릉 마을회관으로 모입시다! 졸라! 

<양키부대찌게문제해결단> 수괴
딴지 관광 청장 뚜벅이  
(ddubuk@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