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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베를린 버스 시수템을 알려주마

 

2000. 7.31. 월요일

딴지 유럽지사장 크레타 

 

 

본 기자가 딴지 총수로부터 특파원 임명장을 받고 가슴 설레이며 독일 베를린으로 날아온 지도 벌써 수 년이 되어 감다. 드뎌 딴지 유럽지사장 자리 까정 지맘대로 올랐으니.. 절라 출세했슴다.

 

 

처음 베를린 생활을 시작한 이래 한 달이 지나고 나자, 본 기자에게 떠오르는 의문은 한마디로 "아 씨바, 여기 선진국 마자?" 라는 의문이었슴다. 위대한 선진조국 울나라 대한민국으 서울과 달리 여긴 높은 고층건물도 드물고, 집들도 졸라 오래 됐고 어두 컴컴하며 휘황찬란한 네온싸인도 가끔씩 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여.

 

 

 

저 뇬넘들, 입고 다니는 옷들 좀 봐. 저걸 옷쪼가리라구 걸치고 다니는 거야? 어쭈구리? 핸드폰은 커녕 삐삐 가진 넘도 별루 엄짜나? 노트북 있는 넘들은? 우이쒸.. 여그 잘 몬 온 거 아녀? 

 

 

핸드폰의 경우 요새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좀 많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첨엔 도대체가 핸드폰 있는 넘 구경하기도 힘들었슴다. 

 

 

버뜨, 글다가...

 

 

한국서 기냥 껍데기루만 알고 있던 사회보장제도란 게 실제로 어떤건 지 조금씩 알게 된 때부터 과연 더 잘사는 것이란 게 뭘까?라는 실존적 고민에 왕창 빠지게 되었슴다. 똥꼬 저미는 사색 결과, 좋은 자동차, 핸드폰, 노트북, 졸라 비싼 옷 살 수 있는 게 잘 사는 것이 아니다는 결론에 이르렀슴다.

 

 

왜냐??

 

 

이 넘의 독일 베를린에서는 궁민연금 혹은 의료제도뿐만이 아니라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마저도 시스템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들을 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지여.. 즉, 명랑 복지사회는 바로 사람을 위한 사회여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단 말임다.

 

 

이번 기사는 본 기자에게 그런 깨달음을 가져다준 독일 베를린 버스시수템에 대한 것임다. 어떻게 되어 있길래 그러냐? 

 

 

함 가보겠슴다. 자, 1단 넣고 부르릉~! 

 

 


 

 

 

 베를린 버스는 요렇게 생겨먹었다

 

 

 

베를린의 대중교통수단은 이렇게 나뉘어 있슴다.

 

 


  • 버스, 
  • U-Bahn (지하철), 
  • S-Bahn (전철),
  • Strassen Bahn (Tram, 도로 위를 달리던 울나라 옛날 전철 같은 거) 
  • RB (Regional Bahn, 지역연결 전철)  

 

 

그중 버스는 또 이렇게 종류가 다름다.

 

 


  • 기냥 버스, 
  • 직행버스 (정거장이 조금임, X23 이런 식으로 번호가 붙음) 
  • 밤버스 (밤에만 돌아 다니는 거, N 우짜고 일케 번호가 붙음) 

 

 

울나라처럼 일반, 좌석, 고급좌석으로 나뉘어져 있으면서 제각기 다른 사업체가 있는 거와 달리, 전철과 지역기차를 제외한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BVG라는 민영회사 한 군데서 총괄 관리함다.

 

 

이번 주제는 버스니까, 요넘을 위주로만 설명하기로 함다. 본기자 버스 구조 사진촬영을 어케 할까 졸라 고민하던 중, 기양 암 생각엄씨 버스 종점까지 타고 가서 독일 운전사한테 손짓 발짓, 양해 반 협박으로 사진촬영을 허가 받았슴다. 코레아에서 졸라 유명한 신문사 기자, 아니, 유럽 지사장이라구 했더니 걍 껌뻑 죽더군여.. 한다면 해뻐리는 딴지 정신의 위력은 나 스스로도 놀라기에 충분했드랬슴다.

 

 

베를린 버스가 어케 생겼냐? 아래와 같슴다.  

 

 

 



 
 


<사진 1> 베를린 버스는 요러코롬 생겼슴다.

 

 

두 대가 연결되어 기다란 요런 것만이냐? 그렇지는 않슴다. 오래된 2층 버스, 짧은넘, 약간 긴넘 등 여러 가지가 있겠슴다. 이 넘들의 공통점은 차 바닥이 졸라 낮다는 것임다. 보통 이곳 버스들은 인도에 딱 갖다 대기 때문에 인도턱까정 계산하면 높이가 거의 한 뼘 정도 밖에 안됨다. 타고 내리는 데 전혀 불편이 엄씀다.

 

 

안으로 들어가 보겠슴다. 

 

 




 
 


<사진 2> 버스 안의 모양은 또 이렇슴다.

 

 

안에 들어가보면 한마디로 좋슴다. 특히 바로 문앞에 (<사진 3>) 휠체어 혹은 유모차를 세울 수 있는 널찍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슴다. 안전벨트도 있슴다.

 

 

 



 
 


<사진 3> 문 안의 널찍한 자리

 

 

하지만, 버스 차체가 아무리 낮아도 휠체어에 혼자 앉아 타거나 목발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타고 내리기가 어려울 것 같이 보임다. 글타면? 여기에 또 솔루션이 있슴다. 

 

 

뭐냐? 답은 차체가 옆으로 기울어 진다는 검다. 허걱. 버스 차체가 기울어지다니... 그렇슴다. 울나라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몸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목적으로 여기선 실제로 일어나고 있슴다. 또한 바닥에서 무신 판대기 (Rampe) 같은 것이 나옴다 (<그림 4>). 이렇기 때문에 노인, 유모차 끄는 아줌마, 아저씨,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는 장애인들도 버스를 이용하는 데 하등 불편함이 없게 됨다. 

 

 

 



 
 


<사진 4> 문 앞으로 슬라이딩하는 넓은 판대기

 

 

그럼, 울나라 버스는? 독자 제위들이 더 잘 아실 검다. 아.. 마자. 애버랜드 같은 데 가믄 비슷한 거이 있긴 있슴다. 에버랜드에나 가야... 독일 베를린에선 걍 일반버스임다. 아울러, 이러한 버스는 베를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일 전역에서 굴러 다니며, 웬만한 유럽국가들 (본기자가 눈으로 확인한 곳은 프랑스, 이태리 등)은 이런 식으로 되어 있슴다.

 

 

그렇다면 이런 버스들의 운영은 어케 되는지 알아보겠슴다. 

 

 

 베를린 버스의 운영체계

 

 

 버스 노선

 

 

이곳 버스 노선은 철저하게 지하철, 전철과 연계되어 있슴다. 그래서 지하철 종점은 항상 이곳 저곳으로 다니는 버스들이 집결하는 곳이기도 함다. 각 정거장 마다 버스 시간표가 깨알 같이 적혀 있슴다. 이 시간표가 100% 지켜 지는 것은 아임다. 가끔 늦을 때도 빼먹을 때도 있지만 거의 정확하게 지켜지고 있슴다. 

 

 

그리고, 이 버스가 지나가는 정거장 이름과 갈아탈 수 있는 버스, 지하철, 전철 등이 자세히 써 있슴다. 그래서, 버스 (다른 대중교통 수단도 마찬가지) 기다릴 때 하늘 보면서 담배 꼬실리며 한 없이 기둘리는 게 아니라 아 인제 얼마만 기둘리면 되는구나 생각하실 수 있슴다. 오후 8시가 넘거나 주말이면 배차 간격이 20 분 정도 되는데(밤 버스는 30분 정도) 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그 시간에 맞추어 나갈 수 있슴다. 한마디로, 예측이 가능하다 이 말씀임다. 

 

 

덧붙여 말씀드릴 또 한가지..  버스, 지하철 그리고 전철을 바꿔타는 게 무지 편하게 되어있슴다. 질문 하나 드리겠슴다. 길가에 나와 있는 지붕 뾰족한 집은 무얼까여? 

 

 

 



 
 


<사진 5> 지하철로 곧장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을 위한 화장실 아니냐구여? 아임다. 

 

 

땅속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되시겠슴다. 이거 타고 지하철로 곧장 내려가는 검다. 졸라 편리하고 빠르겠지여? 몸이 불편한 사람이 휠체어에 타고서, 혹은 유모차를 잠시 세우고 앞에 세워져 있는 막대기 같은 것에 있는 단추를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올라오게 되겠슴다.

 

 

 버스 운전

 

 

베를린 버스들은 상당히 천천히 달림다. 길이 뻥 뚫린다고 자동차 경주하 듯이 달리지 않는다는 검다. 이유는 역시 시간표 때문임다. 시간표 대로 달려야 되므로 적절히 몰아야 되는 것임다. 울나라 버스도 역시 시간표 대로 달려야 되므로 졸라 밟는다... 내,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슴다.

 

 

 표 검사 

 

 

놀라운 일이지만, 지하철, 전철도 마찬가지지만 표 검사를 하는 제도가 없슴다. 기냥 타구 내린단 말임다. 그래서, 여그 뇬넘들은 보통 2-4개 있는 문으로 아무렇게나 타고 내림다. 단, 오후 8시 이후에는 승차권을 보여줘야 하므로 앞으로만 탐다. (이 부분, 도시마다 차이가 있슴)

 

 

대신, 가끔씩 검표원들이 승차표 검사를 할 때가 있는 데 이때 무임승차한 게 걸리면 벌금을 졸라 많이 물어야 한다. 이때는 아무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한국서 하듯이 지가 잘 몰라서용... 한 번만 봐주세요... 이런 말은 나 표 안 샀으니까, 벌금 때려 란 말과 동의어가 되겠슴다. 

 

 

눈치보다가 도망치면 되겠다고여? 하긴, 그러면 된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긴 함다. 보통 검사원들은 뚱뚱한 아저씨, 아줌마들이므로 잘 몬 뛰끼 때문임다. 하지만, 여기서 그러는 현지인들은 없슴다. 그러다 잡히면? 조때는 거지요. 

 

 


 

 

 

자.. 독일 베를린 버스의 소푸투 및 하드웨어 적인 면을 잘들 보셨슴까? 어떤 분들은 일케 말할 지도 모르겠슴다. 

 

 

 

 

우리는 아즉 이넘들 만큼 몬 사니까 글차너? 그런 버스는 분명히 비쌀 텐데 우리가 그런 거 살 돈 어딨어? 

 

 

주위에 이런 분들 있으면 지금 조디를 한 방씩 갈겨 주시기 바람다. 이넘들처럼 버스가 벤츠일 필요는 없슴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모양의 지네 나라 회사들이 만든 버스가 굴러 다님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르노, 이태리는 피아트 혹은 이베코 이런 식으로. 

 

 

울나라에는 헌다이, 데우(인제 포든가?) 이런 기라성 (?) 같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지 않슴까? 평소, 넘들이 만든 차 졸라 잘 베껴먹었으므로, 이런 거 만들기는 식은죽 먹기일 검다. 문제는 머리 속에 든 뭔가에 있슴다. 사람들과 더불어 사려는 정신. 그거 말임다. 

 

 

사회 전체가 아직도 불편하고 마음 놓이지 않는 것은 진정으로 사람들을 위하고 함께 살려는 배려의 정신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여? 단순히 버스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버스타고 가다 퍼뜩 정신차린 딴지 유럽지사장 크레타였슴다. 졸라! 

 

 

 

 

 

 

 

 

 

 

독일 베를린 특파원 겸 
내조때로 딴지 유럽지사장 크레타 (cret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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