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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제6차 농술고사 수상자 발표

2000. 7.24.월요일

딴지 농술고사 채점위원회 










"의약분업 시행에 따라 메디칼 드라마 허준의 내용중 의사 허준이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조제하는 행위 (거머리 부착술, 비상 등 독극물 처방), 약사 임오근이 처방전없이 구두지시로 탕약을 조제하는 행위 등이 사실성이 떨어지고, 현실법에 저촉됨에 따라 많은 시청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드라마 허준의 내용중 세자 발병시 진료 및 조제행위를 의약분업 시행안에 맞게 사실성있도록 재구성하고, 이번 의약분업사태에 대한 소감을 의원, 약탕감, 의녀의 입장에서 농술하시오."




21세기 명랑사회를 빨랑 앞당기고자 분투하는 본지,  그간 각종 복잡다난한 정치 사회적 사건들에 대해 독자 스스로의 참신한 시각과 해결책을 모색하고 국민 평균 엽기공력 함양을 위해 농술고사를 개최, 제6회에 이르도록 시행해 왔드랬소.  


그동안 농술고사를 통해 재야에 묻혀 있던 엽기대인들이 속속 출몰하여 사회 제분야의 문제점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표출해 냄으로써 농술고사는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엽기 단련도장으로서 위상을 곧추 세웠다고 나름대로 자부하는 바이오. 


그런데..


위의 제시문은 금번 제6차 농술고사의 문제임을 독자 니덜이 더 잘 알것이오. 지난 6개월동안 장안의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허준>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의약분업 문제를 놓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법적 허구성을 없애기 위해 재구성하라는 문제였소. 


글나, 머뜨러진 엽기보유자들의 공력대결을 기대하던 본 농술 채점위원회, 이번 제6차 농술고사장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사태를 두 눈으로 목도하고 말았소. 


400여 응시작을 모두 검토해본 본 위원회, 우수작으로 선정할 만한 작품을 하나도 건질 수 없는 충격적인 결과를 접해야만 했기 때문이오.. 어흑, 비통하오. 본 심사우원단은 답안지를 쭈욱 살펴보다 허탈한 결과에 똥꼬의 맥이 탁 풀리면서 심각한 똥꼬우울증에 의한 급성변비에 빠져 버렸소.   


하지만, 냉정을 되찾은 본 채점위원회, 곧바로 원인규명에 착수,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밝혀내게 되었소.







 본지 농술 응시자들은 날로 치열해져가는 농술경연에 대비, 평소 수험공부에 열중한 나머지, 메디칼 드라마 <허준>을 시청하지 않았다. 

농술고사 대비 학습중심의 생활로 인해 드라마 <허준>이 뭔지도 모르는데, 어찌 약탕감, 의녀를 알겠으며, 제출된 문제에 따라 농술하는 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였다는 말이 되겠소. 

나, 세상만물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자기 나름의 주관이 있어야만 훌륭한 농술가가 될 수 있는 법,  재래적 고시식 학습법을 버리고 세상과 부딪히며 경험을 통해 훌륭한 농술가로 거듭나길 바라오.   


  "학업은 NO, 사업은 OK"라 부르짖으며 조기에 비즈니스 세계로 뛰어드는 동료 수험생들의 창업열기가 농술고사에 임하려는 수험생들의 마음을 흐트러 놓았다. 

벤처창업으로 돈벌기에 나서는 어수선한 주변환경으로 인해, 설령 <허준>을 시청하고 의약분업에 견해를 지닌 수험생도 마음이 콩밭으로 가고 았으니, 어찌 제대로 된 답안이 나오겠소.    

 고사장에 출몰하는 각종 잡상인들로 인해 정신이 산란해져 충분한 엽기공력을 펼칠 수 없었다. 


무릇 엽기공력이란 똥꼬의 기를 모아 각 혈맥에 그 기를 충만히 한 후, 손꼬락 끝에 그 기를 담아 한 자, 한 자 써내려갈 때 제대로 표출될 수 있는 것이오. 그런데 시시때때로 고사장에 출몰하는 "진짜 죽이는 알바, 엄마 몰래 하세요"류의 잡상인때문에 공력집중에 애를 먹은 응시자들이 제대로 기량을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 본 우원회의 판단이오. 


본 우원회 이를 감안, 담 농술고사부터는 철저히 잡상인을 색출하여 응시자들이 문제풀이에 전념하도록 할 것이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금번 제6차 농술고사에선 바람직한 수상자가 없었다고 본지 이해하고 있는 중이오.  응시자 모두 이 점, 싫더라도 동의하리라 믿소.


어쨌든, 지금 제7차 농술고사가 진행중이오. 심기일전하여 많은 응시바라오. 수상자가 안 나온 관계로, 금번 상품은 다음번 수상자에게로 이월되었소. 7차 농술고사 수상자는 상품 똥꼬프리가 곱빼기로 주어지게 된다 이 말씀이오. 잘들 해 보시오. 


이상.






피에쑤> 이전 수상자들에겐 약속한 똥꼬프리가 부상으로 우송되었소. 왜 안 주냐고 뗑깡부리지 말고 우체통 잘 살펴 보기 바라오. 아울러 받았으면 객원연구원으로서의 체통과 위엄을 살려 똥꼬 진중히 연구에 몰입하여 연구업적을 멜로 본 위원에게 쎄리길 바라오.  


딴지 농술고사 채점위원장( djja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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