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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여성들의 포르노, 야오이를 아시는가. (1)



야오이... 야오이라고 들어보셨나. 아마 절대 다수의 독자들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단어일 게다. 제도 매체를 아무리 뒤져봐라. 야오이란 단어 나오나. 그렇다면, 야오이란 뭐냐. 그리고 딴지는 왜 야오이에 대해 언급하나. 


이제부터 갈켜주마. 







이거뜰이 둘 다 남자다..


야오이란 한마디로 말해, 남과 남의 애정 행각(물론 눈맞음에서 시작하여 손 잡고, 키스하다 섹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다룬 만화나 소설들을 통칭한다. 때론 그런 작품들을 창작하고 즐기는 문화를 뜻하기도 하고. 


남자와 남자라...


그럼 이거 남성동성애자들을 다룬 거고 그렇다면 뭐 새로운 것도 아니네.. 하시겠으나 그런 작품을 창조하고 즐기는 대상이 남성 동성애자가 아니라, 이성애자 그것도 여성들이라는 데 야오이의 홀랑 깨는 엽기성이 있다.


그러니까, 평소 일반 남자 사귀고 연애하는 여성들이, 남성동성애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만화를 그리고 또 그런 소설을 쓰며, 그 세계를 탐닉한다는 거다. 어때? 깨지?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앞서 독자제위들이 분명 맛탱이가 가는구만... 이라 생각할 거이 틀림없는 이 생소한 쟝르를 디비는 자체가 이 기사의 목적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이 엽기문화를 통해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 보고자 하는 기다. 


자 가보자. 





 야오이가 뭐냐 


 야오이의 의미와 시초


야오이란 일본어의 야마나시(극적상황 없고), 오찌나시(반전이 없고), 이미나시(의미가 없다)라는 앞 글자만 따서 생성된 조어이나 이건 어디까지나 어원일 뿐, 본지 일본특파원 맨뒤님에 의하면, 이 장르가 태동된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여성 작가에 의한, 여성 독자를 위한, 남성 동성애를 다룬, 포르노 소설 내지 만화를 통칭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게이를 다룬 소설, 만화지만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어 이 장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앞의 <극적 상황, 반전, 의미> 없음에 포인트를 맞추어 신조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그 효시는 일본에서 1982년 창간된 준(JUNE)에 연재된 <사카키바라 시호미>의 <호타루 가이케>라고 보는 게 일반적이며, 그 후 상업성을 판단한 신서관이 1988년 <소설 윙크>를 출간하고, 이 때부터 상업적인 규모로 성장한다. 


우리나라에서의 야오이를 언급할 때는 미나미 오자키의 브론즈(절애)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야오이 팬들의 절대 다수가 이 작품을 접한 것을 시발로 야오이에 눈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야오이 문화를 상업적으로 확장시킨 최고의 공신으로 브론즈를 드는 것엔 이견이 없다. 그 외 주로 해적판으로 유통되는 일본 야오이 만화를 시작으로 서서히 우리나라에서도 야오이 향유 계층이 형성되기 시작했으며, 통신의 대중화로 그 층은 빠르게 퍼져나가고 조직화되었다. 


 야오이의 등장인물


야오이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남과 남의 애정 관계를 집중적으로 묘사한다. 그러니 등장하는 주인공은 두 남자가 되겠다. 여기서 강 한 남자가 , 그리고 상대가 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둘의 만남은 



공이 수를 찍는다 -> 수가 거부한다 -> 공이 몰아 부친다 -> 수는 여전히 거부하지만 끌리기 시작한다 -> 공이 덮친다 -> 수가 공을 증오한다 -> 그리고 공, 수의 위기 -> 수는 공을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합의된 섹스 -> 영원히 사랑해.


배경과 상황은 조금씩 틀리지만 위와 같이 거의 공식화 되어 있고, 그 특징은 다음과 같다. 


 







어느 넘이 (공)인지 알겠지?



1. 키가 크다. 본기자가 만난 넘 중에서 제일 작은 넘이 183. 보통 185~190이다.


2. 사회적으로 막강한 권력자다. 보통 재벌의 아들이거나 학생회장, 내지는 짱. 직장인이라면 대단한 능력을 지닌 촉망받는 인텔리 사원이며, 환타지 쪽으로는 황태자나 젊은 장군이 많다. 


운동부 주장도 빠질 수 없다. 카리스마 넘치는 새내기 선생도 해당되겠다. 대학이 표시되면 보통 이렇게 나간다. S, Y , K ...


3. 혹 애마를 가지고 있는 넘이라면, 고딩은 일제 오토바이(국산은 없다), 그 외 인물은 외제 스포츠카가 기본이다. 


4. 고딩은 공부를 환상적으로 잘하며, 스포츠는 못하는 게 없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학생회장과 짱의 구별 없다). 특히 이들 중 많은 이가 검도를 선호한다. 


5. 얼굴이 장난 아니다. 대리석 같은 이목구비와 잘 다듬어진 몸매, 그리고 남성적인 면은 뭇 여성의 가슴을 녹아 내리게 할 정도다. 


6. 차갑고 절제된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대단한 카리스마로 주위를 휘어잡는다.(도대체 그에게 반항할 자, 누가 있겠는가)


7.거시기가 엄청나게 크며, 남자를 성적 대상으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까지도 단박에 보내버릴 정도로 테크닉이 뛰어나다. 한마디로 남성성이 극대화된 사내다. 


 受 :



1. 어떤 경우에도 공보다 더 크는 건 야오이 이 존재하는 한 숙명적으로 불가하다. 작게는 160대도 있지만 보통 174~178정도. 


2.평범한 집안일 경우가 많으며, 비극적인 요소를 띨 때면 극히 불운한 가정환경을 지니고 있다. 잘 살아도 공보다 잘 사는 건 용납이 안 된다. 공부를 못하지는 않지만 공보다는 떨어지며 특히 스포츠에 있어서는 황일 경우가 많다. 







꽃미남.. 필이 팍 꽂히지?


3. 일본에서 건너온 꽃미남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는가. 바로 이 넘이다. 근육은 없다. 살결은 희다. 긴 속눈썹이 박힌 눈은 엄청나게 크다. 몸매는 환상적으로 잘 빠져 여자처럼 여리여리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다. 


미소가 눈부시다. 여자보다 아름답다. 학교축제 때 여장대회에서 퀸에 뽑힌다. 아닌 넘도 꽤 있어 공보다는 전형화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4. 공이 쫓아오면 우선 엄청나게 튕겨 댄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라고 표현되긴 하지만 어쩐지 여자들의 내숭을 보는 듯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좋아도 절대 말하지 않는다. 하고 싶어도 절대 먼저 하자고 하지 않는다. 잘 운다. 마음을 허락하면 애교만점이다. 어떤가, 송헤교를 보는 듯 하지 않은가. 


5. 거시기가 작으며(보통은 그것이 귀엽다고 표현된다) 섹스를 하기 전 앙탈은 필수다. 결론적으로 여자를 남자라고 표현한데 지나지 않는다. 남성성이 거세된 사내다.


 왜 야오이인가


 야오이의 특징


도대체 왜 이성애자 일반 여성들 중 야오이를 탐닉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그걸 알아보기 앞서 일단 야오이가 일반적 문화장르와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 두 가지부터 언급하자. 


 첫째, 그 중심 소재가 극히 <일반적이지 않은 관계>라는 점



동성애는 상업적 대중문화에서는 물론이고( 당연하다. 가장 확실한 소비층이 될 동성애자가 사회적 소수인데 수지타산이 맞겠는가. ) 주류 문학에서도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백민석의 <내가 사랑한 캔디>가 나왔을 때 평단의 반응을 되살려 보라. 


그런데 이 야오이라는 장르는 일반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동성애를 중심축으로 삼는다. 그러나 억압된 인권과 소수의 비애 같은 주제엔 결코 관심 없으며 오로지 두 남자의 단순한 애정행각(물론 섹스가 대단한 비중을 차지한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둘째, <중심 소재와 향유층이 서로 다르다>는 점 



그 중심축을 이루는 소재와 향유계층이 완전히 틀리다는 것은, 어떤 대중문화장르에서도 보기 힘든 특성이다. 무협지는 남자들이, 할리퀸은 여자들이, 순정만화는 소녀들이, 소년지는 소년들이, 그리고 게이소설은 게이들이 본다. 


그런데 분명 남자와 남자만 나오는(간혹 드물게 등장하는 여자는 자기를 거들떠보지도 않는 남자()를 애달프게 바라보며, 또 다른 한 쪽 남자()의 아름다움을 강화시켜주는 시녀역할을 한다) 야오이의 향유계층은 헤테로 섹슈얼인 여성들이다. 이거 이상하지? 그래 이상하다. 이상해도 많이 이상하다. 


도대체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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