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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 사회적 금기에 대한 과학적 분석 (2)


2000. 4.23.월요일
지  엽기청 부설 언어문화연구소

본지가 지난 호에서 세계최초로 수행한 바 있는 <야간 휘파람 연주에 의한 뱀/귀신 호출 실험>에 대한 독자열분들의 반응은 실로 뜨거웠다.

 

보내주신 메일중 대부분은 본지의 쾌거에 대한 맹목적 찬양으로 일관된 바람직한 경향을 보였던 바, 사회적 금기타파에 대한 독자덜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정통을 자처하는 극소수 전문가 집단과 관련 유관학계의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각계에 흩어져 있는 본 언어문화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모여 똥꼬를 맞대고 집단토의에 들어간 결과, 접수된 유관학계의 반응에 대해선 무대응하기로 했다. 본지는 오직 전진만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기사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나 검증은 언제나 그렇듯 독자 니덜의 몫이다. 

 

다만 아직도 경건엄숙주의에 빠져 허우적대는 이들이 창궐하고 있음이 심히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본 연구소가 엄청난 비용과 시간, 인력및 최신장비를 사용해서 각종 실험을 행하는 이유는 "우리의 모가지를 죄고 있는 각종 금기를 타파하여 똥꼬발랄한 창의력을 발휘토록 한다"는 숭고한 의도이므로 여기에 토를 다는 넘은 반명랑세력으로 간주토록 하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번 연구를 소개하겠다. 

 
 

 






 
Object 2
다리떨기와 복 유실간의 상관관계 조사              
(Investigation of the relations between leg-shaking and loosing fortune)
 

 

 

 

 

 연구 목적 (Goal of investigation)

 

1. 범사회적으로 널리 인지되어 있고, 현재에도 그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회적 금기 (Social Taboos) 에 대한 과학적이고 계량적 분석을 통해 실제 생활에서의 영향을 분석한다.

 

2. 분석 과정을 통해 각 금기의 신빙성 유무를 확인, 분류한다.

 

3. 신빙성이 결여된 금기를 폐기함으로서 전 국민의 똥꼬발랄한 사고와 행동의 제약요인을 제거하여 명랑사회의 신속한 도래를 유도한다.

 



 분석 대상 (Objects of Scientific Analysis)

 

 






 
 

연구 대상 금기 

                   다리 떨지 마라
 

 

 


 

 

 관련 용어 정리와 예비 실험  

 

지난번 연구의 경우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위해가 되는 뱀이나 귀신 등에 대한 본능적 기피와 그에 따른 금기를 다루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오브젝트인 "다리 떨지 마라"의 경우, 보다 스피리추얼하면서도 현실 삶에 밀착되어 있는 사상적 배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는 본 연구소장이 40세 이상 성인남녀 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위 금기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이다.

 

 






 
다리를 떨 때, 그러한 행동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 아는대로 기술하시오. 
응답결과 : 해당 금기 시행시 福이나 幸運이 유실된다고 들었음. 

                   ( 3명 모두 동일한 답변)
 

 

 


이 설문의 결과에서 보여지듯, 본 금기에 대해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답변을 하였으며, 과학적으로 실체규명이 난해한 "복"이나 "행운"을 언급한 바, 이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이 선행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의 정의와 예비실험

 

복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삶을 기쁘고 즐겁게 해 주는 조건이나 요인

 

사실 이는 매우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개념이다. 그러므로 옛 조상들은 제비가 물어다준 박씨, 도깨비 방망이, 금도끼 은도끼 등 구체적인 사물로 이를 실체화 함으로서 선행을 베푼 사람이 그 결과, 획득가능한 사회적, 경제적 보답으로 여겨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 의 형태는 대부분의 경우 돈, 재화와 직결됨으로서 잘못된 관을 야기하게 된 원초적 단초가 되었다. 또한 연구가 거듭될 수록 연령층이 높아짐에 따라 복의 정의에 대한 구체적 인식이 없이 이의 분실에 대해 두려워하는 기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설화에서 제기된 "복=돈"이라는 전통적 사고에 근거하여 본 실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다음의 예비 실험을 진행하였다.

 

 






 
 

복 개념의 구체화를 위한 예비 실험

 

<실험 과정>

1. 현금 3천원을 소지한 l실험대상자를 의자에 앉힌다

 

2. 두시간동안 다리를 떨게 한다 

 

3. 실험 대상자가 소지한 현금을 회수하여 실험전과 비교 한다

 

* 다리 떪 속도 = 왕복 50회/분

 

 

 
 
 
 

이상과 같은 엄밀한 조건하에서의 실험결과, 실험대상자가 소지한 금액에는 아무런 변화도 발생하지 않았음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일반적인 개념과 달리 이번 실험을 통해 다리 떪 = 복 나감 = 돈의 유실이라는 도식은 성립되지 않음이 증명되었다.  

 

 본격적인 실험의 준비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실험을 통해, 다리떨기가 생활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만보계 등 초정밀 고가 계측장비의 뒷받침은 필수적이었다. 

 

 






 
 

다리떨기와 복 유실간의 상관관계 실험

 

<다리떨기 실험과정>

 

1. 20~40대 연령층에서 선발한 30명의 피 실험자들로 하여금 만보계를 부착한 채 다리를 떨게 한다. 

 

2. 시간을 기록한다. 

 

3. 생활상의 변화를 면밀히 추적한다.

 

 

 

피실험자들은 소득수준이나 남녀의 구별없이 실험에 반발하지 않을 친한 사람들로 선정했다. 이들이 각 연령층을 대표한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선발과정에서 애원과 공갈, 금품수수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므로 니덜은 그냥 넘어가도록..

 

예상대로 연령층별로 실험에 임하는 기본 자세에 큰 차이가 있었다. 40대는 실험 자체를 납득하지 못함은 물론, 마지못해 참여한 후에도 주어진 행위을 주기적으로 시행하지 않는 등 저항이 심각했다. 따라서 이들은 특별 관리 대상으로서 실험기간중 수시로 체크해서 결과를 받아내야만 했다. 

 

그러나 30대에서는 실험에 대한 몰이해와 저항이 대폭 완화되었으며, 20대에서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음은 물론, 중간 점검조차 필요치 않았다. 실험에 흥미를 느끼고는 자발적으로 참여해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본지가 지향하는 금기없는 똥고발랄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염원을 읽을 수 있었다. 

 

 

 실험과 결과  (Experiment and Results) 

 

 




 
 

다리떨기와 복 유실간의 상관관계 실험

 

 

 

1. 다리떨기의 변천과정

 

결과를 공표하기에 앞서 본 연구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얻어진 다리떨기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해 언급하도록 하겠다. 

 

이는 "피실험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리를 떨게 할 것인가"라는 실험 준비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모든 역사적 발명과 발견은 우연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거짓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다리 떨기 자세와 세부 시행방법의 역사적 변화과정은 시대적 상황과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았던 바, 자세한 내용은 담과 같다.

 

 






 
절믄거뜰은 양반다리로 앉는 것조차 절라 힘들어 한다. 

 

 

 

 

 

 

6,70년대 새마을 운동등에 의한 주택 개량 및 80, 90년대 이어진 1가구 1주택 보급, 최근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 등 일련의 가옥형태의 변화에 따라 다리떨기 방식도 세대별, 거주형태별로 다양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40대와 같이 좌식생활과 입식생활, 양측에 대한 오랜 경험이 축적된 경우, 사진과 같이 양반다리형 다리떨기와 의자거치 상하왕복형 다리떨기 모두가 가능했다.  

 

 

그러나 20대 피실험자의 경우 양반다리형 다리떨기 시행에 많은 곤란을 겪었다. 입식 주방과 거실, 침대생활이 보편화된 현대식 거주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파트 등 입식거주양식이 보편적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다리를 떠는 자세의 흐름도 과거 좌식생활 때의 양반다리 형에서 의자거치 상하왕복형으로 바뀌어감을 알 수 있다.

 

 

 

 










 
 
입식생활이 보편화된 오늘날 주류로 자리잡은 다리떨기 유형   매니아들 사이에서 시행되는 고난도 기법

 

 

 

 

 

 

 

연구는 본 기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관계로 이 쯤에서 정리하고, 관심이 있는 독자나 유관단체의 후속연구를 기대해 본다.  

 

 

2. 본실험

 

 

금기가 다리떨기 자세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30명의 피실험자들은 각기 자유로운 자세로 실험에 임하였다. 다리를 떤 날과 떤 횟수를 기록하게 하고 이전과 이후 생활의 변화를 면밀하게 체크하는 방식을 취해, 생활상의 불이익이 늘고 즐거움이 줄어들었는지의 여부를 확인하였다. 

 

 

다음은 그들의 보고를 토대로 작성한 결과표이다.

 

 

<금기 위반이 초래한 삶의 만족도 변화 및 금기에 대한 평가>

 

 

 

 


















 
   

떨기 전의 생활만족도

 

다리를 떤 후 변화

20대 학업 및 취업 등으로 인해 골치 아프지만 그런대로 살만함. 변화없음. 여성의 경우 종아리 운동으로 인한 각선미 개선 효과가 나타남.  
30대 구뇽조정, 연봉제 등으로 불만이 많음.  주식투자나 벤처이직 등을 꿈꾸며 근근히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음. 회의시 상급자가 졸라 쓸데없는 발언시 다리를 떪으로써 졸음예방 및 무언의 반항표시를 할 수 있었음.  이로 인해 업무추진력과 활력을 얻게 되었음.
40대 마누라와 새끼들 데리고 졸라 열심히 살았음에도 남은 건 암꺼도 엄씀. 왜 사는지 몰겠음.  다리를 떪으로써 하체 및 국부단련 효과가 나타나 그동안 뜸했던 부부관계시 강력한 파워가 지도 모르게나타남. 담 날 아침, 반찬이 푸짐해졌음. 

 

 

 

 

 

 

 

 

 




 
 

 결론

 

 

 

 

 

 

 

결과표에서 보여지듯, 다리 떨기와 복의 유실간에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었으며, 오히려 여러가지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었다. 만성적인 운동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에게 다리떨기는 하체강화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강력한 자쥐단련에도 효과가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해서 다리를 떨건가"라는 본 연구소장의 기습적인 질문에 실험자의 대부분이 습관적으로 떠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3,40대의 경우 사회적 금기를 어기는 데에 대해 상당한 심리적인 저항감을 나타내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였다.

 

 

이에 따라 다리떨기의 운동/미용효과 및 국부단련 효과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과 함께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다리 떨기"에 대한 사회적 금기를 타파해 나갈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처럼 2차에 걸쳐 본지, 울나라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금기 몇 가지를 엄선하여 초정밀 실험 및 연구를 행하였다. 그 결과 대부분의 금기가 낭설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 강고히 자리잡은 금기의 심리적, 윤리적 위력이 막강하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본지는 본 조사결과를 학계 및 유관단체에 보고함은 물론, 이러한 금기의 폐해를 없애고, 보다 많은 생활의 자유를 담보코저 이를 대대적인 대국민 캠페인으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독자는 각자 집과 근무처에서 금기 행위를 절라 일삼으면서도 행복하게 잘만 사는 모습을 각종 도표와 그래프, 사진자료를 통해 증명하여 본지로 우송하믄 되겠다. 이상!

 

 

 

 

딴지 엽기청 부설 언어문화연구소장
(djjang@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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