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은 앞 단원에서 말한 대체조제와는 다른 경우로 처방전 중의 어떤 약을 전혀 다른 성분의 약으로 맘대로 바꾸는 걸 말한다.(물론 의사와 사전에 의논한 후에 바꾸는 건 문제가 안된다.)

제2형이 필시 가장 많이 행해질 것으로 생각되는 형태다. "요거이 방금 동남아에서 직수입된 디따 좋은 건강식품인데 이 병에 같이 드셔봄이 어떠할지?"라는 형태로 일어나게 되는 소위 끼워팔기라는 거시다.(카운터를 상기하시라.)

제3형은 어떤 환자가 한번 병의원에서 받아온 처방전을 가지고 일년 내내 반복적으로 조제해주는 걸 말한다. 이것도 2형만큼이나 우려되는 임의 조제의 형태다.

어떤 형태의 임의조제가 되었든지 이거는 의약분업의 취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약을 의사나 약사의 이윤 동기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그래서 필요없는 의료비를 좀 줄여보자고 하는게 분업이다. 근데 국민의 편의보장을 위해 약사가 자율적으로 판매(조제가 아님)하도록 허가해준 일반의약품을 가지고 의사의 처방을 왜곡하는 일은 사실 더 말할 여지가 없는 쪽팔릴 일이다.

본 기자 의약분업 기사 쓰면서 먼저 의약분업을 시행한 여러 나라의 자룔 꽤 검토했었는데 이상하게도 임의조제에 대한 자료는 별로 구할 수가 없었다. 이게 그 나라 약사들이 유달리 양심적이어서 임의조제가 행해지지 않기 땜에 그런게 아니고 아예 임의조제라는 거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진짜로 중요한 문제는 이런 형태의 임의조제가 아니다.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사 맘대루 진찰하구 처방해서 조제하는 경우.

사실 울 나라 임의조제의 핵심은 요거다. 이거 곰곰히 생각해보믄 지금까정 우리가 약국가서 "오데 오데가 아퍼요"하고 약 져 먹었던 게 다 이 경우 되겠다. 즉, 현재 울 나라 의료에서는 바로 위와 같은 형태의 임의조제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뿌리깊은 관습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말이다. 본 기자 개인적으로 울 나라 의료의 엽기적인 모습의 가장 상석에 해당하는게 바로 요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이게 사실 까놓구 얘기하면 의료인이 아닌(의료법 제2조, 즉 질환에 대한,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이 없는) 약사가 약에 대한 일부의 지식만 가지고 환자를 약으로만(그것도 경구약, 머 어떤 엽기적인 약국은 주사까지 놔주기도 하더라마는) 치료하겠다고 덤비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거이 어느 정도로 울 나라 의료계에 깊숙히 뿌리박고 있는지 함 예를 들어보자.

만성 B형 간염(chronic hepatitis B)이 있다. 요거이 B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B virus)란 넘이 울 몸의 간에 침입해서 울 간을 시나부로 맛이 가게 하는 만성 질환이다. B형 간염이 문제가 되는 건 사실 B형 간염 자체가 무서워서라기 보담 요거의 합병증이 치명적이어서 그렇다. 그게 뭐냐믄 간경화, 간암 이런 무시무시한 것이다.

근데 안타깝게도 이 B형 간염이라는 게 아직 약이 없다. 쉽게 말해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죽일 치료제가 없다는 얘기다. 한 10년 전 인터페론 요법이 바람을 일으키며 반짝했고, 한 5년 전에는 새로 개발된 항바이러스 제재 중 하나가(라미부딘, lamivudine) B형 간염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희망을 주기도 했었드랬다.

글나, 절라 안타깝게도 그 효과는 일부의 환자에만 국한되며 또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일시적이고 대부분은 금방 다시 재발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면서 간을 주로 다루는 내과의사들은 B형 간염을 치료한다는 말을 절대로 함부로 하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환자로 하여금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게 하고, 절제된 생활을 하며, 정기적으로 합병증 발생 유무 및 간에 대한 상태를 체크하여 합병증을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B형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나 방법을 개발하는 인간, 바로 그 순간 노벨 의학상 받아도 부족함이 없게 되겠다. 근데 울 나라 약국 운영하는 분들 중 노벨 의학상 열 개쯤 받고도 남을 분들 여럿 계신다. 바로 <간염치료 전문약국> 되겠다. 이런 팻말 내걸고 자기만의 비방이라며 사기치는 약국이 전국에 도대체 몇 개나 되는지 모를 정도다.

이런건 의사가 전문이여.

이들의 엽기성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전국적으로 소문난 이런 약국은 환자가 찾아오면 문진(증상을 물어보는 행위), 진찰 등을 거쳐 인근 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혈액 검사, 간에 대한 CT 촬영 등을 해오게 해서리 자기가 판독하고 그런 연후 자기의 비방으로 처방한다.

그리고 약사들 사이에 슬쩍 소문을 내서 문하생을 두고, 얼매를 받는지는 모르지만 돈 받고 강의까지 한다. 그 인간들 비방이라고 박박 우기는 거 먼 약인지 내 대충 짐작 간다.(라미부딘이 틀림없다) 하지만 말이다. 그게 그리 진짜 비방이면 떳떳하게 세상에 발표하라. 울 나라도 노벨상 좀 받아보자. 씨바들아.

요러한 예를 들자면 날밤 새도 끝도 안 나니까 이 쯤에서 정리를 해 보자.

약사는 약에 대한 성분, 제조법, 약효 및 부작용, 약물 상호작용, 올바른 복용법, 복용상 주의 사항 등에 관한 전문가다. 그런 부분 의사보다 우월하다. 본 기자 종합 병원에 있을 때 그런 면에서 약사의 도움을 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글나, 실제 환자를 보고 진찰하고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은 의사가 전문가다.

약사도 임상 약학 등을 공부했으니 경미한 질환에 대한 처방권은 인정해 달라느니 하는 것은 바둑이 풀 뜯어먹는 소리에 다름 아니다. 도대체 질환들을 어떻게 한 번에 딱 보고 경증, 중증 칼로 자른단 말인가? 증상이 아무리 경미하다더라도 중환일 수 있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위암은 단지 속이 약간 더부룩한 증상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울 국민의 의료 행태의 엽기순위에 임의조제 관행이 가장 상석이라고 했다. 본 기자 내친김에 그 담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몇 가지 엽기 행태들에 대해 더 디벼 보겠다. 본 기자 꼭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울 나라 제약 산업, 매출 세계 10위라는 야그 이미 했었다. 이게 의사 약사들이 환자들에게 한 트럭씩 약 갖다 먹여서 이렇게 된거 틀림없다. 글나, 반면 약 좋아하는 울 나라 사람들의 습성 또한 한 몫 단단히 했다.

본 기자 어떤 환자에게 해당되는 약 조심스럽게 한 알 내지 두 알 처방했다가 환자들에게 엄청나게 쿠사리 먹은 적 한두 번이 아니다. 도대체 약을 밥 대신 먹겠다는 것인지 한 웅큼씩 처방 받아야쥐만 만족해하는 고집불통의 궁민들, 정말 맘 상하는 일이다.

특히 주사제 이거 문제다. 주사제가 효과적 직빵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겠지만 사실 정맥주사나 근육주사는 먹는 거보다 더 불편하고 위험하다. 환자도 졸라 아프고. 따라서 먹을 수 있는 환자는 경구 처방이 원칙이다. 주사약이 더 세고 존 약 아니냐고?

이게 니 뿡이라는 이유를 두 가지 제시하겠다.

둘, 약이라는 건 원칙적으로 어느 일정한 기간동안은 계속해서 일정한 혈중 농도를 계속 유지시켜야지 그 약효를 볼 수 있다. 예외적으로 한 번만 주사를 맞거나(임질) 한 알만 먹으면(기생충약) 해결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건 그야말로 예외적인 극소수의 경우이다. 주사제는 보통 한 번 맞으면 4시간에서 12시간 정도만 충분한 혈중농도가 유지된다. 따라서 감기약을 우리가 한 사흘 먹어야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할 때, 이걸 주사로 해결하려면 하루에 서너 번씩 사흘을 연속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소리에 다름 아니다.  

주사 함 맞아볼텨 ?

그러니 우리 국민들도 이제 주사 좀 그만 밝히자. 니네 방뎅이가 무슨 양궁선수 연습에 쓰는 과녁이더냐. 아, 아, 다 안다. 그렇게 처방해주는 의사나 약사가 더 나쁜 넘들 아니냐, 이 말이쥐? 그건 내가 앞서 말했다. 본 기자가 지금 말하는 것은 그 부분에 정말루 국민에 의해 주문된 부분은 전혀 없을까나 하는 점이다. 그 점을 말하고 있는 거다. 이제 울 국민, 병의원에 가서 똑똑해지자. 항생제 처방해주면 내가 왜 항생제를 먹어야 되는지 물어보자. 주사제를 이유 없이 함부로 놔주려 하면 오히려 그렇게 처방하는 의사를 나무랄 수 있는 수준의 궁민이 되자. 

울나라 궁민 약 좋아하는 거 주사제 말고 또 있다. 왜 그리 특효약이니 보약이니 하는 것들을 열심히 찾는가? 어떤 사람이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다면 병의원이나 한의원에서 체계적으로 진찰하고 그 원인을 파악해서 합리적인 치료를 해야하는 거이 상식 아닌가?

근데 무슨 문제가 생겼을 때 이런 과정은 생략되고 어디에 조은 무슨 보약, 무슨 영양제, 무슨 혈액 순환 개선제니 하는 것들을 찾아 댕기는 것을 보면 본 기자 가슴이 넘 아프다.

영양제... 이거 울 나라 사람들 무지 조아한다. 근데 이 영양제라는 말 함 해체해보자. 또 하나의 넌센스다.

그럼, 영양에 도움이 되는 성분은 뭔가? 이걸 영양소라고 한다. 영양소가 뭐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알부민이니 아미노산이니 하는 거 다 여기에 포함된다), 무기질, 비타민 등이다. 그럼 영양제는 바로 이런 걸로 구성돼 있는 약이란 말일게다. 자 이런 영양소 어디에 젤 많을까? 알부민 제재? 아미노산 수액제? 비타민 제재?(요것들이 소위 영양제라며 병의원과 약국에서 팔아먹는 거의 정체다.)

아니다. 영양소는 니네들이 항시 먹는 밥과 반찬에 젤루 많이 들어 있다. 그러니 넌센스 아닌가? 알약으로 된 영양제를 먹는 사람은 뭔가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럼 그 비싼 영양제 먹지 말고 맛있는 반찬에 식사나 양껏 잘 하면 될꺼다. 따라서 특정한 이유로 영양소를 전혀 섭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영양제라는거 우끼고 자빠진 스토리라는 거 빤하게 나온다.

소위 혈액 순환 개선제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 본 기자가 논문 몇 개 뒤져보니 실제 말초 혈액의 순환량을 증가시킨다는 일부 보고는 있었다. 그러나 이 약을 썼더니 정작 혈행장애에 의한 많은 질환들(협심증, 중풍 등)의 발생이 예방됐다거나 또는 그런 병의 치유를 도와줬다거나 하는 공신력 있는 자룐 도저히 찾지 못했다.

당근, 그럴 수밖에. 그런 임상 자료 나오면 바로 <벼락부자 뿌라스 노벨상 후보> 되는 거다. 그러니 제발 부탁이다. 이런 거 사다가 부모님 드리는 거 그거 효도 아니다. 그럴 돈 있음 맛난 식사나 한 끼 대접하든지 관광이나 시켜 드리는 게 훨 낫다.

조또, 울 국민들 정신차리자. 조금만, 조금만 더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이런 사기극이 얼마나 어이없는 일인가 알 수 있지 않은가? 쫌이라도 건강하게 살아보고자 하는 백성들의 소박한 소망을 이용하여 돈벌이에 급급하는 이런 인간들이 의사라는 명찰을 뻔뻔하게 달고 있는 데가 울 나라다. 아, 룰루랄라! 쏟아지는 노벨상, 높아지는 울 나라의 국제적인 위상!! 이거 특허내서외국에도 팔아먹으면 울나라 암에푸도 끝장날 판이다. 100년은 놀고먹어도 남을 외화를 획득할 수 있을꺼다.

아, 이 상쾌한 기분,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씨바..

이것만이 아니다. 다음을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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