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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 비아그라를 발라당 벗겨주마.


2000.2.21.월요일
딴지 조지육성연구소 심층취재팀

 

21세기 명랑 성생활 구현이 하루빨리 발기되길 염원하는 본지,  일찌기 98년 창간호에  <비아그라는 원래 우리의 것이었다>의 기사를 통해 비아그라의 역사를 짚어본 바 있었고, 이 후에도 자랑찬 딴지 조지육성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본 우원이 전 지구적 관심이 집중된 이 약에 대해 귀두의 촉감을 곤두세우고 주기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1999년 12월 12일 본 위원, 미 국무성 자료실에서 암약중인 본 연구소 조사과 소속 비밀 에이전트로부터 첩보의 멜 한 통을 쌔려 받았다.

 

난수표로 가득한 첩보를 풀어보니 서두에는 이전 기사의 내용과 달리 사실, 미정부는 배암고아의 제조법을 밝혀내지 못 했으며, 그래서 비아그라는 그 정체가 매우 의심스러븐 넘이라는 개요를 담고 있었다.

 

오잉, 그럴수가! 본 위원, 양미간 파동현상과 똥꼬털 일괄 기립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그럼 그러치, 우리의 신비한 전통명약 <배암고아>를 어찌 미국 따위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으리오. 조상님들의 신묘한 지혜와 기술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본 연구원이 긴장을 추스르며 에이전트가 보내온 비밀 전문을 해독한 첩보 본문은 다음과 같았다. 자.. 함 바바라..

 
 















 
From NY Penis Jang(Code Number 6969)
To 딴지 조지육성연구소 선임연구원 djjang
보안급수 == Jolla Top Secret ==
Subject 배암고아의 제조술에 대한 비밀첩보
조사과 첩보 :

2차 세계대전 승전 이후 일본에게서 한국의 전래비법 <배암고아> 자료 일체를 넘겨받은 미 정부, 냉전체제 하에서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드높이고자 <배암고아>의 성분을 분석, 복제하려는 연구에 몰두함.

 

하지만 <배암고아>의 제조비법을 밝혀내기엔 기술력의 한계가 있었고, 또한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며 체제대립이 종식되는 시대를 맞아 1989년 12월 연구를 중단, 모든 자료를 미 국무성 지하 비밀 자료보관실에 파일네임 으로 접수시킨 것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됨. 그 이후 이 파일을 재개봉한 적이 없음.

 

따라서 지난 1998년에 개발, 전세계에 시판되는 비아그라는 우리 전통의 배암고아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다른 것이 분명함. 본사의 철저한 추적과 기사보완이 요망됨. 이상! 21세기 명랑 성생활을 위해, 졸라!

 


색끼발랄하고 기운 쎈 조스 건강과 관련된 분야는 항상 본 위원의 감시 연구대상임을 자부해 온 본 선임연구원, 이 비밀보고를 받은 후, 그럼 현재의 비아그라는 도대체 무얼 어떻게 버무려 만든 거란 말인가? 라는 의문이 수도 없이 올라왔다.

 
 

비록 외국으로 빼았겼을망정 울나라 전래의 비술에 근거해 만들어진, 그래서 울 선조의 지혜와 노하우가 면면히 흐르는 것인줄 알고 걍 믿고 쓰려했건만 그게 아이라니...

 

본지를 신뢰하고, 또 본 연구소가 제시하는 여러 방중 비술 및 고추단련법을 그대로 따라해주시는 애독자덜을 사랑하는 본지, 사실 보도의 책무를 다하기로 맘먹었다. 따라서 오늘의 이야기는 이눔 비아그라 디비기다. 졸라 가 보자. 아자!

 
 
 
 


 노벨, 다이나마이트, 그리고 니트로글리세린

 

 죽은 지 100여 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해마다 이름을 휘날리는 인물로, 다이나마이트, 노벨상 하면 떠오르는 이를 말해보라면 누구나 당근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을 들거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거이기도 한데, 사실 그는 다이나마이트 발명 이전에 당시 널리 쓰이던 액체 폭발물 니트로글리세린을 기폭장치인 뇌관을 사용해 폭발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내었다. 이에 성능이 훨씬 좋아진 그의 폭약은 당근 세계 여러 나라의 광산과 토목공사에 널리 사용되었고, 그는 이 때부터도 많은 돈을 벌었다는데...

 

비아그라랑 노벨이랑 뭔 상관이 있어 이리 야그하냐고? 성질 급한 분들은 그런 생각이 들지도 몰것다. 바뜨, 성깔 죽이고 기다리시라.

 

암튼, 그랬는데...

 

무색의 액체 폭발물 니트로글리세린은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는 성질 드러운 넘이었기 때문에 당시 여기저기서 사고가 발생했다. 운반도 용이하지 않았고, 새어나온 넘들이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니트로글리세린을 운반할 때 사람들은 깡통에 니트로글리세린을 담아 나무상자에 넣고는 빈 공간을 톱밥으로 채우는 방법을 사용했다. 

 

근데 니트로글리세린이 운반중에 깡통에 구멍을 내고 새어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톱밥을 적시며 퍼져나와 도로나 철로에 떨어지고, 심지어는 운반 직공의 옷이나 신발에도 묻었던 것이다. 생각해보시라, 작은 충격에도 쉽게 폭발하는 액체가 자기 옷과 신발에 묻어있는 꼴을...

 

그래서 함부르크의 노벨 공장에서는 톱밥 대신 얼마든지 퍼다 쓸 수 있는 흙을 채웠는데, 어느 날 한 직공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니트로글리세린이 통에서 새 나왔는데도 상자 밖으로는 전혀 나오지 않고 모두 흙에 흡수돼 버린 것이었다.  연구 결과, 이 흙의 성분은 다공질의 규조토로 밝혀 졌는데, 규조토는 자기 무게의 3배나 되는 니트로글리세린을 흡수하며 여하간의 충격에도 폭발하지 않는 안정성이 있었던 거였다. 

 

모양도 찰흙처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자, 노벨은 당시 폭약의 최대 소비처였던 광산의 암반폭파 드릴 구멍에 맞게 봉 모양으로 만들고 뇌관과 퓨즈를 개량하여 그것을 다이나마이트라 불렀다. 

 

이쯤에서 일부 독자 가운데, 이렇게 투덜대는 넘들도 있겠다.

 
 

"그래, 노벨이 다이나마이트로 떼부자 된 야그는 알것는데, 그게 도데체 비아그라랑 뭔 관계가 있냐, 씨새야... 엉?"

 

이제부터 얘기하는 대목에 주의를 집중하길 바란다. 미안하지만 이제부터가 본론이여.

 


 인간이 만든 약, 니트로글리세린

 

이제 다이나마이트의 주성분이 니트로글리세린인 거는 모르면 빙신이고..

 

그런데, 이 니트로글리세린에 오래 노출되면 두통, 구토, 복부경련, 정신적 혼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을 겪게 되는 단점이 있었다. 심하면 환각, 발작, 마비가 오고 심지어는 죽기까지도 하였는데, 발명자 소브레로도 이 화합물에 노출되면 심한 두통이 일어난다고 적어 놓았을 정도다.

 

이런 여러가지 부작용을 유발하는 니트로글리세린은 엽기적이게도 사람이 만든 약 1호가 되었다. 뭔 말이냐구? 사람이 만든 화합물이자 위험한 폭발물인 니트로글리세린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치료약으로 쓰이기도 했다는 거다.

 

뭐시라? 아직 뭔소린지 몰겠다고? 자, 바바.

 

노벨이 다이나마이트를 특허등록하던 때인 1867년, 영국의 탁월한 내과의사 로더 부른턴(Lauder Brunton)이 니트로글리세린에 들어 있는 유기질산이 협심증으로 인한 가슴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음을 발견해내어 약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해냈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노벨 자신도 1890년 의사로부터 니트로글리세린을 처방받았다고 하는데, 그는 먹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는 한 편지에서 내가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해야 한다고 처방받은 것은  참으로 운명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썼다 한다.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후 100여 년 동안 사람들은 생리학적 작용 메카니즘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한 채 니트로글리세린을 협심증 치료제로 써왔다.

 

그리고 세월이 마구 흘렀다...

 


 1998년 노벨의학상의 의미

 

지난 1998년 10월, 스웨덴의 노벨 위원회는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결과는 뉴욕주립대의 로버트 퍼치곳(Robert Furchgott), 캘리포니아대 교수 루이스 이그나로(Louis Ignarro), 텍사스 의과대 연구원 페리드 무라드(Ferid Murad) 3인의 공동수상이었다   

 
 









 
퍼치곳 이그나로 무라드
 


독자덜 대부분, 노벨상이라곤 한 넘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라에서 사는 고로, "그랬었나? 근디, 그게 우리랑 뭔 관계가 있단 말여?" 할거다.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조또 모르면서 살았으니까. 하지만 21세기에두 그렇게 살겨? 인자부터는 그럼 안 된다. 남의 나라에서 상을 타걸랑 누가 왜 받는지 알고 자극받아야 된다. 

 

얘기를 좀 더 가 보자.

 

3인의 수상 이유는, 그동안 자동차 꽁무니에서 나오는 환경오염물질쯤으로나 취급되어오던 흔한 가스 산화질소(NO ; Nitric Oxide)가 인체의 혈압을 조정하고 인체 내 세균증식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공헌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산화질소가 혈압을 조절하고 어쩌고가 뭔말이냐고? 좀더 들어바바.

 

이들의 연구는,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째, 혈관 내피세포에 혈관을 확장시키는 물질이 있다.

둘째, 그 물질은 산화질소다.

셋째,
니트로글리세린에서 산화질소가 유리돼 나오기 때문에 니트로글리세린이 혈관확장작용을 나타내는 협심증 치료제로 쓰이는 것이다.
 

등등의 사실을 밝혀낸 거고, 이들은 관련 분야의 폭발적 연구에 방아쇠를 당겼다. 즉, 이들은 니트로글리세린에 포함된 산화질소가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이 폭발물이 협심증 치료제로 쓰이게 된 비밀을 풀게 된 것이다.

 

뭔말인지 좀 감이 오셔? 자, 인자 비아그라가 나올 차례다.

 

본지의 비밀 에이전트의 첩보대로 미 정부도 끝내 <배암고아>의 제조비법을 밝혀낼 수 없었다면, 조세 파워를 일으켜주는 비아그라는 도대체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이란 말인가, 지금부터 그걸 말해주께.

 

 드디어 비아그라

여기서 먼저, 독자 너거뜰에게 발기가 뭔지 설명하고 넘어가야겠다.

 
 

"으잉, 발기라고여? 별걸 다... 그거야 조시 발딱 서는 거잖아여..."

 

라며 더 이상 뭘 말할 게 있냐고 배시시 웃는 넘들도 있겠지만, 본 위원 말하려는 것은 눈으로 보이는 거 이면의 원리, 바로 발기 메카니즘되겠다. 전문가의 말을 옮기면 이렇다.

 
 



 
남자 성기의 발기는 음경해면체라고 부르는 스펀지 모양의 좌우 두 개의 통에 의해 일어나는데, 평상시에는 이곳의 동맥으로 혈액이 조금씩 들어오며, 소형 스펀지들이 수축되어 남자의 성기는 오그라들어 있다.

그러나 성기가 자극을 받거나 자극적인 상상을 하게 되면 해면체 안의 동맥 주위에 GMP라는 체내 성분이 만들어져 이것이 동맥을 확장하고 근처의 혈액을 즉시 성기로 몰려들게 하여 혈액을 채우게 된다. ... (중략) ...

 

발기를 유발하고 남은 GMP는 바로 분해가 되어야 하는데, 이때 동원되는 효소가 PDE(phosphodiesterase)로서 이 효소가 GMP를 분해시키며, 이로 인해 발기가 풀리고 원상태의 성기 모양으로 돌아오게 된다.

 

- 김동섭 (국립독성연구소 약효약리과장)  

 


알기 쉽게 말하면 발기는 꼬추속에 피가 들어와 머무름으로써 크기가 커지는 꼬추의 몸 부풀림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1992년 영국 화이자 실험실에서 협심증 환자들을 위한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코드명 UK-92-480이라는 물질를 실험을 하였더랬다. 그러던 중, 엉뚱하게도 이들 환자들에게 음경동맥 확장으로 인한 발기현상이 나타났다. 넘도 좋아라 한 실험 자원자들은 남은 실험약을 돌려주지 않으려 할 정도였다 하고, 이에 따라 연구 초점이 협심증 치료제에서 발기력으로 선회하였는데.

 

연구진들은 니트로글리세린에서 유리되어 나오는 산화질소가 협심증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진료에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이것이 발기 유도작용과 관련이 있다는 이그나로 교수의 논문 등에 힘입었고, 나아가 너무도 우연히 알게 된 UK-92-480이라는 물질(구연산 실데나필)이 고추 동맥혈관에서만 선택적으로 야기하는 혈관확장 현상에 주목함으로써, 발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래서 연구와 실험을 거듭하였다. 그 결과, 마침내 고추의 혈류를 증가시키고 발기를 유도하는 약이 만들어져 상품명을 달고 나왔으니, 그게 바로 비아그라의 탄생이었던 것이다. 짜자잔!

 

결론

 

지금까지가 비아그라에 대한 전모다. 이것으로, 비아그라가 동면 직전의 백사와 69가지 전통 한약재가 전래의 <배암고아>의 제조술에 따라 다려진 앙상블이 아니라, 폭탄이자 협심증 치료제로 써온 <니트로글리세린>의 맥을 이은 얼토당토 않은 약이란 사실, 자알 알겠쥐?

 

그리고 또 왜 이 약을 구입할 때, 심혈관 계통의 이상이 엄따는 의사나 건강진단서가 필요하며, <니트로글리세린>류의 약을 복용하는 고혈압, 협심증 환자들은 비아그라를 절대로 묵어서는 안 된다고 떠드는 이유도 자명해졌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키는고로, 그래서 혈압강하제의 역할을 하니까, 이것들을 한꺼번에 같이 먹게 되믄 갑작스런 저혈압으로 골로 가게 된다 이말이지..

 

"약 모르고 오용말고, 약 알고 남용말자." 이번 기사의 핵심되겠다.

 

아.. 우리 전래의 <배암고아>의 제조비술은 언제쯤, 누구의 손에 의해 밝혀질까? 복원되어 나오기만 한다면, 어쩜 비아그라쯤은 경쟁상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을 텐데... 졸라 아쉬울 따름이다.

 

비아그라를 위시하여 기타 여러 자양강장제, 정력식품을 먹어본 독자나, 그런 사람을 잘 아는 분들은 내용이 뭐든 본 연구위원에게 질하기 바란다.

 

혹, "그럼, 내 조세 문제가 있다는 거 알려주는 꼴이잖아?" 하문서 꺼려하는 분덜도 있는 줄 안다. 하지만 응달에서 꽃이 제대로 피는 거 본 일 있는가. 21세기 명랑 에로티피아 구현을 위해선 고추 건강과 관련된 얘기가 공공연히 돼야 온다는 거 잘 알고 계시지들 않나.. 이상..

 

 

- 딴지 조지육성연구소 대표연구원 ( djjang@netsg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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