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0.월요일
노스캐롤라이나 엽기 특파원
본지 전세계에서 타전 되어 날아오는 딴지 특파원들의 기사들을 접하다 보면 가끔씩 먼 하늘을 우러러보며 벅찬 감동에 똥꼬를 벌렁거리며 눈물을 찔끔거릴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딴지 특파원, 도대체 그들 엽기성의 끝은 어디란 말인가. 대견한 것들..
무려 1년 4개월 만에 특파 활동을 재개한 노스캐롤라이나 엽기 특파원 아마란스, 그가 1년 4개월 전 급보로 타전했던 < 노스캐롤라이나 똥국물 사건 >과 < 한국인을 당할 자 아무도 없다 ! > 기사는 소수민족으로 눈치밥 먹어가며 덩치 큰 양넘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 악으로 버티고 있는 수많은 한국 유학생들의 가슴에 웅비하는 민족 자존심을 심어주었던 특종이라 하지 않을 수 엄따.
바로 그가, 오늘 또다시 작은 사건 하나 들고 돌아왔다.
꾸벅. 오랫만임다. 엽기 특파원 아마란스임다.
오늘은 한인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던졌던 얼마되지 않은 실화 하나를 전해드리겠슴다.
본 기자 개인의 신변안전과 사태확대로 인한 한인사회의 혼란, 한미 공조체제의 붕괴 등을 방지하기 위해 등장 인물들은 모두 가명처리 하도록 하겠슴다. 아래는 사건의 기본 개요와 등장인물임다.
사건 발생일 사건 발생지 |
1999년 10월 5일 뉴져지 잉글우드 어느 아파트 화장실 |
피의자 피해자 의뢰인 |
아파트 주인 후배 동낙이 아파트 주인 마누라 도로시 아파트 주인 처리 |
처리는 뉴저지에서 미국인 마누라, 도로시를 델구 사는 신혼의 젊은 한국인임다. 본 특파원 비지니스 관계로 뉴져지를 방문하게 되었고, 숙식을 처리네에서 신세지기로 한 당일 날 사건은 발생했슴다.
사건 자체와는 상관이 없으나 분위기 파악을 위해 참고로 처리와 도로시의 부부관계를 잠깐 설명하자면, 처리는 신혼 초부터 미국인 마누라 도로시를 정신교육 시키기에 맹렬히 정진하고 있는데 이런 식임다. 갑자기 본특파원에게 전화를 해 이런 걸 물어봄다.
야, 영어로 < 내가 하늘이 빨강색이라면 빨강색인 것이야, 엉? > 이걸 어떻게 말하냐...
사건 당일 현관
처리 : (아마란스를 반기며 ) 어..! 왔냐 어서 와
도로시 : hello~ ( hug.. 껴안음.. 인사.. )
처리 : 조금 아까 동낙이 다녀갔는 데 조금만 일찍 왔으면 만났을 뻔했다.
아마란스 : 내일 보면 되지 뭐 ..
저리 : 내일은 볼일이 있데 아마도 내일모래쯤 만날 수 있을 게다..
이때 도로시 샤워를 하러 욕실로 들어갔다.
도로시 : 처리 ~!!! (화장실에서 차리를 너무도 애타게 부른다 )
도로시 : 처어리 ~!! (뭔가 상당히 다급한 듯 했다 )
우리의 처리는 놀라서 돋나게 뛰어 욕실로 뛰어갔다. (잠시 후...) 처리가 본기자를 또다시 소리쳐 불렀다.
아마란스 : 왜 불러 ?
처리 : 아 씨발... 이게 뭐 같냐 ?
도로시는 돋나게 놀라 기겁을 하고 있었고, 주위에 웬 물이 조금 흘러있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상황은 이러했다.
도로시는 샤워를 하기 전에 볼일을 보려 했다. 화장실 변기 뚜껑과 변기 본체 사이의 플라이스틱 받침대를 내리고 무심코 앉는 순간...
아주 따뜻하고 소프트하며 찰진 느낌이 허벅지 아래 쪽에 전달 되어온 것이다. 이물질 하나 없는 쵸콜렛 소프트아이스크림 비스꾸리한 그러한 쩍쩍한 느낌이...
그것이 무엇이었던 간에 그녀의 허벅지에 아래 쪽에 찍힌 자국의 지름으로 볼 때 그다지 큰 덩어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사료되었다. 이에 도로시는 경악하며 실신의 지경에 이르렀고, 처리와 명석한 본 특파원은 그런 도로시를 팽개쳐두고 둘이서 마주보며 이런 상황이 과연 어떻게 발생할 수 있었는지를 심각한 표정으로 추리하기 시작했다.
이건 필시 처리의 후배 동낙이가 처리 아파트를 떠나기 전 세팅해 낸 사건임에 틀림없다는 결론에, 우리 두 사람은 곧 도달했다. 그러나, 사건의 세부 파악에 있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우선 처리의 추리부터 보자.
처리의 추리
1. 동낙이은 응가를 하다가 담배를 피우려 했다. 2. 담배를 가지고 갔는데 라이터가 없었다.
3. 마침 세면대 위에 있던 라이터를 잡기 위해 살짝 엉덩이를 변기본체로부터 분리시켜 팔을 뻗었다.
4. 팔을 뻗기 위해 몸에 약간의 힘을 주는 순간, 하반신 대퇴부 쪽으로 전달된 힘에 의해 똥꼬가 순간적으로 수축했다.
5. 이때, 본의 아니게 파편은 떨어져 나갔을 것이다...
본특파원의 반론
1. 그랬다면 그 파편을 동낙이가 다시 앉는 과정에서 이미 깔고 앉았었어야 한다. 2. 또 그랬다면 그걸 감지한 동낙이는 증거를 이미 제거 했을 것이다...
본기자의 추리
1. 동낙이가 응가를 일단 다 봤다. 2. 후처리를 위해 휴지를 집으려고 엉덩이를 살짝 들고 돌리는 순간, 똥꼬가 정갈하다고 판단했으나 암암리에 잔존하고 있던 잔잔한 파편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떨어졌을 것이다..
처리의 반론
벗트... 완전히 일어서서 엉덩이를 돌리는 과정에 떨어져 내린, 똥꼬에 붙어있던 파편이라면... 그 정도 높이에서 자유낙하한 파편이라면 그렇게 정동그라미로 결정체가 생길 수가 없다. 타원형이라던지... 변에, 똥꼬에 찝혀있었을 수 밖에 없었던 모종의 불순물이 함유되어 있거나...
그러니까, 변이란 것이 남달리 점도가 높고 점토와 같이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 물질이라 그 정도 높이에서 자유낙하하여 착지할 때 정 동그라미로 떨어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치더라도, 변기 본체 주위에 흘러있는 물을 또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그 문제의 변은 우리가 관찰해본 결과.. 불순물이 전혀 없는 아주 소프트하고 순도 높은 성분이었다는 것이다.
동낙이 쉐이가 평소 변기 위에서 정동그라미를 만들기 위해 돋나게 연습하고 고된 수련을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다가, 이 쉐이가 평소에 집주인 처리에게 섭섭한 것이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여...
어쨌든,
본기자는 고마웠다. 그 덕에 미국 여인네의 허연 허벅지살에 퍼진 똥자국 반지름을 재는 엽기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백인여자의 허벅지에 퍼진 똥자국 반지름을 재 본 사람이 본기자 외에 또 있을까... 갑자기 이 세상에 이런 일을 해낸 사람은 나 혼자뿐이라는 사실에 존재의 외로움이 밀려왔다... 하여간, 직경이 약 2cm 가량으로 측정된 것으로 보아 낙하 당시 그다지 큰 덩어리는 아니었던 것으로 사료됐다.
한편,
도로시는 열심히 샤워를 하는 수 밖에 없었다. 변 분자는 일초에 휴지 40장을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미세하다. 가히 쾌속의 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허벅지에 묻어 있던 변은 이미 도로시의 땀구멍을 통해 피부 깊숙한 곳까지 흡수되어 있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 분자는 땀구멍에 머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잘 닦지 않으면 숨어있던 변의 잔당들이 똥꼬 주위로 다시 밀려나와 그 주위를 미끈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여름에 땀이 나면 똥꼬 주위가 미끈거리는 현상, "비대"의 정체다.
이런 과학적 설명을 도로시에게 친절하고 상세하고 리얼하게 해주고 나자, 그녀는 절망한 표정이었. 그후 도로시는 욕탕을 향해 달려가 거의 하루 반나절을 나오지 않았다.
살이 하얀 미국인이라 그런지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에서 똥자국이 유달리 더 선명해보였다...
이틀 후...
범인 동낙이가 왔다. 우리는 동낙이 진술을 받기 전에 우리들의 추리가 어느 정도 진실에 근접했는지를 알기 위해 상황설명을 했다. 그러나, 우린 동낙이의 말을 듣고 나서 허무할 수 밖에 없었다.
동낙이 쉐이는 한국상회에서 빌린 어떤 비데오 테입을 보고 있었고, 거기서 응가를 하는 자세 중에서 푸세식 변소에서 응가를 보는 쪼그려쏴 자세가 변을 가장 원활하게 나오게 하는 포즈이며, 이틀에 한 번 정도는 그 자세로 쏴주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사건 당일 날이 바로 이넘이 응가를 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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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은 푸세식이 없다.
할 수 없이 이 넘은 쪼그려쏴를 하기 위해 변기 위에 조심스럽게 올라서 작업에 임하던 중 피우던 담배가 바닥에 떨어져 그것을 주우러 몸을 굽히는 순간... 미끈하며 변기통 속으로 한 발이 빠지고 말았다.
다행이 응가가 나오기 전이라 한 발을 들어 물을 털어내고 ( 바로 이 물이 우리가 풀어내지 못한 바닥에 있는 물의 정체였다 ) 다시 조심스럽게 변기 위로 올라가 쪼그려쏴를 했다 한다.
그러나, 그는 어떠한 변도 변기받침대에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부분에 대한 동낙의 추리는 이러했다.
동낙의 추리
1. 그 자세로 쪼그려 쏴를 하기 위해 좁은 발판 위에서 균형을 잡자면 당연히 양쪽 허벅지근육은 상당한 긴장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고 그랬다면 근육경색으로 인해 허벅지를 비롯하여 똥고 주변의 감각 자체가 상당히 무디어져 있었을 것이다.
2. 그러다가 작업을 완수한 후 똥꼬를 닦기 위해 변기에서 내려오려고 한 발을 저 아래 쪽의 땅에 내딛었을 때 무감각해진 똥꼬 주변에는 잔당들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한 발의 저 아래쪽으로 내려놓는 동작의 특수성으로 인해, 똥꼬가 평소에 입을 다무는 방향과는 직각을 이루는 방향으로 똥꼬가 급속도로 앞뒤로 오므려지면서 잔당들의 대가리를, 마치 가위가 종이를 자르듯 강력하고 빠른 속도로 싹뚝 잘라냈고, 그러한 찰나적 고속, 고압의 쥐어짬의 결과 예술적인 정동그라미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
처리와 본특파원은 그의 추리에 기립박수를 쳤다...
본 특파원, 이번 사건을 겪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변기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말자.
생김새를 존중해주고 되도록 원래 싸야 되는 자세로 싸자.
쪼그려쏴 하고 싶으면 신문지 깔라. 한 장만 깔았다가 작업 후 신문지 들었을 때, 밑 터지는 일이 없도록 두툼하게.
그리고 다음 사람을 위해 증거를 확실히 없애주도록 하자.
그거시 더불어 싸는 명랑배변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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