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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PIFF의 심장부, 남포동 극장가를 디벼주마

1999.10.14.목요일
딴지 말초 영화부 PIFF 특별 취재팀

 


24호 업데이트라는 중차대한 임무 수행과 그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쌍코피터지는 격무를 마치고, 그 독이 채 빠지기도 전에 부산행 새마을호에 올라탄 딴지 영화팀. 과연 무엇을 위해 차표 한 장 손에 들고 서울을 떠나 부산까정 왔더란 말이더냐.

아, 멀, 다 알문서. 당연히 4회 부산 인터내쇼날 필름 페스티발(PIFF)에 참가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냐.










여기가 PIFF의 심장부 남포동 극장가 입구

그런 전챠로 딴지 영화팀은 지금 부산 남포동 극장가 뒷골목의 <스타 PC 게임방>에서 이렇게 키보드를 졸라 고문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이 대목에서, 우리는 딴지를 위한 특별 프레스 쎈타를 구축하기 위한 기자재 일체와 장소를 흔쾌히 내어주신 <스타 PC 게임방>(사진) 사장님께 괄약근 옴쭉옴쭉 조아리며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기사를 시작하지 않을 수 없는 바이다. 꾸버벅.










<스타 PC게임방> = 딴지 공식 프레스 쎈타
부산에 계신 독자 여러분, 많이 애용해 주시라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숙박

부산 영화제 주최측에서 마련해 준 프레스 쎈타는 코모도 호텔이라는 거대한 짱깨집 같이 생긴 호텔에 설치돼 있다. 여기에서 영화제의 대부분의 영화가 상영되는 남포동 극장가는, 기사 아저씨 기분나쁜 날에는 기본요금보담도 약 500원 정도가 초과되는 요금이 나와버리는 거리에 있다. 씨바.

게다가 주변의 숙박시설은 현관문에 분홍색 쌍 하트가 그려져 있는 하트장 모텔 같은 곳이 아니면 하룻밤 숙박료가 4만원이 넘어가는 살벌한 동네이다. 심지어는 골목길 벽에 소변 하면 물을 (옷에) 붓는다(사진)라는 격문까지 나붙어 그 살벌성이 가중되고 있다.










참을 수 없다.. 배변의 자유 방임주의에 대한 폭거. 왼쪽 위에 살짝 보이는 창문에서 물 바가지 든 손이 출현하면, 그 천인공로할 폭거의 전주가 시작된다..


이것은 얄팍한 테크놀러지와 자본에 멍들어가고 있는 현 영화 언론의 말초적 순수성 회복을 위해 불철주야 똥꼬털에 구슬땀 맺히도록 뛰고 있는 딴지 영화팀에게는 용납될 수 없는 폭거였다. 또한 방뇨의 자유 방임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본기자의 평상시 신념으로, 위 격문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치욕이었던 것이다.


해서 딴지 영화팀은 남포동으로의 천도를 감행하였고, <용두산 별장 여관>이라는 부산호텔 뒤의 저렴한 여관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2인 기준 하룻밤 2만 5천원. 방도 깨끗하고 좋다. 수건도 세개나 준다. 드라이마저 꽁짜로 쓸 수 있다. 비됴는.. 모르겠다. 하여튼 밤에 곱게 잠만 잘꺼면 이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다.

주인 아자씨 아줌마한테 애정의 눈길 한 번 받아본 바 없는 영화팀에서 독자 제위께 이 여관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 하나, 좋.으.니.까.이다. 본기자, 함 자 보니깐 좋더란 말이더라.

허나, 단점은 있다. 이 여관, 5층에서 7층까지가 여관이고 8층이 단란주점이라는 점이다. 가급적이면 8층과 멀리 떨어진 층에 방을 잡으시길 권해드린다. 안그러면 잠자다 냅다 일어나 룸바 리듬에 지루박 밟을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또 하나, 이 여관 나름대로 꽤 명성이 알려져 있으니, 미리 전화해서 방 예약 상황을 점검해 보시라는 것도 말씀드려야겠다.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다. 051) 246-7433~4


아, 위 안내글은 도어맨이 짐 받아들어서 방까지 옮겨다주는 무궁화 4개 이상의 호텔을 원하는 넘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니깐 유의하시라.


 식사

머, 영화제 내려와서리 며칠 밤 잠자다 가는 널럴한 넘뇬들도 있지만, 절라 돈이 없거나 절라 바쁜척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넘뇬들도 있으리라 사려된다.

주로 이런 카테고리에 속하는 넘뇬들은 서울역에서 막차를 타고 새벽에 부산역에 도착해서(아마 새벽 4시에서 5시정도 될꺼다), 부산역 바닥에서 신문지 세 장 덮고 땀흘리면서 디비 자다가 첫 차 타고 남포동 극장가로 향할 계획을 세울 것이다. 맞냐?

영화제에서는 사서 고생도 낙이니 말리구 싶은 생각없다. 벗뜨 그러나, 사서 고생에도 그 나름대로의 낭만과 여유가 있는법, 그 도를 벗어나면 영화제 여행은 그야말로 허공에 조찔하는 결과 이상은 낳기 어려운 것이다.

해서 딴지 영화부에서는 총 여행 경비 중 엥겔지수를 평소보다 절라 낮게 책정하고 있는 저예산 독립 관람을 하려는 관객들이 삐댈 수 있는 적당한 곳들을 발굴해 보고자 극장가 주변을 똥고털 휘날리도록 뛰어다녔다.

그 조건은 다음과 같다.



극장에서 걸어서 평균 15분 거리를 넘지 말것

 가격이 저렴할 것, 쫌 비싸도 본기자처럼 평소에 절라 싼것만 먹는 넘의 기준에서 비쌀 것

 영화제의 그 수많은 인파들을 피해 비교적 한적하게 개길 수 있을 것

 분위기가 깔끔하거나 부산 특유의 정취(비슷한 거)를 느낄 수 있을것


영화팀 애초의 계획으로는 절라 비싼곳과 싼곳을 동시에 소개함으로써, 독자 여러분들에게 경제적 위화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선사하려 하였으나, 최고와 최저의 격차가 아무리 커봤자 3000원 정도였으므로 그러한 계획이 무의미함을 깨닫고, 얼렁 작전을 변경하였다. 딴지 취재팀의 이 바퀴벌레를 능가하는 적응력을 보라.

해서 디벼본 곳이 남포동 극장가 거리(일명 PIFF거리, 사진) 뒤쪽의 절라 쫍은 골목탱이다.














PIFF광장 내부. 영화제 시작 전이라 이렇게 널럴하지, 영화제 기간도 이럴꺼라고 생각하고 방심하면 밟혀죽기 십상이다.


원래는 이렇거덩요..


 


작지만 예리한 본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골목은 저렴하고도 부산 특유의 풍물이 느껴지는 먹거리들의 보고였던 것이다.

우선 가격을 보자.


물론 그닥 싸지도 않은 가게들도 많지만, 1800원짜리 짜장면을 파는 가게마저도 있다(사진). 즉, 조금만 다리품을 팔면 아주 싸게, 동시에 비참하지 않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넓은 세상에는 1800원짜리 짜장이란게 있다.


그리고 특기할만한 사항 하나. 위에 소개한 1800원짜리 짜장면 마저도 절라 비싸다고 생각되시는 분들(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을 위해, 더 싸고 더 빠른 곳을 소개한다. 본지의 친절, 하늘을 찌른다..

부산 길거리 토스트 리아카를 아시는가? 물론 부산의 독자들께서는 그 존재를 거론한다는거 자체에 대해 별 시덥잖은 넘 다보겠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 배를 채우는데 필요한 거의 모든 메뉴를 1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으로 해결하고 있는 길거리 토스트 리아카는 부산 언더그라운드 식문화의 꽃이라 불러 마땅하다 사료된다.


이 놀라운 리아카는 생과일 쥬스에서 커피, 토스트까지 거의 모든 메뉴를 망라하고 있는데, 커피 500원, 토스트 1000원이라는 놀라운 가격 수준마저 유지하고 있다. 조금씩 자신만의 개성을 갖추고 있는 다양한 리어카들이 있으니, 스스로 함 디벼보시라.



 휴식

영화보고, 밥 먹고.. 그런거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가끔은 망연자실 허허실실 게심치레한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머리를 식혀야 할 필요도 있다. 특히 영화 상영시간 사이사이 1시간 정도 비는 시간에 돈 3000원씩이나 내고 까페에서 개기는 건, <자귀모> 돈 내구 보는거보다 더 돈 아까운 일인 것이다.

해서 딴지 영화팀에서는, 그 짜투리 시간을 무료로/덜 추하게 개길수 있는 곳을 한 곳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남포동 극장가에서 15분 거리 내에 있는 곳이다. 그곳은 다름아닌 부산극장 건물 1층에 있는 맥더날두다.


웅, 그렇다. 햄버거 파는 그 맥더날두가 맞다.


여긴 우선 넓다. 그리고 출입이 자유롭다. 지하층에는 비교적 빈 자리도 많다. 손님을 가장하고(방법은 간단하다. 소심하게 눈치 안보고 기냥 과감하게 밀고 들어가시면 된다) 이 곳에 잠입하여 자리 하나 꿰차고 앉아 있으면 된다. 약간의 부담이 따르신다면 다른 정상적인 손님이 버리려고 하는 콜라컵 하나 자리에 놓고 있으면 된다. 그러다가 뭔가 먹어줘야겠다는 마음이 불현듯 드신다면, 기냥 맥더날두 음식 사드시면 되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거러췌.



헌데, 이 맥더날두의 문제점은 취침자세를 취하는 순간부터 추함의 범주로 편입된다는 사실이다.


1시간 이상의 안 안락한, 그러나


덜 쪽팔린 취침을 원하시는 분들 께서는 극장가에서 좀 멀긴하지만 최고의 취침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용두산 공원>(사진)을 향하시길 권한다.



이곳은 극장가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오후 4시 전까지는 정상(그렇다. 용두산도 산이었던 것이다)에 도달하는 에스칼레이타(사진)가 작동해서 방문객들의 안락한 숙면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공원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서울의 파고다 공원의 발랄한 버전으로서, 정상에 오르면 허벌 많이 설치되어 있는 황토색(당빠, 무늬만 황토다) 벤취가, 많은 취침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사진).


 


자다 자다 지치시면, 부산의 탁 트인 전경(사진)을 구경하실 수 있는 전망대(?)에 가보시라. 어, 경치 좋다.. 이런게 바로 일석이조다.



근데, 일부 열혈 독자는 "비오면 우짜끼고?"하고 물으실지도 모르겠다. 질문이 거기까지 가면 본기자 더 이상 머라 드릴 말씀이 없어진다. 그저 똥꼬 숙연하게 찌그러져 있을 수 밖에. 아님 "인근 지물포 가서 비니루 네 마 정도 끊으시고, 텐트만한 크기의 우산 하나 사소서.."라고 직언하는 수 밖에.

마지막, 참고로 말씀드리면 극장가에서 길 하나 건너면 갈 수 있는 자갈치 시장은 가시지 마시길 권해드린다. 아무리 자갈치라도 시장은 시장이다. 시장에서 휴식이란 없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상영관(7개 관)이 밀집해있는 남포동 극장가(일명 PIFF광장)를 슬쩍 훑어 보았다. 다른 상영관(수영만 야외 상영장과 MBC 씨네마 홀)은 그 특성상 별루 디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제외하였다.

물론 이 정보는 부산의 독자분들의 눈으로 본다면 빵꾸 투성이 정보일 것이다. 안다. 하지만, 타 지방에서 오신 놈뇬들은 이 정도 정보면 영화제 관람에 큰 무리는 없으리라는 생각에서 기사 보낸다.

이에, 전 국민의 명랑 부산 영화제 관람을 위해, 부산 사정에 빠삭한 독자 제위 여러분의 하이퍼 리얼리즘적 제보를 기다리고 있겠다.  







본 기사가 나간 후 부산사는 열혈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제보 있었는바, 본 특별 취재팀은 딴지의 기상이 부산까정 속속들이 미쳐있다는 다 아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었도다. 기왕이면 본 취재팀한테 회라도 한 사라 사줬더라면 더 좋았을것을... 하는 생각이 들지만, 초 저예산 청렴결백을 그 모토로 삼고 있는 본 취재팀에게는 이러한 달콤한 유혹은 눈물을 삼키며 접어야 하는 것이었다.

각설하고, "부산에는 900원짜리 짜장도 있다. 이 서울 촌넘아~"등의 저주성 제보(이 제보는 극장가와 15분 내의 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부터, 절라 성의 있고 영양가 있는 버라이어티성 강한 제보까지 천차 만별의 제보중 백미 두 작품을 뽑아 여기에 올리기로 한다.

PIFF 다 끝나 가는데 이런거 올림 뭐하냐고 물으실 독자도 계실지 모르겠다. 우리는 저예산 PIFF관람을 가능케 해주는 이러한 건전하고도 저렴한 가게들이 내년 PIFF까정 살아남을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다. 내년 PIFF에도 이 정보를 고대로 써먹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근데, 가게는 유구한데 PIFF는 간데 없어지문 우짜까나...



- 부산가서 첫날부터 조뺑이치고 있는
딴지 말초 영화부 PIFF 특별 취재팀( sixstring@ddanzi.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