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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이너뷰] 마이클 잭순, 그는 누구인가?

1999.10.14.목요일
딴지 말초 영화부 PIFF 특별 취재팀

 

 

우선, 오해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본 기사는 특정 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당연하지. 맥더날두에서 햄버거 덮는 상추에 뿌리는 케찹 봉다리에 묻은 설탕 한 알 못 얻어먹은 취재팀으로서는 솔직히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은 심정이지만두, 우짜겠나. 재밌는 기사꺼린데. 써야지.

어쨌든 그런 젼챠로, 기사 시작한다.


본 취재팀이 내린 결론으로는, 이번 부산영화제의 최고의 스타는 강수욘도 아닌 안성귀도 아니다.

앞서의 가이드 기사에서도 소개했듯이, 그 허벌나게 큰 PIFF광장 맥더날두에서는 PIFF 대목을 겨냥하여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바, 그 첨병이 바로 마이클 잭순(사진)과 그 일당들(수쿠림, 달봉스 등)이다.

 

아마도 부산 영화제에 관람가신 분들은 분명히 이 넘들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얘네들의 쇼맨쉽이 뇌리에 깊이 각인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는 바이다.

그 중에서도 마이클 잭순의 출중한 대중 장악력과 카리스마는 본 취재팀의 감탄을 쥐어 짜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 도도하고 절제된 잭순적 제스춰, 가면뒤 숨겨진 무표정, 그러나 대중의 반응이 무르익으면 몸을 아끼지 않고 반드시 호응을 하고야마는 순발력과 쇼맨쉽..

아, 스타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서 이것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더란 말이더냐..

 


해서 본 취재팀, 얼굴만 떨러덩 보여주고 오줌 열흘 참았던 사람처럼 냅다 내빼고 마는 공인 스타들 대신, 제 4 회 PIFF의 진정한 스타, 그러나 비공인 스타, 마이클 잭순의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는 도발을 감행하였다.

그 결과, 마이클 잭순의 이미지 관리를 위한 맥도날두 측의 까다로운 눈길을 극복하고 마이클 잭순의 가면뒤 숨겨진 신비의 얼굴과 신상 명세, 그리고 철학을 디벼보는데 성공하고야 말았으니, 아래 그 특종 이너뷰를 공개한다.

 

 

 

 





 
 

아, 도도한 그 가면 뒤의 얼굴이 드뎌 베일을 벗었도다..
 

우선 베일에 가려진 신상명세부터

 
 



 
본명 : 이원준
나이 : 23세
키 : 185cm (절라 크다..)
신분 : 학생 (그렇다. 이 넘, 알바생이었던 것이다..)
전공 : 이벤트(부산 문화예술대학 이벤트 예술과. 이 넘, 이 분야의 예비 전문가..)
장래희망 : 이벤트 사업
 

그리고 이너뷰가 시작된다..

 
 



 
 언제부터 이 짓꺼리를 시작하셨는가?

영화제 시작부터다. 꽈에 추천장이 날라들어서 냅다 물었다. 달봉이도 우리 꽈 동기다.

 그럼 학점 인정되는 꽈 실습의 일환인가?

아니다. 이건 실습이 아닌 생.활.이다(이 똥꼬털 내리고 묵념할 수 밖에 없는 굳건한 푸로정신.. 웅, 졌다..).

 하루에 몇시간 정도 이거 하시는가?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하니 하루에 9시간이다.

 9시간 내내 하나?

1시간 정도하고, 10분 정도 쉰다(노동강도 엄청나다).

 힘든점이 많겠다.

하루종일 마스크 뒤집어 쓰고 있으니깐, 땀도 많이 난다. 하지만 그런건 별루 안 힘들고 짖궂은 장난 당할때 좀 힘들다. 예를들면 바지를 벗긴다던가, 뭘 집어던진다던가(이런 성격 이상한 넘들이 정말로 있더라. 이런 넘들, 너들 입장 바꿔놓고 함 생각해바바라. 니들같음 월매나 열받겠냐).

 동작이 절라 도도하고 절제되어 있는 필인데, 평소 성격도 그런가

고등학교때 까지는 재밌는 넘으로 알려졌었다. 근데, 대학에 오니 주변에 다 그런 넘들이고, 그 재밌게 하는게 직업이 되다 보니 약간 근엄한 척 하고 있다.

 공연(?)을 할때 어떤 철학 같은 것이 있는가

가급적 액션을 크게 해서 내 몸짓만 보고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 말을 할 수는 없으니까. 몸으로만 보여주는거다. 그리고 가급적 관객들에게 기억에 남는 뭔가를 주려고 노력한다. 하여튼 사람들에게 화제꺼리를 만들어 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관객, 또는 팬은?

글쎄..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을 느끼는 때는..

내가 연기하는 마이클 잭순이 어른들의 눈에는 이게 우습게 보일 수 있어도, 아이들에게는 내가 정말 동경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거다. 실제로 몇몇 아이들은 나를 먼 발치에서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어렵사리 접근해서 내 바지자락 한 번 만지고 부끄러워서 막 도망가는거.. 그 때 나는 더할 수 없는 자부심과 행복을 느낀다.

 

그들에게 짧은 시간안에 뭔.가.를.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취재팀 일동, 다시 함 감탄의 눈물 흘리었다. 이 똥꼬 따스한 감동..).

 3일동안 영화제의 한 가운데에 있었는데, PIFF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나는 1회 PIFF부터 교수님과 여기에서 까페테리아를 운영했었다. 그리고 군대 갔다와서 다시 이 일을 하고 있는거다. 그래서 PIFF는 그리 낯설지 않다.

 

부산은 문화의 불모지다. 그래서 이런 행사가 좀 더 많이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행사가 한꺼번에 몰리는 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며칠전에 열렸던 자갈치 축제에 연달아서 이런 큰 행사가 열리니, 부산 시민의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좀 나눠서 해라.

 


이 대목에서 맥더날두 매니저 아자씨(어쭈구리, 이 아자씨, 남자인 내가 봐두 미남이다. 웅..)가 "어이, 잭순. 팬들이 기둘리구 있으니 얼렁 나가 보드라고"라는 강력 블로킹을 하는 바람에 이너뷰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와중을 틈타, 마이클 잭순의 절친한 친구 비련의 달봉스(정말이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절라 많이 맞는다. 그래도 화 안난댄다)도 짤막 인터뷰 하였으나, 지면 관계상 생략하고 둘의 우정어린 사진 한 장 박아주고 본 취재팀 아쉬운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오른쪽이 관객들의 무차별 구타를 당하는 비련의 주인공 달봉스. 우짜면 이렇게 원래 얼굴도 캐릭터 이미지와 맞아 떨어질까나..
 

이 이너뷰를 통해 본 취재팀, 다시 한 번 스타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곱씹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작지만 큰, 짧지만 오래 남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사람이 스타다라고 절라 순진하게, 그러나 원칙대로 생각해 본다면,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그것을 통해서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거기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이런 넘들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스타가 아니겠는가 하고 말이다.

게다가, 디립따 영화만 틀어대고 관객들이 영화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 하나 변변이 없는 PIFF같은 행사에서, 영화제 조직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들이 오히려 더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고 있었고, 그들과 더 많은 얘기를 무언으로 나누고 있었다.

간이 무대에서 절라 도도한 표정으로 손 함 흔들어주고 관객들의 우러름을 받는 배우와 감독들, 그리고 땀도 안 빠지는 더운 가면을 뒤집어쓰고 관객들에게 집어던짐과 바지벗김을 당하면서도 그들을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는 짝퉁 마이클 잭순과 비련의 달봉스.

둘 중 어느 쪽이 더 진정한 스타의 모습에 가까운가

 

 

 

 

- 진짜 스타란 무엇일까를 절라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딴지 영화부 PIFF 특별 취재팀 ( sixstring@netsg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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