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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브리지도 바르도 너나 잘해

1999.8.30.월요일
딴지 엽기 문화부


 푸아그라(foie gras)란 거위간 요리가 있다. 크리스마스와 연초에 프랑스에서 먹는 음식으로 캐비어, 땅 밑에서 자라서 돼지의 후각으로만 찾아낸다는 버섯요리 트뤼프(Truffle)와 함께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고급 중에서도 고급 전채요리다.

 

foie gras, 영어로 fat liver, 그러니까 직역하면 살찐 간이란 말인데, 이게 좀 골때리는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요리다.

 

프랑스 동물보호협회 ( Société Nationale pour la Défense des Animaux ) 에서 95년 신문광고를 통해 지탄한 내용을 보면, 정상보다 비대해진 간을 얻기위해 거위를 고문을 하는데 그 방법이 잔인하기 그지없다.

 

거위를 꼼짝도 할 수 없는 아주 좁은 상자에 가둔 후, 먹이를 토해내거나 도리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위의 목 뒤를 집게로 고정시키고 목에 20-40cm 길이의 튜브를 꽂은 다음 깔대기를 박고, 그 깔대기를 작동시켜면 드르륵 소리가 나면서 기계적으로 먹이를 강제로 목구멍으로 밀어넣는다.

 

이 짓거리를 하루에 2-3차례씩 보름에서 한달동안 한다. 평소 거위가 먹던 먹이도 아닌 것을 강제로 목구멍에 쑤셔 넣으니 그 목이며 내장기관이 성하겠는가.

 

상처로 인해 병에 감염되어 죽거나, 먹이가 목에 걸려 질식해서 죽기도 하고 또 모이주머니가 아예 터져버리거나 혹은 간경화, 심장마비로 바로 죽기도 하며, 바로 죽지 않으면 꽥꽥거리며 비참하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죽어간다.

 

이 고문을 당한 거위의 간은 지방질로 덮히게 되고, 그 크기는 정상적인 간의 5-10배 정도로 커지게 되는데 푸아그라는 그래야 제맛이 난단다. 매년 수백만마리의 거위가 이런 식으로 죽고 25만톤의 곡식이 <깔대기식 고문>에 사용된단다.

 

전주 비비밥이 있듯,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strasbourg)라는 도시의 대표음식으로 프랑스넘들이 최고로 치는 요리 되겠다.

 

 프랑스에 국민전선(Front national)이란 극우정당이 있다. 쟝 마리 르 뺀(Jean-Marie Le Pen)이란 인간이 1972년 시작한 당인데 이 당이 또 한 골때림한다.

 

당수 쟝 마리는 작년 유럽의회에 의해 의원면책특권을 박탈당했는데, 97년 독일에서 가진 기자회견 중 " 나찌의 가스실은 2차대전의 역사에서 아주 사소한 일에 불과했다.. " ( the gas chambers are a detail in the history of the Second World War… )는 내용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의원들은 면책특권을 가지지만, 국가적 요청이 있을 경우 유럽의회의 결정에 따라 다른 나라의 의원이라도 면책특권을 박탈할 수 있는데, 독일의회가  그의 면책특권 박탈을 요구했고 유럽회의 투표결과, 박탈된 것이었다.

 

이 발언으로 뮌헨사법당국이 그를 고발했고, 유죄로 판명된다면 그는 최고 5년형을 선고받게 되는 처지가 되었었다.

 

이 인간의 과거 어록을 몇 개만 들쳐보면 금방 이 인간의 뇌구조를 알 수 있다.

 
 

인종은 평등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인종간에 서로 다른 진화능력이 있다... 올림픽을 보면 흑인과 백인의 능력차가 확연함을 알 수 있다...

 

감이 오지?

 

이 인간은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이민 2세들이 팀의 주축이 되어 있다고 " 국가대표인데도 국가(國歌)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선수들이 있다 "는 식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지난 프랑스월드컵에서도 프랑스대표팀이 준결승, 결승까지 올라가는 동안 나라 전체가 축제분위기에 될 때도 이 이민 2세들이 보기 싫어 단 한마디 논평도 내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아우슈비츠를 희화화하면서, 자신을 "오래가는 오븐"( 아우슈비츠의 시체소각장에서 시체를 넣고 태웠던 소각로를 오븐에 빗댄 것이다 )이라며 히히덕거리는 전력 등 이 인간 한마디로 딱 잘라서 파스시트 또라이다.

 

72년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자가 이따구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 당이라는 게 제 정신이겠는가. 이 당은 극우에서 극좌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기 그지없는 프랑스 아니 유럽전체를 통틀어서도 가장 극단적인 극우정당으로, 정책이라고 씨부리는 것도 당수가 지껄이는 것과 삐까삐까다.

 
 

외국인 물러가라, 이민자는 지네 나라로 돌아가라 !
유태인들을 우대하지 말라 ! ( 진짜 우대나 하면 몰라 )
유전자가 다르다 ! ( 인종마다. 물론 지들이 우월하다는 소리다 )
학교식당에서 유태인, 아랍인의 위한 식단 제공을 중지하라 !

 

이들은 집시 / 아랍인 박해는 기본이고, 반유대 / 외국인배척 정책에다 인종차별주의와 저열한 민족주의까지 짬뽕된 울트라 극우집단이다.

 

그러니까, 외국인 때문에 일자리를 뺏기고 복지비도 나눠 써야 한다고 믿는 12%에 달하는 프랑스 실업인구의 불만을 등에 업고, 군복대신 양복입고 나타난 프랑스판 나찌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그런데, 95년 대통령선거에서 이 핫또라이 쟝 마리에게 25%나 되는 최고의 지지를 던져 준 곳이 있었으니 바로 스트라스부르그(strasbourg)였다. 푸아그라와 국민전선... 희한한 우연이다.

 

 브리지드 바르도.. 작년 플레이보이지가 뽑은 20세기 최고의 쉑쉬녀 100인 중에 톱텐에 들었었던가 아마 그랬을 게다.

 

우리 정서엔 어째 쫌 천박해 보이는 것도 같은데, 서양인들 눈에는 지난 백년간 인물 중 세계 최고로 쉑쉬하다고 지들끼리 인정한거다. 이 분야에서 플레이보이보다 공신력 있는 곳이 또 어딨으랴.

 

하여간.

 

브리지드 바르도가 당대 최고의 쉑쉬배우로서의 배우생활 은퇴 후 새로운 직업을 가졌으니 바로 동물애호가다.

 

일본에서 불법포경을 한다면 일본총리에게 항의서한을 보내 일본으로 날아가 항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협박하고, 파리에서 모피관련 패션쇼가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 피켓팅을 하는 열성 동물애호가가 그녀다.

 

뭐 우리나라에도 잊을 만하면 개고기 먹지 말라고 항의서한을 보내면서 우릴 야만족 만들기 시작한 것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월드컵 유치로 정신없던 96년에는 월드컵유치위원회에 " 개고기 금지하지 않으면 월드컵유치를 반대하겠다 "는 무써운 협박을 날리기도 했고, 그 전에도 개고기 계속 먹으면 한국상품불매운동을 한다나 어쩐다며 야만족 한국을 꾸준히 윽박질러 왔었다.

 

그런데 이 환갑을 넘긴 여배우가 몇 년전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고소됐다가 유죄 판결받고 벌금을 먹은 적이 있었다.

 

96년 4월 프랑스 극우지 - 울나라 좃선이라고 생각하면 딱이다 - 르 피카로지에 "분노의 외침"이란 글을 기고하며,

 

아브라함의 양 제물을 기념하는 라는 회교도 종교행사에서 회교도들이 양을 도축한다고, 이것을 "회교도들의 테러"라느니 "회교도들이 프랑스를 피로 적신다"느니 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남의 종교에다 대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다...
이 여자.. 어째.. 쫌.. 이상하지.. ?

 

그러더니 이 여배우가 올해 8월 19일 그러니까 지난 주에, 곰을 학대하고 호랑이 사냥을 하는 중국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동물박해가 있다면 여기 저기 가리지 않고 협박해 온 것이 한 두해가 아니니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기엔 이번엔 좀 심했다. 

 
 

" 중국은 전세계를 또 다시 구역질나게 했다. 동물에 대한 애정이라곤 조금도 없는 잔인하고 변태적인 민족의 모습을 보여줬다.. "

 

는 내용의 편지를 중국 장쩌민 주석 앞으로 써서 프랑스잡지 VSD 에 실은 것이다. 그러면서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에게는

 
 

" 이런 아시아인들 앞에서 굽실거리지 말라. 그들에게 사회와 문명이라는 것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서는 안된다는 것을 분명하고 단호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

 

며 자신의 행위에 동참을 요구했다.

 

어때? 이 여자 쫌 많이 이상하지 ?

 

동물애호 이거 좋다 이거다. 근데 왜 거기서 자꾸 인종차별적 발언이 겨나오냐. 수상하지 ?

 

이 여자, 국민전선(Front national)의 열성 지지자다. 4번째 남편과 함께.

 

 1983년 10월, 유럽경제공동체(EEC)는 바다표범가족의 유럽내 수입을 금지시켰는데, 이것은 1964년 시작되어 20년 가까이 진행되었던 "바다표범 전쟁"의 종식을 의미하는 조치이자 이 운동을 이끌었던 국제동물복지기금(International Fund for Animal Welfare-IFAW)과 그린피스에게는 국제적 명성을 안겨주었던 사건이었다. 브리지드 바르도와 동물애호운동이 시작된 것도 이 즈음이었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새끼바다표범을 심볼로 내세운 브리지드 바르도와 IFAW 그리고 그린피스의 집요한 바다표범사냥 반대운동은 동물애호정신을 내세운 서구인들에게는 문명인의 승리였지만,

 

바다표범고기를 음식으로 삼고, 또 그 가죽을 팔아 자식들을 학교에 보내고 생계를 유지하던 야만적 캐나다 이누이트(에스키모)에게는 자신들 고유의 음식문화의 파괴이자, 생계수단의 박탈이었다.

 

워낙에 야만인 이누이트는 완전히 성인이 되고 짝짓기를 한 후의 바다표범만 사냥했다. 문명인들은 새끼바다표범을 보호하자고 데모를 했지만, 실제로는 새끼바다표범은 애초에 사냥의 대상이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이누이트들에게는 자연보호의 교훈이 따로 필요하지도 않았다. 이누이트의 그런 사냥행위와 음식문화는 그 자체가 이미 북극 자연의 먹이사슬의 한 축을 이루는 것이었고, 이누이트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였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공동사냥을 통해 오랜 세월 구축해왔던 사회적 결속력, 전통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사냥한 음식을 분배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어던 그들만의 사회적 유대시스템 전체가 붕괴되었고, 평생을 먹고 살아왔던 음식을 바꿔야 했으며 그로 인해 건강마저 상실했다.

 

더구나 이런 급속한 전통체제의 붕괴와 사회적 구심점 상실은 청소년 자살과 마약복용, 알콜중독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이누이트 사회는 완전히 정체성을 상실하고 철저하게 파괴되어 지금까지도 문명화 되지 못한 체 무기력하게 연금이나 받아먹는 족속이 되고 말았다.

 

반면, IFAW의 브라이언 데이비스 회장은( Brian Davies ) 그 일로 유명해져 수십만불짜리 월급을 받는 인사가 되었고, 당시의 항의데모를 주도했던 그린피스의 회장 패트릭 무어( Patrick Moore)는 현재 연어 양식업을 해서 먹고 살고 있다. 브리지도 바르도는 과거 같이 활동하던 동물운동가들과 결별하고 국민전선의 지지자가 되었고.

 

물론 그들 모두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프랑스 요리 푸아그라,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 동물애호가 브리지드 바르도 그리고 망가져버진 이누이트 사회... 이것들이 짬뽕되면서 뭔가 딱 부러지지는 않지만 하여간 요상 얄딱꾸리하게 연결되는 그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으신가들 ?

 

<춘희>, <몽테크리스토 백작>, <삼총사>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대작가 알렉상드르 뒤마는 음식제국주의 라는 단어를 쓴 적이 있다. 아마 그가 프랑스인이었기에 생각해낼 수 있었던 단어였을게다.

 

그러니까 자기네 음식이 가장 기품있다는 문화적 우월의식을 바탕으로, 자기들 기준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는 야만적인 나라에 자기네 요리를 최고급으로 인식하도록 압박하고 또 먹도록 강권해서 음식식민화하고.. 뭐 그런 뜻을 가진 말이다. 

 

실제 프랑스가 그들의 식민국가에서 가장 먼저 퍼뜨린 것이 그들의 음식이었고, 햄버거 수입을 패스트푸드 제국주의 (fast-food imperialism) 라고 천시하고, 우디알렌이었던가.. 마이클잭슨이었던가.. 하여간 유명한 미국넘이 파리 최고급 식당에서 포도주 대신 콜라를 시켰다고 자기들 식당과는 급이 안맞는 야만적 손님이라며 식당에서 내쫓고..

 

뭐 그런 걸 보고 있자면, 이런 것이 단순한 자기 음식에 대한 자부심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통한식짐에서 외국인이 숭늉대신 콜라로 입가심했다고 꺼지라고 하겠는가.

 

그러고보면, 60년대부터 동물을 학대하고 야만적인 음식을 먹는다고 공격하는 쪽은 의례 프랑스 같은 소위 선진 문명국들이었고, 그런 공격을 받는 쪽은 언제나 중동, 아프리카 혹은 동양의 후진 야만국들이었다.

 

본기자, 개고기를 야만스런 혐오식품이라 하며 니들은 야만이야 하는 손가락질 끝에서 우리는 동물까지도 이 정도로 사랑할 줄 아는 성숙된 박애정신을 가졌어.. 하는 나르시스트적 자기만족과, 동물사랑을 내세워 다른 민족의 종교의식까지 모독하고 야만족에게 인류문화의 나아갈 바를 가르쳐 줘야한다는 태도에서 타협할 수 없는 강대국의 문화오만을 읽는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분명 아니고, 또한 누가 주창하건 동물사랑.. 그 자체는 타박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에 의한 어떠한 동물의 도축도 반대한다고 하는 생명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은 그것대로 이해가 가고, 또 도축을 최대한 덜 고통스럽게 하자거나 하는 식의 동물애호협회의 주장에는 이해를 넘어 깊이 동감하는 바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고기의 유통과 도축을 법의 테두리 내로 끌어들이자는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시도는 바람직하다. 위생적이고 잔인하지 않은 위생도축이 가능해 질테니까.

 

그러나, 자신들의 기준으로 다른 민족의 음식문화를 재단하고, 자신들의 기준으로 다른 민족의 종교와 문화를 야만과 문명으로 구분짓는 오만에 대한 가장 적당한 대응은 " 조까 " 한 마디면 충분하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것은 먹어도 되고, 어떤 것은 먹으면 안된다고 구분할 권한을 줬단 말인가.

 

어떤 고기를 먹느냐 마느냐는 자랑스러울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그저 그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환경과 거쳐온 역사와 문화의 산물일 뿐이다. 국제적 이미지 손상? 웃기지 말라고들 해라. 20여년 전, 살아 있는 생선의 회를 뜨는 쓰시에 야만이라며 질겁하던 양넘들이 이젠 너도나도 쓰시를 고급음식인양 잘도 쳐먹는 것은 생선은 그 사이 더 이상 동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기 때문인가?

 

그러니,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있을 야만인의 공격을 접하면, 열받지 말고 우리 모두 조용히 읊어주자.

 

"뽕이다" 라고.

 

아참, 김헝신의원이 브리지드 바르도에게 서한을 보내고 어쩌고 한다는 데 아서시라. 그렇게해서 국제적인 논쟁이 불러일으켜 질리도 없거니와, 설득되지도 않는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김치나 젓갈을 어떻게 하면 세계적인 음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나 고민들하시라. 탱탱부은 거위 간도 세계적인 음식이 되는데, 명란젓이 뭐 어때서. 안 그래? 끝.

 

 

 

 

- 별 같쟎은 이유로 야만인 소리하는 데,
한마디 한 딴지총수 ( DDanji@netsg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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