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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7.6.화요일

딴지 문화관광부



울나라 영화계에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울나라에서 SF 만들었다간 조땐다"


글타. 과거 김청기 감독의 태권브이 신화 이후, 울나라 영화계는 감히 그를 능가할 SF 영화를 만들지 못해왔다. 최근 노가리라는 로맨틱 휴먼 드라마 (혹자는 SF영화 라고 외쳐주기도 하나 본지 문화관광부는 단연코 이를 휴먼 드라마로 분류하는 바이다) 를 제작중인 시명래 감독이 과거 한때 일본의 원작을 고대로 갖다 표절해 만든 오래매 시리즈로 울나라 SF 영화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듯 하였으나 역시 한계에 부딪쳐 무너졌었다.


그 이후 영화계는 제작비 싸게 먹히고 제작기간 짧은 멜로가 짱이야 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헐리웃의 화려 삐까번쩍한 영화들에 당당히 대적해 왔다. 어쩌다 조또 무식한 일부 영화팬들이



씨바...울나라 영화는 넘 천편일률 적이야. 개혁이 필요해.


...라고 생각할라 치면 어케 알았는지 당장 벤츠 타고 대학로로 달려와 스크린쿼터 사수하여 가엾은 영화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라고 울부짖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고 무명의 엑스트라급 영화배우들을 대거 투입, 삭발식을 거행하여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때문에 의식있는 울나라 사람들은 감히 국산 SF 영화 같은거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런데...얼마전 본지 취재부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왠만한거에 눈도 깜짝 안하는 본지 수뇌부를 경악의 도가니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안냥. 니네 공삼이가 비밀스럽게 영화 찍는거...알아? 것두 비밀스러운 SF 라는데...알아?"


허억! 럴수...영화계의 대부 백공삼씨가, 만들면 무조건 실패한다는 국내 SF 영화에 출연하다니? 절라 쇼킹했다.






잠깐상식 : 영화배우 백공삼, 그는 누구인가.


최근 내게 계란을 던져봐 라는 컬트 무비의 주연으로 출연하여 백견 예술제 및 토룡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대상을 휩쓸어 버렸던 울나라 영화계의 산 증인으로서, 그가 악역을 맡은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모두 그의 리얼한 연기에 도취되어 울화통을 터트린다고 전해진다.


수많은 출연작들이 있으나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헐리웃과 공동제작한 007 시리즈 외전 003, 네버 다이즈 와 액션물 넘버 03 을 꼽을수 있으며 왠만한 영화에는 출연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몸값이 높은 배우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종을 본지가 놓칠리 없다. 해서 급히 취재팀을 충무로에 급파하여 추적에 추적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그 비밀스런 영화제작의 전모를 밝혀내고야 말았으니...


아. 그것은 바로 울나라 영화계에 한획을 그을 초거대 스펙따끄르 액션 SF 영화 구케워즈 (GUKE WARS) 였던 것이다.


무명의 신인 조지로 깠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백공삼씨를 비롯, 한때 이름을 날렸다가 갑자기 잠적하여 수많은 여성 영화팬들을 애끓게 했던 액션배우 이해창과 그의 스승격인 원로 액션배우 김종팔, 그리고 현재스코아 영화계의 대빵을 자처하고 있는 김데중이 총출연하여 울나라 영화 사상 최고의 배우진을 구축 하였으며 특히 SF 영화답게 현란한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를 마구 남발하여 보는이의 똥꼬를 바르르 전율케 할 것이라고 전해진다.


또한 더욱더 놀라운 사실은 이 영화가 바로 본지 문화관광부의 후원으로 제작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본사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도 일케 모른다. 송구스럽다.


암튼 이제부터 비밀스럽게 제작중인 국산 SF 영화 구케워즈의 모든것을 알아보기로 하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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