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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호 추천0 비추천0






1999.7.6.화요일

엽기 국방부 파견 기자 김낙호



절라 오래동안 기다린 전국 14명의 독자 여러분, 저번에 본기자 원고 빵꾸냈슴다. 우짜겠슴까, 너거뜰이 참아야지.

뭐 여하튼 저번에 헹가레21에 이런 기사가 실렸더군요. 카투사, 일본 신사를 향해 경례!

고러씁니다, 여러분, 본 코너 까투리를 알려주마 5회에서 이미 먼저 까발렸던 내용이었슴다. 이 작은 쾌거 앞에 1주일 걸린 변비가 트래펑 집어삼킨 듯히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씀다. 그래, 씨바, 다음 목표는 국민여론 장악, 그 다음은 대통령 출마, 다음은 세계정복이다! 아자! 





 한국넘 지랄

지금까지 본 코너, 주로 양넘뇬들에게 이야기 위주로 흘렀다. 하지만 자랑스런 대한육군 까투리, 한국군 동네로도 관련이 없을리 없자나. 이미 초창기에 밝혔듯이, 까투리는 임무 및 업무에 있어서는 완.전.히. 양넘의 사유재산이지만, 인사행정권은 모두 한국군 쪽에 있다. 인사행정권이란게 뭔가. 휴가, 진급, 전역, 영창, 등등등.

즉, 한국군 쪽의 입김도 무시못한다는 거다. 실제 뭔가 일 돌아가는 건 양넘들이 따먹고, 뒷처리는 한국군이 하고. 한마디로, 양넘들에게 공짜 노예들을 갖다 대주는 것만도 모자라서, 애프터 서비스까지 해준다는 거다. 가히 눈물겨운 한미 혈맹관계의 살아있는 현장이라 하겠다.

1) 한국군 파견간부...?


그래서 까투리가 있는 부대에는, 항상 한국군 지원단(가장 윗대가리는 대령이다)에서 보낸 한국군 파견대라는 이름으로 한국군 간부들이 배치되어 있다. 한국군 장교나 하사관 보기 싫어서 까투리 지원하시려는 넘들에게는 마냥 죄송스러울 따름이다.

파견대 간부의 역할은, 명시적으로는 카투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복리후생을 관리하는 것 이란다.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제도적으로 양넘들에게 눌려서 카투사들의 권익을 보호할 정도로 강하지 못하며, 복리후생을 관리하기에는 너무나 이 사람들이 할 일 건덕지가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원튼 말든 놀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파견대 가운데서도 한국군과 항상 밀접하게 붙어 다니는 일부 부대의 경우, 적어도 장교들은 연락업무라는 실질적인 일거리가 있지만, 그냥 미군인 대다수의 부대에서 이들은 가히 백수의 경지에 다달했다고 보면 정확하다. 전문 군사용어로 말하자면, 땡보직이라는 거다.

물론 게중에는 정말로 카투사들의 권익을 위해서 양넘 규정 밤새워 들춰가며 잘 되지도 않는 영어로 그들과 맞서 싸우는 훌륭한 인간들이 있다. 하지만 백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인간들이 꽤나 많이 서식하고 있기에 문제가 된다는 거다. 말 그대로 미군에 파견근무 나온 것을 어학연수 온 걸로 열심히 부지런히 착각하고 자빠진 인간들이다. (사실 일부 까투리들도 이런 생각을 지니고 오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졸라 냉엄한 현실 앞에서 두 눈이 번쩍 뜨인다... 고급 TOEIC 영어 회화를 배울 것이라 기대하고 와서, Fuck You의 163가지 사용처를 배워간다.)

뭐 어차피 행정 업무는 까투리들이 실질적으로 거의 다 하기 때문에 시간도 남아 돌겠다, 위에서 괴롭히는 넘들도 별로 없겠다, 신선이 따로 없다. 또한 일부 인간들은 대한민국 군대의 영원한 켐페인, "사병은 내 개인 소유물이자 봉이다"라는 명제를 아주 굳건히 수행해 나간다.

자기 학위 따먹으려고 리포트 따위를 번역시키는 것은 물론이거니와(아예 논문을 대필하게 한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제보 받았다), 기타 자기 개인 신변적인 뒤처리를 강요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네들 월급 세금정산 업무를 시켰다는 제보를 받고는 본 기자 2박 3일동안 어이 없었다 ).

그럼 이들은 어떤 경위로 이런 자리로 들어오는 것인가. 조직원 님의 제보를 그대로 옮겨놓겠다.



" 대강 이들이 들어오게 되는 루트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장교들. 장교들은 크게 둘로 구분이 된다. 파릇파릇한 새내기 장교들. 대강 중위 대위 정도. 그리고, 이젠 마탱이들이 확실히 간 노땅 소령, 중령, 대령. 새내기들이 미군부대로 들어오는 경로는 대개 육군행정학교에서 실시하는 시덥지도 않은 영어시험을 보고 성적 좋은 새내기들을 보낸다.


따라서 이들의 영어 실력은 약간은 봐줄만. 그리고 마탱이들이 확실히 간 노땅들은 편한 데서 말년 보내고 제대하라는 의미로, 일종의 휴가와 비슷하다. 따라서 이들의 영어실력은 정말 개판. 그리고 하사관 아찌들. 이들은 새내기장교처럼 시험을 치르고 온다. 여기서 한 가지 집고 넘어갈 것은, 장교와 하사관이 미빨군에서 복무할 수 있는 기간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장교는 끽해야 3년, 이것도 지랄같이 남고 싶어서 기를 쓰는 경우인데 반해, 꼴통 하사관들은 맘만 먹으면, 8년은 너끈히, 10년까지도 가능하다."


뭐 이들이 자기 주어진 일 잘 하고, 졸라 적극적으로 " 내 한몸, 대한육군이 양넘들에게 당당해질 그날을 위해 불사르리"하면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까투리들 이용해서 지네 학위논문 쓰고, 재테크하고, 블랙마켓을 홈그라운드로 삼아서 사는 일부 인간들은 당연히도 양넘들 앞에서는 가히 비굴함으로 역사 속에 한 획을 긋는다고 할 수 있겠다.


양넘들도 지네들 사유재산인 까투리들과는 달리, 이들 월급 받아먹고 사는 파견대 하사관과 장교들은 거의 그냥 내버려 두기 때문에, 잘 비비기만 하면 한미 유대 공고 및 연합 전투력 강화에 큰 기여를 했답시고 상도 받으니까.

밥에 돌이 들어 있으면, 돌을 잘 골라내서 갖다 버려야 한다. 하지만 돌이 쌀보다 많으면?


2) 아예 한국군

한국군들과 직접 맞대는 부대들의 경우, 이야기는 좀 더 재미있어진다. 뭐 말단 전투부대들에야 별 상관이 없지만, 지휘부대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한미 연합 어쩌구 하는 것이 많아져서, 한국군들과 미군들을 동시에 항상 접하고 같이 일해야 하는 동네들이 늘어난다.

당연히도 여기서 접하게 되는 한국군이란, 사병들보다는 장교들 위주고, 하사관도 거의 중사 이상들이다. 앞서 말하지 않았던가? 사병은 사유재산이라고. 자기네들 지휘권하에 있던 없던 상관없다. 한국군 사병 입장에서 볼 때 카투사라는 것은 사실 미군에 가까운 데다가 같이 고생하는 처지지만, 한국군 장교 입장에서 볼 때는 이건 뭐 영어 잘하는 내 봉들이다.

괜히 까투리는 외제로 보이는지, 외제 좋아하는 이 인간들은 꼭 뭐든지 지네들이 할 수 있는 것도 무조건 까투리들에게 떠넘기려는 경향이 있다. 차마 지네 휘하도 아닌 까투리들에게 커피 타는 심부름이야 (비교적) 안시킨다 쳐도, 지네 꼴리는 대로 아무 일이나 떠넘기고 도망가는 일이 하다하다. 어디서 외제 헬스 기구를 장만하고, 그것의 설명서가 영어로 되어 있으니까 번역해달라고 명령하는 인간들... 그것도 한창 훈련준비철에 말이다. 거의 그 정도 수준이다.

그런 경우 원래는 까투리들을 직접적으로 관할하는 파견대 간부들이 이런 것을 금지해야 하지만, 뭐 지네들이 하는 일도 아닌데 머하러 귀찮게 얼굴 붉히겠는가... 그나마 까투리들이야 한국적 군사문화에 어느 정도 낮설지는 않다 치잔 말이다. 양넘들한테도 그런 식으로 다가서는 건 도대체 뭔가. 누가 국제적 망신이 뭔가 궁금해 한다면, 눈을 들어 이들을 꼴아보게 하라... 왜 일하는 바쁜 사람 붙잡아다 놓고 헬로 하우두유두 타령이냔 말이다. 외국인 처음 보나? 양넘들이 사람이 아니라, 영어회화 수련용 기계 쯤으로 보이나 보다.


꼭 싸고 좋은 한국군 매점 놔두고, 비싼 달러 털어가며 양넘 자판기에서 코카콜라 뽑아가는 인간들도 참 바람직한 어글리 코리안의 전형을 보여준다. 또 괜히 궁금한 건 또 왜 그리 많은지. 포병을 담당하는 장교가 미군 중사에게 월급이 얼만가를 물어서 도대체 어디에 써먹겠단 말인가. 그리고 양넘들에게 월급 얼마받나를 직접 물어보는 것이 얼마나 큰 실례인지 알고나 있는지...


여하튼, 요약하자면, 한국군 장교들의 상당수는 미군들 앞에서 어글리 코리안 아.저.씨.의 모습을 깊이 각인시켜주고 있다. 단, 그들은 까투리 앞에서는 강하다... 졸라 강하다.


3) 군무원 아저씨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대나 자대배치를 막 받은 후 구보를 돌 때, 많은 까투리들이 팔을 허리춤에 대고 뛰어야만 했다. 구보 뛰다가 바지가 홀라당 벗겨지는 엽기적인 경우를 ( 양넘 체육복은 속에 빤스도 안 입도록 되어있다) 방지하기 위해서...


까투리를 가장 같잖게 취급하는 종족은 누구일까. 양넘들? 한국군 장교? 정답은 바로 군무원들이다. 자랑스런 배달겨레의 민족적 정체성이 빛나는 순간이다. 이런 경향은 대체로 기지가 클수록 강하게 나타난다. 기지가 작은 곳에서야 어차피 서로서로 알고 지내게 되니까 그렇다 치지만, 큰 동네에서는 무늬만 양넘군대 군인이지 주머니는 텅 빈 까투리들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저 색히덜은 어차피 한국군이니까 좀 더 무시당해도 되."


스타일의 사고방식들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고방식이 가장 강한 곳은 두말할 나위 없이 보급창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대에서 처음 양넘 체육복 반바지를 지급받을 때 고무줄이 제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고무줄이 파손된 불량품들을 모아다가, 버리기 아까우니까 그냥 까투리들 지급품으로 돌려버린 것이었다.

"공짜로 받는 넘들이 말이 많아" 스타일이다. 최초 군사 장비를 지급받을 때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어느 정도 계급이 찬 인간이 같이 따라가서 강력하게 항의를 하지 않으면 거의 파손 직전의 불량품들을 뒤집어쓰고 오기가 일쑤다. 일부 군무원들이 돈 쥔 양넘들에게 약하고, 돈 없는 까투리들에게는 강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 머냐, 썬글라스 끼고 돌아다니며 한때 스스로를 대통령이라 칭하다가 총맞아 죽은 인간이 말하지 않았던가.



" 하면 된다 "


해서 되게 하려면 돈 되는 양넘들에게나 붙어야지, 돈없는 까투리들 백날 챙겨줘봐야 어디다가 써먹겠는가. 그렇기에 까투리가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도 명확하다. 기름칠을 하는 것. 훈련 때 안먹고 짱박아둔 MRE(전투식량)을 하나씩 건네주면서 잘 처리해 달라고 사바사바. 효과 100% 보장한다...


뭐 양넘 영내 극장에서 프로가 인기있어서 양넘들이 몰려들면 요금을 내지 않도록 되어 있는 까투리들이 자리에서 쫒겨난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내려오면서 여러 사람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해준다.


 피티기는 피티


까투리 출신들이 하나 확실히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면? 영어?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바로 장거리 달리기와 푸샵이다. 옛 현인들이 말하지 않았던가. 군대는 몸으로 때우는 것이다라고.


양넘들의 체력 관리는 한국군보다 훨씬 엄정하다. 예네들 말로 피티 테스트라는 걸 모든 사병, 하사관, 장교가 6개월마다 한번씩 봐야 하는데, 종목이 딱 3개다. 푸샵, 싯업, 2마일 (3.2 Km) 달리기 (300점 만점).


떨어지면 졸라 갈구고, 바로 재시험 봐서 또 떨어지면 각종 제도적인 처벌을 받는다. 또 떨어지면? 얄짤없이 짤린다. 봐주기식 채점도 없고, 합격 기준도 만만치 않다. 뭐 젊은 애들이야 그렇다 치지만, 50대 아저씨라도 2분에 푸샵 50개 싯업 50개 쯤은 가볍게 해야되고, 3.2Km를 20분 이내에 주파해야 된다. 따라서, 이 인간들 지네 몸뚱아리 관리하는 거에 깨나 신경 쓴다. 그래서 항상 어디 헬스에서 역기 들고 앉아있고, 용산 한복판에서 자동차에서 뿜어나오는 상쾌한 일산화탄소를 가득 들이마시며 조깅을 즐긴다.


까투리들도 이네들 기준에 맞추어야 하다 보니, 이래저래 피티를 해야 한다. 비록 커트라인(180점)을 넘는 거야 그렇다 치지만, 양넘들 앞에서 쪽팔리지 않고 어느 정도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점수대들이 각 부대마다 암묵적으로 존재한다 (전방으로 갈수록 이게 높아진다). 특히 까투리의 입장에서는 영어도 못하면서 그나마 체력도 부실하다고 놀림받으면 졸라 기분 더러운 일인지라, 도저히 푸샵 싯업 장거리 달리기를 연마를 안할 수가 없다.


저기 판문점 경비대 동네같은 경우, 보통 하는 매일 아침구보로 한 10Km 씩 뛴다고 한다. 다음 황영조 이봉주는 아마도 거기서 나올 듯 싶다. 300점 만점에 290점 이상을 받게 되면, 피티 마스터라 하여 뱃지를 하나 달아준다. 이넘은 한 몸 하는 넘이다라는 표식이다.


이런 거 하나 체육복에 달고 있으면 양넘들 앞에서라도 깨나 뽀다구 나지... 항상 그렇듯이, 까투리에게는 별로 실용적인 의미는 없다. 위에 꺼는 피티 테스트 이야기였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서 피티는 매일 아침에 하는 운동 그 자체를 가리킨다. 아침점호를 하고, 바로 아침운동을 한다. 부대마다 프로그램은 다르지만, 보통 1시간여동안 푸샵, 싯업, 혹은 각종 다른 운동들을 하게 된다.


1주일에 2-3회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게 되고. 양넘들 장거리 달리기는 보통 짧게는 2마일만 뛰고, 특별히 기분좋은 날에는 한 10Km까지도 뛴다. 빡도는 날에는... 상상에 맡기겠다. 푸샵 싯업도 하다보면 1시간동안 보통 수백개는 한다. 체력 단련은 그러니까 만만치 않게 한다고 보면 된다.


아침 PT는 보통 중대나 소대단위로 열을 짜서 하게 된다. PT 과정은 마치 무슨 행사처럼, 매우 정형화된 틀에 따라서 움직인다. 교관은 하사관들이 돌아가면서 맡게 되고. 까투리들도 병장부터는 완전한 하사관 계급이기 때문에 그 차례가 돌아온다(까투리를 졸라 개무시하는 부대에서는 안시킨다). 그러니까 어벙하게 있지 말고, 어떻게 PT를 지휘하는지를 항상 익혀둬야 할 필요가 있다. 복잡하게스리. 뭐, 하지만 하라면 해야지 뭐. 까라면 까고, 덮으라면 덮는거야... 양넘이든 한국넘이든, 군대니까.





참, 그리고 저번에 이은 PLDC 이야기. 최근의 정보에 따르면, 이넘들이 까투리들에게 배정된 입학 정원을 15명 이내로 대폭 줄여버렸다는군요. 결국은 조만간에 아예 없애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오고 있슴다. 결국 까투리가 자기 계급에 맞는 권위를 지닐 수 있는 방법이 또 한가지 줄어들고야 말았슴다. 윗대가리들의 무관심과 비굴함 속에서 점점 까투리들은 똥통으로 밀려나고 있슴다...


아마도 다음 회가 본 코너 총정리편이 될 것 같씀다. 정말로 다루어줬으면 하는 거 이 기회 놓치지 말고 보내주시길. 그리고 까투리 생활에 대한 20자평도 모집함다. 20자 넘어도 사실 상관 엄씀다. 하여간, 여러분덜이 졸라 호응을 많이 해주면 본기자 다음 회 놀고먹을 수 있슴다. 아자!! 여하튼 대단원을 준비중이니까, 먼가 한판 해봅시다. 졸라!





- 엽기 국방부 파견 기자 김낙호( capcold@nownuri.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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