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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31.월

유종일 올림



소위 유종근 달러 사건은 이미 수많은 지면을 통해 소개되었고 질타되었다. 그럼에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검사는 안훔쳤다고 하고 도둑은 훔쳤다는 울트라 코메디만 계속될 뿐.

그러던 중 유종근지사의 가족 중 한 사람이 유종근사건과 관련하여 통신공간에 글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본지는 그의 글을 싣기로 했다. 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주장의 근거가 나름대로 있고, 다 같이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분명하고자 하는 것은 이 글은 어디까지나 <주장>이라는 것이다. 가족의 가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여전히 독자의 몫이다.


그럼 가자.





저는 유종근 지사의 막내 동생인 유종일입니다. 우선 우리 나라 최고의 신문에 글을 실어 주신 딴지일보에 감사드립니다. 의례적 인사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코소보 사태에 관한 분석은 국내 다른 어떤 언론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명쾌하고도 올바른 내용이었습니다.


이 글이 나오게 된 배경을 먼저 말씀드리지요.


지난 5월 6일 저는 대학 선배가 하는 치과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가 이빨 치료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하면서 천리안의 토론방을 보여주었습니다.


거기서 도둑사건과 관련하여 유종근에 대한 수 많은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보았고, 다수의 글들이 오해와 편향된 시각에서 나왔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배가 저더러 진실을 알리는 글을 올리라고 권하더군요.


저는 난생 처음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한 제가 글을 쓴다면 제 나름대로 유 지사가 잘못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밝히지 않고서는 진실된 글을 쓸 수 없었기에 망설여졌습니다만 결국 썼습니다.


물론 유 지사 혹은 그의 비서진과 아무런 상의도 없었고, 제 글 때문에 유 지사에게 꾸중들을 각오도 했습니다. 언론의 몰매를 맞고 네티즌들에게서까지 부당한 비난을 받는 형이 안스러웠기도 하거니와, 이 사건이 지니는 정치적 함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5월 6일 밤에 "유종근 지사의 친동생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천리안 토론방에 글을 올렸고, 이 글은 약 천 건의 조회건수를 기록하는 관심을 끌었습니다. 격려의 편지, 충고의 편지도 답지했고, 인간에 대한 회의를 새삼 자아내게 하는 황당하고 저열한 비난도 많이 있었습니다. 기분 좋은 경험은 결코 아니었으나, 이를 통해 좀더 겸허하게 여론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은 것도 사실입니다.


며칠 후 딴지일보 발행인께 연락이 왔습니다. 딴지일보에 글을 실어보지 않겠냐고. 저의 실명을 밝히자니 천리안에서럼 저까지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싫고 필명으로 하자니 동생이 옆에서 본 진실이라는 글의 기본 성격을 살릴 수 없고 해서 고민했지만, 까짓 거 욕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 한 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유종일은 뭘 얼마나 알고있나?


천리안의 경험에서 독자들에게 정확한 제 입장과 위치를 알리는 것이 오해를 불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제가 저의 형에 대해 완벽하게 객관적이기는 어렵다는 점 인정하고 들어가겠습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대부분의 형제 사이가 그렇다고 믿고 있습니다만 우리 형제 사이에도 상호 경쟁의식도 있고 의견충돌도 있습니다. 원래 형제관계란 부모-자식 사이와는 천양지차이지요. 비교적 우애가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저와 유 지사 사이에 갈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유 지사의 신자유주의적 경향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리고 유 지사에게 늘 좀더 겸손한 자세로 모든 사람들을 대하라고 충고해 왔습니다.



둘째, 저는 결코 제 인생과 유 지사의 정치적 입지를 연결시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7, 80년대를 거쳐 수 차례 투옥도 되었고 강제징집도 당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믿기 어려운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유 지사의 동생이라는 게 제게는 손해막심입니다. 요컨데, 제가 유 지사에 대해 무비판적 옹호를 한다거나, 이기적인 동기에서 유 지사의 약점을 감추려고 하지는 않겠다는 말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제가 유 지사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주로 그의 사람 됨됨이에 관한 것이지, 그의 사생활 혹은 공직생활의 구석구석을 아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 지사는 말할 것도 없지만, 저도 제 한 몸 살아가기 무척 바빠서 자주 만나지도 못합니다.


경제정책과 관련한 토론 등 (저도 경제학자입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제사 때나 만날 정도입니다. 저는 도둑사건 이후 유 지사에 대해 제기된 의혹들을 충분히 해명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아는 유종근의 인격에 대한 판단과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 그리고 동생으로서 알게된 약간의 내부 정보를 토대로 사건의 총체적 진실에 관한 나름대로의 판단을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 지사 사택 도난사건 : 확인된 사실들


우선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밝혀진 사실만 보겠습니다.



 첫째, 3월 7일 유 지사의 서울 사택에 도둑이 들었고, 3월 8일 유 지사 측은 현금 3,500만원과 500만원 상당의 패물 5점을 도난당했음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이러한 즉각적인 신고는 과거 도둑맞은 사실 자체를 숨기기 위해 신고를 회피했던 고관대작이나 부패재벌의 행태와는 매우 다른 것이었습니다.



 둘째, 3월 18일 검거된 도둑 김강룡은 유 지사의 집에서 현금 3,200만원과 보석 5점을 훔쳤다고 진술했습니다. 현금 액수의 약간의 차이를 빼면 유 지사측 신고내용과 동일했고, 이때 도둑 김강룡이 미화 12만불도 훔쳤다고 주장했었는지 여부는 본인과 조사를 담당했던 경찰관계자 외에는 확실하게 알 길이 없습니다.


경찰과 검찰에서는 이러한 진술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만약 이러한 진술이 있었다면, 이것은 자신의 죄과를 확대시키는 참으로 기괴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셋째, 김강룡의 진정서를 통해 사건을 접하게 된 한나라당이 4월 15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기정사실화하며 유 지사와 현정부의 도덕성을 공격함으로써 사건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넷째, 유 지사는 즉각 12만불 도난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4월 17일 이회창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대한 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다섯째, 이후 인천지검에서 김강룡의 진술을 근거로 미화 12만불 도난여부를 수사하여 이를 허황된 거짓말로 결론지었으나 대다수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명쾌한 수사결과를 내 놓지 못하였습니다.


 여섯째, 검찰 수사과정에서 도둑의 주장이 적어도 일부는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현장검증 과정에서 엉뚱한 곳을 김성훈 장관의 집이라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다량의 히로뽕 투입 경력을 가졌음도 밝혀졌습니다.


 도난사건과 도둑사건 : 풀리지 않는 의문들


위의 사실들을 놓고 볼 때, 이 사건이 갖는 정치적 파장과 의미가 없었던들 이는 한낱 기이한 해프닝으로 치부될 성질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유 지사의 정치적 위치도 있고, 이를 정치공세의 호재로 삼은 한나라당의 정략도 있었기에 이 사건은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검찰수사 종결 이후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무성하고, 유 지사가 실세이기 때문에 검찰이 그의 구린 부분을 덮어주었다는 의혹마저 있습니다. 저도 검찰 수사결과에 커다란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의문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과연 미화 12만불은 있었는가?


미화 12만불의 존재여부, 도난여부는 제삼자로서는 확실하게 알 길이 없습니다. 단지 한나라당의 공격이 있은 직후 발표한 유 지사측의 성명은 이를 밝힐 수 있는 한 방법으로 미화 12만불이 들어 있었다고 하는 문제의 그 007가방에 대한 철저한 지문감식을 요청했고 본인과 가족은 물론 도청직원들도 이에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4월 19일 검찰에 자진출두한 유 지사가 정식으로 이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만약 미화도난이 사실로 드러나면 즉각 모든 공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저는 그 당당한 태도에서 유 지사가 사택에 미화를 두고 있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 지사는 현장검증을 거부하고 야반도주를 했습니까? 이에 관해서는 아래에 제 나름의 설명이 나옵니다. 하지만 우선 생각해 보십시오. 현장검증이 어떻게 외화 도난사실 여부를 입증합니까? 만약 누군가가 당신의 집에서 미화를 훔쳤다고 주장하여 당신이 외화은닉범으로 몰린다면 당신은 무슨 방법으로 결백을 입증하겠습니까?


현장검증을 하여 만약 김성훈 장관의 경우처럼 엉뚱한 곳에라도 간다면 다행이겠으나, 도둑이 실제로 당신 집에서 무언가 훔쳐갔다고 칩시다. "이 방의 이 책상위에 놓여있던 가방 속에서 미화를 훔쳤다"고 와서 주장하면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이를 반박합니까? 남을 외화 은닉범으로 몰려면, 자신이 훔친 외화의 보관 혹은 처분에 관하여 입증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 외화가 누구 집에서 나온 것인지 입증하는 것이 그 다음 순서일테고요.)


그러나 김강룡은 이 부분에 관하여 횡설수설과 묵비권 행사를 오갔으며, 우리의 위대한 민주 검찰은 그에게 우롱당하면서도 잘도 참았습니다. 오히려 이미 현장확인 및 현장검사(사진촬영 포함)를 세 차례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철수한 사택에 대한 현장검증을 요구하여 피해자인 유 지사를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검찰도 처음에는 현장검증이 필요없다고 했다가, 국회에서 박상천 법무장관이 수사에 관여해서는 안되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현장검증을 약속한 이후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저는 저의 확신을 뒷받침해 줄만한 수사결과를 내놓지 못한 검찰이 못마땅합니다. 이것이 또한 의문입니다. 문제의 007가방은 어디 있으며, 지문감식 결과는 왜 안나오는 겁니까? 왜 안양의 단란주점 종업원들이 연통기자에게 미화가 가득 들은 007가방을 보았다는 얘기를 한 후 일시 잠적했었는지 밝히지 않습니까?


물론 이를 두고 검찰이 협박하여 진술을 번복시켰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렇다면, 사건 초기 김강룡이 호텔에서 미화를 사용했었다는 얘기만으로 무슨 결정적 증거라도 되는 듯이 보도되었었는데, 미화 사용 시점이 영 아니올시다였음이 드러났으면 왜 이러한 정보가 일시적이나마 도둑에게 유리하게 사용되었는지 밝혀야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민이엄마, 금괴 등 도둑의 주장을 좇아다니기만 했지 도둑의 괴이한 주장 배후에 있는 여러 가지 의문에 관해서는 아무런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3,500만원 도난사건은 도둑의 괴이한 주장으로 말미암아 도둑사건으로 변하였습니다. 검찰은 도난사건의 해명도 미흡했지만 그나마 의문을 풀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도둑사건에 관해서는 아예 수사를 포기하다시피 하였습니다. 그가 마약중독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외에는 도둑사건의 여러 가지 의문들



- 왜 자신의 범행을 확대하려 하는가?
- 한나라당과 어떤 거래가 있었는가?
- 왜 겁도없이 고위공직자 집들을 일부러 노렸는가?
- 특히 가장 개혁적이고 재산신고상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재산
이 적은 유 지사와 김장관을 타겟으로 했는가? 


에 아무런 접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김강룡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에게 정보를 제공해주고 그림도 받았다는 공무원이 실존하는지에 관해 전혀 수사를 안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의 배후에 모종의 음모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다분히 있고, 만약 그렇다면 이 공무원이 음모의 중요한 고리였다고 생각됩니다만. 혹시 대법관 출신의 야당 총재와 그의 법조계 인맥을 의식한 것인가요?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과연 음모는 있었는가?

저는 음모의 가능성이 상당히 있고, 또 이와 관련한 사실들이 향후 일부나마 드러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막연한 추측 이상이라고 주장하기 어렵지만요.
김강룡의 범행의 특이성, 주장의 해괴성, 공무원 협조에 대한 언급, 그리고 한나라당과의 협조가 심상치 않게 보이기는 하지요.


막연한, 그러나 어쩌면 가장 본질적인 정황증거는 이것입니다. 우리 나라에 힘 센 사람들 중에 유종근이 고꾸라지면 신날 사람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도 많이 있고, 재벌들은 특히 미워할 테고, 검찰은... 글쎄 올시다..


음모의 존재여부를 떠나서 DJ정권에서 소위 개혁인사라는 사람들이 최근 하나 둘 낙마하는 것 보셨지요? 김태동, 최장집, 장영식 등이 차례로 물러나고... 그러더니 도둑사건으로 유종근, 김성훈을 흔들어대고... 이해찬 퇴진운동까지... 제가 뭐 이들의 업무수행이나 정책을 좋게만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걱정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유종근의 도덕성에 관하여


이제 도둑사건을 기화로 유 지사의 도덕성에 대해 제기된 문제들에 관해 제 나름대로 해명하고자 합니다.



 첫째, 현금 3,500만원의 출처와 용도에 관한 의문입니다. 출처는 저도 자세히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공직자 재산신고시 98년말 현재 1억 이상의 현금보유를 신고한 바 있으며 검찰의 조사결과 문제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 검찰의 수준과 행태로 볼 때 그 신뢰성에 의문이 갑니다만, 자금출처 조사는 이미 현장검증을 둘러싸고 검찰과 유 지사간의 갈등이 표면화된 시점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찌되었거나 동생인 저도 유 지사가 그러한 액수의 돈을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입니다.


나아가 이 돈의 용도에 관하여 엇갈린 해명이 나온 것은 유 지사가 의혹을 사게 된 중요한 이유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 지사 본인이 이에 대해 말을 바꾼 적은 없습니다.


유 지사는 비서실장 등 직원들이 잘 모르고 그랬다고 했지만, 저는 당황한 그들이 업무추진비라는 등 거짓으로 거액의 현금보유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줄여보고자 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도둑의 주장에 당황한 김장관은 도둑맞은 사실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나오지 않는 그림 두 점을 도둑 맞았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둘째, 유 지사의 서울 사택 문제입니다. 여기서도 당황한 유 지사 측의 당당하지 못한 대응은 많은 불신을 자아냈습니다. 저도 이에 관련한 모든 사실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분명히 아는 것은 97년 말에서 98년 초 사이에 소위 비상경제대책위원회의 일원으로 외환위기의 불을 끄기 위해 하루 서너 시간의 수면으로 버티면서 일하던 때 유 지사는 플라자 호텔을 항상 이용했는데, 이에 따른 비용이 너무 크다고 집을 얻어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401호를 얻은 것입니다.


직원관사라는 것은 형식적인 것이고 실제로 대통령경제고문과 도지사를 겸직한 유 지사는 많은 시간을 서울에서 보내야 했기 때문에 주로 유 지사의 숙소로 사용하기 위해 얻은 것으로 압니다. 형수가 대학원 수강을 위해 서울에 오면 이곳을 사용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저는 401호에서 새벽 1시, 2시에 유 지사를 만나 재벌개혁 방안을 토론하고, 외자유치를 상의하고, 실업문제를 걱정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제가 조금만 늘어지게 얘기하면 유 지사는 쌓여있는 결재서류를 가리키며 눈쌀을 찌푸렸습니다.


이런 일 월급받고 하는 줄 아십니까? (참고로 대통령경제고문이라는 것은 법에도 없는 자원봉사 비슷한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것만도 유 지사는 수 많은 인사청탁을 개혁의 명분을 들어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 때마다 저는 형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유 지사가 마음만 먹었다면 축재하고 자기사람 심는데는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었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그는 원칙을 지키려 무진 애를 썼습니다.


유종근이, 그렇게 부패한 인물이 아닙니다. 단지 문제는 직원용 관사를 주로 도지사가 이용하려고 얻었다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워 이런 사정을 처음부터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하지 않은 데 있다고 봅니다. 물론 어차피 자원봉사니까 자기 돈으로 집을 얻었으면 더 좋았겠지요. 항간의 소문과 달리 유 지사 돈 별로 없습니다. IMF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는 분들께는 송구스럽지만 정치인치고 그렇다는 것이지요.


601호에 처남이 사는 것도 문제시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옆집에 처남이 살던 장모가 살던 무슨 죄라도 됩니까?

 셋째, 유 지사의 현장검증 거부 문제입니다. 이와 관련한 법리는 차치하고 저도 당당하게 현장검증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유 지사측의 설명은 그렇지 않아도 여론재판과 마녀사냥이 진행되는데, 김강룡이 와서 그럴싸하게 범행을 재연하며 (실제 현금 등을 훔쳤으니까 정말 실감나게 하겠지요) "여기 007가방이 있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 텔레비젼에 나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대로 믿어버릴지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것이 이유의 전부는 아니라고 짐작합니다.


직원용 관사에 아기방이 있고 화장대가 있으니 현장검증을 불편하게 느낀 것도 한 요인이었다고 짐작해 봅니다. 만약 그렇다면 처음부터 사택에 관해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한 것이 일을 꼬이게 한 것이지요.


소위 야반도주는 유 지사 미국출장 중에 비서실장이 처리한 일입니다만 꼴사납게 되었지요. (물론 유 지사가 검찰의 현장확인 검사가 끝나면 폐쇄하라는 지시를 하고 떠났었습니다.) 처음부터 사실대로 말했으면 "그래, IMF탈출을 위해 죽어라 뛰는데 서울에 안락한 거처는 하나 필요했겠지"라고 이해해 줄 분들까지 마음 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넷째, 소방헬기 사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전주와 서울을 일주일에도 몇 번씩 오가야 하는 일정 때문에 유 지사는 수 많은 시간을 고속도로나 기차에서 보냈습니다. 시간이 없어 밤 중에 이동하며 차 안에서 잠을 잔 적도 무수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청와대에서 경제대책조정회의가 열리고, 오후에 도에 중요한 행사가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승용차나 기차로는 도저히 시간을 맞출 수 없을 때 말입니다. (천리안에서 "차로는 도저히 시간 맞출 수 없었다고" 라고만 썼더니 누가 유종근이는 기차 타면 안되냐고 하더라구요. 유종근이, 기차 많이 탔어요.)

바로 이럴 때를 대비해서 소방헬기를 사용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 것 아닐까요? 365일 그런 와중에 소방헬기 18번 탄 것이 그렇게 문제인가요?


유종근이 골프 치는 거 봤습니까? 룸싸롱 가는 거 봤습니까? 죽어라 뛰었어요. 매일 잠이 부족해서 피곤에 지치고 종기가 난 얼굴, 치과에서 이빨 치료하는 와중에 졸 정도의 과로, TV출연 나가면서 면도도 못하고 나갔던 일정... 적어도 98년 한 해에 유 지사는 한마디로 살인적인 과로를 했습니다.


만약 특별한 사유가 없이 소방헬기를 일본출장 시에 사용했다거나 TV에 나가는 시간 맞추기 위해 소방헬기 탔다면 이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겠지요. 제가 형에게 물어봤습니다. 혹시라도 불요불급한데 탄 적 있냐고. "그럴 리가 있냐?"라는 대답에 왜 자세한 해명을 하지 않느냐 물으니까, "누가 그 소리 들어준대?"하고 되묻더라구요. 저는 더 이상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젊은 여비서와 사실상의 이중결혼 운운하는 얘기입니다. 모처럼 흥미진진한 얘기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소리 천리안에서 처음 들었고, 한 마디로 황당무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유종근,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저는요, 처음엔 미국에 있는 전 부인을 놔두고 지금의 젊은 부인과 사는 것을 두고 한 얘기인 줄 알고 (바보!) 이렇게 썼었답니다.







"두 명의 부인? 남의 얘기라고 그렇게 막 해도 됩니까? 당신의 인격을 의심합니다. 저는 유 지사의 이혼한 첫 번째 부인을 잘 압니다.

누구의 잘못이건 둘 사이에는 심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갈등 요인 중 하나는 대만 출신 중국인인 첫 번째 부인이 80년대에 유 지사가 자신의 출세와 가정을 등한히 하고 한국의 민주화와 김대중 씨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 미쳐 날뛰는 것을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딸이 대학에 입학하고 기숙사에 들어가자 둘이서 갈라서게 된 것입니다. 누가 이런 아픈 상처를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는단 말입니까?"


라고요. 더 이상 할 말은 없답니다.


유 지사가 개인의 호화생활을 위해 공금으로 사저를 구입하고 도민의 안전을 담보로 소방헬기를 타고 젊은 여비서와 놀아난다? 황당무계요 어불성설입니다. 공명심도 있었겠고, DJ에 대한 충성심도 있었겠고, 본능적인 성취욕구나 정치적 야심도 있었겠지만, 어떤 동기에서이든 대통령경제고문으로서 경제회복을 위해, 도지사로서 도정발전을 위해 죽어라고 뛰어다녔다는 것만큼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환란 탈출과 경제회복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고 보는데... 이제 조금 나아지는 것 같으니까 네깐 놈 필요없다는 건가요?

-  유종근은 각성하라!


저는 유 지사가 인간적으로 불쌍하게 느껴져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가 느낄 참담함과 배신감을 생각하면서요.


그러나 유종근은 공인으로써 개인적 동정심만을 바랄 수는 없는 입장에 있습니다. 개혁을 하겠다면 더더욱이 자기관리도 철저히 하고, 자신의 문제점은 악착같이 개선해 나가야겠지요. 제 생각에 유 지사의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이냐 하면요(작은 실수나 잘못들은 차치하고), 무엇보다도 자만심이라고 봅니다.


자기의 정당성만 생각하고 남들의 시각은 폄하하는 태도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과신에서 나온 것이지요.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란다"고 저는 남 비판할 때 찔립니다.


하지만 내 형이니까 자아비판하는 심정으로 합니다. 하옇든 자만심때문에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모든 관련 사실을 (조금 당당하지 못한 것이 있다해도)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와주려는 사람보다는 질시하고 깎아내리려는 사람이 더욱 많은 형국이 되어버렸지요. 언론계에 계신 분들이 특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천리안에 처음 올린 글 이렇게 끝맺었답니다.








"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될 지도 모르는 형에게 이번 시련을 억울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겸허하게 반성하고 더욱 성숙한 인간이 되는 기회로 삼으시기를 당부합니다. "

 


- 유종일 올림 ( kdiyji@chollian.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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