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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31.월

레즈비언 웹진 <니아까> 사이트 편집장 깨트펑



안냥하심까? 레즈비언 웹진 니아까 편집장 깨트펑입니다.  지난 기사 나가고 그동안 많은 메일이 왔고 제가 운영하고 있는 웹진 니아까 게시판은 거의 전쟁터였슴다. 딴지일보만 하겠냐만은..


머... 아무리 노력해도 동성애자가 근본적으로 싫으며 노력할 가치도 없다는 사람들 워쩍하겠슴까? 머. 그냥 그렇게 사십쇼. 어차피 아무리 훌륭한 사람에게도 적은 있고 아무리 좋은 뜻의 일에도 그걸 개작살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하니까요. 제 글을 읽고 성정체성에 대한 이해도가 레벨업된 사람들에겐 축하드립니다. 또한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은 사람들에게도 축복을 드립니다.


자 그럼, 깨트펑 들어가유~





 동성애는 반대하든 찬성하든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은 동성애가 이슈로 떠오르면 동성애를 반대한다느니 옹호한다느니 치고 박고 싸웁니다.


물론 저의 경우만해도 승질이 아주 더럽기 땜시롱 누가 나에게 욕하믄 가만 있지못 하고 같이 싸우는 타입입니다...만..


요즘은 그럴수록 더 개긴다라는걸 파악하고 쓸데없는 개김의 경우는 그냥 내비두고 있슴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가끔 웃길 때가 있습니다. 이 현상은 동성애세계에 오래 몸담고 있으면서 동성애문화에 통달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러니까 동성애세계에서 도닦은 이에게 오는 현상인 듯 싶은데..


사람들이 반대 혹은 찬성한다면서 말을 해댈 때... 반대하든 찬성하든.. 어쨌거나 존재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존재 자체에 대해 찬성과 반대를 논하는가? 그 어느 편에 서더라도 그 존재는 변함이 없는데.. 머 이런 생각들...

동성애자는 성적다수에 의해 인정 받아야 비로소 존재하는 거이 아닙니다요. 니 착각이라고 입에 거품 물고 댐빌 사람 많겠지만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소수자들은 성적다수자들과 동등하기 땜시롱 그들에게 인정을 받거나 이해를 받아야할 존재들이 아니라는겁니다요. 나는 노랑색을 좋아해. 그래? 난 빨강색을 좋아하는데... 뭐 이런 수준임다. 난 동성을 좋아해. 그래? 난 이성을 좋아하는데...!


 동성애자는 유희의 동물이다.


인간은 도구의 인간이라는 둥 별별 말이 참 많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인간은 유희의 동물이라는 말을 대빵 좋아함다. 사회운동을 하는 제 친구는 이렇게 주장하더군요.



" 적게 일하고 적당히 벌고 많이 놀자 "


여튼여튼. 자본주의사회와 기계발달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제 대가리에도 뭔가가 들어있기에 말빨을 한참 늘어놓을 것 같아 이쯤에서 그만두고...


감히 동성애자는 유희의 동물이라고 까발린 이유에 대해 이빨을 풀어볼랍니다.  동성애자는 유희의 동물이라카니까 염통이 뒤틀리고 그래 니넨 노는 거밖에 모르는 쾌락주의자야! 아 쓰벌뇬들아! 라고 말할 지도 모름다.


구로나 고것은 심한 편견에서 나온 질투라고 생각함다. 정말로 동성애자는 앞으로 세상의 오락과 문화산업을 이끌어갈 최대의 일꾼이라 생각함다.


왜 ?


동성애자들의 최대고민은 어쩍케 자식 쉐이들을 잘 키울 것인가.. 워쩍케 가족들과 함께 잘 묵고 잘살 것인가... 하는 것이 아님다. 입양을 하는 동성애자들은 좀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동성애자들은 둘이서 혹은 혼자서 잘먹고 잘 살겝니다.


그들의 관심은 취미활동이나 문화, 오락으로 돌아갈검다. 외국의 예를 들어보아도 걔네들은 벌써 게이 마케팅시대가 열렸다지 않습니까?


여행을 많이 댕기는 동성애자를 타켓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항공사. 동성애자에게 차를 팔아 먹기 위해 돌아 댕기는 샐러리맨.


동성애자들은 수입의 대부분을 여가활동에 투입할겁니다. 물론 집도사고 가족을 위해서도 써야겠죠. 하지만 사교육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이 별난 나라에서 뼈빠지게 벌어 애덜 대학까지 보낼라고 하는 거에 비하면 동성애자들은 문화에 투자할 경제적 능력이 더 있다는 야그죠.


또한 동성애자들 중엔 정말로 끼들이 넘쳐흐르는 애덜이 많슴다. 씨블 저것들은 똑같은 사이즈의 머리통에서 조런 기발난 발상들이 떠오르냐? 라고 놀랐던 게 한 두번이 아임다. 어쩔 땐 소주잔에 코 박고 죽고 싶은 만큼 질투가 나기도 함다. 내게도 저런 끼가! 머 이럼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 보이 그러케 됐나 봄다.


그래서...이런 제 짐작이지만!


외국에서 펼쳐지는 동성애자 축제나 행사같은 게 축제부니기가 아닌가 함다. 오죽하면 gay라고 이름을 붙였겠슴까?


물론! 동성애자라고 다 여유가 있는 거도 아니며 즐겁게 노는 걸 싫어하는 조용한 동성애자도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말하는 건 상징적인 것으로 지 꼴리는 대로 오해하면 골치 아픕니다.


 너나 얼굴 들어내라


그러더군요.


동성애자들여 그렇게 자기가 떳떳하면 지 사진이나 올리고 떳떳해해라. 숨어 살믄서 조뚜 말이 많어. 그냥 숨어서 지내 조용하게!


그런 말 하는 사람치고 자기를 밝히는 사람 못 봤슴다. 동성애자 모임에서 호모포비아(동성애자를 디따 욕하고 시로해서 동성애자들 다 뒈져라 하는 사람)라고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있음까? 자신의 입장이 불리한 것을 알면서도 배째라!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겁니다.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얼굴사이즈와 눈코입 달린 각 지점을 공개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라고 신문이며 인터넷이며 밝히고 댕길 이유도 없습니다.  귀하는 글 올릴 때마다 본인의 사진을 까발립니까?


어떤 경유로 인해 자신이 동성애자인 것이 밝혀지고 그로 인해 직장에서 짤리면 나라가 밥 먹여줍니까? 밝히라고 난리 치던 사람들이 쌀이랑 라면이랑 대줄껌까? 밝히지도 못 할거면 동성연애 같은 거 하지 말라구요?


푸할할할할~


밥 먹고 나서 똥싸는 게 귀찮으면 밥 먹지 말라는 거와 이꼬르샘샘입니다요. 나오는 똥을 어찌할 것이며 배 고파서 먹게 되는 밥은 어쩌란 말입니까? 동성애자에게 동성애는 본능입니다.


그럼 조용히 살라구요? 왜 조용히 삽니까? 게릴라 짓을 해서라도 정말 동성애자인 것을 밝혀도 그려?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되는 세상,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받는 불이익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죠.


작전상.. 얼굴이 미치게 잘 생겨먹었어도 게릴라처럼 다닐랍니다. 크하핫.


 동성애자들의 통로


맨첨엔 동성애자 모임이 별루 없었죠. 있더라도 디따 소규모였슴다. 그로나 통신의 물결을 타고 전화의 물결을 타고 동성애자모임이 많아졌습니다. 나우, 유니텔, 천랸, 하텔 4개통신사에 다 동성애자모임이 있으며 인터넷에도 동성애전문지 버디( http://www.buddy79.com ), 니아까 등등 수 십 개의 사이트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전화동아리 153의 경우는 각 지역마다 하나씩은 있습니다.


다 모이면 디빵 많을 것이며 드러나지 않은 동성애자까지 합치면 장난 아닐껍니다. 문화라는 건 억지로 만든다고 만들어지는 거도 아니며 없앨라고 한다고 없어지는 거도 아닙니다. 왜 젊은이들은 반항하고 어른들은 야단치자나요. 머리를 왜 물들이고 댕기냐?







동성애 상징..


전 이렇게 말합니다.


아자씨 시절에는 평범함이 생존수단이었겠지만 지금 우리에겐 튀는 거이 생존경쟁입니다요. 전 생존하기 위해 염색했슴다... 혹은 할아부지들이 하얀 머리 까맣게 할라구 염색하는 거와 머리 노랗게 물들이는 거랑 뭐가 다른데요? 머..어쩌구 저쩌구...


어른들은 머리 가지각색으로 물들이는 거 싸가지 없는 애덜이나 하는 걸루 압니다. 하지만 우리는 싸가지 있는 넘이건 없는 뇬이건 꼴리면 하구 댕기는 게 또 염색입니다. 하나의 문화현상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자기랑 다르고 자기가 해본 적이 없기때매 동성애를 졸라 혐오하고 동성애자의 각을 뜨자는 둥 해대는 건 염색한다고 지랄하는 아자씨들이랑 쎔쏌이꼬르입니다. 문화는 생길만 하니까 생기는 겁니다.


동성애자는 손가락 발가락 다 합쳐도 세지 못 할 저 옛날부터 존재해왔고 현재의 동성애문화는 생길만하니까 생기는 겁니다. 세기말현상? 국사교과서 펼쳐보십쇼. 각 세기때마다 멸망설 디비 나오고 세기말 현상 어쩌구저쩌구 나옵디다.


자신의 올바른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건 장려할만한 일이지 반대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자. 저는 여기서 나름대로 이야기를 마칠랍니다. 나머지 살아가면서 하고 싶은 말들은 웹진 니아까에서 계속 해댈껍니다. 지치지 않는 수다로!


깨트펑 사라지다 휘리리리릭~~



 


레즈비언 웹진 <니아까> 사이트 (http://galaxy.channeli.net/niagga)
편집장 깨트펑( niagga@channeli.net )


다음 편부터는 남성동성애자가 보는 동성애 이야기가 연재되겠슴다.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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