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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31.월

영국 특파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졸라 !

선진 딴지의 전진 영국특파원 아름다운 청년임다. 드뎌 본지에 문화강강부가 생겨났습니다. 문화산업이 산업경제의 커다란 다크호스로 뛰쳐나올 21세기 명랑사회를 목전에 두고 정확한 시대의 흐름을 읽어 잽싸게 대처해 나아가는 본지... 역쉬 대단함다.


그건 그렇다치고.. 도대체 문화를 어케 상품화시켜서 어케 팔아 묵느냐...이기 문젠데, 머리 복잡한 이론은 니가 알아서 공부해 보시기 바라고 본 특파원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요긴 요딴 일이 일나고 있더라..하는 것만 알켜주겠슴다.


그 첫 번째 야그로 박물관 야그를 함 해보겠슴다. 왜 하필임 박물관이냐 이왕이믄 밤의 문화 산업에 대한 얘길 해라..고 조디를 모을 독자제위덜 한둘이 아닐꺼라 예상은 하지만 그건 또 때가 되믄 할 것이고.. 우짜겠슴까. 니는 언제는 참아야만 하는데. 


하여간 박물관이란게 우덜이 가장 쉽게 포장해서 팔아묵을 수 있는 문화 상품이란 거, 알만한 사람덜은 다 암다. 해외관광나가믄 박물관 꼭 일정표에 낑겨있슴다. 이거 돈 되는 일이라 이검다.


영국박물관을 대표하는 대영 박물관, 이거 꽁짜임다.


들어가 자빠져서 살지 않는 한 맬 가서 구경해도 돈 내란 소리 안함다. 글믄 영국사람덜이 넘 착해서 꽁짜로 뵈주는 걸까여?


이런 검다.


박물관 귀경 온 사람덜이 거그까지 올 때 차비 써, 귀경하다 배 고프믄 밥 사먹어, 박물관 상점에서 기념품 사, 글구 울나라처럼 머언 데서 오신 분덜은 며칠 묵기까지해... 하여간 박물관 한 개 맹글어 놓고 요거조거 연관지어 장사한다 이검다. 요딴걸 문화 산업이라고도 하구, 이때 손님 끄는 박물관을 문화상품이라고도 하지여.


한번 맹글어 놓고 관리 잘 하믄 몇십 년 몇백 년 울궈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박물관은 문화상품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잘 키운 박물관 한 개 열 호텔 카지노 안 부럽다 라고 영국이 부르짖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검다.


글믄 얘네덜은 박물관을 어케 상품화해서 팔아 묵느냐...고거 얘기 하기 전에 보충설명 들어갑니다.


99년 5월 현재 영국에는 박물관이 무려 3,500개가 넘게 있습니다. 어느 동네 가더라도 꼭 있는 게 공중전화랑 박물관임다. 다 둘러보는데 30분쯤 걸리는 박물관서부터 하루죙일 놀다가도 다 못 보는 박물관까지 하여간 끔직하게 많슴다.


워낙 많다보니 서로 경쟁도 치열해서 어케하믄 관람객 넘뇬들을 더 끌어 모을 수 있을까 맨날 고민하고 있슴다. 또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능력제로 돈을 지원받기 땜에 박물관 경영전략이 다른 발빠른 장사 못지 않은 진보된 형태를 보여줌다. 그중 특이한 형태의 하나가 엄마 박물관제도 ( 이 용어는 본 특파원이 상황설명을 위해 내조때로 창작한 것임을 밝힘다 ) 임다.


본 특파원 살고있는 북잉글랜드에도 Tyne & Wear Museum (12개 부속 박물관중 하나인 Newcastle대학의 Hancock 자연사 박물관)라는 엄마 박물관이 있는데 이 박물관은 관장님 및에 4개부서 32명의 학예관들이 열쉼히 근무하고 있지만 건물도, 전시품도 암껏도 없슴다.


씨바 박물관인데 왜 암껏도 엄는거야.. 다 이유가 있슴다.  북잉글랜드 지역에 있는 12개 박물관, 미술관, 사적지를 총괄 경영하는 게 바로 이 엄마박물관의 일이기 때문임다.


현재 영국 문화산업의 주력 경영전략중 하나인 이 엄마 박물관에 대해 좀더 자세히 접근하고자 Tyne & Wear Museum에서 마케팅부를 담당하고 있는 Alex Saint양 ( 25세 학예 연구관. 미혼. 이쁘쥐? 부럽쥐? 이런 뇨자들이 근무하는 박물관에는 매일 가고 싶슴다.. )과 인터뷰를 가져 봤슴다. 독자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한글 해석으로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는 수고도 해냈슴다. 본특파원 스스로 기특하기만 함다...







특파원(이하 특) : 엄마박물관제도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좀..

알렉스(이하 알): 아시는 대로 영국의 박물관 산업은 그 역사나 발전 속도에서 타국에 비해 많이 앞서 있습니다. 그러나 한 지역이나 도시에 워낙 박물관이 많다보니 서로 경쟁하다가는 아무것도 안된다는 걸 80년대 초반부터 느끼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역 및 도시 내에 있는 박물관, 미술관, 사적지 등을 몽땅 합쳐서 지역사회발전 및 지역경제발전에 활용하자는 브릴리언트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었지여.


동양쪽 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기법을 변화 발전시켰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업종끼리 손님 빼앗기 경쟁해봐야 지역 사회, 경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쟎아요.. 또 타지의 손님을 끌어오려면 작은 업체의 제한된 힘으론 부족함이 많지여.


작은 업체들의 경영 전략 및 계획을 하나로 통합해서 지역경제개발 전략과 연관성을 구축, 발전시키자는 게 이 제도의 목적입니다.


특 : 그럼 결국 T&W Museum은 경영관리 기구라 할수 있겠는데 그 명칭을 박물관이라 한다는 건 좀 이해가 안 되네여.. 무슨 박물관이믄 그래도 전시실도 있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여?


알 : (웃음) 이렇게 보시면 되요. 어느 박물관이나 그 곳을 운영하는 경영부서가 있고 전시실이 있지여? 12개 박물관, 미술관 사적지가 각각 T&W Museum의 전시실이라 하고 지금 제가 근무하는 이곳은 그 박물관의 경영 부서라 하믄 이해하시겠네여.


지역전체를 덮는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하면 좀 우습겠지만여.


특 : 어떤 장단점이 있나여?


알 : 단점은... 각 박물관의 특성을 파악해서 전체 경영 전략을 구성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거구... 장점은 아까 말한 대로 경쟁력이 강화 된다는 거죠. 장점이 훨씬 크다고 봐여.


특 : 끝으로 문화산업전략에 대해 한 말씀..


알: 음...박물관, 미술관은 아주 좋은 문화상품예요. 관광수입과도 연관해서, 또 지역사회 발전에도 역할을 단단히 해 내지요.


그런데 박물관, 미술관을 새로 만드는 거야 누구나 자본과 아이디어가 있으면 하겠지여. 문제는 그러기 위해서 새로 투자하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상품을 발굴해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란 거예요. 제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이것이 문화산업 전략의 열쇠 중 하나라고 봅니다.


잠깐 전하는 말씀.


어떤 사람이 하루는 아침에 일나서 아! 나도 내 사업좀 해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제 애들도 크고 했으니까 소일거리 삼아서라도 한다면 말리지 않을테지. 했답니다. 그래서 여기 저기서 돈 맹글어 가지고 가게건물 공사를 시작했답니다. 지나가던 친구가 자네 모하나? 이 더운데..하니깐 아아..나도 사업 좀 해볼랴고 그러네.. 했담다. 그래서 그 친구가 무슨 사업을 할랴고 그리 가게를 훤 하게 맹글었나?하고 물으니 음...머 할건지는 일단 가게 맹글고 볼 일이지..하더람다.


얼마 전 한국 소식을 보니깐 서울 시립박물관이 준공되었다고 함다. 2002년에 문 연다네여. 근데 자세히 그 내용을 뒤적이며 보니깐 마땅히 전시할 유물이 음써서리 관계하시는 분덜이 끙끙 앓고 계시다는데, 박물관 설립 목적이야 그렇다 치더라고 전시할 품목이 없는데 일단 맹글어놓고 보자는 이 초첨단 경영 전략... 이거 동닙 기념관때 이미 해본거 아님까? 


김데중 정부는 21세기 문화산업 전쟁에 대비하자고 졸라 목소리 높여 외치는데 이토록 국민들이 이해하기조차 힘든 넘도 앞서가는 초첨단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가 몬지 본특파원 이역만리에서 졸라 궁금하기 그지 엄씀다. 씨바.


박물관 있어야 문화대국되는데, 없으니까 빨랑 빨랑 건물부터 짓고나서 건물을 채우자.. 그러다보믄 우리도 문화대국 안 되겠나.. 이검까?


박물관 하나에도 전략이 필요함다. 이미 세계는 글케 돌아가고 있다 이검다. 언제까지 이따구 주먹구구만 하고 있을껌까.. 아.. 씨바..



 


- 영국 특파원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 jeontaeil@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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