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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5.31.월

딴지 엽기 과학부 기자 이재진



 공룡 적혈구에 핵이 있나 없나?

당근 있다. 그거야 다 쥬라기공원 원작을 차근히 읽어보면 다 나오는 얘기지만, 딴지독자들의 노고를 덜기위해 정리해서 설명하면,


포유류의 경우 적혈구가 뼈 속에 있는 bone marrow에서 처음 분화되어 발생되는 과정 중에 핵이 없어지는 반면, 조류, 파충류 얘들은 핵을 계속 가지고 있게됩니다.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을 파충류에 가깝다고 하기보다는 조류에 가까운 것으로 설정하였고, 따라서 조류와 마찬가지로 핵을 가지고 있게됩니다. 실제로 공룡을 연구하는 일부 사람덜이 공룡을 온혈 동물 (그러니깐 조류 친척이죠)인 것으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은 이미 분화된 것이다 운운했는데, 이것 역시 오류가 있습니다.


stem cell, 그러니깐 수정란이 막 난할을 거친 초기의 할구들의 경우나 분화 및 발생이 끝난 체세포의 경우나 가지고 있는 핵 속의 유전자는 동일합니다. 분화를 한다고 해서 핵 속의 유전자 조성이 바뀐다는 얘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만약 분화된 체세포 핵 속의 유전자 조성이 바뀌었다면, 다시 말해 핵분화가 되었다면 복제양 돌리는 절대로 만들수 없고 그런 논리라면 피부세포를 이용해서 돌리를 만들었다면 피부세포로 분화된 핵은 피부세포 밖에 만들 수 없게 됩니다.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핵들은 동일한 유전자 조성을 지니고 있으나, 이런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 주는 세포 내의 환경 그리고, 여러가지 제반 여건에 따라 분화된 세포로 형질을 발현하는 것입니다.


체세포의 경우 이른바, 운명이 결정되었다.라고 하는데 이 것은 이들 세포들의 핵은 정해진 체세포만을 만들기 때문이고 분화 과정 중에 이들 체세포의 핵들의 능력이 제한되어서 (분화라고 하죠) 한정된 종류의 세포만을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것보다는 깨진 놈들을 짜 맞추어서 완전한 유전자를 복원하는 것도 장난이 아니게 어렵고 (human genome project가 아직 한 10년 넘게 남았다) DNA를 모두 안다고 해서 생명체를 다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소설처럼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써는 이른바 구라죠.


( s1036420@admiral.umsl.edu )


 패스워드, 셧다운문제


1) 쥬라기 공원의 컴퓨터는 슈퍼컴퓨터이다. 이건 UNIX가 아니다. UNIX 보다 훨 좋은 그런 운영체제다. 이 바부야..

일단 수퍼컴퓨터의 운영체제는 UNIX 입니다. UNIX란 어떤 상표명도 아니고 근래에 와서는 다중 운영체제 중에 비윈도우 계열을 통칭하는 운영체제를 의미하는 말로 자주 사용됩니다.


현재 CRAY, TANDEM 등등의 수퍼컴퓨터(솔직히 수퍼 컴퓨터라는 말자체가 매우 모호합니다만...걍 우리 "비싼 컴퓨터"라는 의미에서 쓰기로 합시다)등에서 모두 UNIX 계열의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은행망과 같은 것에 있는 UNISYS 계열의 시스템들(MEPA, U-프레임, A-프레임 등등)에서는 EXEC 이라는 걸 쓰지요. 하지만, 이것은 제어쪽 보다는 데이타 베이스에서의 TPS(초당 작업건수)를 높이는 데에 중점이 가해져 있기 때문에, 쥬라기 공원과 같은 제어 시스템 쪽으로는... 음... 글쎄요..뭐 굳이 쓴다면 할 말은 없지만서도..

이러한 수퍼컴퓨터 내에 다수 개의 processor 들에 각각의 UNIX가 뜨고
커널(운영체제의 깊은 은밀한 그 곳..) 수준에서 이 것들끼리의 서로 통신하기 위한 메카니즘이 구현되어 있는 것이 수퍼컴퓨터용 운영체제입니다.


그래서 슈퍼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이용해서 프로그램의 병렬화 등을 수행하거나 또는 직접 병렬 프로그래밍을 해야 합니다. 매우 복잡한 작업이죠. 그러므로, 슈퍼컴퓨터의 운영체제와 UNIX가 다르단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2) 대형 컴퓨터의 backend terminal이 아닐까요? 그럼 어떻게 되냐? 함 까발려 바라.

가능성 무진장 높습니다. 하지만, 딴지독자들이 말씀하신 것들은 단순한 터미날의 연결이라면, 암만 껐다가 켜도 암호가 풀릴 리 없죠.


또한 셧다운 될리도 없겠죠? 인터넷에 연결된 내 컴퓨터 끈다고 인터넷이 정지하진 않자나요? 좀더 깊게 분석하면.. 음.. 글쎄요.. 이 쪽은 좀 가망이 없는 것 같습니다.

3) 공원 정도를 관리하는 시스템은 당근 내부에 UPS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파일 시스템 안 날라간다. 이 바보야.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셨다운 된다는 것은 글쎄요.. 시스템 내에 UPS가 있다면, 전원을 내리는 순간에도 계속 켜있을 것이고, 거기서 사무엘 잭슨이 셧다운하지 않고, 그냥 전원을 내린 경우와 셧다운을 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셧다운을 영화에서는 분명히 안 했으므로, 전원을 그냥 내린 경우와 동일합니다.


그래도, 버틴다? 그렇다면, 시스템 내에 UPS를 가지고 있다면 가능하겠지요. 하지만, 혹시 UPS를 들어보거나 움직여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코일의 무게가 대단합니다. 무게는 둘째치고라도, 거기서 발생하는 열을 컴퓨터 내의 메인 보드들이 감당할까요?


시스템 내에서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파일 시스템의 안정성) 이중 디스크 등을 사용하여 간헐적인 logging을 하는 경우나 또는 버퍼 캐쉬의 내용의 일관성을 트랜잭션 시에 성능 저하를 불구하고 막는 것이 거의 모든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방안입니다.


더우기 이러한 코드들은 커널 내의 데몬 프로세스로 존재해서 주기적으로 실행이 됩니다. 대충 유닉스에서는 pagedaemon 이라고 하죠. 그런데, 프로세서가 뭔가 실행 중에 atomicity가 보장이 되지 않는 시점에서 컴을 끈다면요... 이것은 고속 마이크로 프로세서인 경우는 그만큼 확률이 적어지긴 합니다만. 깨질 확률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 문제가 말씀하신 것처럼 해결이 되었다면, 왜 지금도 왜 여러 RAID 업체에서는 속도도 빠르지 않은 RAID 시스템을 신뢰성 보장을 위해서 수천만원대에 파는 걸까요?

4) 싱글 모드 부팅 아님까?

이 부분 솔직히 저도 잘 모릅니다. 더 솔직히 생각도 안 해봤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긴 합니다.


싱글모드 부팅 후에서도 루트 암호를 알아야지만, 로그인(login)이 되지 않을까요? 아닌가요? 만일 가능하다면,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또 이상하군요.. 사무엘 잭슨이 거기서 로그인을 했는데, 그렇다면, 수퍼 사용자란 말이고, 그렇다면, 왜 또 리부팅을 하는건지..흠... 이상하네요, 그쵸?

5) 쥬라기 공원처럼 잘된 영화를 비판하다니. 이 나뿐넘아.

잘된 영화입니다. 저도 재밌게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까발리느라, 애꿎은 UNIX를 동원해서 "쥬라기 공원의 컴퓨터가 UNIX 시스템이라면..." 이라는 건방진 가정을 해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가정 속에서UNIX에 대해서 의견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열라 때립니다. 솔직히 저도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6) 소프트웨어는 만드는 넘 나름이다. 잔말마라.

할말 없습니다..





- 자문위원 엽기보이 ( hsj@cslab5.korea.ac.kr )외
제오님( zeo@ahone.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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