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며 진보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괜히 전혀 다른 프로처럼 보이려고 줄거리나 캐릭터 아주 약간... 손질하느라 씰데없이 시간낭비하며,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어 국민총화 저해하지 말고 기냥 더빙하는 호연지기를 보여주자는 탁견인 것이다.

한편, 국내 방송사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예 방송국 내부편성팀에서 일본 TV프로 녹화테이프를 다량 구비하고, 세계화와 무한경쟁시대에 어울리지 않게 어설픈 작가주의나 자존심으로 일본프로 베끼기를 거부할 지도 모르는 PD나 작가들을 시청률이란 채찍으로 조디를 후려 갈기며 교육시켜 왔으며,

그 결과, 기냥 더빙만 해도 되는 것을 국내배우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고, 국내 저작권 전문 변호사들의 양성을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시나리오 약간 고쳐 쓰고 재촬영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제작진들의 몸을 던지는 희생 끝에 수많은 일본 표절 대작들이 방영되어왔다.

또한 씰데없이 프로 비교를 위한 자료수집하느라 소요되는 국가경비를 절감하려는 애국적 견지에서, 또 국민의 창조적 모방능력 함양을 위한 교육적 차원에서,

묵묵히 대인의 자세로 침묵을 지키고 있는 방송위에, 그 내막도 조또 모르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이 이러한 표절을 방기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질책을 가하고 있으나 우리의 자랑찬 방송위는 믿음직스럽게 꿈쩍않고 표절방송 관계자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하여 그동안,

행운의 일요특급, 일요일 일요일 밤에, 특명 아빠의 도전, TV 는 사랑을 싣고, 서세원의 좋은 세상 만들기, 역사의　라이벌, 일요스페셜, 세계는　지금, 긴급구조１１９, 진품명품, 도전 추리특급, 의가형제, 이색 도전 별난 대결, 가족 오락관, 휴먼TV 즐거운 수요일, 황수관의 호기심 천국...

씨바.. 다 읊기도 힘들어 중간에 관둔다... 하여튼... 수많은 표절 대작들이 그동안 우리 안방을 스펙타끄르하게 수놓아 왔다.

 그러던 어느날...

이러한 위대한 취지에서 지속되고 있는 표절행위가 국가 자존심, 혹은 작가와 PD의 양심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우리 방송계뿐 아니라 국가 전체를 졸라 파국으로 몰고 갈지도 모린다는 엉뚱한 생각을 본지가 빙신같이 하게 되었다... 씨바 넘 죄송하다.

왜 그런 조또 빙신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느냐...

자 이제부터 그 빙신같은 생각을 하게 된 연유를 현재 졸라 인기를 누리며 에수비에수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토마토의 예를 들어 함 설명해 보련다. 다시 한 번 이렇게 심려를 끼려드려 본지는 넘도 죄송해 하고 있음을 방송관계자 여러분들은 알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씨바.

본지의 모니터링 전문팀 맹백련이 갑자기 " 씨바아~ 토마토는 표절이다아~ " 라고 외치며 본사 사옥 대화장실에 다급히 뛰어든 것은 지지난 주 토마토가 2회째 방영되었을 무렵...

이들의 절규를 접한 본지 기자단이

" 표절.. 그거 울나라 방송계의 국가적 시책이야... 모르냐? 한 두번 한 것도 아닌데 뭘 그리 흥분하냐.."

며 다들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듬고 있던 똥꼬털을 놓치 않은체 핀잔을 주자, 맹백련 방주이자, 딴지그룹 고문변호사이자, 표절문제 전문 법조인인 미수타 까발리( favhayek@hotmail.com )는 나지막히 외쳤다.

" 이번에는 만화야.. 만화.. "

" 일본만화가 우라사와 나오키가 그린 만화 Happy (1994년 일본 Shogakukan inc, Tokyo / 한국어 번역판은 1997 8.15)를 표절한 냄시가 난다아~ "

허걱..(딴지 공식 턱 빠지는 소리 효과음)

이젠 만화까지... 모두들 손가락 사이에 끼고 다듬고 있던 똥꼬털까지 놓치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에 본지 총수는 맹벽련에게 모든 사항을 상세히 기재한 풀 리포트 제출을 지시했고, 오늘 드디어 그 리포트를 공개한다.

미수타 까발리가 토마토가 표절의 가능성이 졸라 높다며 제출한 리포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수타 까발리씨가 현역 법조인으로 용어들이 조금 전문적인 흠이 있으나 본지 독자라면 무난히 소화해 낼 것으로 보고 그 전문을 게재한다. 자 보시라.

 토마토가 표절로 추정되는 근거

우선 표절을 법률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최소한의 법률공부를 하고 넘어가자. 이것도 모리면 조또 뭔 소리인지 전혀 모르게 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떻게 베끼는 것이 저작권을 침해하게 되는 가에 대해서 여러나라의 판례들에 의해 대략 합의된 바는, 첫째, 미국판례에 등장하는 access라는 개념의 적용. 즉, 저작권자의 저작물이 널리 알려져 있거나, 베꼈다고 주장되는 사람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접근할 기회가 있었다거나, 두 저작물 사이에 공통의 오류가 있다든지 하는 점 등이 증명되어야 한다.  둘째, 두 작품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아래와 같이 나뉘어질 수 있다. - 부분적 문자적 유사성 - 특정한 문장이나 행, 절 등이 그대로 복사되거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복장이나 귀걸이 같은 것 등도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포괄적 비문자적 유사성 - 문장 대 문장으로는 대칭이 되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분위기에 따라 유사성이 긍정되어 저작권의 침해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자 이제 인물의 성격이나 구조를 중심으로 토마토와 Happy의< 포괄적 비문자적 유사성 > 을 살펴보자 :

(1) 대립하는 두 여자 경영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Happy에는 관동지방을 대표하는 봉황그룹의 우다코와 관서지방을 대표하는 드래곤 그룹의 하나에라는 두 여자 경영인이 나온다.

하나에는 얼굴이 통통한 편이고 우다코는 얼굴이 길쭉한 편이다. 이들은 테니스 선수시절부터 라이벌이었으며, 사사건건 대립하며 만화의 갈등관계의 기본축을 이룬다.

 그런데 토마토에서도 여태 한국의 어떤 드라마에서도 시도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두 여자 최고경영자 간의 갈등관계가 중요한 설정으로 되어 있다.

즉, 테라의 나사장(김자옥)과 혜성의 성사장(박원숙)이 그들이다. 이들은 미대 동기동창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역시 사사건건 대립하는 역으로 나온다. 두 배우의 외모 역시 각각 위 만화의 등장인물들을 닮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2) 여사장이 여주인공을 마지못해 트레이닝 하는 점

Happy에서 봉황그룹의 우다코는 아들 이찌로의 결혼상대로는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만 상대방인 드래곤 그룹을 꺽기 위해서 여주인공 미유키를 텐스 선수로 트레이닝 시킨다.

이러한 설정은 참으로 참신한 것으로 보인다.

대개는 어머니가 여주인공을 아들의 신부감으로 마땅치 않다고 여기게 되면 그 사람과 갈등만을 빚고 쫓아내는 설정 등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라이벌을 꺽기 위해 할 수 없이 밀어 준다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그 여사장의 미묘함 심리변화 등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매우 힘 있는 구성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부분도 토마토와 유사하다고 보여진다.

 토마토에서도 혜성의 성사장(박원숙)은 여러 가지 조건에서 한이(김희선)가 아들 승준(김석훈)의 결혼상대로는 부족하다고 느끼지만 (이 부분은 제6회에서 성사장이 아들과 김희선이 동거하고 있다는 점을 알면서 더욱 잘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테라의 나사장을 꺽기 위해서 디자이너로서 적극적으로 트레이닝을 시킨다.

　

(3)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의 성격

Happy에서 여주인공인 미유키를 괴롭히는 악녀로 나오는 인물은 쵸코인데,

쵸코는 만화상의 다른 등장인물들로부터는 아낌없는 찬사를 받고 인기가 좋은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독자들이 보기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유키를 괴롭히는 것이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미움의 밑바닥에는 남자주인공 이찌로가 미유키를 좋아한다는 점이 깔려 있다.

 토마토에서 여주인공 한이(김희선)를 괴롭히는 악녀로 나오는 인물은 윤세라(김지영)인데 김지영 역시 다른 인물들 특히 남자 주인공 승준(김석훈)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에게는 좋은 사람으로 보여지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여주인공을 함정에 빠트리려고 모함하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여진다.

세라(김지영)가 한이(김희선)을 미워하는 이유도 역시 두 남녀 주인공들이 서로를 좋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4)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

Happy의 남자 주인공 이찌로는 어머니의 가업인 기업을 물려 받을 생각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테니스 선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

그리고 여주인공 미유키를 더 좋아하지만 악녀 쵸코의 계략에 빠져서 쵸코에게도 어느 정도 호감을 느끼고 있다.

 토마토의 남자 주인공 승준(김석훈)은 어머니의 가업인 기업을 물려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무료변론을 위주로 한 변호사 일에만 매달리며,

여주인공 한이(김희선)을 좋아하지만 악녀 윤세라(쵸코)의 교묘함에 걸려 들어 윤세라에게도 호감을 느끼고 있다.

(5) 여주인공의 캐릭터

Happy의 여주인공 미유키는 어려운 가정에서 자라나 결국은 학교를 중퇴하고 직장을 다녔고, 남자 주인공 이찌로를 좋아하지만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며, 따뜻한 품성을 가졌지만 악녀 쵸코의 모함에 의하여 주변의 등장인물들에 의해서는 오해를 받지만 독자들의 동정을 사는 캐릭터이다.

토마토의 여주인공 한이(김희선)도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전문대학도 야간밖에 마치지 못하였고, 남자 주인공 김석훈을 좋아하지만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며,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악녀 윤세라(김지영)의 모함으로 등장인물들에 의해서는 오해를 받지만 시청자들의 동정을 사는 캐릭터이다.

(6) 늙은 협력자의 캐릭터

Happy에서는 여주인공 미유키를 훈련시키기 위해서 봉황그룹의 우다코는 선더 우시야마라는 늙은 코치를 배치하였고,

그 코치는 미유키에게 선문답 같은 얘기들을 반복하여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식으로 미유키를 조련한다.

토마토에서는 최기감(신구)라는 늙은 제작실 직원이 그곳으로 배치된 여주인공 한이를 옆에서 지켜 보고 있는데 이 역시 최기감(신구)과 성사장(박원숙)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장면에서 나타나듯이 성사장의 의중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최기감(신구)은 고비 때마다 여주인공 한이(김희선)에게 선문답을 통해 지혜를 줌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게 한다.

 이번에는 토마토와 Happy의< 부분적 문자적 유사성 > 을 살펴보자 :

(1) 여사장이 여주인공을 직접 트레이닝을 시키는 부분

Happy에서 봉황그룹의 우다코는 여주인공 미유키에 대한 훈련프로그램을 직접 작성하여 보통의 테니스 선수로는 감당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분량의 과제를 부여해 가면서 훈련을 시킨다.

토마토에서는 혜성의 성사장(박원숙)이 여주인공 한이(김희선)을 디자이너로 키우기 위해서 직접 훈련프로그램을 작성하여 꼬마스케치를 대량으로 해 오라든지 실패한 상품의 원인을 분석해 오라는 등의 과제를 끊임없이 부여해 가며 훈련을 시킨다.

(2) 여주인공의 회사에서의 위치

Happy에서 여주인공 미유키는 봉황그룹의 테니스클럽의 정식의 멤버가 아니고 우다코가 라이벌 드래곤그룹을 꺽기 위한 수단으로만 키우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다코는 미유키 및 다른 주변의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미유키가 정식으로 채용되지 않았음을 상기시킨다.

혜성의 성사장(박원숙)은 한이(김희선)에게 정식으로 입사한 사람이 아니라 구두를 만들고 싶어 하니 기회를 준 것에 불과하며 아직도 디자이너가 아니라고 계속하여 강조를 하고 있다.

(3) 악녀가 물건을 숨김으로써 여주인공을 도둑으로 모는 점

Happy에서 악녀 쵸코는 자신이 봉황그룹 테니스 클럽의 다른 선수들에게 라켓을 선물하고는 다시 그 라켓을 빼내어 여주인공 미유키의 사물함에 넣어 둠으로써 여주인공을 도둑으로 모함한다.

토마토에서는 악녀 윤세라는 역시 반대편인 혜성의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의 지갑을 훔친 다음 다시 그 지갑을 빼내어 여주인공 한이(김희선)의 핸드백에 넣어 둠으로써 여주인공을 도둑으로 모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