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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4.19.월

딴지 전임논설우원 Samuel Seong



나토가 유고에 공급을 가하기 시작하자 세르비아계 주민들은 폭격이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또 나를 타겟 삼아 폭탄을 떨궈보라며 인간방패로 나서는 등 대단한 기개를 자랑하고 있다.


그뿐인가...


해외에서 용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은 가슴에다 공습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적어넣고 댕기는가 하면, 미국을 파시스트로 규정하고 조국이 부르면 달려가겠다는 불타는 애국심을 보여주고 있다.


혹시 이거 보고 감동 먹으셨나?


미안하지만 그 감동... 상한 거다. 빨랑 토해내시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그거 보고 감동 먹으셨다면 신유고연방군이 코소보에서 자행하고 있는 인종청소의 참상을 볼 수 없는 시력감퇴의 증상이 발생한다.






세르비아계가 나토공습을 바라보는
시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원본사진은 나찌 유태인 박해장면)

이러한 시력감퇴는, 유일한 슈퍼파워 미국에 대한 반감과 뒤엉켜, 나토의 주장이 오로지 내정간섭에 불과하다는 판단력 감퇴로 이어진다.


좀더 증상이 심해지면 한 나라에서 인종청소를 감행하건 말건간에, 특정지역을 싸그리 쓸어버려도 다른 나라는 주둥이를 공업용 미싱으로 박아넣어야 한다는 존두환이나 너태우,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토, 칠레의 피노체트과 같은 수준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수가 있다.


그럼 어떻게 보자는 건가...?


 첫 번째, 전쟁은 스타크레프트가 아니다.



스타크레프트에서 터지고 죽는 것은 컴퓨터로 만들어낸 허상들이지만, 실제 전쟁에서 죽거나 죽이는 것은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사람이 죽고 죽는 문제를 두고 스포츠 중계방송 보듯이 감상한다는 건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 아닌가?



그런데 공습이 시작된 후 언론의 보도를 함 보자.



이라크전에서 맹활약을 한 F117 스텔스 선수.. 아~ 이번 유고전에는 작전 초반에 격추되고 말았네요~ 저 선수 참 비싼 선수인데 말이죠~ 방금 들어온 소식, 앗 지금 나토뱅기들이 전진 깊숙히 테글에 들어갔습니다~ 아~ 그런데 미군 병사 세 명이 신유고연방군에게 잡혔군요...



씨바...이게 스포츠 중계랑 뭐가 다른가? 이 섹덜에게 왜 발칸반도가 시끄럽냐고 물어보느니 울집 강아지에게 물어보는게 낫겠다.


 두 번째, 전쟁은 정치가 선택하는 가장 추악한 결론이다.



전쟁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착한 넘들이랑 나쁜 넘들이 총질하는게 아니란 말이다. 정치 지도자들은 냉혹하게 수지타산을 계산한 후에 전쟁으로 자국민들을 몰아간다. 밀로세비치의 유고군이 심심해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학살하는 게 아니다. 나토 역시 그런 반인류적 만행을 응징하기 위해 코소보에 폭탄을 떨구는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전쟁은 해당 당사국의 국민들에겐 직접적인 이득이 없다. 그 이득은 오로지 지배계층에게 종속된다. 우리가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하는 것은 전쟁이라는 결론이 나기까지의 메카니즘이다. 자국민들을 전쟁으로 내몰기 위해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실을 호도하는가 등의...



그리고 그것이 지리적으로 뱅기로 10시간 정도를 날아가야 하는 우리와 얼마만큼의 상관관계가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이게 이 글의 목적이다.


본우원은 발칸반도에서 왜 피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가를 밝히고, 그것이 우리에게 시사하는게 무엇인가를 따져보고자 한다. 당근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생각과 많은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 본우원 나름대로 자료조사를 했으나, 많이 부족하다. 우짜겠는가, 부족하믄 니가 스스로 메꿔야지. 자 시작한다.





 신문과 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어지럽긴 하지만, 대충 한가지 문제로 압축된다. 서로 상이한 민족들을 한 나라로 묶어놓았으니까 분규가 발생될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우끼는 이야기다. 세상에 단일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가 몇이나 된다고 그러는가?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이 다민족 국가니까 그런 모든 국가들이 민족분규에 시달리고 전쟁 나야 되겠네.


사실 민족국가라는 것도 신화에 불과하다. 국가의 형성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은 단일한 민족 보다는 종교, 신념, 경제체제 등 다기한 요소들이 결합된 것 아니던가. 민족은 비슷하게 생겼고(남들이 보기에), 동일한 언어와 문화(이것도 남들이 보기에)를 가지고 있는 집단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갈등의 원인이다? 그것도 수백 년을 같이 살아온 지역에서?


죄는 민족에게 있는 게 아니다. 민족주의와 그걸 부추긴 넘들에게 있지. 여기서 어떤 분은 이런 말씀을 하실지 모르겠다.



그게 그거 아냐...?


아니다.


민족주의랑 민족과는 그닥 상관이 없다. 민족은 집단을 구분하기 위한 개념인 반면에 민족주의는 이데올로기이다. 그것도 상당히 저열한.


민족주의의 기본은 우리 민족 잘먹고 잘살자이다. 그리고 이걸 넘어서 왜 우리가 잘난 넘들인가?를 강변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민족주의가 한 국가의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용할 경우엔 사이비 과학과 결합해 다양한 사기를 치게 된다. 그것도 그 국가의 지배계급의 이익에만 봉사하기 위해.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다.



이누이트( 에스키모는 생고기 묵는 넘이란 뜻이라 에스키모들은 그렇게 불리는 것을 싫어하고, 진짜 인간이란 뜻의 이누이트라고 스스로 부르고 또 불리길 원함. )들에겐 눈(snow ; eye가 아니라..)을 표현하는 단어가 스물 몇 개가 된다고 한다. 떨어지는 눈, 함박눈, 싸리눈, 크레바스 위의 눈 등등...


이걸 두고 양넘들은 이누이트들은 추상 수준이 낮은 언어를 사용하는 비문명인들이므로 문명인들인 우리들(양넘들이)이 지배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주장했단다.


일면 과학적으로 보이나,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주장이다. 이누이트에게 눈은 생존과 직결된 자연현상이다. 밟아도 되는 눈과 밟으면 저세상 가는 눈(크레바스 위의 눈)이 다르고, 눈이 내려도 사냥을 나갈 수가 있는가 하면 못 나가는 눈도 있는데 그걸 하나로 지칭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한 민족이 사용하는 언어는 그들의 지혜가 담겨있으며 당근 과학적인 발전을 성취한 것이다.


이런 구질구질한 사기의 예들을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나찌넘들의 행태를 보심 되겠다. 그넘들이 저지른 사기들을 모아놓으면 엔간한 백과사전 분량이 되니까. 나찌들은 지들이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세상에 보여주자고 올림픽도 열었쟎은가.


민족과 민족주의는 다르다.


 


구유고슬라비아는 5개 민족, 4개의 언어, 2개의 문자를 사용하는 국가였음에도 80년 사망한 티토의 집권기간 동안 상호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경우, 전기와 천연자원 대부분을 유고 연방내의 다른 공화국들로부터 공급받았기 때문에 연방이 해체됨으로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국가다(97년 기준 1인당 GDP US$ 2,280).


크로아티아의 경우에도 분리 이전엔 가장 번성했던 곳이나 지금은 슬로베니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97년 기준으로 슬로베니아의 1인당 GDP는 US$ 10,000이나, 크로아티아는 US$ 4,500밖엔 안 된다). 보스니아는 원래 가난했던 곳이고(97년 기준 1인당 GDP US$ 1,690)


다시 말해 경제 구조상 이들은 분리될 수 있는 국가들이 아니었음에도 단 기간 동안 진행된 경제격차를 빌미로 각 공화국의 지도자들이 자신의 권력기반을 강화하기 위하여 민족주의를 자극했던 결과, 해체되었다. 이른바 지도자라는 넘들... 당근 연방시절의 공산당 지도부들이다.


신유고연방의 대통령으로 코소보에서의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는 밀로세비치도 구유고연방 공산당 서기 출신이다. 민족주의와 공산당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학교에서 배우기론 민족보단 계급을 중시하는 넘들이니까) 이미 스탈린 시절부터 민족주의를 공공연하게 이용했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거외...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했을 때... 스탈린은 게르만 민족이 슬라브 민족을 침공한 것이라고... 범슬라브인들은 게르만족에 맞서 봉기해야 한다고 씨부렸잖는가? 바로 이렇게 민족을 이용해 먹는 게 민족주의다.


지금 코소보에서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는 밀로세비치가 정권을 장악하는 것도 세르비아 민족주의의 확산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87년 코소보에서 세르비아계 주민이 알바니아계 경찰에게 죽은 사건에 진상조사단으로 왔던 그는 세르비아계의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함으로서 세르비아계의 대변자로 부각되었다. 이것으로 세르비아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고 마침내 89년 세르비아의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이 쉐이가 젤 먼저 한 것?


74년부터 유고헌법으로 보장되었던 코소보의 자치권을 빼앗는 것이었다.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89년 일어났고, 이것을 밀로세비치는 폭력으로 진압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코소보의 알바니아계를 지지했고, 이것이 91년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유고연방 탈퇴, 즉 독립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두 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한 다음날 1차 유고내전이 발발한다.


신유고연방과 슬로베니아의 전쟁은 불과 12일만에 끝났다. 민족전쟁화 해버린 상황에서 슬로베니아인이 전체 인구의 91%을 차지하는 슬로베니아를 잡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세르비아계간의 전쟁은 인간의 추악함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종족학살(Genocide)의 전형적인 형태로 진행되었다.


91년 독립할 당시 크로아티아의 인구분포는 크로아티아계 78%, 세르비아계 12%, 회교도 0.9%였고 나머지는 헝가리, 슬로베니아계가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세르비아계 지도자들은 이 12%의 세르비아계에게 2차대전 당시의 기억을 상기시켰단다. 약 60만 명에 달하는 세르비아인들이 나찌에 협조했던 크로아티아인들에 의해 학살당했던 사실을. 크로아티아가 유고연방에서 독립하면 50년 전에 했던 짓을 또 할 것이라고. 그러니까 크로아티아에 살고 있는 세르비아계 니네는 50년 전처럼 크로아티아계에 의해 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카톨릭대 국제학부의 이삼성 교수는 그의 저서 <<20세기의 문명과 야만>>에서 허버트 허시가 주장한 기억의 정치를 다음과 같이 옮겼다.



집단적 증오를 영속화시키는 것은 여러 가지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제도들을 통한 사회화라는 과정 속에서 다른 집단에 대한 증오와 파괴의 이념이 집단적 기억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라고.(책 51p) 또 기억의 정치란 곧 기억의 조작, 정치적 신화의 창조와 같은 것을 말한다(같은 책 51p) 라고.


뭐하러 이 이야길 꺼냈느냐...


 세르비아계에 대한 선동이 바로 조작된 기억의 전형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티토가 살아있던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의 갈등이 지금처럼 표면화되진 않았다. 그게 단순히 티토가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고? 우끼지 마라.


유고에선 2차대전 후 나찌에 협조했던 이들을 처벌했다. 다시말해 나찌에 협조했던 크로아티아 넘들이 세계의 어디에 숨어있건 간에 그들을 소환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소환한 후엔 전범으로 처벌했단 말이다.


그네들은 우리처럼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친일 자본가이자 친일 언론인이었던 넘을 두고 민족 계몽의 초석이라는 둥의 삽질을 하지 않았다. 처벌받아야 하는 크로아티아넘들은 집요하게 색출되어 처벌받았다. 그런 것에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고 그래서 그들을 유고라는 연방으로 묶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벌 받을 넘들은 벌 받았으니까. 티토라는 인물 하나 때문이 아니라.


그런데, 갑자기 크로아티아 저 넘들이 우리 세르비아인들을 50년 전에 학살했던 넘들이기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 세르비아인들이 크로아티아넘들을 학살해야 한다고 씨부리는 게 말이나 되는가? 벌 받을 넘들은 처벌했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제외하고 벌 받을 짓을 했다는 것만 선택적으로 기억하게 하는 것.


이게 바로 조작된 기억의 전형이다.


 보스니아에서 벌어진 인종청소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세르비아계 40%, 회교도 38%, 크로아티아계 22% 정도로 구성되어 있었던 이곳도 1389년 지금의 코소보의 암제펠트 전투에서 오스만투르크가 승리한 후.. 오스만투르크는 회교로의 개종을 강요했다. 원래 그리스 정교를 믿던 세르비아인들중 사회 지도층이라는 넘들은 대부분 회교로 개종했고. 일이 생기면 젤 먼저 얼굴 바꾸는건 사회 지도자연 하는 넘들이니까... 그리스 정교를 믿던 일반 세르비아인들은 회교도들로부터 수탈의 대상이 되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


물론 여기도 티토 집권시절엔 조용했다.


그러나 보스니아가 회교도와 크로아티아계의 주도 하에 구유고연방에서 탈퇴한 후, 세르비아넘들은 그리스 정교를 믿는 알짜 세르비아인들이 과거 회교도에게 탄압받았던 기억을 선택적으로 상기시킴으로서 같은 민족이지만 종교가 다른 그들을 대량 학살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450년이나 지난 역사를 들춰내 그 중 자신들의 만행에 복수니까.. 하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증오심을 불러일으킬 부분만 기억케 하는 조작된 기억의 전형을 보여줬다.


이 학살의 주역인 세르비아 민병대는 거의 용병이나 다름없었다. 회교도나 크로아티아인들을 죽이면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것들을 가지게 했고, 그들의 소유 재산은 민병대 대장이 취했다. 심지어 회교도나 크로아티아계 여자를 강간했을 경우에도 얼마씩의 포상을 주었다고 한다. 이넘들이 한 짓들 모두 읽으면 며칠 동안 밥 못먹는다. 그러니까... 걍 넘어가자.


이 더러운 전쟁은 95년 12월 14일 파리에서 맺은 평화협정에 따라 나토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 6만여 명이 구유고연방 전역에 배치되면서 일단락된다. 91년 6월 27일 시작한 유고내전은 보스니아 헤체보비나에서만도 20만명에 달하는 인종청소의 희생자를 만들어냈다. 220만의 난민과 함께...


 


 7여년 전 세계언론에 잠시 언급되었던 코소보는 작년 말부터 다시 CNN의 전파를 타고 세상에 돌아왔다.


89년 박탈당한 자치권을 돌려달라는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평화적인 시위가 무력진압 당한 후 그들은 KLA(코소보 해방군)을 결성, 무력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세르비아의 대답은 학살과 세르비아인의 이주정책이었다.


서유럽국가들은 세르비아에게 그짓을 그만두지 않으면 공습으로 답하겠다고 협박했고, 이에 따라 지난 2월부터 프랑스의 랑부에에서 평화회담이 열렸으나, 아시다피 결렬되었다. 그리고 3월 24일부터 나토의 공습이 시작되었다.


 나토가 이 더러운 전쟁에 참가하게 된 이유...


표면적으론 코소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청소를 중단시키기 위한 인도주의적인 목적이란다. 그래서 이걸 두고 말이 많다. 반인류적 범죄행각을 벌이고 있는 신유고연방에게 펀치를 날리는 나토의 손은 깨끗한가라고...


이 분들 입에선 터키가 쿠르드족을 상대로 지난 10여 년 동안 1만 5천 명을 죽였다는 이야기나 영국의 특수부대인 SAS가 북아일랜드에서 한 짓이 80년대 우리의 광주에서의 공수부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긴 대처가 피노체트랑 괜히 친한 게 아니니까...


하지만 말이다... 언제 착한 넘이 주먹질 하는 거 본 적 있으신가? 주먹질하는 건 항상 힘센 넘 아니던가? 국제사회에서 힘센 넘이 주먹질을 하기 위해선 그들에게 절실한 이유와 함께 그 힘을 맘 놓고 써도 되는 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물론 조건은 성립되었다. 유고연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학살은 누구나 열받아 하는 것이니까. 나토가 이야기하는 인도주의는 조건에 불과하다. 즉,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는 말이다.


그 넘들... 91년부터 95년까지 발칸반도에 피의 폭풍이 몰아치는 동안 한 거 없다. 또... 르완다에서 후투족 과격파가 94년 100일 동안 100만 명의 투치족을 학살하기 전....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던 넘들 모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면서도 철수시켜버렸다. 요즘 숱하게 들리는 Genocide(민족몰살)란 말도 그땐 아예 그들의 입에선 나온 적이 없다. 왜? UN의 Genocide방지협약에 따라 개입을 해야 하니까.


당시 후투족 과격파가 사용했던 무기는 각목에 대못을 박아넣은 것과 우리가 영화에서 가끔 보는 밀림에서 나무를 베기 위해 사용하는 칼, 그리고 총이었다. 지금 신유고연방에다가 쓰고 있는 것처럼( 4월 5일자 한기레신문에 따르면 미국 혼자서 사용한 돈만 3억5천만~5억 달러란다.) 돈 부어넣을 필요도 없었다. 유엔 평화유지군의 기본적인 무장으로도 병력의 증강만 이루어졌다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었던 참사였음에도 그들은 외면해버렸다.


왜? 지들이랑 이해관계가 없으니까. 이런 전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이번의 공습목적이 인도주의라면 인도주의가 울꺼다.


 유고가 시끄러워지면 서유럽 국가들에게 어떤 이해관계가 발생되는가..
그게 그들이 공습을 결정한 이유가 되겠다.


답은 난민이다.


95년에 끝난 보스니아 내전에서만 22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코소보? 공습이 시작되기 이전에 수십만의 난민이 이미 발생된 지역이다.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코소보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몽땅 몰아낸다고 하면? 더군다나 코소보 인근의 국가들은 못 살기로는 유럽에서 손가락으로 꼽는 나라들이다.



알바니아... 미 CIA는 이 나라의 경제상황을 An extremely poorest country..라고 표현한다. 1인당 GDP $1,370, 소비자 물가상승율은 40%이며 실업율도 14%나 된다.


 마케도니아는 더 심하다. 1인당 GDP $960, 소비자 물가상승율은 3.5%이나 실업율이 무려 30%나 된다. 세르비아와 분리하고자 하는 몬테네그로도 만만찮다.


더군다나 세 나라 모두 인구 300만 미만의 소국들이다. 이 나라들이 200만명 가량의 난민을 소화할 수 있겠는가? 공습이 시작된 이후 추가로 발생한 30만 명에 달하는 난민들만 가지고도 세 나라 모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태다. 국제사회에 지원요청을 하면서. 거기서 수용할 수 없으면 다른 나라로 가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그리스 정교가 국교로 전통적으로 유고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리스마저 나토의 공습에 찬성을 했던 이유.... 난민이 자신들의 국가에 밀려들 것이 눈에 선했던 거다. 르완다의 난민들이 자이르에서 추방되어 학살자들의 손에 넘어갈 때엔 언론의 접근까지 방해했던 넘들이 지들 뒷마당에서 일이 벌어지니까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참고로... 영국넘들은 전쟁 직전 난민수용과 관계된 법률들을 대폭 강화시키고 있었다...


이들은 또한 코소보의 알바니아계가 요구해온 주장에 대해서도 무관심했다. 나토는 단 한 번도 코소보의 독립을 지지한 바 없으며, 코소보해방군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여 공개적으론 지금까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공습은 세르비아인들 내부에서 있었던 인종청소에 대한 반감까지 같이 날려버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이란 물건이 니, 밀로세비치의 인종학살에 찬성하는 넘이가? 아이가?를 묻고 터지는 물건이 아니잖는가?


비판자들의 입이 미싱으로 박힌 한... 나토의 공습이 세르비아 넘들에겐 민족항전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 상당 기간 발칸에서 흐르는 피도 멎지 못할 것이다. 지상군이 투입되어 코소보 지역을 나토 보호령으로 만든다고 하더라도 밀로세비치는 세르비아인들에게 서방의 엄청난 힘에 맞서 싸운 민족의 성웅으로 추대될 것이며 그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더 강화될 것이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이건 본우원도 모른다. 우째 알겠는가, 전쟁의 끝을. 그러나 이 전쟁의 밑바닥에 민족이 아니라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지배층의 저열한 민족주의가 있다는 것과 왜 NATO가 이 전쟁에 개입했는지에 대한 단초는 다들 잡으셨으라 본다.


흔히 이데올로기는 감정이나 의욕의 형태로 발현된다.


90년대 초반에 들어 동구권의 급격한 몰락 이후, 민족주의 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지역에선 민족주의라는 대단히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이데올로기가 지배수단이 되었다.


발칸반도에서 민족주의의 깃발이 나부끼기 시작한 후... 그래서 전쟁이 발발한 후 소소한 문제들은 모두 일소되었다. 나라경제가 망가지든, 사회기간망이 파괴되건... 그 모든 고통의 원인은 바로 다른 민족 탓이 되어버렸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민주적 의사결정이네, 경제재건등이 그들의 논의 대상이 되겠는가?


나찌의 종족학살과 세르비아계의 그것을 두고 두 민족이 원래 그렇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증명하겠다고 나서는 뇬/넘들이 있다. 이른바 민족성이라는 거다. 필자, 그런 뇬/넘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조까.


이삼성 교수는 위의 책에서 브라우닝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치안예비경찰이었던 이들의 활동을 서술하면서 평범한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잔인한 학살자로 바뀌어 가는지 조사한 것을 인용했다.


브라우닝은 학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치안예비경찰들 전부대원이 특별히 잔인한 성격 때문에 선발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한다. 첨에는 학살하라는 명령을 받고나서 대장이란 넘은 부하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한탄을 했고, 부대원들도 임무의 내용을 전달받고 상당수가 그 자리에서 열외까정 했었다. 학살을 수행했던 넘들도 자신의 임무에 대해 극심한 반감을 가졌고. 그랬던 넘들이... 냉혹한 학살자로 변해갔다(책 26~45p).


학살을 자행했던 넘들은 사실 평범했던 넘들이었고, 그들이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은 개별적 성격이나 이른바 민족성과 같은 것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시대와 사회적 조건 속에서 배태된 것이었다.(책 p45) 거니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니나 이 글을 쓴 내나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조건이 강제한다면 별 수 없단 말이다.


그래도 니는 안 그럴 수 있다고? 정말? 진짜로? 기럼 딴지의 명랑전사로 차출될 자격이 충분하다. 아래와 같은 우리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그렇담.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기억의 정치는 과거의 사건들을 현재의 정치적 목적에 봉사하는 방식으로만 해석하도록, 그리고 기억하도록 강제한다.


유고내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그동안 화해하고 같이 잘먹고 잘살았던 기억은 모두 던져버리고 오로지 " 옛날에 저넘들이 우리를 괴롭혔던 적이 있지. 이젠 우리가 저넘들을 쳐부수어야 해 !! " 하는 부분만 기억나도록 한다는 거다. 크로아티아계를 학살했던 세르비아계는 그들이 2차대전 당시 당했던 것만을 언급할 뿐, 그 책임자와 관계자들이 처벌되었던 것에는 아예 입을 다문다.


이런 건 교육의 영역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학교에서부터 그렇게 가르친다는 야그다.


미국의 경우, 러시아나 다른 국가의 침공 행우는 나쁜 것이지만, 미국이 다른 나라의 문제에 개입한 것은 아예 언급조차 안 한다. 일본만 역사왜곡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실상 용병으로 참전했던 베트남전을 두고 자유세계에 봉사하기 위해 파병했다고 가르치지 않는가? 역사왜곡은 일본만 하는 게 아니다.


근데 이게 남의 일이기만 할까?


얼마전 조카애가 요따구로 입을 놀리다가 본우원에게 한참 설교를 들어야 했다.



절라도 사람들은 뒤끝이 안조타 카데예 (본우원 본적이 경남이고, 서울서 크고, 지금은 부산산다. 거니까... 한 70% PK가 되겠다.)


씨바..중학교에 이제 들어간 녀석이 전라도 사람을 몇이나 만나봤다고 그따구로 혓바닥을 놀리겠는가?


정당을 구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중의 하나인 이념이 한국전쟁 이후 청소된 이후 이 땅의 정치는 지역감정이라는 졸라 우끼는 이데올로기로 분할되었다.


그 기원은 물론 빡통이라는 역사전문용어로 시박색히가 자신을 위협하는 정치인의 등장을 그대로 둘 수 없었던 것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을 강화시키는 것은 교육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교묘하게 조작된 전라도인의 모습을 영남과 다른 지방에 유포시키는 것으로도 모자라 우리의 역사의 한 부분들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후세에 들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한 훈요10조 같은 것들.


물론 이런 교육은 신문과 방송 그리고 서민들의 영원한 신뢰성 있는 뉴스원인 유비통신을 통해 진행되었다. 지들이 생각해도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가르치는 건 우꼈을거니까. 드라마에서 사기꾼은 항상 전라도 방언을 쓰는 것으로 묘사된다거나, 전후를 다 짤라먹고 한총련 과격파는 전라도 학생들이라고 보도해온 것(요즘은 영남이라며? 무식한 기자쉐이들), 뭐 사실 왜곡도 서슴치 않는 넘들이라 대구와 부산의 공업화가 전국에서 꼴찌라는 조까는 지방지의 기사들도 꼽을 수 있겠다(공단도시 빼고 대도시 안에 공단이 있는거 봤냐?).


뭐 근래에 들어선 영남 공장의 굴뚝에는 연기가 안 나는데 호남의 공장에선 연기가 난다는 둥(영남의 공장들은 만드는 제품들의 특성상 내뿜는 연기는 눈에 보이지 않고, 호남은 석유화학공장들이 많아서 연기가 눈에 보일 수밖에 없다.), 부산의 서부터미널 주변이 상습정체지역인 관계로 부산사람들이 호남으로 일하러 많이 간다는 둥(거기 YS시절에도 상습정체구간이다.) 별의 별 유언비어가 다 돌고 있다.


허시가 언급한 여러 가지 정치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제도들을 통한 사회화라는 과정 속에서 다른 집단에 대한 증오와 파괴의 이념은 지역감정이란 말이 탄생되면서 부터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뿐일까?


김유난이가 97년 대선에서 "우리가 넘이가"라며 "지난번 김영삼 대통령을 당선시켰듯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손을 잡고 이 나라를 살리자."라고 씨부린 거부터... 그동안 정치를 직업으로 한다는 넘들이 그들이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지역갈등을 촉발시키는 발언을 한 것만 모아도 책 한 권은 충분히 만들 수 있을거다.


이것과 밀로세비치가 세르비아계의 민족대변자로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말, 다시는 어느 누구도 당신들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씨부린 것은 얼마만큼의 거리를 가지고 있는가?


전직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회복을 위해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것과 자신 지역의 민족감정을 자극함으로서 밀로세비치 같은 넘들이 정치권력을 획득할 수 있었던 것에 무슨 차이가 존재한단 말인가?


발칸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혈사태의 배경에서 민족을 지역으로만 바꿔놓으면 우리의 현실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물론 구유고연방은 말 그대로의 연방이었기 때문에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군사력이 있었고, 그 결과 즉각적인 전쟁으로 발전했던 반면, 우린 중앙집권적 국가체계이므로 군대를 지역에서 동원할 수없는 것과 같은 몇 가지 차이는 있다.


하지만  양적 증가는 언젠가 질적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정책과 정강으로 맞서는 게 아니라 지역정서라는 폭탄에 의지해서 정치판이 굴러가는 걸 그대로 둔다면, 그리고 다른 지역인들에 대한 집단적 증오를 부추기는 행동이 계속 용인된다면 발칸반도에서 몰아치고 있는 피의 폭풍은 결코 남의 것만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백성들이 정치꾼들보다 더 똑똑해지는 것.


미자막으로, 글쓰는 데 많은 도움을 준 콩쥐와 쏘주에게 고맙단 말을 전한다.



 


 참고로 가볼만한 Site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 (http://www.unhcr.ch)
 CIA (http://www.odci.gov/cia/publication/factbook)
 언론정보연구원 (http://www.kinds.or.kr)
 CNN의 코소보 관련보도 모음 (http://cnn.com/kosovo)
 Financial Times (http://www.ft.com)

 


- 딴지 전임논설우원 Samuel Seong
( whitelancer@netscap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