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2.22.월
엠뷰씨 뉴스와 일간지들은 일제히 박세리가 귀화한다꼬 했다며 지라리 났다. 스포츠지들은 "박세리 귀화"라는 단어를 신문 마빡에서 삐져나올 정도로 크게 뽑아 오도방정을 떨었고, PC 통신은 도배사태가 벌어졌다. 외국 골프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하하고 외국인으로 귀화하겠다는 졸라 배은망덕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일제하의 친일파와 박세리를 동급으로 놓는가 하면, 요즘 성적도 안 좋아 비실거리고 있는 그 뇬 훈장을 당장 박탈해야 한다는 소리에다, 깡패인 지네 아부지가 그렇게 설칠 때부터 알아봤다는 소리까지 별 이야기를 다 했다. 온 국민이 오랫만에 한마음이 된거다. 박세리의 머리끄댕이를 온 국민이 움켜쥐고 이리저리 흔들며 이뇬아~ 니는 배신자여~ 라고 울부짖었다. 지난 번 발칙하고 건방지게도 국내축구계에 승부조작이 있다는 발언을 했기에, 우리의 호푸 좃선이 앞장 서서 졸라 구타하고 완전 매장시켜 중국으로 쫓아내버린 차범근 전감독의 경우들 굳이 들지 않더라도 스포츠스타에게 개떼처럼 달겨들어 이런 종류의 떼거리 린치를 우리네가 힘차고 자랑스럽게 치뤄낸 것이 어디 한 두번이었냐만은 그 진원지가 외국잡지와의 인터뷰였던 경우는 요번이 거의 처음이 아닌가 한다. 바로 그 다음날 귀화하겠다는 발언을 한 적이 없으며 Golf Digest Woman 지의 작문이 있었다는 박세리의 해명이 있었고 박세리를 관리하는 아이에무쥐측에서는 법적 대응을 한다느니 하며 사건 진화에 나섰지만 사람들은 첫반응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하긴 하루만에 그냥 아 그랬구나... 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 해명을 믿고 넘어가기엔 도가 좀 넘치게 흥분들 했었으니 바로 하루 전의 광기가 좀 쪽팔리기도 했을꺼다. 자 이제부터 범국민적 박세리 집단린치 사건의 진상을 함 파헤쳐보자. 우선 문제가 되었던 Golf Digest Woman 의 작년 12월 인터뷰 원문부터.
먼저 파문의 핵심인 " 박세리 니가 명색이 세계 최고 꼴푸선수 중 한 뇬인데 솔하임 컵에 미국, 유럽 넘이 아니라서 출전을 몬한다. 우째 생각하노? 다른 대륙 사람들도 출전해야 한다꼬 생각하나 ? " 는 질문에 박세리는 " 당근, 출전하고 시퍼. 공평하지 않쟎어 씨바. 우짜면 언제 함 미국시민권을 취득할 지도 모르고... " 뭐 대충 그렇게 대답했단다. 그러나, 박세리의 해명과 인터뷰를 담당했던 Golf World 지의 ( Golf World, Golf Digest, Golf Digest Woman... 모두 New York Times 계열 골프전문지. ) 기자 "Tim Rosaforte" 의 말을 종합해보면 실제 박세리는 " Yes. I want to play. Its not fair..." 라고 대답을 했고, 또 그 대회에 출전하려면 미국 시민권이 있어야 하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이에 그 기자는 박세리의 대답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약간 재구성해 우리를 졸라 난리 치게 만든 " maybe someday I change my passport to American citizen" 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나서 이 사건이 크게 번지자 그 기자는 울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난리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한다. 음... 이해할 수 엄써? 그래? 그럼 그 기자쉐이가 왜 우리가 난리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지부터 생각해보자. NBA의 휴스턴 로케츠팀에 하킴올라주원이라는 농구선수가 있다. 그는 나이지리아 태생이다. 그리고 종교는 회교다. 그는 자신의 재능이 " 알라에게서 나오며 운동의 숭배의 다른 표현이다 " 라고 말하는 넘이며 코란에 맞게 생활하려고 정성을 다하는 넘이며, 결혼도 회교도 여자랑 했다. 그것도 가족이 정해주는 여자와. 이 넘은 시즌 중이라도 무슬림의 금식기간인 라마단 기간 동안 금식을 한다. 그 동안은 아무리 팀관계자나 팬들이 밥을 쳐묵으라고 해도 끄덕도 않는다. 쫄쫄 굶고 뛰니 제대로 뛰어지겠는가. 코트에서 발을 질질 끌고 다니지만 그래도 굶는다. 또 이 넘은 자기 이름을 딴 신발이 너무 비싸면 가난한 사람들이 그 신발을 어떻게 사겠냐며 자기 이름을 딴 신발은 35$을 넘기면 안된다고 못 박았다. 마이클 조단 신발이 120$ 할 시절에. 이 넘은 나이지리아에서 박찬호에다 박세리 합친 것보다 더 유명하다. 이 넘이 지나가면 나이지리아 똥개도 알아보고 뒤돌아 본다. 당근 국민영웅이다.
" It makes me feel like I have completed my journey. I try to imagine what it is going to feel like the first time I walk onto the floor wearing this uniform. I close my eyes and try to hear the music when they play the U.S. national anthem at the Olympics. "
그 말에 우리 같으면 최소한 이 정도 반응이 나왔겠다. 아니 진짜 테러당해 죽었을지도 몰라. 근데 이 넘은 멀쩡하게 잘 무꼬 잘 쌀고 여전히 나이지라아 국민영웅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존경받는 선수다. 나이지리아 넘들 바보 아냐? 아무리 에볼라 바이러스가 나이지리아를 휩쓸 때 나이지리아 구호활동을 열심히 했다곤 하지만 어쨌든 배신했자너. 귀화했자너. 그런 배신자를 왜 아직도 졸라 응원하고 있냐고... 나이지리아넘들이 이해안가 ? 미국기자쉐이가 우릴 이해 몬하겠다고 한 것처럼 나이지리아 넘들이 이해안가? 그럼 귀화라는 단어를 시민권 취득이라고 바꿔봐. 그래도 이해 안가? 그럼 이렇게 이야기 해보지. 혹시 미국에 친척 살어? 평소에 그 사람들 귀화했다고 그러면서 배신자라고 욕해 ? 그 사람들은 조국을 배신한거야 ? 실리와 편의를 의해 행정절차를 밟아 그 곳에서 시민으로 보호받을 권리를 취득한 것이지, 그렇지 ?
박세리는 우리가 너무 사랑을 많이 쏟아붓고 응원해 주고, 또 그래서 훈장도 주고 그리고 꼴푸를 졸라 잘치기 때문에 귀화라고 해야 맞는거야 ? 그게 그런거야 ? 단어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러냐고. 박세리 파문의 핵심은 바로 그 단어 하나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기사를
라고 해석했다면 그리 뒤집어 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귀화라고 했다. 본기자 30년 넘게 살면서 일본을 제외하고 울나라 사람이 그 나라 시민권취득하는 것을 귀화라고 하는 것, 단 한번도 본 적 없다. 그래서 이거 그냥 전형적인 냄비언론의 작품이라고만 보기엔 뭔가 졸라 냄새난다 이거다. 그렇다면 뭘까 ? 언제나 하이에나처럼 특종에 굶주려 있는 기자넘들의 놀라운 뻥튀기능력과 신단어 창조능력이 결합되고 거기다 우리가 알지 몬하는, 일부 기자넘들의 박세리 길들이기 혹은 박세리 관리하는 아이에무쥐이 길들이기가 짬뽕되고 그것이 증폭되어 나온 결과가 아니냐 이 말이다. 그러니까 요즘 성적도 제대로 몬내면서 거만한 박세리 혹은 거만한 박세리 아부지에게, 과거 쫑크를 먹은 일부 기자넘들의 박세리 길들이기 혹은 제대로 싸바싸바를 몬하는 아이에무쥐이 길들이기가 아니냐 이거다. 지난 번에 박세리 왔을 때 박세리 못살게 군다고 기자들 욕 많이 먹기도 했고... 게다가 인터뷰는 12월에 있었음에도 삼승 측이 아이에무쥐이에 박세리를 넘긴 직 후에야 사건이 터진거라 더욱 의심이 간다. 아이에무쥐이가 국내 기자들과의 관계에서 삼승만큼 싸바싸바를 해낼 리도 없고.. 삼승이 누군가.. 그게 아니다 ? 그냥 우연챦게 귀화라고 했고, 귀화라는 단어에 얽힌 평균적인 국민감정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그렇게 됐다? 암만 해도 그건 아닌 것 같다... 만약 뭔가 냄새나는 게 있다면, 그리고 위에 든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그럼 본지도 모린다. 본지도 가끔 모리는 것이 있다. 넘 충격먹지 마시라.
하여간 뭐 이 정도 말도 못하나. 그리고 사실이쟎어. 이제 겨우 20살 된 애를 미국에서 불러다가 졸라 방송에서 이리저리 써먹을라고 난리를 쳐서 입원시키고 그랬쟎어. 그래놓고 무슨 배신은 배신이야. 자기 고충을 말하는데 그 정도도 말 몬하나 이 말이다.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타는 조국을 위해 뛰냐? 고 묻는 질문에 아니 돈을 위해 뛴다고 까지 말했는데. 조국하고 돈을 비교해 돈을 우위에 뒀는데. 그랬다고 일본에서 나카타 죽어라는 소리했다는 말 못 들었다. 박세리가 뭐 그런 말을 했냐 아님 한국인 죽어라고 했냐. 미국에 있으니까 뭐가 좋냐는 질문에 한국에선 졸라 개나 소나 다 알아보고 그래서 피곤하다 이거 아냐. 이런 말 하는데도 조국을 생각해서 조국의 이미지를 다칠까봐
뭐 그래야 하나.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미국넘은 아.. 한국인 미개인 나라야.. 그랬겠냐. 그런 일이야 울나라뿐 아니라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 아닌가. 스타가 나타나면 주목하고 싸인 받으려고 하고, 또 스타는 그게 좋으면서도 부담되고 사생활을 잃은 것 같고.. 울나라 처럼 입원시킬 정도는 아니겠지만.. 사실 박세리의 그런 말이 쪽팔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박세리를 입원시킨 것이 외국에 알려지면, 그게 정말 쪽필린 거다 씨바. 우리에겐 천재와 영웅이 별로 없다. 이유는? 천재적, 영웅적 자질이 있는 사람이 워낙 없어서? 아니지. 우린 스타를 사랑하는 법을 제대로 모른다. 웬만한 실수나 의구심에는 꿈쩍않고 언제나 자기 편이 되어줄 것임을 알기에 저절로 안정감을 주는 그런 팬들의 사랑, 그걸 우리네 천재와 영웅들은 받아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스타 하기 얼마나 불안할까. 바로 조금전까지만 해도 세계최고의 플레이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다가, 조그마한 실수에도 활화산처럼 불타오르며 잡아먹을 듯이 달겨드는 팬들 앞에 도대체 어느 누가 배신감을 느끼지 않겠는가. 배신은 우리네 스타들이 하는 게 아니고 바로 우리 팬들이 한다. 이제 제발 10대 사춘기 소녀같은 짓은 고만하자. 작은 일에 울다 웃으면 똥고에 털 난다는거 학계에 보고됐다. 가리마 탈 것도 아니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제발 아무데나 조국 갖다 붙이지 말자. 조국이 껌인줄 아나.
- 딴지 스포츠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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