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999.1.4.월

딴지 기획취재반/WRITERS 연합



올해부터 본지는 쉽게 만드기 힘든 문화계의 인물들을 졸라 끈덕지게 따라붙어 만나볼까 한다. 특히 기인이라는 소릴 들으며 주류의 도도한 물결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사는 인물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볼끼다. 혹 자신이 만나보고 싶은 인물 있음 본지에 때려주시라, 담 기인열전에서 만나볼테니까. 어쩌면 직접 이너뷰의 임무를 줄 지도 모린다. 그건 그때 가서 야그하고...

오늘은 그 첫번째로 이외수 아자씨... 기인열전이란 코너를 맹글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이다. 이의 없으리라 본다. 이너뷰 담당기자는 <취재전문 프리랜서그룹> Writers의 김익수 기자 ( writers@writers.co.kr )


자 함 만나보자.





소설가 이외수를 만났슴다. 서울도 아닌 춘천까지 꽁지 빠지게 달려가서 장장 8시간의 긴 마라톤 인터뷰를 시도했슴다. 그리고 집안 구석구석 샅샅이 뒤졌슴다. 이건 당사자도 아마 모를 검다. 순식간에 해치운 검다. 별로 값 나가는 것은 업었슴다. 마당에 토실토실한 보신탕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함부로 손댈 수는 업었슴다. 나중에 젓가락 대믄 그때 꼭 알려드리겠슴다.


암튼 힘들게 이외수 씨를 만났슴다. 정말 기분 땡큐였슴다. 그와 대좌를 틀고 앉아 이노무 세상에 대해 참으로 많은 얘길 했슴다. 이 마라톤 인터뷰, 국내서 첨 공개하는 검다. 한눈 팔면 안됨다. 그건 8시간짜리 인터뷰에 대한 모독이며 동시에 딴지에 대한 정면도전임다. 이런 거 용납 안됨다. 우짜겠슴까 니가 정신집중해서 봐야지. 자 감다.


- 춘천가는 길


춘천을 어떻게 가야 가장 빨리 갈 수 있을까 졸라 고민했슴다. 언제나 완벽을 추구하는 본기자 지도를 쫘악 펴놓고 그동안 아깝게 돈 주고 배운 수학으로 포개고 엎어서 키로수를 더했다 뺐다 헛지랄 정말 마니 했슴다. 그런 후   덜덜거리는 똥차 타고 출발했슴다. 중간에 물어봐야지 하면서..


근데 뭐 물을 것두 없었슴다. 경춘가도 타고 기냥 가니까 춘천 나옵디다. 이 심정을 니들이 알랑가 모르겠지만 졸라 허무했슴다.


졸라 긴장해서 우째 찾아가야 하나 꽁털 곤두세우고 욜라 더하기 빼기 했는데..


우쨌든 춘천 가는 길은 무척 쉬웠슴다. 기냥 경춘가도 타고 졸라 엑셀레타 밟으면 됨다.


그렇게 호반의 도시 춘천에 들어서면 일단 맑은 공기에 기분이 좋아짐다. 콧구녕이 벌름벌름 확 뚫리면서 오장육부가 생동감을 되찾고 곧이어 생체리듬을 되찾은 하복부가 꽁털을 가다듬으면서 졸라 힘차게 일산화탄소를 밀어내는 것을 느낄 수 있슴다. 이게 되야 비로소 춘천 땅에 들어섰다 하겠슴다.


춘천은 참 조용한 도시였슴다. 넘 기분이 조아 질겅질겅 껌 씹어가며 건들거려 봐도 시비 거는 넘 하나 없었슴다. 정말 좋은 곳임다. 졸라 추운 날씨에도 가끔씩 배꼽티 입고 촐랑촐랑 궁딩이 흔들고 다니는 아그들도 있슴다. 하마트면 턱 빠질 뻔 했슴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춘천시내의 한림대 부속병원을 찾았슴다. 병원을 찾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슴다. 엄청스리 큰 백색건물. 졸라 돈 많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스쳤슴다. 본 인터뷰와 그런 생각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런 거 물어보는 사람들 가끔 있슴다. 조심하시기 바람다. 본지 한두번 겪슴까.


병원에 다다라서는 익히 전화로 들어둔 위치를 기억을 더듬어 가야했슴다. 여기서부터가 진짬다. 본기자 병원 정문을 등지고 졸라 비장한 각오로 눈썹을 한 번 치켜 올렸슴다.



여기서 길을 잃거나 졸라 헤매게 되면 씨바 서너 시간씩 걸려 찾아온 이 험한 길을 기냥 되돌아가는 수가 있다...


순간 젖꼭지 빨며 아빠빠∼를 이제 막 시작한 본기자의 핏덩어리 자식이 눈앞을 가림다. 비장한 순간이었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이외수 씨 댁을 찾아가야 했슴다. 최소한 대문 앞에 가서 찜이라도 하고 와야 했슴다. 항상 긴장 잘하는 본기자 또 긴장했슴다.


근데 씨바 이럴 수가 있슴까. 아.. 머리 좀 쓴다고 전화해서 위치 좀 갈켜 달라고 했더니 전화선 타고 들려오는 소리 왈,



" 춘천에서 이외수씨 집 찾는다고 하면 다 알아요 "


이거 말 됨까. 아 졸라 황당한 순간이 아닐 수 업었슴다. 아무리 이외수씨가 유명해도 그렇지 춘천이면 그래도 행정구역상 시에 속하는데 아무나 지나는 넘들 붙들고 "니 혹시 이외수씨 집 암까?" 이래야 한단 말임까.


기러나 전화는 끊어졌슴다. 뭘 더 물어보기엔 넘 늦었슴다. 차라리 "도에 관심 있슴까?" 이러는게 낫지 그러다가 미친 넘 소릴 들으면 어떡한단 말임까.


아 졸라 당황스러웠슴다. 갑자기 오는 차비만 주고 날 이리루 보낸 총수가 생각났슴다. 명랑사회 맹글자고 졸라 꼬셔대던 그 인간이 조디가 갑자기 쎄리고 싶어졌슴다. 너무 멀리 있는 당신...


그러나 우짜겠슴가. 일단 아무나 붙들고 물어보는 수밖에.



"저기… 혹시… 이…외…수…씨라고 아세요… 왜 소설쓰는…"


본기자 정말 전국적인 쪽팔림을 감수하고 힘들게 조디를 열었슴다. 병원 앞 허름한 서점 하나를 골라잡아 기냥 대가리를 디밀고 물어봤슴다.



" 우리 뒷집인데, 왜여 "
" 네에? "


아 씨바.. 이렇게 쉽게 찾게 될 줄이야. "역시 소설가 이외수는 보통 인간이 아니다"는 생각이 본기자 뒤통수를 쎄림다. 이 예상치못한 반격에 졸라 고개가 숙여지고 숙연해 졌슴다.


암튼 인자부터 인터뷰 내용을 더하고 뺌 없이 모조리 밝혀보도록 하겠슴다. 글구 인자부터는 본기자 평소답지 않기에 스스로 좀 가증스럽긴 하지만 최대한 예를 갖춰 썰을 풀도록 하겠슴다. 그거이 예술을 대하는 사람의 최소한의 예의임다. 예술은 아무나 하는기 아니기 따문임다.


 





소설가 이외수, 그는 누구인가?


[이외수는 소설가다]. 이거 모르는 사람들 별로 없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좋은 이미지로던 아니던 그를 알고 있고, 그의 소설 한 두권 정도는 읽었을 것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를 소설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들이 그가 지금까지 이룩해 놓은 가장 큰 업적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소설가 이외수를 단순히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그것도 철창에 갇혀서 다소 특이한 방식으로 소설을 토해내는 문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상투적인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나본 그는 너무도 평범하고, 그 평범한 생활 속에서 너무도 일상적인 주제로 소설을 엮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는 것들 이상으로 평범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기자는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전혀 알지 못했던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가 그림을 전공했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붓의 힘으로 아름다운 그림들을 그려내는 소설가 아닌 화가의 삶을 꾸려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곡을 만드는 작곡가의 재능까지 겸비했으리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습니다.


헌데 그는 수준 이상의 작곡실력을 겸비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있던 이외수란 인물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컴퓨터 실력도 범인의 수준을 벗어나 있었습니다. 구들장을 깔고 앉아서 지금껏 그가 끄적거려 왔던 것이 원고지를 파고드는 먹물만이 결코 아니었던 것입니다.


뭐 길게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가 직접 작곡한 물방울이란 곡을 입수했으니까요. 이건 국내외를 통털어 처음으로 공개되는 곡일 것입니다. 통통통통 토통통 통토통통 토통통∼ 실제로 물방울이 튀는 모습을 보고 곡을 썼다는 그의 착상이 그답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 현재 파일 포맷 문제로 업로드를 못했습니다. 곧 업로드하겠습니다. )


 


내친김에 그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림들도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원래 그림을 잘 그리기도 하지만 이 그림들은 붓이 아닌 컴퓨터그래픽으로 그려진 것 들입니다. 붓으로 그려진 것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그는 글을 쓰지 않는 날이면 자신의 홈페이지에 개설된 전시공간에 들러 한나절씩 거닐곤 한답니다.


그리곤 "요놈 참 신기한 놈이네"하며 혼자 낄낄거렸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하곤 한답니다. 그는 요즘 인터넷에 푹 빠져 산다고 합니다.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서핑하는 것은 이미 그의 일과가 돼버렸습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메일들을 훑어보고 일일이 답장을 해주는 것도 그의 삶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언젠가 본기자는 이외수의 소설들은 항상 젊음을 유지하고 있구나...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며 시대의 조류를 읽을 줄 아는 판독력이 소설 속에 그대로 묻어 나오고 또 그런 것이 그의 소설을 항상 싱싱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컴퓨터 자판을 또닥거리며 턱을 길게 뽑고 사이버세상에 심취해 있는 그를 옆에서 보노라면 기자는 부끄러워집니다.


우리나라 소설가 중에 자기 이름을 걸고 자기가 홈페이지를 개설한 사람이 몇이나 되던가요. 있긴 있던가요?


나이를 잊고 인터넷의 세계까지 쳐들어 온 이 소설가를 보고 있자면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의 정신에 새파랗게 젊은 본기자가 부끄러워집니다.


어떤 이는 그가 허름한 창고 속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일년 내내 두문불출한 채 소설을 쓴다고 말합니다. 그 속에서 제대로 씻지도 않고 오직 작품만을 위해 세상과 단절한다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기인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은 그를 잘 모르는 소립니다. 그는 창고 속에 갇혀있지도 않았고 따로 창고를 두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은 그가 작품에 몰두할 때의 상황일 뿐입니다. 그의 집은 춘천시 한림대부속병원 건너편에 자리잡은 2층집입니다. 마당이 있기는 하지만 창고를 따로 둘 만큼 넓지도 않습니다. 그가 작품을 쓰는 곳은 이 자신의 집 2층 한쪽 구석에 있는 네 평 정도의 방입니다. 이 방의 한켠에는 화장실이 하나 있고 세상과 통하는 작은 창문이 하나 있는데, 여기서 그 유명한 벽오금학도와 황금비늘을 썼습니다.


그때 그는 교도소에 납품되는 철창문을 구해 달고 자물쇠까지 채워 원고가 탈고될 때까지 꼼짝않고 글 썼다고 합니다. 그가 철창 속에서 글을 쓴다는 소문은 이때 생겨난 것입니다. 지금도 그의 집에는 당시 사용된 교도소 철문들이 있습니다. 쇠창살이 나 있고 아래쪽에는 식판투입구가 설치된, 실제 교도소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그는 작품에 몰두할 때 지금도 가끔씩 이 철문들을 생각한다고 합니다. 식구들이 말리는 통에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지만 그는 지금도 작품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철문 속에 가둘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세상과 나를 격리시키겠다는 의지지요. 상업적이고 계산적인 세상에서가 아닌 독립된 세상에서 글을 쓰려는 마음가짐의 표현입니다. 한줄 한줄 피땀을 흘려가며 글을 써 내려가겠다는 심리적인 배수진을 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사실 저는 글쓰는게 상당히 힘든 작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책속에 깃든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때문에 독자들이 인생을 바꿀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더 그렇지요. "


그의 부인은 이런 그를 빗대 "마침표 하나 찍는데 4년이 걸리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글을 잘 못 쓴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참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래선가요. 그는 두 권의 책을 내는데 무려 10년이란 세월을 흘려보냈습니다. 이를 보고 어떤 이는 책 두 권 내는데 무슨 10년씩이나 걸리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외수 씨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 책 두권 쓰고 나니 10년이란 세월이 감쪽같이 지나갔다 "


그는 철문을 닫고 세상을 등지고 책 두권을 쓰면서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벽오금학도와 황금비늘. 이 책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이 순간 "아∼"하는 탄성이 나와야 합니다. 그 소설이 그런 과정을 거쳐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나면 왜 그토록 그가 이렇게 힘들게 글을 쓰고 있는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소설가 이외수. 그는 또 잘 먹지도 않을뿐더러 밤과 낮을 거꾸로 생활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세상을 왜 이렇게 뒤집어 살아갈까요.



" 조용한 밤에 글을 쓰다보니 습관이 됐어요. 그래서 이젠 글을 쓰지 않더라도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먹는 거요?. 그건 또 뭐가 그리 중요한 겁니까? 시간 됐다고 해서 식당 앞으로 갈 수는 없잖아요. 배고프면 그냥 먹으면 되는 거죠. "


그러나 그는 이미 정도를 벗어나 있었습니다. 밤과 낮이 바뀐 것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어떻게 사람이 아무것도 안 먹고 두 눈 멀뚱멀뚱 뜨고 살 수 있단 말인가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기자가 이외수 씨 댁을 방문한 날만 따져도 그렇습니다. 이외수 씨는 보통 오후 3시경이나 돼야 기상을 합니다. 아침 7∼8시까지 낮근무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기상시간이 늦을 수 밖에 없는 거지요. 따라서 기자가 그의 집을 방문한 시각도 느지막한 오후 2시경이었습니다. 도착하고 나서도 한참을 기다려야 아침에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3시.


그는 기상과 함께 미지근한 녹차를 마십니다. 바로 인터뷰 시작. 필자 앞에 놓인 것도 역시 녹차입니다.( 소주잔 보다 작은 잔에 땅속에서 30년 가량 묵혔다는 녹차를 연신 마신다 - 숙취해소에 그만이란다 ) 이때부터 방안에 마주앉아 저녁식사( 그에게는 조반이다 ) 전인 저녁 9시까지 연신 녹차를 들이킵니다. 따라서 조그만 주전자가 세 번 정도 녹차를 날라야 했음은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는 건더기라곤 전혀 없는 이 맹물을 쩝쩝거리며 잘도 들이킵니다. 배고픈 기색이라곤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점심을 먹고 들어간 필자의 창자구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저녁 9시. 부엌 쪽에서 뭔가 맛있는 냄새가 납니다. 그의 아리따운 제자와 사모님이 정성껏 준비한 밥상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먹을 거라곤 전혀 없어 보이던 집안에 그래도 푸짐한 먹거리들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기자의 신경을 조금은 이완시켜 주었습니다.


이외수 씨는 이 밥상을 받고도 바로 수저를 뜨지 않습니다. 잠시 기도를 합니다. 그는 유신론자입니다. 그러나 교회를 다니거나 절에 가지는 않습니다. 그럼 이 기도는 무슨 기도일까요. 그래서 물어봤습니다.



" 밥상 차려준 고마운 손길과 이 시간에도 굶고있을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잠시 기도를 하는 겁니다. 이렇게 쌀을 주신 농부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


인터뷰 직전. 그의 부인은 필자에게



" 굉장히 착한 분이세요. 너무나 순진하고 깨끗하세요. "


이런 말을 들려줬었습니다. 그때는 내심 화장품 선전도 아니고 웬 깨끗? 하는 의아심이 일었던 게 사실입니다. 헌데 그가 기도의 변을 늘어놓는 순간, 아 뒤통수를 짓누르는 중압감. 그의 한 단면을 엿보고 말았던 거죠.


암튼 그는 기도를 올리고 나서 수저를 열심히 뜨기 시작했습니다. 수십알 아니 적어도 수백알의 밥알들이 그의 입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무 것도 안먹어도 거뜬히 버티며 글만 쏟아내는 것으로 알고 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장면을 봤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밥 한 공기를 다 비우지는 않았습니다. 10분의 7쯤 비웠을까.



" 다 먹으면 죄스럽지요. 조금은 남겨놔야 할 것 같아서요 "


그는 이 한끼의 식사를 끝으로 오늘의 식단을 마무리하는 듯 합니다. 벌써 8년째 그의 밑에서 제자수업을 쌓고 있다는 아리따운 수제자만이 이 길고 배고픈 밤을 위해 열심히 수저를 움직일 뿐입니다.


식사를 다 하고 난 이외수 씨는 후식을 들지 않았습니다. 손님이 와서일까요.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몸무게는 35kg∼45kg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정도.. 암튼 먹는 것에 대한 그의 철학은 이렇습니다.



굳이 많이 먹을 필요가 없다 최소한의 양만 먹자.


이것이 그의 먹거리 철학인 듯 합니다. 다음은 그의 술문화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그는 두주불사 하는 타고난 술꾼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벗인 천상병 시인과 대작을 할 땐 4박5일간이나 제자리에 앉아 술을 마신 적도 있었으니까요. 한 번 마셨다하면 소주 8병은 기본이라고 하니 술이 술을 마실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술을 끊은 상태입니다. 백해무익하다는 결론을 내린 거죠. 대취해서 방 한쪽 벽면에 휘갈렸다는 그림과 몇 마디 문구가 대취하고서도 흔들림이 전혀 없던 그의 주당을 간접적으로나마 엿보게 합니다.


필자는 또 마지막으로 특이한 사실 하나를 더 발견했습니다. 이른바 계우무심필(鷄羽無心筆). 꿩의 깃털로 된 붓으로 특허 출원된 국내유일의 희귀 붓 중 하나입니다. 먹을 묻혀 한번에 그림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고수가 아니면 사용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그는 일획으로 그림을 완성하는 그만의 그림들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상소감도 물론 게재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이 붓으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딴지 독자들을 위해 이외수씨가 이 자리에서 직접 붓으로 서명하고 관인까지 찍은 사인을 받아왔습니다. 필요로 하시는 다운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이외수 씨를 장시간 마라톤 인터뷰 한 소감은 한마디로 이러했습니다.


" 씨바.. 굿 "


그냥 굿으론 부족했습니다. 나중에 그와 고스톱 한 판을 벌일 계획입니다만 그렇게 된다면 부득불 독자들로부터 지참금을 갹출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갹출해야할 때가 오더라도 부디 맘씨 넓은 니넘들의 양해를 바라마지 않는 바임다.


.끝.



 


- 이외수씨의 개인 홈페이지 ( http://user.chollian.net/~oisoo/ )


- 딴지 기획취재반/WRITERS 연합
(
writers@writer.co.kr )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