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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추천0 비추천0






1998.9.28.금

하이텔 거주자 장기영님



난 이승연을 무척 좋아한다.

그녀가 연기를 잘하거나, 또는 기억에 남는 멋진 드라마를 연출했거나 그런 기억은 전혀 없어도 난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의 잘 뽑아진 멋진 몸매가 기억에 남거나,
처음보다 더 성숙된 모습이 기억에 남거나,
또는 말투나 몸짓이나 그 무엇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난 그녀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네티즌들이 싫어하는 인물 중의 하나니까...

난 네티즌을 이해하면서도 싫어한다.
그들은 개미떼처럼 힘은 약하지만 집단적인 근성으로
정확한 타켓(?)을 설정하고 나면 그 대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그 근성을 싫어한다.
그래서 연약한 이승연을 더 좋아한다.

누군가 궤변이라 하겠지만
그래도 난 이승연을 좋아한다.
분명히 틀린 것은 틀리다고 말해야, 그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그 원칙은 현실에서 힘을 얻고 또 정당성을 얻을 수 있지만
대상에 따라, 정치적 입지에 따라, 또 그 무엇에 따라
원칙이 달라진다면 그것은 기만일 수밖에 없다.

만약 이승연 배후에 안기부나 기존 여당 권력의 사법적 칼날이
있었다면 이승연은 입방아에 밀려나질 않았을 것이며
그녀 또한 당당하게 티브이 앞에 섰을 것이다.

만약 이승연을 몰아내고 그 힘에 우쭐거린다면
스스로 부끄러워할줄 알아야 한다.
이승연은 어떤 권력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벌처럼 막대한
부를 소유한 여성이 아니다.

단지 스타라는 이름값 때문에 우리보다 좀 더 잘살 뿐이고
그녀 역시 스스로 대중 앞에 환상을 가지고 우쭐댈 뿐이다.
공인으로서 기만적인 행위로 치자면 이승연 아주 작은
이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승연을 몰아내 우쭐거리는
소시민적 허위의식보다 오히려 이승연을 택하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승연을 몰아내고 승리감을 만끽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올시다.

그래서 난 이승연을 좋아하기로 맘먹었다.
틀린 것을 틀리다고 주장할 수 있다면,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리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다면...

그대들이 가장 먼저 할 일은 이승연을 내모는 일이 아니라
한국을 망가뜨리고 국민을 기만한 놈들을,
그놈들은 먼저 단죄하고 내쳐야 하는 일이다. 




 

-  하이텔 거주자 장기영님 (ID : 앨리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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