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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9.14.월

열린이



모 회사 사내 게시판에서 진행되고 있는 엽기적인 금연운동의 실체를 공개한다. 그 회사의 사내 게시판 글을 고대로 옮긴 것이다. 참고로 아래 "울 회사"는 모여행사이다.

 





1. 제목 : 김형섭/김창회 금연선언 올린이:김창회


어제 그와함께 점심을 먹다가 잠시 눈이 마주쳤다. 열심히 밥알을 씹던 그가 넌지시 "우리 금연하자"라고 말했고 그때 나의 대답은 "당근!" 이리하여 김창회와 김형섭의 2차금연은 시작되었다.

1. 시작 : 1998년 9월 5일 0시부터

2. 종료 : 둘다 여자친구가 생길때까지(단, 여자친구의 기준은 대다수 울회사 직원에게 자랑스레 애인이라고 소개할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3. 어설픈 SWAT 아날라이즈

- 스트롱 : 둘다 이미 한번 금연해본 경험이 있다.  둘다 몸에서 담배냄새가 심하게 난다. 둘다 애인이 없다. 고로 꼭 담배를 끊어야 한다.

- 위크니스 : 둘다 귀가 얇다. 주의의 사탕발림에 넘어갈수도...

- 어빌리티 : 저놈들은 독한놈들이다라는 강인한 인상을 각인시킬 좋은 기회다. 독사들~~

- 쓰래트 : 주의의 유혹이 심할것 같다(동일통운 김대리, 하이센스 김과장, 성남 오대리등)

4. 기대효과

- 단기 : 입냄새 제거로 공격적 세일가능.

- 중기 : 심폐기능 회복으로 고지대에 있는 여행사 방문빈도 증가 -- 물량증가로 이어짐. 저남자들은 멎진놈들이다라는 인식을 제 카운터에 심어준다 -- 역시 물량증가로 이어지고 그중 한명을 여자친구로 만들 확률도 커짐. 축구부의 새로운 스트라이커가 된다.

- 장기 : 한달 31600(디스 하루한갑, 라이타 1주 1개 기준)이절약, 1년이면 38만원, 이대로 3년이면 백십사만원. 이돈으로 얼추 방/파 허니문은 갈수있다. 결혼비용 절약!!! 효자소리 들을 수 있다.

위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본결과 금연으로 얻는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판단되기에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듯이 당장 금연을 실시하기로 마음먹었슴.

5. 위반시의 벌칙 : 우리둘중 누구라도 몰래 흡연하다가 적발될시에는 10만원의 벌금을 회사로 입금시키겠습니다. 입금 안되면 월급에서 까세요.

6. 문제점 : 감시의 사각지대(퇴근후, 출장, 예비군훈련, 샌딩 등)에 홀로 있을시는 각자의 양심에 맡기기로 하겠습니다. 추하게 숨어서 피느니 10만원 버리고 말죠.

"여러분도 금연하기 힘드시면.... 저처럼 행복한 삶을 사시었으면 좋겠습니다-조훈현의 금연초 선전중" 을 되뇌이며 저는 비장한 마음으로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이거 진짭니다. 사기 아닙니다. 우리 한다면 합니다.

 


2.제목 : 금연선언에 합방하다. 올린이:박상환 (참고 : 울회사 사장님임)


김창회씨,김형섭씨 용기를 잃치말고 금연에 성공하세요. 본인도 오랜 고민 끝에 동료가 있어 용기를 가졌습니다. 예전에는 18년동안 피워오던 담배를 2년가까이 절연하였건만 울회사와 인연을 맺고서 핑계삼아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다시 금연을 실천하여 IMF시대에 경비도 아끼며 건강도 지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IMF시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회사 가족 여러분 본인이 담배 한개비를 입에 물고 입에서 연기 한모금만이라도  나오는 것을 확인하신분에게는 10만원의 현상금을 드립니다. 본인의 금연 선언은 영원이 유효합니다. 본인의 금연 선언이 울회사 가족 여러분에게 개인의 기호 생활에 침해를 가져오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드리지만 많은 직원들이 참여하여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3.제목:이별   올린이:최현석(참고 : 울회사 영업 본부장)


21년간 동고동락해오던 담배와의 이별에   9월 6일 0시부터 저도 동참하겠읍니다. 만약 저의 흡연을 발견시에는 10만원을 드리겠읍니다!!!!!

 


4.제목:이별의 글에 대한 한마디  올린이:바보


난... 바본가 부다... 최부장님께서 위와 같은 말씀을 하실때마다... 난 믿는다... 그러다 때부자가되는 꿈도 꾸어본다...  최 부장님께서 위의 약속을 이행하실 분이라면.. 난 이미.. 큰 집 한채는 사고도 남았을 것이다.. 최부장님은 애인(담배)도 많다... 늘 만났다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 헤어지고....수도 없다.... 근데...최부장님은 이상한 취향도 있다.... 왜 맨날 남의 애인만 뺏으려 하시는가....$%^$^&&..

것두...늘 힘 없는 아랫것들 것만....쩝..... 암튼 나와 같은 바보가 또 있다면.... 일찍 깨어나시라~ !! 최부장님!! 꼭 성공하십시요!


5.나는야 파파라치... 금연자를 유혹하는 다섯가지방법(본기자)


나는야 파파라치.. 오늘부터 나는 업무 포기하고 낮에는 경비견처럼 코 킁킁거리며 밤에는 가발에 썬그라스 쓰고 창회랑 형섭이랑 짱님이랑 담배피나 안피나 감시하러 다녀야지. 거금 10만원이라니. 한달에 열번만 잡으면 백만원인데 그돈이 어디야? 가만히 앉아서 님들이 담배필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분들의 의지가 너무 결연한듯 그리하여 나는 공격적인 세일을 하기로 했지.

방법1> 알코르유혹법 

살랑 살랑 꼬셔서 엄청 술을 사준다. 원래 자고로 영웅은 여자를 조아하고 애주가는 담배를 조아하는법(英雄本色酎堂愛煙) 술은 이성을 마비시키고 감각은 뱀의 혓바닥처럼 강렬한 흡연욕구를 느끼게 하지..흐흐.. 술에 장사가 워딨어?

머리가 마비됩뻐리는데 본인들이 금연선언을 했는지 독립선언을 했는지 기억이나 하겠어.. 성공확률은 엄청 높은데 술값들어가는 단점이 잇지만 100만원을 벌기위해 10만원을 미끼로 쓰는것은 아엠푸 마케팅의기본 투자전략..

방법2> 스트레스유도법 

사람이 열받고 스트레스 받으면 담배처럼 조은게 워딨어? 일단은 스트레스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이 필요. 장기간 단타로 주는것보다는 한번에 강펀치로  거의 흥분이 그들의 모세혈관을 따라 전신을 감싸며 동공을 수축시키고 괄약근을 확대시킨후 전정고리관을 자극하여 평형감각을 상실할만큼 한방의 묘약이 필요.

창회나 형섭이는 후배들이니까 살금살금가서 강필살의 똥침놓기나 후두부일격이 조을것 같고 짱님한테는 컴퓨터 바이러스로 pc 꽝나게 하기나 세일을 엄청 떨어뜨리는 방법 또는 영업2부를 독려하여 행사수익 마이나스 내기등이 가장 학실한 방법. 그러나 이방법은 100만원 벌려다가 월급도 못타는 소탐대실이 될수도 잇으므로 주의해서 써야함.

방법3> 견물생심법

기똥차게 이쁜뇨자가 잠옷입고 미주팀 김갱자눈빛으로 꼬나보고 잇다면 마음 안흔들릴 남자 어딨어? 마찬가지로 이들의 앞에서는 가능하면 자주자주 담배를 아주 맛있게 꼬나물고 유혹을 하는 방법이 있지. 특히 점심을 거하게 산후(설렁탕등 한식이 주효함) 배뚜드리며 고앞에서 담배를 꼬실리는 거야. 후아후아.. 원래 식후연초는 불역열호아라 붕우가 내원하여 흡연하니 이또한 기쁨이 아닐쏘냐 라는 말이 있듯이   배부르면 땡기는게 담배인지라.. 아주 맛깔스럽게 한모금빨아서 담배연기를 분들의 얼굴에 호옥.. 성공가능성 높으나 일부 음식점 주인은 금연이라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망발들을 해대므로 음식점선정에 유의해야함.. 반드시 그자리에서 밥도 먹고 담배도 피고 하는곳 필요.

방법4> 서빙고의 노하우 - 고도의 심리전

이 방법은 서빙고 지하에서 우리의 무써운 짭새아자씨들이 죄없는 학삘이들 잡아다 자백을 강요할때 쓰는 졸라 치사한 방법..그러나 약효는 비아그라 수준.. 일단 세분이 서로 금연을 만방에 선언했으므로 누구보다도 서로를 의식하고 견재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각개격파로 각자에게 접근하여 "누구는 담배를 피우더라"는 식의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리는것. 그러면 분들께서는  "애이..내가 머 통배냐?재도 피는데 나도..." 식으로 급격하게 의지력의 무너짐이 나타날것이 틀림없음. 주의할점:졸지에 헛소문 퍼뜨리는 인간으로 몰려 사회에서 매장될수도 있으므로 무기명 투서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갑자기 창회한테 전화를 걸어 "형섭이냐? 너 아까 빌려간 내 라이타 내놔 " 이런식으로 고도의 전략을 구상해야함.

방법5> 미인계

나에게 두명의 처제가 있다. 하나는 스물둘이고 하나는 스물이다. 둘다 쭉쭉빵빵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노래하는 양귀비의 후예들이다. 일단 이들을 창회랑 형섭이한테 스윽 붙여준후 영화를 보게 하는 거다. 영화는 가급적이면 디깝쁘리요나 브레도삐트가 나오는 영화로.. 다 보고 나서 처제들이 이러케 이빨을 깐다. "아아..너무 멋져.. 특히 디깝뿌료 담배피는 모습.. 내 앤도 그렇게 멋지게 담배필수 잇다면 을마나 조을까" 이러는데 지들이 무슨 공자님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라고.. 그날밤 거울앞에서 갖은 개폼을 다잡으면서 담배펴 대겠지 머.. 근데 짱님은 어쩌지? 우리 이모를.....?



여러분! 우리가 누굽니까?

우리는 타인이 잘되는 꼴은 주거도 못보는 홍익인간의 후예들이며 널리 담배불로서 세상을 빛나게 하라는 광명이세의 정신을 받드는 사람아닙니껴? 곱삘이때 순진한 애들 화장실로 데리고가 발랑발랑 꼬드껴서 담배 빨리게 했을떼 그들의 캑캑거리는 모습을 보며 온몸을 전율케 하는 엽기적인 쾌락의 근원이었던 공범의식의 정체를 이미 알고있는 우리는  절대로 저들의 무분별한 금연 행위를 지켜볼수 없습니다. 제가 누구냐고요? 울 아부지 전매청 다니걸랑요..

 


"전매청 수립 18년,다시 피자 한국인" 




 


- 열린이 ( spacekor@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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