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8.17.월
암에푸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럴 경우 울 나라에서 소위 있는 넘의 논리는 간단 명료하다. " 내 돈 내가 쓰는 데 누가 뭐라고 해, 꼬우면 너도 벌어... " 없는 넘은 더 간단하다. " 씨팔... " 있는 넘들은 자기들이 바로 없는 넘들을 고용해서 먹여 살려주니, 없는 넘들은 찍소리 말고 고마워하라... 하는 논리를 펴고, 없는 넘들은 또 나름대로 우리가 일해줘서 니네가 벌었다... 아무리 니네 돈이지만 우리가 열받지 않게 좀 잘 써라...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자... 뭐 대충 이런식으로 떠든다. 이런 야그 발전하면 꼭 있는 넘 입에서 공산주의 가 튀어나오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선 능력있고 열심히 일하는 자가 정당하게 번 돈은 당당하게 쓸 수 있는 것 아니냐, 돈 쓸 권리와 자유가 보장되는 시스템 아니냐, 나쁜 짓에만 안 쓰면 되는거 아니냐, 왜 눈치를 보느냐... 만약 똑같이 나누라거나 그런 돈 쓸 자유를 속박 당한다면 그건 공산주의다. 그래서는 어느 누가 열심히 일하겠는가... 북한 봐라 시스템이 그러니 생산성이 떨어지지... 어쩌고 저쩌고...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 나오고 북한 나오면 무조건 이긴다. 이쯤부터 있는 넘들이 이기기 시작하고, 이게 좀 더 발전하면 없는 넘들이 지 게으른 탓은 안하고, 지 머리 나쁜 탓은 안하고, 열심히 일해 볼 궁리는 안하고... 그저 있는 넘들 보고 배가 아프니까 그런다... 요기까지 발전하고 있는 넘 논리는 대충 끝이 난다.
그 중에 유럽의 신문들이 즐거워 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시아적 가치의 환상은 끝났다... 뭐 이런 제하의 기사가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는데, 동남아 위기와 극동의 한국이 쓰러지는 걸 보며 유럽애들은 자신들과는 다른 아시아적 가치 -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 정당화되고, 책임감과 비판의식보다는 의무와 순종을 강요하며 민주주의보다는 독재 정권의 리더쉽에 의존하는 - 가 자신들에게 패배했다고 떠들었었다. 아시아의 4룡이라던 나라들이 한참 경제 성장 가도를 달릴 적에, 더 이상 고성장도 없고 실업률도 높아만 가는 자신들의 시스템에 가졌된 회의와 무력감이 안도감과 상대에 대한 비웃음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뭐라고 결정타를 날렸냐 하면 " 일반 국민만 죽는다... " 조또 정확한 필살 똥침이었다.
" noblesse oblige " 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유럽 신문들이 말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는 서구 엘리트 정신의 기본이다. 위기가 오면 서민들 보다 먼저 튀어나가거다. 지위와 권한이 있는 만큼 보다 큰 의무를 져야하고, 그런 의무를 지는 것 자체를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정신인데... 이것이 단지 지위, 권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바로 돈에도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있는 넘들이 있는 만큼, 없는 넘들 앞서 대중과 사회에 일종의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거다. 자본주의의 총아하면 미국이다. 사람들 똥꼬 놀라서 경련일으킬 정도의 부자가 수두룩하면서도 거지도 발이 채이는 나라다.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만큼, 흔히 말하는 돈지랄이 사회적으로 별 지탄을 받지 않는다. 자기가 기르는 똥개를 위해 자기 집에 거대한 수영장을 짓고 극장과 골프코스까지 딸린 거대한 대저택에서 똥개랑 단 둘이서만 살건, 지혼자 깨끗한 공기 마시겠다고 침실을 산소탱크화해서 디비 자던...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의 있는 넘들이 " 내 돈가지고 내가 쓰는 데 누가 뭐라고 그래... " 하는 것은 미국과 이런 점만 단순 비교해보면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건희회장이 존경받는가, 고위 공직자들이 존경받는가...
있는 넘들이 더 많이 자선사업에 기부하고, 있는 넘들이 더 앞장 서서 없는 넘들 권익을 대변해주고, 있는 넘들이 더 앞장 서서 정의를 부르짖는다 이거다. 이게 결정적인 차이다. 울 나라 있는 넘들은 더 많이 숨기고, 더 앞장 서서 없는 넘들 울궈먹고, 더 앞장 서서 비리를 저지르는데 말이다. 예를 들면 한국 재벌은 무슨 무슨 재단이니 미술관이니 하는 것을 많이 만드는데, 그것 자체로 부의 사회적 환원이라고 보고 기특하게 생각하다가도 그 뒷면의 목적, 즉 절세 - 증여세나 상속세를 탈세하려는 의도를 발견하게 되면 씁슬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재벌의 재단이니 미술관이 만들어 지는 시점은 묘하게도 소위 후계자 승계시점이나 자식들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 그러니까 자신의 이익과 부에 연결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정의구현이구 나발이고 관심없더라 이거다. 비록 더 많이 있는 넘 일수록 그 수단은 더 교묘해지고 더 그럴듯하게 포장되지만 결국 그 속셈은 제 뱃속 채우기라는 것이다. 그런데, 서구의 경우는 그게 좀 다른점이 있더라... 우리의 재벌 아들들이 연예인들이나 꼬셔보려고 혈안이 되어 자신이 귀족이라고 착각하면서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몇백만 달러 날리고 있을 때, 미국 어느 유명한 재벌의 아들은 아버지 돈은 내 돈이 아니라면서 빈민가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돈 몇푼 때문에 살해를 당하고 그 아버지는 또 그것을 애통해 하며 엄청난 장학 재단을 설립하더라... 뭐 이런 식으로 차이가 나고, 우린 기부금을 내도, 고등어 평생 팔아 모은 돈으로 할머니가 1억, 행상으로 평생을 보낸 할아버지가 또 1억 뭐 이런 식으로 신문을 장식하며 우리 가슴을 적시는데, 미국에서 정말 있는 넘들이 무기명으로 1, 2억이 아니라 엄청난 돈을 십 몇년간이나 몰래 자선 사업에 써 오다 기자의 추적으로 밝혀져 그네들 가슴을 적시더라... 뭐 이런 식으로 차이가 나고, 또, 우리가 금모으기 하는 데는 사별한 남편의 금반지를 가져오는 평범한 아주머니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그러지 않은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주는 방법으로 금모으기를 독려 하는데, 서구에선 자선 사업을 하건 모금 운동을 하건 정말 있는 넘들이 가장 먼저 나서서 엄청난 액수를 팍팍 기부하고, 그걸 본 서민들이 그 다음 따라 가더라...
그저 돈 때문이 아니라, 바로 정신자세 차이를 보고 말이다. 씨팔...
- 영감주신 하이텔 권희섭(heesup)님께 감사드리며 딴지총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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