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공충만]生活武功秘笈(생활무공비급)
2007.5.23.수요일 인간의 잠재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우리는 대부분 일개 개인으로,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로서의 한계라는 것을 체화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의 주변에는 이러한 안일함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중의 상식에 싸대기를 날리며 한계를 돌파하는 이들이 언제나 존재해왔다. 비록 하늘을 놀래키고, 땅을 움직이는 스펙터클은 없다고 하지만, 육박칠일을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페인들을 비롯하여, 낮에는 순하디 순한 어린양이었다가, 밤만 되면 한 마리의 야수로 변하는 라이칸 드로프들, 고작 전 재산29만원으로 벌써 여러 해를 버텨오고 있는 전대미문의 실업노인 등 가히 초인의 경지라고 부를만한 이들이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며, 인간이라는 종의 지평을 점차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인간의 잠재력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무(武)의 세계다. 멀게는 관우, 여포, 장비 같은 과거의 맹장들에서부터, 김두한, 시라소니 같은 협객들을 지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60억분의 1의 사나이 효도르에 이르기까지, 강함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은 시대를 넘나들며 계속되어 왔다. 사실 육체의 강함이라는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결코 적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누구인가? 바로 무한한 가능성의 인간이 아닌가! 만약 우리가 그 가능성을 믿고, 고수들의 발자취를 좇아 뼈를 깍는 수련을 거듭한다면, 당장 효도르와 맞짱은 못 뜨더라도, 동네 불량배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릴 수 있는 날이 오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리하여 본 기자, 작게는 독자제위 개개인의 내력증진을 꾀하고, 크게는 국민내공 2갑자시대를 열기위하여 본 비급을 작성하는 바이다. 이미 앞서서 길을 걸었던 고수들의 웅대한 모습을 잘 보고, 익혀서 호연지기를(浩然之氣) 기르기 바란다. 권拳, 즉 주먹은 모든 무술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것이다. 주먹은 빠르고, 컨트롤이 쉬우며, 반격에 대처하는 시간이 짧다. 특히 난전(亂戰)상황을 비롯하여 언제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한 것이 큰 매력이라 하겠다. 권의 고수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매우 많다. 예컨대 핵주먹이라는 무시무시한 칭호를 가지고 있는 마이크 타이슨이나, 과거 프라이드에서 ‘하드펀치’로 명성을 날렸던 이고르 보브찬친, 그리고 그 무섭다는 효도르의 송곳 파운딩 같은 것들이 당대의 주먹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주먹들을 뒤로하고, 본기자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된 떠오르는 신성이 있으니, 2007년 3월 UEFA챔피언스 리그 발렌시아 vs 인터밀란의 경기에서 등장한 신생무공인 나바로의 권이다. <동영상보기> 경기가 끝나고 유니폼을 교환하던 중 발생한 난투상황에서 우리의 나대협은 혼전의 틈바구니를 그 특유의 신법으로 유유히 빠져나가며 자신의 숙적인 니콜라스 부르디소에게 접근하셨다. 그 후 혼전 상황에서 정신이 팔려있는 상대방에게 10성 공력이 담긴 일권(一拳)을 날리시어 한방에 코뼈를 부러트리는 심각한 손상을 입히신 것이다. 잽을 날려 간을 보거나, 말싸움을 하는 등의 소인배같은 행동을 모두 생략하시고, 오로지 묵직한 한방으로 상대방을 떡 실신시킨 나대협의 무공은 그자체로도 빛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대협의 무공의 진수는 어쩌면 그 이후라고 할 수 있다. 나대협은 화가 난 상대 문파들의 추격과 거친 태클을 모두 무위로 만드시는 신묘한 경공술을 발휘하시었는데, 이를 지켜본 몇몇 사람들은 이것은 흡사 장군님이 쓰시던 축지법이 아닌가!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한다. 최근 한국프로야구가 관중폭발이라는 부흥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흥행은 야구인들의 열정어린 마케팅과 투혼이 바탕이 되는 것이겠지만, 부수적으로는 해외파들, 특히 메이져리거들의 귀환을 들 수 있다. 얼마 전에 잠실에서 벌어진 LG와 두산의 경기는 이것을 잘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투수인 봉중근이 던진 볼이 타자 안경현의 머리에 맞자, 화가 난 안경현이 마운드를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매우 평범하고 그저 그런 빈볼시비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봉중근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살려 서양의 기예인 프로레슬링의 기술 사모안 드랍과 유사한 기술을 시전 한다. 그저 밀치거나, 주먹질이나 몇 번 오갈 줄 알았던 관중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대로 매다 꽂힐 것 같았던 안경현이 재빠른 동작으로 봉중근의 다리를 감싸 쥐며 롤업과 힙토스의 중간쯤 되는 기술을 시전 한 것이다. <동영상보기> 그렇다. 단지 메이져리거들이 돌아온다고 해서, 한국야구가 이렇게 부흥을 할 이유는 없다. 이 부흥은 그들의 귀환에 맞서 충분한 대비를 해놓은 국내파 야구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선진국의 기예들에 맞서 방어적인 국기수호(國伎守護)에 머무르지 않고, 과감한 개방을 통해 대응한 모습은 FTA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좋은 전범이 될듯하다. 비록 파괴력의 측면에서는 무위로 돌아갔지만, 두고두고 메이져리그사(史)에 회자되는 명장면이 있으니, 1999년에 벌어졌던 LA다져스 vs 애너하임 엔젤스와의 경기에서 등장했던 찬호각이다.
기술의 동작이 크고, 공중에 떠있다는 것 때문에 재빨리 거리를 좁힌 상대에 의해 직접적인 타격은 주지 못했지만, 적어도 강한인상 만큼은 어떤 타격에도 비길 수 없을 만큼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평가 할 수 있겠다. 전설은 2003년 12월 제1회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에서 시작되었다. 중국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화가 난 을룡교주의 뒤통수 갈기기가 작렬한 것. 특히 대체로 심판이 보지 않는 틈을 타 가격을 한 후, 모르는 척을 하는 것이 정석이었던 경기 중 출수(出手)관행을 과감히 뒤엎고, 당당한 자세로 소인배의 치졸함을 꾸짖는 근엄한 자세를 보인 것은 을룡교주의 대인배다운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한 번의 적절한 출수는, 이후 창시된 을룡교의 세를 규합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6년 월드컵 프랑스 vs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이탈리아 선수인 마테라치가 아트 사커의 1인자인 지단에게 너네 누이 하악하악이라며 약을 올리자, 분노를 참지 못한 지단이 작렬시킨 박치기이다.
한국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용병선수였던 호세는 평소 저돌적인 성격으로 인기와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그의 출수는 공격의 선과 후를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돌진으로, 그 기세가 마치 먹이를 덮치는 호랑이와 같았다. <동영상보기> 특히 적절히 말려주기를 바라는 얄팍한 공격이 아닌,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진성출수가 주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여타의 가라성 연출극과는 확실한 대비를 이룬다. 일찍이 그 무섭다는 관중과 기자들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당당히 들어 올리는 근성을 과시했던 김병현대협. 찬호각이 아시안 리거로서의 울분과 한을 담아 날렸던 것이라면, 김대협의 행동들은 어디까지나 순수한 깡으로부터 연유하는 Real-shit이었다. 특히 콜로라도시절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데드볼을 맞고 마운드로 달려 나오는 상대팀 타자를 향해 오히려 당당하게 걸어가는 모습은 전율마저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동영상보기> 그러한 그가 아리조나시절 필라델피아와의 경기에서 던졌던 슬라이더하나는 그 파괴력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이었다. 그 이유는 공이 향한 곳이 다름 아닌 타자의 국부였기 때문이다. <동영상보기> 본 기자, 김대협의 배짱과 호기는 인정하지만, 이러한 비인간적 인생파탄형 무공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다. 2006년 5월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사상초유의 집단구타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사파조직의 일원인 듯한 두 명의 취객이 응원단상을 점거하고 난동을 부리면서이다. 이들은 응원단장과, 안전요원은 물론이고, 일반 관객에까지 무력을 남용하며, 관람을 방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중 한명이 안전요원을 향하여 시전한 회축(뒤 돌려차기)이 실패하면서 Takedown의 형세로 전환됨과 동시에 근처에 있던 일반 시민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응징을 가하였고, 먼 곳에 있는 시민들은 물병과 쓰레기투척으로 가세하였다. <동영상보기> 부적절한 무력의 남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2006년에 있었던 한나라당 운영위원회에서는 늘 그렇듯 설전이 오가며 난투극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간 국회에서 사용되었던 기술들이라 해봤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몸부림수준의 것들이 넘쳐났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홀연히 등장한 무명고수의 활약상은 우리나라 정치의 수준을 단연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 대체로 상대방의 멱살을 잡은 후에는 붙잡고 흔들며 소리를 치거나, 떠밀어 버리는 것이 그간 행해왔던 정치출수의 기본형이다. 그러나 이 무명고수께서는 오히려 멱살을 잡고 자기 쪽 으로 잡아당기는가 싶더니, 유도의 배대뒤치기기술을 이용해 깔끔한 한판을 이끌어 내셨다. <동영상보기> 이는 그간 정치권의 싸움에 대한 대중의 비판은 무엇보다도 답답함이라는 정서에 기반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정치권에 던져진 새로운 희망과도 같은 것이라 하겠다. 아예 이참에 국회의원 출마자격에 무술 최소한 1단의 조항을 첨가해, 국민들이 보고 즐길 수라도 있는 스펙터클한 싸움을 만들어 내는 것을 고려해보아야할 때가 아닌가 한다.
지금까지 본 기자 혼신의 힘을 다해 고수들의 발자취를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래봤자 드넓은 강호에서 한줌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실들에 불과하겠으나, 나름대로는 탄탄한 기본기 위주의 사례들을 선발하였다고 변명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자면, 무(武)란 모름지기 올바른 것에 사용 될 때에만 가치가 있는 것이다. 오로지 개인의 영달이나, 과시를 위하여 무가 사용된다면, 본 기자가 책임질 수 없는 민/형사상의 책임이 뒤 따르기 마련이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우리모두 올바른 수련을 통하여 천하무쌍, 금강불괴의 경지에 올라보자.
딴지 무림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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