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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자 제한법을 알려주마

2001.5.9. 수요일
딴지 경제부

 




 

위에 기사작성 날짜를 유심히 보시기 바람돠. 지금으로부터 무려 6년 전, 본지에서는 이미 오늘날의 이같은 사태를 예견하고 이자 제한법에 관한 얼티밋 버전 매뉴얼을 준비해 두었슴다. 다소간의 시차를 감안하고 본 매뉴얼을 정독할 경우, 연예인, 대부업체, 금융당국 등 좀처럼 매칭이 안되는 이 기묘한 조합에서 누구의 똥꼬를 찔러야 할지 판단이 안서는 독자 열분덜에게 정확한 타격 포인트를 제공하리라 믿슙니다.   
 

 

 

 

 

흑흑흑...  저도 이럴 줄은 몰랐어요.

 

 

어느 유치한 신파극의 대사가 아니다. 얼마 전 사채 업자에게 고리대로 빚을 지고 궁지에 몰려 몸까지 팔게 된 한 여대생의 울부짖음이다. 물론 사채업자는 씨바~  "내가 지킨 게 아니라 지년이 돈을 벌겠다고 일자리를 소개시켜 달라고 그래서 그런 거다"라고 발뺌을 한다. 이 와중에도 그 술집의 이름을 챙겨 다음 번에 정찰을 나가봐야겠다는 넘들 있는 줄 안다. 니들 그렇게 살지 마라~  내가 먼저 가 봤는데 물 별로였다. 아무튼간에, 너거들? 요새 이런 기사들 많이 보지 않았는가?  휴우~ 나라가 망할라고 그러나 하며 혀를 쯧쯧차기에 앞서 왜 나라가 이 모냥 이 꼬라지가 되었을까 생각하자. 사채란 뭐고, 왜 사채가 문제고, 이 여대생은 사채를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되었나?

 

 

 

 

이런 넘덜 잠지를 쫌매 버려야 돼... 쭝앙일보 4/11자

 

 

사실 IMF 위기 이후 가계 부채는 꾸준한 증가세에 있고, 신용 불량자들의 수도 크게 늘었다. 그에 따라 사채 업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고, 요새는 일본의 야꾸자들의 자금이 한국의 사채 업에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도 우리의 귓구녕을 때리고 있다. 뭔가 문제는 문제인 것 같다. 과연 뭐가 문제일까?

 

 

이 기사의 주제는 요즘 한참 시끌시끌한 이자제한법 되겠다. 사실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이슈들 중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 이제부터 디벼 볼 이자제한법이라는 넘도 예외가 아니다. 조금 경제학적인 내용이 들어가는 거라 혹 머리에 쥐가 난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겠으나, 염려 마시라. 

 

 

주위에 카드 빵꾸나서 좆되고 있는 친구들 한명씩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고놈들을 애도하는 경건한 마음으로 같이 디벼보자.

은행 빚과 사채

 

 

이자제한법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사채가 뭔지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사채는 말 그대로 사채(私債)다. 사적채무란 뜻이다. 자아. 돈이 당장 급하게 필요할 때 너거들은 어떻게 하는가? 본 우원의 경우에는 주위에 있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존나게 전화질을 한다. 물론 매몰차게 거절을 당하거나 지금 샤워 중이라 전화를 받지 못한다는 대답을 얻기 일쑤다. 친구 중 자그만치 열 세시간 동안 샤워를 해 이 부문 비공식 기네스 북에 오른 넘도 있다. 만약 이렇게 주위 사람들에게 배신 때림을 당해 자신이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나를 반성해야하는 지경에 몰리게 될 경우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다른 돈 빌릴 구녕을 찾아야 하겠지.  우리는 크게 다음의 두 가지 루트를 이용할 수 있다.

 

 

첫째로 은행이 있다. 이렇게 은행문을 두드려 돈을 빌리는 것을 공금융기관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때 당신은 존나게 까다로운 조건을 지켜야 한다.  먼저 은행은 당신의 신용 상태를 검사하려 든다. 한달에 돈을 얼마를 버느냐에서 시작해서 부모님의 직업, 재산상태, 담보로 잡을 만한 것들까지를 꼬치꼬치 캐물을 것이다. 결혼은 했냐 안했냐를 물어볼 때도 있다. 이때 자랑차게 넌 오브 유어 퍽킹 비즈니스라고 말했다간 돈 못꾼다. 돈 꾸는 놈은 죄인이다. 이런 것 다 참아야 한다. 그치만 가장 큰 벽은 역시 보증을 요구하는 경우다. 보증이란게 이게 쉽지 않은 거다. 살다보면 보증 땜에 인생의 허무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고 우정의 얄팍함에 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생이란게 원래 그런 것. 이래저래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돈 꾸는 놈은 아무튼 죄인이다.

 

 

그럼 우리는 치사 빤스여서 은행을 이용하지 말 것인가? 건 절대 아니다.  은행을 선호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은행 이자는 싸다. 이 말에 순간 불만 가지는 넘들 있을 거다. 알았다. 바꾸자. 은행 이자는 비교적 싼 편이다. 특히 요새는 우리 나라도 저금리 구조로  접어들고 있어서 더 그렇다. 신용 상태가 좋고, 담보로 잡힐 만한 물건 있고, 보증 서줄 좋은 친구 한 넘 있는 넘들은 사실 IMF 이전에 비해 거저먹기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정해진 이자만 꼬박꼬박 낼 경우 우리를 귀찮게 하는 일도 별반 없다.

 

 

 

 

씨바.. 담보를 보여줘...

 

 

사실 또 알고 보면 은행 깐깐하다고 욕할 것도 아니다. 은행이 그렇게 쪼잔하게 구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은행원 넘들? 불쌍한 넘들이다. 솔직한 말로 니덜이 열심히 잘 사는 선량한 넘들이란 것을 은행 다니는 놈이 관심법을 쓸 줄 아는 것도 아니고 어찌 알 것인가?(이 문제를 좀 어려운 말로 asymmetric information이라고 한다. 어시메트릭 인포메이션 프러블럼이라고 읽는다.)은행 입장에서는 선량한 니덜이나 구라치고 돈 띠어 먹을 나쁜 자슥들이나 똑 같은 돈 꾸러온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여러 복잡한 정보를 요구하고, 돈 띠어 먹혔을 때를 대비해 보증을 세우고 담보를 요구하고 그러는 것이다. 그 대신 여러분이 보증이 있거나 적당한 담보가 있으면 은행원들은 안심하게 된다. 여기서 안심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가 내야 하는 이자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대의 경우 존나 신용 상태 엉망인 새끼들은 이자 엄청 많이 물어야 한다. 은행이 저자식은 언제 망할지 모르니까 높은 이자로 그 위험을 보상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자 여기까지 얘기하고 이 공식 하나 외워두길 바란다.
 

 

 

 

 

 

 

이자 = 시장의 평균이자율 + 니들의 신용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위험 보상

 

 

 

 

이 공식이 뭘 뜻하는지 이해 안가는 사람은 이렇게 이해해라. 즉, 집 있고, 직업 좋고, 돈 많은 넘은 싸게 돈을 쓸 수 있는데, 돈도 빽도 직업도 없이 가진 것이라곤 좆밖에 없는 넘들은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은행인들 땅파서 장사하지 않는 다음에야 별 수 있겠냐? 좀 이해해 주자.

 

두 번째 돈나올 구녕은 사채이다. 신문지의 중간을 열어 보거나 지하철의 짜라시를 본다면 아마 이런 구절이 눈에 띄일 것이다.

 

 

"현금 즉시 대출.  담보, 보증 필요 없음"

 

 

단순한 넘들 분명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씨바~~ 존나 좋네. 은행가지 말자." 그렇지만 니들 진짜 일 생겨서 여기 전화해 보면 금새 까무러치게 된다. 왜? 이 넘들 존나 고금리를 부르기 때문이다. 현재 공금융권의 평균 이자율은 10% 이쪽 저쪽에서 형성되고 있다. 헷갈리는 넘들 땜에 분명히 말한다. 이건 1년에 니가 천만원을 빌렸으면 백만원을 이자로 갚으라는 소리다. 그런데 사채 업자 이넘 쉐이들은 한달에 20%의 금리를 요구하기도 한다. 뭔 뜻이냐고? 니가 천만원을 꾸면 한 달에 이백만원을 갚으라는 소리구, 일년에 이천 사백만원을 갚으라는 소리다. 존나 무섭지 않나? 더 웃긴 거는 선이자라는 요상한 대출법이다. 선이자를 떼고 천 만원을 꾼다면 사채업자는 이자를 미리 받는다는 명목아래 이를테면 한달치 200만원을 띠고 800만원만 대출해 준다(물론 갚아야 할 돈은 천 만원이다). 이런 순 날강도 같은 넘들이라고 욕할 독자들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선량한 사채 업자들도 있으니까 너무 흥분들 하지 말고 이 사실만 명심해 두자. 사채를 이용할 때는 분명히 공금융을 이용하는 것 보다 더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그럴까?

 

 

 씨바!  사채 이자는 왜 이리 높아?

 

 

사채 이자는 왜 이리 높을까?  아까 외운 공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이자는 시장의 평균이자율 + 니들의 신용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위험 보상이라고 그랬다,  그런데 사채에는 여기에 하나의 이자 발생 요인이 더 있다.  그것은 사채의 특수성으로 인한 구조적 위험 보상이다.

 

 

 

 

 

 

사채이자 = 시장의 평균이자율 + 신용 위험 보상(무조건 높게 때림) +
           사채의 특수성으로 인한 구조적 위험 보상

 

 

 

 

 

우리가 돈을 꿀 때, 은행은 여러 가지 신용 정보를 물어 그에 따라 이자를 차별화한다고 그랬다. 그래서 니들의 여러 가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치만 사채? 이 넘들은 그런 것 없다. 담보와 보증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이 넘들은 너희들에게 일률적으로 가장 높은 신용 위험을 적용한다. 일단 엄청 이자 부담 먹고 들어간다고 보면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치느냐? 절대 아니다. 이미 높아진 금리에 사채의 특수성으로 인한 구조적 위험 보상이 또 붙게 된다.

 

 

본래 사채 시장은 암시장이다. 암시장이라는 것은 시장의 여러 규칙들이 잘 작동하지 않는 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암시장에는 가격을 정상 시장가에 비해 높게 올리는 왜곡 요인들이 있다. 이 왜곡 요인을 보상하기 위해 사채업자는 일반 공금융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게 된다. 그렇담 왜곡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로, 돈 꾸고 도망가는 넘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사채 업자로서는 똥줄 빠지는 일이다. 따라서 돈을 받아 내기 위해 조직을 관리를 해야하고 어깨들이나 동네 달건이들을 고용해야 한다. 조직애들이 입고 다니는 검은 양복이나 그랜다이져들도 다 니덜이 낸 이자로 충당되는 것이다.

 

 

둘째로, 사채는 검은 돈이나 구린 돈이 도는 경우가 많고, 정상적인 돈의 흐름의 외곽에 있다는 점이다. 이런 돈들이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을리 없다. 따라서 사채는 정부의 단속 같이 짭새 뜨는 분위기에 무지 약하다. 따라서 이런 위험 요소들을 고려해 이자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채가 공금융보다 이자가 높은 것은 당연할 일이고, 또 우린 이자가 높다는 사실 자체에 똥줄을 세워선 안된다. 존나 화나고 흥분되더라도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그럴만 하면 그냥 딸딸이 치고 끝내는 게 바람직한 자세다.

 

 

금 왜 사채를 빌리는데? 씨바~ 안 빌리면 될 꺼 아냐?

 

 

자, 그럼 이해가 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럼 씨바 은행가서 돈 꾸면 되지 왜 사채를 빌리는가? 인간들이 바보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채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신용불량자들이다. 신용불량자란 쉽게 말해 은행에 빚을 지고 못 갚은 경험이 있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이들은 공금융을 이용할 수 없다. 급한 일이 있어서 돈을 꾸고 싶을 때도 전에 사고친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가 없다는 의미다. 씨바 니들 중에 카드 빵꾸난 넘이나 카드 빵구난 넘 친구인 넘들은 조심해라. 핸드폰 요금도 제때 제때 내고. 은행은 이런 정보 까먹지도 않고 차근차근 모아 두고 같이 공유하면서 니덜이 진짜 돈 필요할 때 엿 먹이는 경우가 있다. 취직도 문제 있으니 사고 친 넘들은 부모님께 빌고 자수하여 광명 찾도록 해라.

 

 

그런데 문제는 이 신용 불량자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데 있다. 그럼 우리 나라의 신용 불량자의 수는 얼마나 될까?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신용 불량으로 은행거래에 제한을 받는 개인이 이미 3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301만이라 생각을 해 보자. 우리 나라 인구를 4천 팔백만 명이라고 해 놓고, 얼라들 빼고 노인들 빼고 보면 전체 경제 인구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수이다. 7분의 1. 만만하게 보지 마라. 십 오층 아파트에서 15명이 동시에 똥을 때리고 있다고 가정할 때, 그 중에 두 명은 신용 불량자라서 정상적인 경제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소리니까. 아마 변비 환자보다 신용불량자가 더 많지 않을까? 졸라 슬픈일이다. 그 중에서 너거들이 별 생각 없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관련 신용 불량자 수는 99만355명이랜다. 무서운 세상이다. 99만 354명도 아닌 336명도 아닌 355명. 너거들 똥꼬 시리지 않냐?

 

 

이렇게 공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신용불량자수가 전체 경제활동 가능 인구의 7분의 1이다. 이 사람들은 급전을 구해 써야할 때 어디로 가야 할까? 답은 하나다. 울며 겨자 먹기로 사채를 쓰는 거다. 그치만 앞에서도 보았듯이 일부 사채 업자들은 미친년 그네 널뛰게 높은 이자를 요구하며 막다른 골목에 몰린 서민들을 유혹한다. 이런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없을까? 당연히 드는 생각이다. 지나치게 높은 사채 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는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다. 아마 내년 대선을 생각해야 하는 우리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나보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뭉게 뭉게 피어 오르고 있다.

 

 

자아~  그럼 해결책에는 뭐가 있을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나친 사채 고금리를 제한하는 방법이 있다. 당연 빠따로 특히 일년에 이백 사십프로의 천문학적 고금리를 받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에서도 최근 이자제한법에 관한 토론회를 열기도 하고 시민사회도 나서서 대책 마련을 위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얼마 전에 KBS <길종섭의 쟁점토론>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치열한 토론이 있었는데 본넘들도 있을 거라고 믿는다.

 

 

자아, 그럼 이제 이자 제한법에 대해 말할 때가 되었다. 앞 얘기가 길어져서 쬐께 미안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해 보자. 이자 제한법이 뭐고 우리는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자 제한법? 뭘 하자는 소리지?

 

 

 

 

 

 

 

사실 이자제한법은 우리에게 낮선 제도는 아니다. 이자제한법은 빡통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집권한 후 고리대를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62년 만들어졌다. 이자제한법은,

 

 

"금전대차에 관한 계약상의 최고이율은 연 40%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실제 상한선은 25%로 규정)으로 정하며 이 제한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

 

 

로 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토록 규정했다. 그렇지만 사실상 시행상의 어려움으로 유명무실해져 있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IMF의해 추진된 고금리 기조와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98년 1월에 폐지되었다.

 

 

폐지된 이유로는,

 

 

첫째, 한참 IMF 위기 당시 공금리인 은행 연체금리가 이자제한선 보다 위에까지 오른 때가 있어 법과 현실과의 괴리가 있었다는 점이 있었고
 둘째, 경제 주권을 상실한 채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IMF의 목소리에 찍소리 못하고 따라야 했던 점도 있다.

 

 

그치만, 이 둘째 이유에서 여기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IMF 넘들 서구의 선진적인 금융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지들이 뭘 알겠냐? 서구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다양한 소매 금융 상품이 존재하고 상대적으로 공금융 기관의 문턱이 낮기 때문에 이자 제한법이 불필요한 장부 규제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그치만 우리와 금융 시스템이 비슷한 일본도 현재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이자제한법과 유사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어느 정도의 이자 제한 장치는 필요한 것이었다. 과연 IMF 넘들은 사채업자들이 건실한 중소기업 사장이 아닌 젊은 여성 고객을 대출 제일 빠따로 여기는지 알기나 할까?

 

 

아무튼, 이자제한법. 뭘 하자는 소린지 이제 모두들 이해했을 것이다. 쉽게 말해 이자의 최상한선을 세워두고 정해진 선 이상의 이자를 받지 못하게 하는 거라고. 존나 말 되지 않냐? 이자를 이를테면 연리 40%로 정해 두고 이 이상의 이자를 받는 놈은 법봉을 휘둘러 미륵의 존엄을 보이면 된다. 단순하고 매력적인 논리다.

 

 

그러나! 이거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망할 것들? 서민들을 살리자는 정책에 반대하다니. 그렇지만 경제학자들이 밥먹고 할 게 없어 사채업자들에게 돈받아 먹고 헛소리하는 것 아니다. 이게 왜 그런가? 경제학자들 말이 왜 맞을 수 있는가? 좀 더 자세히 디벼보자.

 

 

첫째, 앞에서도 말했듯 사채의 이자는 일반 공금리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고금리임에도 불구하고 사채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그렇게 비싼 이자를 주고서도 돈을 사용해야만 하는 발등에 불 떨어진 넘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미 공금융을 이용할 수 없게 된 신용불량자들의 경우나, 급전을 융통해야 하는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따라서 사채의 금리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균형점을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열분들에게 존나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프 하나 보고 얘기 계속 하자. 하기는 경제학 개론 정도의 내용이니 뭐 그렇게 어려울 것도 폼 잴 것도 없다.

 

 

 

 

자아. 위의 그래프는 사채 시장의 균형을 나타내는 그래프이다. 예를 들어 균형에서의 사체채 시장의 이자율이 60%라고 하고 시장의 거래 규모를 200억이라고 하자. 지금 정부가 하겠다는 일인즉 이 60%의 균형 이자율이 너무 높기 때문에 이자를 40% 이상 받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채 고금리 아래서 등골 빠지던 서민들... 흑흑 이제야 좀 잘살게 될 것 같다. 버트 그러나? 과연 그럴까?

 

 

 

 

 

우리는 두 번째 그래프에서 사채 업자들이 우리가 생각하듯이 만만한 호구가 아님을 알게 된다. 시장 균형 이자율이 60%인데 정부는 인위적으로 40%의 제한을 가했다. 좀 어려운 말로 이걸 Price Ceiling(프라이스 실링이라 읽는다)이라 한다. 그럼 정부의 바램대로 모든 사람이 40%의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인가? 죄송스럽지만 아니다? 똥꼬 털 바짝 세우고 잘 들어라~  아니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아마 사채업자들 중 일부는 이거 저거 따져 보아 조직 관리하기도 힘들고, 임대료도 내야 하고, 그랜다이져와 애들 검은 양복 값도 충당해야 하고 더구나 이제는 정부 단속도 심하게 있을 텐데. 쯧쯧... 40%의 이자로는 이제 살림 꾸려나가기가 어림 반푼 어치도 없이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람들은 돈을 더 이상 안 꾸어주게 되고 그에 따라 사채 시장의 규모가 줄어들게 된다. 돈의 공급이 준다는 것은 돈의 가격이 증가한다는 말이다. 즉 이자는 비싸지게 된다. 위의 그래프에서 보듯 이를테면, 이자는 40%가 아닌 80%로 오르게 된다. 존나 서민을 위해 발동한 이자제한법이라는 장치가 오히려 서민의 발을 죄고 있다. 허걱~  당황스럽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것이다. 문제는 80%의 이자를 주고서라고 이제는 돈을 빌릴 수 있는가하는 점이다. 허걱~ 그래프에서 보듯 이전에 쓰던 50억이 사채 시장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럼 이제 50억을 쓰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가? 휴우~  이제 장기라도 팔아 입에 풀칠을 해야 할까? 아니면 미아리로 흘러들어 몸을 팔아야 할까?
 

 

 

그럼 어쩌자는 소리냐?

 

 

똥꼬털 세우고 역까지 잘 따라온 넘들 존나게 고맙다. 니들 이제 이런 의문이 들 줄 안다.  그럼 이 쎄리야~ 어쩌자는 소리냐~ 음.. 씨바~ 사실 나도 모른다. 존나 열받아서 컴퓨터 끄지 마라. 나도 답답하다. 세상엔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이란 없다. 특히 경제정책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 게 있으면 시끄러울 필요도 없지... 하지만 다음과 같은 대안들을 제시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휴우~ 똥꼬털 다시 세우고 용기를 내자. 땀에 젖은 넘은 좀 말리고 가자.

 

 

그보다 먼저 잔소리 하나. 자아~ 사채 시장에서의 이자율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사실임을 받아들이자. 너그들 중 일부는 수요, 공급, 시장 이딴 소리 나올 때마다 천성적인 거부감을 느기는 넘들 있는 거 안다. 하지만 이건 밥 굶는 애들이랑, 빚에 쪼달려 노숙하는 사람들이랑, 빚쟁이들 쫓겨 떨어져 살아야 하는 사람들 급한 사정에 관련된 얘기다. 그래프 나온다고 탁상공론이 아니라 너무도 현실적인 문제라는 거다.

 

 

첫 번째 대안은 시장의 이자를 제한하되, 사채 시장의 평균 이자율 이상의 수준에서 제한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위의 그래프에서 60%가 사채 시장의 평균 이자율이라면 70% 정도의 수준에서 이자를 제한하면 된다. 이럴 경우 시장의 왜곡을 최소화하면서 연리 200%-300%이자를 부과하는 천인공노할 인간 말종 쌔리 사채업자들을 처벌 할 수 있다. 사실 300%정도 하는 초고금리 이자는 시장의 논리에 의해서가 아닌 폭력마저도 동원하는 사채업자와 채무자간의 힘의 불균형에서 기인한다. 이와 함께 빚의 독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사태에 대해 가중처벌 하는 것도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다. 적어도 빚을 못 갚는다고 깍두기 국물 나오거나, 미아리에서 젊음을 희생해야 하는 일은 없어져야 하지 않것냐?

 

 

물론 여기에 대해 시민 단체들은 좀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참여연대 등 10개 시민단체에서는 지난 3월 27일 국회에 입법 청원을 냈는데 그 골자는, 대통령령에 따라 연리를 최고 2할 5푼 이내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2할 5푼이란 25%로 실제 현행 공금리가 10% 정도니까 현재 경제 여건들을 고려해서 공금리와 사채의 금리차는 한 15%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 취지인 것 같다. 물론 설득력이 없지는 않으나 이럴 경우 위에서 본 그래프의 설명대로 어느 정도의 시장 왜곡은 피할 수 없다. 단, 시민단체의 의견 중 25%를 꼭 못박아서 이자 제한 한도를 두는 것이 아니라, 현실 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 대통령령으로 이자 제한선을 유동시키자는 의견은 적절해 보인다.

 

 

결국 문제는 어느 점을 선택하느냐 이다. 이자 제한선을 높이 두고 서민들의 부담을 좀 높게 하고 시장 왜곡을 줄일 것인가? 아니면 시장 왜곡 어느 정도 용인하고 서민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낮은 금리를 선택할 것인가? 경제학도로서 본 기자의 입장은 전자에 가깝지만 너그들은 너그들 꼴리는 대로 생각해들 보거라. 참고로 현재 정부와 민주당에서는 개인이나 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 1천만원 이하의 사채여신에 대해서는 최고금리를 30~40% 이내로 묶기로 하고, 그 뭐다냐 고금리 피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지나친 고금리에 대한 저항권을 부여하는 게 좋다라는 정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어찌 결판날지 지켜보도록 하자.

 

 

둘째, 사채 시장의 성장과 신용불량자는 동전의 앞뒤와 같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파격적으로 신용 불량자 기록을 정리해 주는 것이다. 사채가 최근 들어 문제가 되는 것은 앞에서 말했듯, IMF사태 이후 늘어난 신용불량자의 증가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근 이 방향에서 지난 5월 1일 고무적인 발표가 있었다. 금융기관 연체대금을 갚았지만 아직 신용불량기록이 남아 있는 108만명에 대해 5월1일자로 불량기록이 일괄 삭제된 것이다. 크하하~~

 

 

은행연합회는 30일 사기와 신용카드 도용 등 부정한 방법으로 대출을 받은 쌔리들을 제외한 선량한 경제 주체 중, 그간의 연체 대금을 다 갚은 사람들에 대해 5월 1일 부로 불량 기록을 삭제해 주기로 한 것이다. 그 인원이 자그만치 108만 명이란다. 잠시 우리 인생의 108번뇌가 떠오르면서 잠시 심각한 상념에 빠져 본다. 크으~ 108. 108. C8...

 

 

세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일본에서 도입되었던 대금업법이나 이와 유사한 법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대금업법이란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나 우후죽순처럼 늘어가는 사채업자들을 정부에 등록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이 사채 업자의 수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자 제한법을 도입한다고 해도 사채 업자들이 정부의 지침을 쌩깔 수 있다. 이때 정부는 개꼬라지 당하는 거다. 따라서 등록한 사채업자들에게 여러 인센티브를 부과하면서 사채업을 장기적으로 양성화시키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정부의 통제력이 늘어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사채가 사회가 분명히 가지고 있는 순기능들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들리는 소리로는 정부가 이 대금업법도 도입하기 위해 여러 모로 손 쓰고 있다고 한다. 음.. 그래, 맨날 개판만 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그나마 다행 아니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마지막으로 이 얘기하고 마치기로 하자. 사실 그렇다. 시행하면 사회의 대다수 사람들에게 좋은 경제 정책이 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서 분명히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럴 경우 그 특정 집단은 개떼같이 달려들어 정부를 비난하고 자신들의 밥그릇과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 최근의 이자제한법 같은 이슈야 워낙 서민들의 피해가 크고 사채에 대한 사회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무난하게 잘들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개혁 정책이 그런 것은 아니다. 쉬운 예로 영사미 시절에 있었던 금융 실명제를 예로 들어보자. 얼마가 많은 새끼들이 개떼같이 달려들어 이 정책을 좌초시키고 말았던가~  아직도 똥꼬 한 구석이 존나 근질거려 오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하다.

 

 

그럼. 그래서. 우리는 어째야 하나~  씨방~ 그 씹쑝들은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놈들이고, 그거 못한다고 나에게 큰 피해 가는 거 없으니까 닥치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 합리적인 경제적 인간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한 넘 있으면 너는 존나 똑똑한 넘이니까 혼자 기뻐해라. 그러나 그렇게 무임승차하려는 넘들이 너 하나 뿐은 아닐 거구 다른 넘들도 똑같이 생각한다면? 음..  좀 고달파진다. 휴우~  사회 개혁은 점점 멀어지고 우리의 삶의 질은 점점 더 하락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좀 사회에 관심 가지고 큰 일 아니래도 신문이라도 좀 보고 그러자는 소리다. 이자제한법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읽고 뭔가 느껴지는게 있는 넘들은 관심의 끈을 놓지 말고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정책화되는지 따라가 보자. 이런 작은 관심들 속에 디제이는 지 좆꼴리는 대로 못하고 다음번 아자씨도 국민들 눈치를 좀 더 볼 거 아니냐? 첫부분에도 얘기했듯이,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이슈들 중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란 없다.

 

 

음.. 인생은 살기가 어렵다는데 글을 너무 쉽게 쓴 거 같다. 그럼 이번 기사는 여기까지이다. 졸라~

 

 

 

 

시인 윤동주하고는 정반대로
이렇게 쉽게 기사가 쓰여진다는 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딴지 경제부 논설우원 유녕이(rousea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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