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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신원] 페스트와 오비이락(烏飛梨落) - 함부로 결말을 상상하지 마라!

 

2009.8.7.금요일

 

현대 문명 교육을 받은 입장에서, 원인과 결과를 비논리적으로 연계시켜서는 안될 일이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는 꼴통이라고 부른다. 가령 미디어법을 개정하는 취지가 식당 아줌마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고 하면, 논리에 맞지 않다.

 

 

하지만 논리적 연관성이 없는데, 마치 그런 게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를 우리는 오비이락(烏飛梨落), 즉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라 말한다. 살다보면 진짜, 어쩜 마침 딱 그런 일이 생기는 꼴을 보게 된다.

 

미리 알고 만들었을 리가 없는데, 뭔가를 연상시키는 경우도 그러한 축에 속한다.

 

 


사진출처 - http://ruliweb2.nate.com/ruliboard/read.htm?main=cmu&table=cmu_yu&page=&num=241358&find=&ftext=&left=  

 

이 놀라운 예술품의 원 출처를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란다

 

세상에는 그러한, 참으로 이상한 일들이 많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진출처 - http://ruliweb2.nate.com/ruliboard/read.htm?main=cmu&table=cmu_yu&page=6&num=217081&find=&ftext=&left=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난 8월 3일, 중국에서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다는 기사가 떴다.

 



 
 

칭하이(靑海)성, 페스트 발생해 사망자 3인
출처/ 신화망 8월 3일

 

칭하이성 위생청에서는 해남 장족자치주에서 페스트가 발생해 3인이 사망했으며 격리 입원 치료중인 환자가 9명, 그 중 한 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다른 환자는 기침, 가래, 흉부통증이 발견되었다. (하략)

 

신종플루 때문에 긴장하고 있던 참인데, 예상치 못한 페스트에 중국 사람들도 깜짝 놀랐을 게다.

 



 
 

어떻게 과학적으로 페스트를 막을 것인가?
출처/ 과기일보(科技日報) 8월 5일

 

중국 질병통제센터 페스트 전문가 샤리엔쉬(夏連續)는 페스트가 아주 오래된 전염병이며 갑급 1종 전염병으로 규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치사율은 30% 이상에 달한다. 주요 증세로는 고열, 임파구 통증, 출혈, 폐의 특수 염증 등이 있으며, 즉시 치료받지 못하면 치사율이 아주 높아지므로 민간에서는 흑사병으로 불린다. (중략)

 

"일단 환자가 발견되면 곧바로 해당 위생방역기구에 보고해야 하며, 환자는 엄격하게 격리 치료해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당분간 외출을 삼가고 혹시 전염되지 않았는지 의사의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어요. 환자의 주거지, 분비물, 배설물은 엄격하게 소독하고, 시체는 밀봉해 화장합니다. 평상시엔 당연히 적극적으로 쥐와 벼룩을 잡아 페스트 유행을 방지해야 하죠. 페스트는 대개 숙주로부터 인간에게 전염되므로, 최대한 그 숙주와의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샤리엔쉬는 재차 삼차 강조했다. (중략)

 

역사적으로 볼 때, 페스트는 없애려 한다고 바로 없어지는 게 아니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퇴치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에는 11곳의 페스트 발원지가 있는데, 다수가 서북, 서남부에 분포돼 있으며 특히 칭하이성, 티베트, 신쟝 등 변방 지역이 그러하다.

 

샤리엔쉬는 칭하이 지구에서 페스트가 비교적 쉽게 발생하고 독성이 강한 이유(폐렴형 페스트가 많다)는 그 지역의 특정한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우선 역사적으로 자주 전염병이 생긴 발원지는, 야외에 줄곧 페스트균이 존재해 왔다. 두 번째로 그 지역 농민들은 히말라야 마멋(marmot, 고산지대에 사는 설치류로 쥐보다 큼)이나 히말라야 들쥐를 잡아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 두 동물은 모두 페스트의 주요 숙주다. 전문가들은 칭하이나 티베트 고원을 여행할 때, 벼룩을 조심해야 함은 물론, 특히 들쥐 같은 고원의 별미를 먹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략)

 


히말라야 마멋

 

그리고, 8월 3일 페스트 발생이 공식 보고된 후 사흘이 지났다.

 



 
 

칭하이 페스트 확산 잡았다... 곧 봉쇄 풀릴 듯
출처/ 신화망 8월 6일

 

칭하이성 해남 장족자치주에서 발생한 페스트는 더 이상 새로운 발병자가 보고되지 않아, 페스트 확산이 이미 통제되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가 칭하이성, 주, 현 단위의 페스트 응급지휘부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장족자치주에서 발생한 페스트는 6일째 새로운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9명의 환자는 여전히 격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1명이 비교적 위중하고 또 1명은 호전되었으며 나머지 7명은 안정된 모습이다.

 

빨리 막았다니 다행이긴 한데, 아직도 해당 지역에서는 1만여 명의 주민들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전해진다. 이중엔 한국 여행객도 몇 명 포함된 듯하다. 그런데 사망자가 나온 후 일거리가 없어진 사람들이 몰래 탈출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페스트는 위험한 전염병이다. 모르는 사이에 숙주와 접촉할 수 있어 전염이 빠른데다 치사율도 높다. 중국 당국이 철저하게 가려내고 관리하여 하루빨리 상황이 안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유난히 덥게 느껴진 이번 주, 각하께서도 휴가를 다녀오셨다.

 



 
 

MB 6일, 3박4일 휴가 마치고 귀경
출처/ 아시아투데이 8월 6일

 

유난히 길었던 장마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다. 1년의 한번뿐인 여름휴가는 모든 이들에게 원기회복과 함께 재충전의 시기라는 의미를 지닌다. 국정 최고지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은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의 휴가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국내 한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는 김희중 제1부속실장과 김인종 경호처장이 동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휴가기간 독서와 테니스를 즐기면서 하반기 정국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략)

 

각하에 대한 비판은 비판이고, 각하도 사람이다. 잠 줄이며 일하시는 분이니 쉴 땐 쉬어줘야 한다. 적절한 시기인가는 둘째치고. 오랜만에 아랫사람들도 기초화장 없이 잠에 들었으리라.

 

각하께서 어디로 휴가를 떠나셨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라니까 그렇게 알아둬야지, 함부로 상상력을 펼쳐선 곤란하다. 설마 청와대에서 그런 것까지 거짓말하겠나.

 

...오비이락일 뿐이다. 논리적 연관성은 전혀 없다. 그렇다.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심코 쥐와 접촉하면 페스트에 걸릴 수 있다는 건강 상식이었다. 그것 뿐이라니깐.

 

아홉친구(ninthpa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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