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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척 매뉴얼 번외편]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


2009.8.13.목요일



희망을 보기 위하여.


나는 신화는 없다를 읽어보고 나서
각하에 대해 상당히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각하를 지지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이정도로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경제인 이명박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모순되는 점도, 무서운 점도, 오해하고 있는 점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인 이명박은 나름 유능했다는것이다.



심지어 각하에게 투표한 사람마저도
현재는 그를 그다지 지지하는 것 같지 않다.
그러나 그 합당한 이유를 물으면
쥐로 시작해서 쥐로 끝나는 설명이 돌아온다.


이들이 비난하는 자는 경제인 이명박은 아닐 것이다.
경제인 이명박과 정치인 이명박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니까.


그래서, 나는 결론을 짓기 위해
정치인 이명박을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대통령이 된 이후의 자료는 물론,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를 위시,
서울 시장을 기점으로 쓰여진 책들은 홍보자료에 불과하므로


정치를 어느정도 경험한 경제인 이명박이
향후 자신의 정치인으로의 방향을 피력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나는 시기적으로




2002년도에 쓰여진 이 괴서를 선택했다.
(아 역시 표지 디자인 센스 좀)



신화는 없다를 들고 다니는것은 일종의 피서였다.
그래도 오랜기간 베스트셀러였고
표지 디자인에 각하도 조그맣게 나와있는지라
생명의 위협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제정신으로 이 책을 들고 다닐 수는 없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기는 커녕
꺼낼 시도조차 할 수 없었다.
가방에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해졌어.


저 책은 집 밖에서는 읽을 수가 없는 책이다.
덕분에 각하와 며칠 밤을 침대에서 함께 지냈다.


 


각하의 합리화.


각하는 정치인의 면모를 서서히 띠기 시작한다.
신화는 없다 에서는 어렴풋이 보이던 자기 합리화가
여기에서는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나는 스스럼없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잠시 야인으로 물러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오랫동안 깊이 교류해 오던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수상도 수상이 되기 전 정치권에서 쫓겨나 망명 시절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때 그는 비디오 카메라 한 대를 들고 세계 곳곳의 산업 현장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던가. 나는 마하티르 수상의 행적을 떠올리며 어둔 터널 속으로 들어간 것 같은 절망감에서 벗어나 미래를 준비하는 값진 휴가를 갖기로 했다.


14면



여기까지 읽으면, 대충 날치기 통과나 야합 정도의 사태를 겪고
정치계의 이전투구에 깊은 환멸을 느낀 후
항의의 표시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검색창에 이명박 국회의원 사퇴를 입력했더니



그 후 15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여 이종찬, 노무현에게 승리함으로써 15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러나 선거기획을 담당했던 김유찬이 7억 원 가량의 선거비용을 누락하고 7천만 원 정도의 비용만을 신고했다는 것을 폭로하였다. 뒤이어 이명박 후보의 참모들이 김유찬을 국외로 도피시킨 사실까지 밝혀졌다. 이명박 후보는 재판을 받는 와중에 스스로 의원직을 사퇴하였다. 1998년 3월, 주성영 검사에게 2년 6개월을 구형받았으며, 서울고등법원에서 400만 원 형을 선고받았다.


선거비용을 누락하고 범인을 도피시켜서 재판을 받다가
유죄 확정돼서 의원직 박탈당하기 전에 미리 사퇴한거네.


이걸 가지고 스스럼없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서
잠시 야인으로 물러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쓰는건


그래, 분명히 거짓말은 아니야.


1999년 4월 대법원은 이명박의 범인 도피 혐의에 대한 유죄를 확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고 난 시점에 저렇게 쓸 일은 아닌것같다.
원래 당선 무효되는거였잖아.


후에 이 의원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보궐선거로 차지하게 된다.



( 출처 : 위키피디아 )


뭐, 이렇게 노무현과의 인연도 시작된거지.
혹시 노무현 때문에 쫓겨났다고 생각한건 아니었겠지.



미국 망명생활은 상당히 검소하고 소박했다고 한다.
각하께서는 그 일례로 다음의 것을 들고 계시지만



책상과 담요도 얻어다 사용할 정도로 철저히 검소하게 지냈다.


24면


책상과 담요도 남한테서 얻어다 사용하는건
솔직이 삥 뜯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물론, 저걸 철저히 검소라고 썼다고 해도
그걸 거짓말이라고 하기는 힘든게 맞아.


그러나,


현대건설 회장까지 지낸 내가 정치권에 뛰어들어 일련의 사태로 본의 아니게 좌절한 후 얻은 값진 교훈이었다.


24면


현대건설 회장까지 지낸 부자가 남한테 책상과 담요를 삥뜯으면서
저걸 철저히 검소했다고 쓰는건 좀 아닌것같아.



자신의 의도대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사실을 숨기고, 축소하고, 논리를 뛰어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말은 아니다.


이토록 빨리 정치계의 수법을 터득하다니.
역시 유능한 경제인은 뭘 해도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의 유언을 지켜 더러운 정치판에서도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
얼마나 효심도 지극하신가.


각하는 거짓을 말하지 않고
단지 사실을 약간 은폐하실 뿐이다.



위 기사에 달린 리플은 이 글의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각하는 아내의 4차례 걸친 출산자리도 지키지 못했었다고 해.
평생을 일로 바빠 아내와 대화가 없던 각하는
미국 망명 생활을 계기로,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는 듯 아내는 자동차 창문을 시원스럽게 열어젖혔다. 늘 같이 있다 보니 아내가 벌써 내 얼굴빛을 읽고 있었다.


25면



이때 쌓은 각하와 영부인의 환상의 팀웍은





38초의 쿨한 한마디, 무시해.


각하가 무척 당황했던 이 자리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각하의 학습능력.



각하께서는 스펀지처럼 정치인으로서의 소양을 빨아들였다.


남의 장점에서 배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
그러나, 남의 단점까지 타산지석으로 삼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바로 이것이 각하의 무서운 점이다.



경선장에서는 후보자 연설 시간부터 투.개표에 이르기까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불공정한 일들이 벌어졌다.
상대 후보 연설에서는 멀쩡하던 마이크가 내 차례가 돌아오자 작동에 이상이 생겼다. 내가 소리를 높이면 마이크 볼륨이 떨어져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고, 내가 소리를 낮추면 그때서야 마이크 볼륨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투표할 때도 지구당 위원장 책임하에 지구당별 투표가 이루어졌다. 대의원들이 버스를 타고 경선장에 오는 도중에도 마지막 철저한 교육을 해놓은 것이다.


118면~119면


자신의 적에게서 겪은 곤란도 철저하게 배우고 나서
오히려 상대의 수법을 상대의 몸에 베푸신다.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 줄 아느냐고? 주요 당직자가 와도 책상을 팍팍 치는 사람인데 당신 들어가면 죽어."
"죽는데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당신 들어가면 살길이 하나 있지."
"그게 뭡니까?"
"들어가면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크게 엎드려 무조건 죄송하다고 말하고 각하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빌어. 그것만이 이 의원이 살길이야."


110면


김영삼에게서 몸으로 배운 이 수법을
김영삼의 제자인 노무현에게 베풀려고 했던건지는 잘 모르겠다.
적어도 분명한것은, 각하는 저 경험을 절대 잊지 않았던듯하다.


그러나, 각하는 노무현을 알지 못했다.
그 결과, 각하는 정치인생 최고의 위기를 지금 겪고 있는 것이다.


 


 쌍용사태에 관하여.



지금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상 항상 그랬듯이,
쌍용사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해결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각하가 노동운동을 어떻게 보는지 명백히 설명되어 있다.
각하가 외국의 노동법과, 외국의 노동운동과,
전직 대통령의 한국 노동운동에 대처하는 방식을 통하여
무엇을 배웠는지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이를 근거하여, 쌍용사태의 향후를 예측할 수도 있지 않을까.



미국은 먼저 노동법 개정을 통하여 기업의 경영 상태가 어려울 때 노동자에게 한 달 전에 통보만 하고 1만 명이고, 5만 명이고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 체계를 정비하였다.


각하는 미국에서의 노동법 개정 과정을 학습하셨다.
노동자에게 한 달 전에만 통보하면
몇만명이고 해고할 수 있도록 한 미국 노동법을 보시고는


노동의 유연성 확보를 통하여 기업이 자유로이 구조 조정을 단행할 수 있는 토양을 형성해주었다.


175면


노동의 유연성 확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신다.



미국에서 구조 조정이 심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여러가지 부작용도 나타나곤 했겠지.


사장은 직원을 50%로 구조 조정하고 아침 6시에 출근시켰더니 사람들이 화장실에 가서 1시간씩 신문을 보고 있어서 아예 문짝을 잘라버렸다고 설명했다. 구조 조정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아예 화장실 문을 잘라버린 것이다. 자신의 목표는 3년 안에 화장실의 문을 원상 복귀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직원의 반을 잘라버린 후, 아침 6시에 출근시키면
당연히 근로자들은 어디선가 부족한 잠을 해결하려 할 것이다.


저것을 고용주는 화장실 문짝을 잘라서
좌변기에 앉으면 무릎 아래, 가슴 위가 훤히 보이는
중국식 화장실로 리뉴얼함으로서 사태를 해결하였다.



이러한 중국식 조치에 관해 각하께서는


구조 조정과 관련된 수치적인 얘기보다 더욱 감명 깊은 말이었다. 미국처럼 인권이 강조되고 노조가 강한 사회에서 화장실에서 얼굴을 드러낼 정도의 구조 조정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데 감명을 받았다.


177면


미국처럼 인권이 강조되고 노조가 강한 사회에서
화장실에서 얼굴을 드러내게 한다는 것에


감명을 받으셨다니 몹시 감탄스럽다.



그렇다면, 한국처럼 인권이 무시되고 노조가 약한 사회에서
각하가 어떻게 하실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이제 우리는 각하가 쌍용사태를 어떻게 조치하실지 짐작이 가능하지만
굳이 짐작할 필요도 없이, 그 조치 방식 또한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군인 출신인 노태우 대통령은 전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노사 분규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있었다. 경제 구조를 변화시켜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형사 사건으로 보고 있었다.


142면



오우 예아.


이제 각하가 어떻게 하실지는 뻔하지.
알잖아. 각하의 학습 능력말야.



법원이 점거 파업을 벌이며 폭력을 행사하거나 회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균 쌍용차 노조 지부장 등 3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미 구속된 금속노조 간부와 쌍용차 조합원 등 26명까지 더하면 이번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구속된 사람은 모두 64명으로 늘었습니다. 이같은 구속자수는 지난 2005년 울산건설플랜트와 지난 2007년 이랜드 파업 당시 구속자를 훌쩍 넘어섰고, 지난 2006년 포항지역 건설노조 파업 때 구속된 70명과 맞먹는 숫자입니다.



이정도면 섬뜩해지지 않을 수 없다.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네.


각하께서는, 경제 구조를 변화시켜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그냥 하나의 형사 사건으로 보고 계셔.
노태우 대통령에게서 이러한 시각을 학습하신거야.



그러나 우리의 각하는 이정도가 아니지.
남의 단점과 실수에서도 배우고,
남의 자신에 대한 공격에서도 배워서,
그것을 더욱 업그레이드시키는 분이야.


각하는 쌍용자동차 사태를 형사 사건으로만이 아니라


하지만 경찰은 이와 별도로 민주노총과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5억원 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습니다.


http://www.ytn.co.kr/_ln/0103_200908110422099159


민사 사건으로까지 양면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가히 청출어람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각하와 정주영.


이 책에서도 각하는 신화는 없다에서와 마찬가지로
정주영에 대해 상당부분을 할여하여 말씀하고 계시다.
언뜻 읽으면 각하는 정주영을 존경하는것처럼 보여.


그러나, 각하가 정 회장에 대해 써놓은걸 꼼꼼히 보면
일관되게 자체모순적이다.



요즘도 포장마차를 지나칠 때면 정 회장의 소박한 모습이 떠오른다. 그 모습은 회사의 큰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 상기되던 모습과는 달리 소박한 이웃집 할아버지요, 아저씨의 모습이었다.


정주영 회장과 길거리 포장마차에 종종 들러서 술을 마셨다고 회고한다.
대기업 회장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고 있으면
샐러리맨들이 신기해하면서 합석해 술을 권하곤 했다고 한다.


그런데 소박한 이웃집 아저씨라고 표현한 그 다음 줄에



아마도 그러한 인간적인 질펀함 때문에 나는 오랫동안 정 회장 곁을 떠나지 못한 것 같다.


59면



포장마차에서 대기업 회장이 마시는 소박한 모습을
질펀함이라고 표현한 걸 읽고는


질펀함이라는 단어가 이런데 쓰이는게 맞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검색창에 질펀함을 넣었더니 다음의 예문들이 뜬다.



‘꽃마차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질펀함이다. 룸이나 단란의 아가씨들은 모두 정장에 깔끔한 옷을 추구하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거의 몸빼 바지에 육박하는 편안한 옷들, 걸쭉한 입담과 모 아줌마 연예인을 능가하는 깔깔대는 웃음소리, 오히려 마음이 편하게 느껴졌다.’
‘가격이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다. 혼자 가 양주 한병 정도 마시면 10~20만원 선이다. 룸살롱 같은 곳에서 아가씨들은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며 두 탕 세 탕 뛸 때는 약간 짜증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곳에는 아무리 여러 탕을 뛸래야 손님들도 없고 테이블도 기껏해야 2~3개다. 아늑하게 놀기에는 딱이다.’


꽃마차라는 유흥주점에 대한 후기와



잠자리 요구.. 다른여자들과 질펀하게 놀다온 사람들은 앞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두 그만큼의 질펀함을 요구하는게 당연합니다.


남자친구가 유흥업계에서 종사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자신에게 너무나 육체적인 요구가 강한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과



주인공들의 직업이 창녀인 탓에 정제되지 않은 대사와 아슬아슬한 의상이 넘쳐난다. 고상함과 희망이 사라진 자리는 질펀함과 절망이 채운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퇴폐적 질펀함이 한껏 묻어나는 목소리로 노래할 때, 극중 김혜수는 모던보이들의 로망이다. 경쾌한 리듬에 맞춰 무대 위를 날 때, 극중 김혜수는 관능의 덩어리다. 조신한 몸짓으로 의상을 디자인할 때, 극중 김혜수는 청순한 여인의 내음을 뿜어낸다.


창녀를 주인공으로 한, 모던보이라는 영화에 대한 평이 뜬다.



아 그러셨군요.
어쩐지 대기업 회장과 부회장이 포장마차라니.
나도 사실 무척 의아했습니다.


저 상황에 질펀함이라는 단어를 선택한것은 혹시
그 장소가 포장마차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귀뜸해주는
강력한 힌트셨던건가요.



정 회장에 대한 설명의 자체모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각하는 정 회장과의 친교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신다.



흔히 정 회장과 나 사이를 부자지간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일에 관한 한은 부자지간보다 더 가까운 사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단지 일 때문에 만나 서로를 인정하고 함께 일을 해오면서 일을 함께 하는 관계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일을 하는데는 부자지간 이상으로
어느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고 자신한 바로 다음 문단에서



나는 아직도 내가 현대를 떠나온 시점에 대해 추호의 후회가 없다. 내가 다시 되돌아간다 해도 나는 똑같이 현대를 떠날 것이다. 일이나 사람 관계에게 신뢰가 없으면 결국 무의미하게 끝난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사회적 자본은 바로 신뢰라고 생각한다.


72면~73면


과거로 되돌아가도 똑같이 현대를 떠날 것이라고.
사람 사이에 신뢰가 없으면 결국 무의미하게 끝난다고.
이렇게 써 놓은 것은 무슨 의도였을까.



난 이 책에서 결정적 오타를 발견했어.


정주영 회장이 소련을 방문하면 고르바초프가 극빈 대우를 했고, 북한에 가면 김정일이 정성껏 모셨다.


76면


정주영 회장이 소련에 가면 극빈;대우를 받았대.
그래. 정회장님이 인상이 좀 가난해 보이긴 하시지.
근데 같은 책 뒷부분에서는


중국은 당시 우리와 국교가 없는 상태였는데도 비즈니스차 여행을 하는 우리에게 국빈 대우를 해줬다.


243면


정주영 회장이 각하랑;; 같이 중국에 가면 국빈;대우를 받았대.


이 책은 6년간 무려 13쇄가 발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있는, 이것은 의도적 오타는 아닌지.
혹시 이것은 각하의 죽은 사람에 대한 복수의 방식인 것인가.


그렇다면, 각하는 무척 무서운 사람이다.


 


 각하의 별명.



각하의 공식 별명은 컴퓨터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
그것은 각하의 저서에서도 확인 되고 있어.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정 회장이 "천하의 이명백이" 만 찾았던 까닭, "컴퓨터 달린 불도저", "위기관리의 달인"으로 불리게 된 정면돌파 노하우와 협상의 기술을, 이론이 아닌 온몸으로 보여주는 이 시대 최고의 성공 스토리!


신화는 없다, 앞면 표지



그런데 이 책을 보다 보니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이 책에서는 그 별명으로 불린 사람은 정주영 회장이라고 한다.



내가 본 정주영 회장은 그렇게 옹졸한 사람은 아니다. 컴퓨터가 딸린 불도저로 불렸을 만큼 치밀한 계산력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저돌적이어서 씨름 등 다이내믹한 운동을 특히 좋아했다.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 49면



신화는 없다와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의
이 불일치에 대한 내 나름대로의 추측은 이렇다.



컴퓨터가 딸린 불도저는 원래 정주영 회장의 별명이었다.
절망이라지만 나는 희망이 보인다는 2002년에 1판이 출간되었다.
그때는 정주영 회장의 별명이라고 맞게 언급되었다.


그런데 신화는 없다는 1995년에 초판이 출판되었는데
2005년에 개정되면서 앞면 표지가 바뀌었다.



종합해보면, 컴퓨터가 딸린 불도저라는 정주영 회장의 별명은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 각하가 가져간 것이다.
물려받았는지, 슬그머니 쓰고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특히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별명이 불도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은 컴퓨터가 달린 불도저라고 한다"고 말하자 큰 소리로 웃었으며, "커다란 도전과 장애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솔직함이 좋고 낙관적인 비전이 좋다"는 평가에는 흐뭇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08.4.20.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83072


그리고, 스스로 그 별명에 만족하고 계신 것 같다.
이로서, 자신과 정주영을 동일시 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흔히 용량이 2MB라고 각하를 비하하지만
사실은 이것은 초점이 굉장히 잘못된 비난이다.


우주왕복선의 컴퓨터 RAM은 1MB 밖에 되지 않는다. NASA와 IBM에 따르면 지난 1991년 업그레이드가 실시되기 이전까지 우주왕복선의 모든 발사과정을 통제하는 범용컴퓨터(GPC)의 RAM(내장 메모리)은 500KB 이하였다고 한다.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에 채용된 컴퓨터가 그 실례다. 당초 소유즈에는 지난 1974년 이래 6KB에 불과한 RAM으로 구동되는 ‘아르곤-16’ 컴퓨터가 각종 소프트웨어들을 제어하고 있었다.


우주왕복선의 RAM도 1MB밖에 되지 않거늘
불도저가 2MB면 초특급이다.


NASA는 이 구식 컴퓨터가 오히려 우주왕복선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한다. 우주왕복선에 쓰이는 컴퓨터는 강력한 그래픽 엔진이나 파워포인트와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의 구동, MP3 파일의 저장 등 고성능을 발휘해야 할 일이 거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우주왕복선에서 요구하는 것은 엔진의 추력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매우 기본적인 기능들뿐이며, 현재의 윈도우즈처럼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전혀 필요 없다.


파퓰러 사이언스 2009. 2. 17. 요약 발췌


뭐, 그런 불도저로 별로 할 수 있는건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비난의 포인트는 2MB가 아니라
21세기에 불도저 타령을 하고 있다는 거겠지.
불도저가 2MB면 수퍼라니까.



각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컴퓨터 달린 불도저와 2MB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네.


 


 각하와 대운하.



오랫동안에 걸쳐, 각하의 생각은 다양하게 변천되었다.
그러나, 대운하만은 초지일관 주장하셨던것이 특이하다.



당시에 야당과 여당, 정부 내 고위 간부들 대부분이 극심하게 반대했다. 일부에서는 대원군이 경복궁을 짓다가 망했듯이 박정희도 경부고속도로를 만들다가 망할 것 이라는 저주어린 반대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고속도로를 구경한 사람조차 드물었다. 처음으로 고속도로를 만들어 본 현대의 경험이 크게 기여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고속도로는 물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산업화를 촉진시켰고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여 경제 개발 계획의 성공에 기여한 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그러한 투자가 계속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을 볼 때, 당시 지도자의 선견지명과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신화는 없다, 111~112면


박정희 2호가 되어 경부고속도로 2호를 만들겠노라는.
1995년의 무척 추상적인 생각이 2002년에는 구체화된다.
각하는 이때, 대운하의 전신인 경부운하의 건설을 제안한다.



나는 첫 국회에서 우리 나라 경제 코스트가 올라가는 이유는 금리가 높아지고, 인건비가 비싸고, 물류비용이 비싸고, 더욱이 정부의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제시하면서 물류비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경부운하를 만들어서 물류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145면


그런데, 경부운하가 뭔가 하고 읽어봤더니



나는 경제 현장 한가운데 있었던 사람으로서 경부운하를 뚫자!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해서 부산에서 5천톤 급 바지선이 인천으로 빠질 수 있도록 하자! 그리고 내륙에서 만든 물건을 거기서 싣게 하자!고 주장하였다.


228면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해서,
부산의 5천톤급 배가 인천으로 빠지도록 하겠다는
무척 터프한 주장이었다.


내가 토목은 개뿔도 모르지만, 언뜻 들어봐도 무시무시하다.
낙동강과 한강을 어떻게 연결시키나. 그게 가능하기나 할까.
만약 가능하더라도, 그런 터프한 짓을 하면 다른 악영향은 없을까.



당연히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은 집요하게 그 의문점을 추궁하였다.



국회에서 경부운하 건설을 제안했을 때 해당 부서 관료들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불가론은 크게 3가지 근거에서 나왔다.
먼저, 낙동강은 가뭄이 잦아 입수량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둘째, 강심을 깊게 파다 보면 근처의 지하수가 다 강으로 몰려들어 기존의 지하수 자원이 고갈될 것이다. 셋째, 운하 건설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것이었다.


이 세가지 궁금증을, 각하는 책 내에서 명쾌하게 해결하고 계신다.



이 같은 불가론은 얼핏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이나 사실 그렇지 않다. 내가 제안하는 경부운하는 흔히 생각하는 운하가 아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새로 운하를 파자는 것이 아니다.


위의 불가론은 얼핏 타당해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하신다.
어떻게 불가론을 정면으로 돌파하실지 기대된다.


경부운하는 흔히 생각하는 운하가 아니라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새로 운하를 파자는 것이 아니라고 하신다.


대체 경부운하는 어떤 신개념의 운하인 것인지.
땅을 파지 않고 어떻게 운하를 만든다는 것인지 몹시 궁금해진다.


자, 각을 잡고 앉아서 각하의 설명을 경청해보자.



낙동강의 수량 부족 문제는, 수량이 풍부한 남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런데, 새로 운하를 안 파고 어떻게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시키나요.
연결시키면 또 낙동강의 수량 부족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해결되나요.
한강의 물이 콸콸콸 낙동강으로 빠지는게 자연스러운건가요.


또, 경부 운하는 흔히 생각하는 운하가 아니고 대체 뭔가요.


어떻게, 그리고 왜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낙동강, 한강 전체를 연결하여 수문을 만들고 댐을 만들면 수자원 역시 보존된다.


강을 연결해서 -> 댐을 만들면 -> 수자원 역시 보존된다고 하신다.


역시, 어떻게와 왜에 대한 의문은 남겨져있다.



우리 나라는 1년에 평균 1,270억 톤의 비가 오는데, 그 중에서 40%는 증발되어 버리고 23%만 수자원으로 이용한다. 지금 37%의 수자원을 전부 바다로 흘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37% 바다로 흘려 보내는 것과 40% 증발되는 것을 없어지기전에 모아서 활용할 수 있다.


아 그러니까 각하. 어떻게요.
바다로 흘려 보내는 물과 대기로 증발되는 물을
무슨 재주로 모을 수 있다는 건가요.


대기로 증발되는 물을 모아 쓰는게 가능하다면
부디 그 기술을 아랍으로 수출해서 기름으로 바꿔주세요.


여전히 어떻게 와 왜에 대한 의문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각하는 바로 다음에 무척 매끄럽게도
앞의 문제점이 말끔히 해결 되었다는 전제 하에서


거기에서 10%~15%만 더 활용해 공업용수로, 생활용수로 쓸 수만 있다면 수자원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229면~231면


거기에서 딱 10%만 더 활용해 쓸 수만 있다면
수자원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쿨하게 결론짓는다.



이 전체의 과정에서
각하는 수십개의 어떻게를 굉장히 쿨하게 생략하고 계신다.


각하는 우리의 의문에 대해
철석같은 의지로서 답을 하고 계시는거다.
우리의 질문에 대해, 질문의 문장에 물음표만을 떼어
질문 자체를 답으로 돌려주고 계시는거다.



박정희 2호가 되어 경부고속도로 2호를 만들겠노라는.
1995년의 무척 추상적인 생각이 2002년에는 구체화된다.


구체화는 되었으나, 그 과정은 없다.
이 심플함이 각하의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대운하는 급조된 정책이 아니라 오랜동안의 계획이라는 것.
그리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각하의 의지만을 확인할 수 있으니
내 가슴은 몹시 답답하고,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을 뿐이다.


 


 각하의 블랙 조크.


이쯤 되면 답답하니 각하의 조크를 좀 보고 가자.



나와 닮았다고 거론되는 사람 중 제일 많이 비교되는 사람이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다부진 모습과 추진력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히 눈을 보면 그렇다고 하는데,


149면


개그입니다 각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렇게 열광적인 코스프레 플레이어가 있지 않습니까.



사회 지도자들의 도덕성을 무리하게 강요하는 것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다. 특히 지도자의 도덕성은 가장 가까운 사람과 가족에게 인정받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155면


재밌습니다 각하.



지도자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정직함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어떤 위기가 와도 정직하게 처리하는 것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이다.


161면


신선합니다 각하.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않은 점을 말씀하시니 신선합니다.
우리는 각하에게서 정직과 도덕은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경제인으로서의 능력때문에 각하를 지지한겁니다.


정직같은거 말고 경제를 보여 주십시오 각하.
코스피 3000만 보여주시면 됩니다 각하.



최근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 기지와 시장으로 굉음을 내면서 용틀임을 하고 있다. 모택동의 이념에서 등소평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잡기만 하면되는 세상으로 변했다.


209면


아;;; 격하게 뿜었습니다 각하.
정말 죄송합니다 각하.



남아 선호 사상이 강했던 정 회장은 딸만 내리 셋을 낳은 아내에게 아들을 꼭 낳으라고 했다. 아들을 낳지 않으면 이명박 회장이 다른 데 가서 아들을 낳을 거라고 협박 아닌 협박도 했다.


55면


근데 이건 개그가 아니라 진짜 협박입니다 각하.
개그는 말이 안돼야 개그입니다 각하.



 사소한 의문점 몇가지.



역시, 이 책을 앞뒤로 읽다 보니 사소한 의문 몇개가 생겨난다.



정치권은 30년 전과 다름없는 정쟁에 휩싸여 있었다. 세계의 시계는 한낮인데, 우리 나라의 경제와 정치 시계는 캄캄한 밤중을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기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기여할 수 있다면 정치야말로 커다란 봉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142면


각하가 기여하신다면 정치야말로 커다란 봉사가 된다고 믿으셨다면
문맥상 여기의 봉사는 심봉사;의 그 봉사를 말하는거같은데.
그러나 이런 자해 개그는 각하 스타일 개그가 아닌데.



나는 내가 기업에 있을 때 누구와도 이해 관계를 맺지 않았으며, 사사로움 없는 사과 상자는 감사히 먹었을지언정 그 외에 영향을 주는 선물을 되돌려 보내는 모습을 아이들에 보여줬다.


155면


왜 사과가 아니라 사과 상자인지 신경쓰이는것은
나만의 더러운 필터로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일까.


사과를 먹은게 아니라 사과 상자;를 먹었다고 굳이 표현한건
혹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생산되는 천연가스는 먼저 액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현지에 액화 처리 시설이 만들어져야 한다. 운반도 만만치 않다. 섭씨 마이너스 1천도인 고압 액화 가스를 운반하는 특수 선반을 따로 주문해야 한다.


240면


세상에는 절대 0도라는것이 있다.
섭씨 마이너스 273도 이하로 온도를 낮추는건 열역학적으로 불가능한데
대체 무슨 신개념의 액화 가스를 운반한건지 궁금해진다.


 


 각하의 사명.



각하는 절대 현재의 단계에서 만족하지 않으셨다.
항상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발전적으로 일을 하셨다.



정주영 사장은 내가 사원이었을때 부장이 할 일을 시켰고, 부장으로 진급시켜놓고는 이사나 전무가 할 일을 시켰다. 이제 이사를 만들어 놓았으니 필시 전무나 그 이상의 직책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시킬 것이다.


신화는 없다, 127면


사원일때 부장의 일. 부장일때는 이사의 일.
이사일때는 사장을 일을 해 오셨다.


이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으니
각하는 이제 무슨 일을 하려고 하실까.
저 논리에 따르면, 일본 총리의 일을 할지 우려되네.



한반도는 3면이 바다와 닿아 있고 내륙이 시작되는 출발지여서 남북 경협은 육로와 해로를 동시에 열게 하는 천혜의 조건을 제공한다.


252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분명히 대한민국 대통령이 할 일을 하려고 하셨다.


그러나 아뿔싸,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자마자




즉시 일본 총리로서의 일을 하려고 하신다.


아니 각하. 이제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아직도 다음;;; 단계를 보고 일하려 하시면 안됩니다.
각하는 현재, 확고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시란말입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일을 해 주십시오.



각하가 오사카 출생이라는것을 비난하는 자들이 있다.
츠키야마 아키히로(月山明博) 라는 일본이름으로 부르며 조롱하는 자들이 있다.
민족의 시대적 아픔을 비아냥거리로 삼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친일은 나쁜게 아니야.
친일은 일본과 사이좋게 지내는걸 뜻해.



현재 우리는 13억 인구의 거대 중국 시장과 1억 2천만 인구의 고급 일본 시장을 양쪽에 끼고 있다.


216면


일본과, 그리고 중국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은
대한민국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거야.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도 일본과 사이좋게 지내려고 노력하셨잖아. 



우리는 근처에 있는 러시아랑도 사이좋게 지내야지.
당연히 초강대국인 미국과도 사이좋게 지내야 해.


한국의 대통령은, 친일, 친중, 친러, 친미가 되어야 한다.
친일과 친미라는 호칭 자체에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뜻이 담겨 있긴 하다.


그러나 그 역사적인 부정적 의미는 잊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와 친해져야 한다.



물론,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친북 정책도 펼쳐야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다소 아쉽기만 하다.


아무래도 이것은



락의 지존,
Marilyn Manson Band. 줄여서 2MB.


각하의 음악적 견해와



힙합의 거두,
K J to the IL.


위원장 동지의 음악적 견해가 충돌하기 때문인듯해.


그러나, 부디 국익을 위해 음악적 견해 차이는 좀 잊어주었으면.
그리고, 자기가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지만 착각하지 말았으면.


 


 각하께 바라는 점.


요즘 보아하니 사람들도, 각하도.
애초에 각하가 뽑힌 이유를 잊고 있는게 아닐까.
사람들은 망각속에서 각하를 비난하고
각하도 망각속에서 비난을 상대하고 있는게 아닐까.


"의원님이 계속 깨끗한 이미지로 남으시려면
정치를 하지 마셨어야 했는데...."
16면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온 어느 교수는 한국의 부정 부패가 근절되려면 몇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는 우리의 속담을 소개했다. 그리고는 한국사회는 대통령을 포함해 소수의 지도층이 깨끗해지기만 하면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사회가 깨끗해질 수 있다고 나름대로의 반론을 폈다.


41면



하지만 사실, 우리가 깨끗한 이미지를 중시했으면
각하를 뽑을 사람은 없었겠지.



우리 사회의 공직자들은 스캔들이 일어나도 관련된 사람 모두 공정한 법 테두리에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없다. 근래에 무슨 무슨 게이트 하는 사건이나, 옷 로비 사건만 보더라도 스스로 책임을 통감하며 물러나는 사람은 없다. 의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민을 대표한다고 하지만 개개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다. 개인적 스캔들이 터져나와도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것이 우리 공직 사회의 도덕 불감증을 가중시키는 폐단이다.


33면


우리는 각하가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보았다.
단점인 도덕은 신경쓰지 말고,
장점인 경제나 강화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현재 각하가 비난받는 이유는
그런데도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코 도덕성이 없다는 이유로 비난받는게 아니라고.
그 점에 대해서는 우리는 진작에 타협했단말이야.



국민들이 원하는 대통령의 조건은 단순 명쾌하다. 경제를 아는 대통령, 경영 능력이 있는 대통령, 청렴한 대통령, 리더십이 있는 대통령일 것이다.


187면


아냐 아냐. 각하께 도덕은 무리니 경제만 좀.
각하께 청렴은 사치니 경제만 좀.


도덕 청렴 신경 쓸 시간에 제발 경제만 좀.



우린 애초에 이것은 포기하고 뽑은 것이다.
우린 애초에 이것을 포기했기에 뽑은 것이다.


서로가 기대하지 않는 것은 마땅히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경제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러니 제발, 경제만 좀 살려 주소서.



 나는 아직도 희망한다.



나는 각하를 알기 위해서 분석한 뿐이지
결코 각하를 깐 것이 아니다.


각하를 까려고 작정만 한다면
내가 굳이 저런 표지 디자인의 괴서를 정독할 필요는 없다.
단지 쥐박으로 시작해서 쥐박으로 끝나는 문장만
한 스무번 반복해서 쓰면 되는거다.


그러나 생각을 해 봐.
외모로 사람을 비하하는게 얼마나 비열한 짓인가.



난 그냥 각하를 분석했을 뿐인데
이걸 읽는 사람은, 내가 각하를 깠다고 볼 수도 있다.


이것이 각하의 변함없는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힘겹게 설명하면, 듣는사람한텐 그게 그냥 까는게 되는.


설명해도 까는거고, 까도 까는거니까
사람들이 굳이 힘들게 설명하려 하지 않고
편안하게 까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



각하를 분석했더니, 그는 예상대로의 사람이다.
반대파를 용서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는 관철시킨다.
그러니 제발, 경제만 좀 살려 주소서.


경제만 살려 주신다면




전 각하의 개가 되어도 좋습니다.


 


불기둥(bakky1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