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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해외에는 덤핑 수출, 국내에서 폭리 취하는 현대/기아차

 

2009.8.18.화요일

 

미국 정부는 연비 떨어지는 낡은 차량 (가솔린 1갤런 당 18마일, 1리터 당 8km 이하)의 보유자가 연비가 1갤런 당 22마일 이상으로 개선된 차량을 구입할 경우, 3천500달러(420만원, 환율: 1달러 1200원 계산), 또 연비가 10마일 이상 개선된 차량을 구입하면 최고 4천500달러(54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10억 달러(1조 2천 억 원)에 달하는 신차구입 지원금 관련 법안을 지난 6월 19일에 가결시켰습니다.

 

또 며칠 전 8월 7일에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로 20억 달러를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했는데, 현대/ 기아 자동차 측에서는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보고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2001년형 기아 옵티마를 가지고 있는데, 2년 전 차가 말썽이 자주 나서 인터넷(Edmund.com)을 통하여 신차 견적을 알아보려고 제 이메일 주소를 남겼던 적이 있습니다.

 

최근에 한 기아 자동차 딜러로부터 다음과 같은 광고 메일을 받았습니다. 만약 기존 차량의 연비가 18마일/갤런 이상이어서 법안의 혜택을 받을 수 없더라도 최소 2500달러 이상을 보상해 주겠다는 내용입니다.

 
 

MSRP는 권장 소비자 가격을, 또 한국에서 뇌물의 뜻으로 쓰이는 의미와 달리 리베이트(Rebate)는 물품 구입 후 구입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를 본사로 보내면 나중에 현금을 되돌려주는 사실상의 할인제도를 의미합니다. 또 신차 구입시 기존에 몰던 낡은 차를 딜러가 헐 값에 사주는 제도가 있는데 (트레이드 인, trade-in), 이번 오바마 정부의 지원 법안은 트레이드 인 가격을 높여주어(Clunker Cash), 기존 차량 소유자의 신차 구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차로 바꾸는 실질 가격은 가장 오른쪽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진실 여부가 궁금하시면 당장 테일러에게 전화하시어 확인 바랍니다.

 

또 딜러가 부르는 가격 그대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천~2천 달러 정도의 가격 흥정을 하기 마련이죠. (도요타/혼다 딜러들은 잘 안 깎아 줍디다.) 여기에 기아 자동차에서는 무이자 할부로 일부 금융비용까지 (0% APR) 부담하고 있으니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국내 자동차 회사가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의 가격과 상품의 질의 차이를 두는 정책이 끊임없이 논란을 빚어 왔습니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출용과 내수용 자동차의 옵션을 일치시키고, 해당 국가 및 주의 세금 제도를 이해해야 하지만, 과정이 복잡한데다가 그 정도까지 다룰 지식은 없습니다. 다만, 수출용 차량을 수년간 몰아본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봉 취급 당해왔다는 주장에 상당히 공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특정 신문을 통하여 그렇지 않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소문과 진실] 수출용과 내수용 자동차는 다르다? 2008-04-21

 

해당 기사의 진실 여부는 추천 수 높은 댓글을 조회하면 금방 드러납니다.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차이는 엔진에 있는 듯 합니다. 2001년 형 수출용 옵티마 (집사람이 운전)에는 2500cc DOHC 6기통 엔진이 들어 있으며(2002년 형 이후부터 2700cc), 제가 모는 2001년 형 액센트 (내수 명칭 베르나)에는 1600cc DOHC 엔진이 들어 있습니다. 베르나에 아반테 엔진, 아반테에 소나타 엔진, 소나타에 그랜저 엔진을 얹어서 수출하고 있습니다. 성능 좋은 엔진을 장착하니 수출용 차량의 가격이 높아야 정상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또 다른 주요한 차이점은 무상 보증 수리 기간 및 무상 수리 비용입니다. 국내에서는 일반 차량의 차체 및 일반부품의 경우 2년/4만km, 엔진 및 동력전달 계통에는 3년/6만 km를 무상 수리하고 보증 연장을 하는 경우에 각 3년/ 6만 km, 5년/10만 km의 보증 수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에서 현대/기아 자동차는 차체 및 일반 부품 (범퍼 투 범퍼, Bumper to Bumper)의 경우 5년/6만 마일, 엔진 및 동력 전달 계통(파워 트레인, powertrain)은 10년/10만 마일의 무상 수리를 제공합니다. 또 추가 요금을 내면 6년/7만 2천 마일까지 범퍼투범퍼 무상 보증 수리 기간 연장이 가능합니다.

 

수출용 차량의 무상 수리 기간이 길다고 고장이 안 나느냐? 그렇지도 않습니다. 차가 말썽을 부렸다는 이야기를 글 머리에 썼듯이, 보증 수리 기간 내에 무료 서비스를 받은 적이 몇 번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자동차 판매소에서 정비와 부품판매를 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무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국내에서 2-3만원 정도 나가는 부품이 딜러를 통해서 구입할 경우 100달러가 훌쩍 넘겨 버리는 경우가 흔하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인건비의 경우도 미국 지역에 따라서 다소간 차이가 있지만 국내 보다 대체로 2-3배 정도는 각오해야 했습니다. 팔걸이 뚜껑 나사 연결 부분이 부러져서 주문했더니 120불(14만 4천원), 아무 생각 없이 딜러에게 점화플러그/케이블 6개 갈고 나니 300백 달러가 넘게 청구되기도 했었고, 최근에 타이밍 벨트를 갈았는데 부품을 따로 구입한 후 장착하는 인건비만 350달러(42만원)가 들었습니다. 결국, 현대/기아 자동차는 국내보다 훨씬 길고 비싼 무상 보증 수리로 인하여 판매 이윤을 상당히 잃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면서도 내수용 차량의 무상 보증 기간 중 발생한 문제에 대한 분쟁은 왜 그렇게 많은지 알 수 없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수출용 차량을 구입 했거나 장차 구매할 해외 소비자를 위해서 국내 소비자들의 등골을 빨아먹는 영업 방식을 계속 취하고 있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이러한 오명을 벗으려면 먼저 내수용 차량의 무상 보증 수리를 해외와 동일한 수준으로 올리거나, 혹은 해외의 무상 보증 수리 수준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세라아빠 (serahabba@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