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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중국에서의 김대중2

 

2009.8.19.수요일

 

중국에서의 김대중 2

 

개인적으로, 막막한 하루였다. 노무현 대통령이 갔을 땐 그냥 하염없이 슬프더니, 이번엔 커다랗게 허무하다.

 

설명 필요 없이, 중국애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냥 보시라.
먼저 TV 방담 발췌한 것 하나.

 


 

 

 

김대중: 빛을 좇은 인동초

<환구시선环球视线> 방담 2009년 8월 18일 (원본링크)

 

사회자: 

제 기억에 햇볕정책이 지속된 후에,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한국 국내의 많은 언론에서 이 정책을 공격하기 시작했던 걸로 아는데요. 이 정책이 북한과 지나치게 타협한 것이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김대중이 돈을 써서 북한이 협상에 응하도록 한 게 아니냐고 암시하기도 했었죠. 이런 논쟁이 그의 햇볕정책의 공로를 훼손하리라고 보십니까?

 

퍄오지엔이(朴健一, 사회과학원 동북아문제 전문가):

시각을 좀 넓혀서, 한국 전체의 정치 발전 과정을 본다면요, 아까 자료화면에서도 보았지만, 김대중이 대통령이 된 일은 한국 정치사에서 시대의 획을 그은 사건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그 수평적 정권교체란 게 무슨 의미냐면, 김대중이 속했던 당은 건국 이래 늘 그런 정치적 입장을 유지했었고, 그가 야당으로서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하여 이 과정이 10년간 지속됐단 겁니다. 김대중 이후에 노무현이 그걸 계승했으니까요. 이 기간 동안, 정권을 잃은 세력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정권을 되찾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이 면에서, 그러니까 정당 간의 투쟁 면에서 말하자면, 김대중의 정책을 훼손시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겁니다. 국내 정치 면에서 보자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나아가, 우리가 더 큰 범위, 즉 국제적 시각에서 본다면, 김대중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공정했다, 객관적이었다는 겁니다. 그래도 그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거죠.


 

 

 

평론 하나.






 
 

김대중이 실천한 그 신념들을 회고함

출처/ 화상보
(华商网-华商报) 2009년 8월 19
(원본링크)
글쓴이/ 비스청(毕诗成, 화상보 수석논설위원)

 

… ‘개혁’을 시작했다는 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현실적 업적이다. 외교상의 빛남 때문에 김대중의 내정 개혁은 다소 가려진 면이 있다. 사실, 집권 초기 부닥친 아시아 금융위기 속에서도 김대중의 행동은 두드러졌다. 부부가 솔선해 집안의 금붙이를 헌납했으며, 대통령 감투를 내려놓고는 한국 관광을 위해 광고도 했다. 금융, 기업, 공공부문과 노동계 영역의 개혁을 통해, 한국을 저급상품 수출형 경제에서 IT기술형 경제로 변화시켰다… 한국도 이로써 국제사회가 공인한 금융위기 극복의 ‘우등생’이 되었다. 당선되었을 때 이미 고령이었던 대통령이면서도, 거리낌 없이 개혁의 칼을 대담하게 휘두른 대통령이기도 했다. 국민연금제도와 의료보건체제를 개선하고, 서민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등 많은 영역에서 모두 지지를 받았다.

 

당연히, ‘오직 자신만이 자기 행불행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던 김대중도, 정치 인생 중 최대의 오점은 한국 정치계의 부패 경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데 있다. 두 아들도 그 와중에 재판을 받았으니, 김대중으로서도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한 정치가가 성인군자처럼 모든 걸 극복할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대통령에 뽑힌 사람이라 하여 정치 문제를 모두 없애버리리라 기대할 수도 없다. 걸출한 정치인이 이제 손 흔들며 작별을 고하는 때에, 자질구레하게 세세한 점을 거론해 평가하는 걸 막을 수야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실행에 옮긴 이념과 믿음에 초점을 맞추어, 굳건한 양심과 포용적 화해, 용감한 개혁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의 생이 이제 종점에 다다랐다. 한국인들이 이로써 잠시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보고, 또한 그 속에서 냉정한 반성과 이지적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이 선상에서 이야기하자면, 김대중이 실천했던 그 신념들은 결코 무덤을 향해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생들의 깨달음과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 글 하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출처/ 저우쉬즈의 블로그 2009년 8월 19일 (원본링크)

 

만약 이 말이 스님 입에서 나왔다면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백정 칼을 내려놓으면 그 자리에서 성불하는 것. 모든 사람에겐 죄가 있지만, 모든 사람은 또한 건널 수 있다. 극악의 죄업을 지은 사람도 돌아보면 피안인 것이다.

 

만약 이 말이 크리스천 입에서 나왔다면, 역시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예수가 간통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는 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중에 죄 없는 자 돌을 던지라고. 결국 모든 사람이 묵묵히 떠나야만 했다.

 

만약 이 말이 일개 서민 입에서 나왔다면, 그건 이상한 일이다.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그놈은 영 안돼, 그놈 썩었어, 생각할수록 열 받네, 때려죽일 놈, 빨리 뒈져라. 생각이 꼭 행동으로 옮겨지진 않겠으나, 딱 드는 생각은 그러기 마련이다.

 

만약 이 말이 역사 속 효웅의 입에서 나왔다면, 그건 정말 불가능하다. 독하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다. 똑똑한 놈은 반역을 꾀하지만 3년 동안 헛고생한다. 되면 왕이고, 패하면 도적. 따르면 번성하고 거스르면 망한다. 국내외 역사를 통틀어보면, 정치상의 풍운아들은 모두 마음이 독하고 손이 악랄했다. 마음 약한 건 종종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반대자들과 적수들은, 사상적으로 씨를 말려버림은 물론, 육체상으로도 그 씨가 말려져야 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
내 생각엔, 이 말의 반대말은 이렇다. ‘그가 한대로 그에게 돌려주어라.’

 

감히 말하자면, 위 말이 표현하고자 한 진짜 의미는, 용서이고 화해며 빛을 향한 전진이다. 예전, 나는 민생과 민주를 위해 싸우다 지하에 갇힌 몸이었다. 독재정권을 유지하려 했던 당신 때문에 싸우고 박해 받으며 감옥에 들어갔다. 오늘, 나는 이제 지도자가 되었다. 나는 당신을 지하 감옥에 밀어넣을 힘이 있다. 내가 당했던 그대로 똑같이 말이다. 하지만 난 보복하지 않는다. 나는 당신과 함께 독재의 죄악에 저항할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생각이란 말이냐! 내겐 있나? 당신에겐 있나? 사람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위 말은 이틀 전 서거한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에서 나왔다.

 

김대중의 성품에서 나온 빛은, 정말로 감동스럽다. 뿌리로 돌아가 그 끝을 맺는다는 것, 아무래도 이것이 민선 정치의 빛남이라고 해야 하겠지. 정말로 눈물이 난다.

 

 

 

저번엔, 당일날 조계사 분향소에 가서 헌화했다.
새벽에 설치된 분향소였다.
이번엔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분들의 얼굴이 자꾸, 웃으면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하시는 것 같다. 죄스럽다.
지금쯤은 만나셨으려나.

 

 

 

 


아홉친구(ninthpa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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