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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전두환과 미국의 거래에 대하여

 

2009. 8. 21. 금요일 

 

아래 내용은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구명운동을 했던  리처드 앨런 미 전 안보보좌관 (레이건 정권)이 밝히는 김대중 전 대통령 구명운동 상황입니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당시의 상황에 대해 가장 잘 정리된 내용임과 동시에, 사건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사건 당사자의 증언이므로 달리 편집없이 그 인터뷰의 주요 부분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interview/index.html
손석희씨와 리처드 앨런과의 인터뷰 전문

http://www.imbc.com/broad/radio/fm/look/aod/index.html
인터뷰 다시듣기 (4부에 나옴)

 


인터뷰 내용중 주요 부분 발췌

 


손석희 / 진행  :
예,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죄로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구명운동을 했던 중심인물로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요?

 

리처드 앨런  :
당시는 매우 긴장된 상황이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내란음모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당시 민주당 정권의 국무장관이 저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 개입해줄 것을 요청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당시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과 논의를 했고 레이건 대통령 당선자는 저에게 그 상황을 바꿀 수 있도록 김대중 전 대통령을 도와주고 구명운동을 펼쳐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구명운동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 구명운동은 수주간에 걸친 매우 민감하고 복잡한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저를 만나러 미국을 방문한 한국의 특사는 저에게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서 반대의견을 표출했고, 레이건 당선자를 대신해서 사형집행은 한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성공적으로 설득시켰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경과를 레이건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모두 알려주었지만 카터 대통령에게 모든 상황을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저희의 이와 같은 구명 운동은 성공을 거두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감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 있어서 수차례 협상이 있었고, 서울에서 여러 사람이 저를 방문해서 저희는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손석희 / 진행  :
양쪽이 그렇게 협상을 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반대급부는 뭐였나요? 그러니까 한국 측이 요구한 것도 있을 텐데요.

 

리처드 앨런  :
저희가 협상을 시작한 첫날 한국측에서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될 것이고, 그러고나면 한미관계가 새롭게 출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측의 이와 같은 방법이 잘못되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형된다면 이것은 한국뿐만 아니라 한미관계에 있어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협상카드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3일째 되던 날, 워싱턴 저의 개인 사무실에서 비밀협상을 하던 중 한국 측은 매우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한국측은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식에 전두환 장군을 초청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형을 감형해주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 제안은 중대한 실수였고, 이 실수는 한국측의 무지를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취임식은 개인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어떠한 국가 원수나 국가 수반도 참석하지 않습니다. 저는 1월 21일 레이건 대통령 취임식 이후 레이건 대통령과의 만남이 가능할 수도 있고, 그것이 국빈방문도 아니고, 정상회담도 아닐 것이며, 추후 일정을 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두환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을 방문한 첫 외국인 방문객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이와 관련해 잘못 알려진 사실과 역사의 왜곡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첫째로 정상회담이 아니었음에도 한국에서는 정상회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국빈방문이 아니었습니다. 셋째 그 방문은 공식의전이 아닌 특정한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이와 관련해 알려진 내용은 부정확합니다. 이 때문에 심각한 오해가 발생했고, 수년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독재자를 도왔다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실상은, 레이건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입니다.

 

놀랍게도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저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당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매우 위중했고 그를 만날 형편이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건 대통령을 한번 만나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저의 제안을 받아들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낸시 레이건 여사를 자택에서 만나서 레이건 대통령이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습니다.

 

이 사실은 한국에서 거의 언급된 적이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수년동안 올바른 사실을 알지 못했고, 미국에 있을 당시에도 레이건 대통령이 전두환을 지지했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사실인즉슨 레이건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닌 김대중을 지지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국에는 알려진 사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국에 있을 당시에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와준 것이 아니라 독재자를 도와주었다고 착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럼 지금 리처드 앨런 의장이 주장하시는 바로는 그 당시에 반대급부는 전혀 없었다, 그런 뜻인가요?

 

리처드 앨런  :
우리가 김대중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한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우리가 한 일은 전두환 대통령이 레이건 행정부 초기에 레이건 대통령을 만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만남을 주선한데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한미관계는 긴장 관계에 있었고, 매우 관계가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왜냐면 카터 전 대통령이 한국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위협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두환 대통령과 레이건 대통령의 만남을 주선함으로써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한미관계도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카터 대통령은 레이건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구한 것에 대해 감사했습니다. 스스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명을 구할 수 없었던 카터 전 대통령은 훌륭한 품성의 소유자로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에 레이건 당선자에게 친히 전화를 걸어서 개입을 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손석희 / 진행  :
한미관계 복원이 하나의 큰 수확이었다고 미국 쪽에서는 얘기하고 있는데 그리고 이제 공식적으로 반대급부는 없었다고 말씀하시지만 이미 다 아시는 것처럼 그 당시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레이건 미 대통령이 맞은 첫 외국 원수였다, 그래서 한국 군부정권을 인정한 것이었다 라고 이쪽 한국정부에서는 알렸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용했다고 봐야 되겠죠. 그 자체는 인정을 하시는지요?

 

리처드 앨런  :
저도 그 내용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고, 그 내용이 많이 언급되는 것을 들었습니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이러한 이해관계 중 하나는 친구 및 동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한국전 당시 5만2천명의 미군이 희생되었습니다. 우리는 한국과 특별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과 그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길 원했습니다.

 

만약에 김대중 대통령이 사형을 당했다고 한다면 한미관계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생명을 구함으로써 우리는 한미관계를 복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어떻게 퍼져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한 최초의 외국수반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레이건 행정부 최초의 외국방문객이 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제가 직접 당시 자메이카의 에드워드 세아가(Edward Seaga) 총리를 초청했습니다.

세아가 총리가 최초의 방문객이었습니다. 사실을 확인하지 않으면 진실을 알 수 없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만남은 정상회담도 아니었고 국빈방문도 아니었습니다. 국빈 방문과 관련된 의례가 준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학자들, 기자들 그리고 논평가들은 지속적으로 이처럼 중요한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역시 거의 언급하지 않은 내용이 있는데, 그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 된 후 미국 방문 당시 저의 제안을 받고 특별히 캘리포니아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집을 방문했고, 비록 병이 깊어 다른 방에 있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은 만나지 못했지만 낸시 레이건 여사가 이 방문에 깊이 감동했을 정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뛰어난 인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런 사실이 사람들이 미국과 한미관계에 대해서 자신들이 유지하길 원하는 환상과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딴지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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