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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덕담] 한가위만 같아라

 

2009.9.29.화요일
신짱

 

 

위대한 마법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 

 

수천만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고, 바쁜 세상살이에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던 가족 친지들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추석특집드라마에서 종종 묘사되듯 오랜 세월 응어리진 상처마저도 순식간에 아물게 만들어버리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인간사 분열과 반목, 갈등과 경쟁이 다반사라지만, 슬기로운 우리 조상들께서는 열띤 경기 도중 타임을 외치고 경기를 일시중단할 줄 아는 지혜와 여유를 가지신 분들이었다. 두말한 나위 없는 민족간 대화합의 시간이 바로 이 시간이다.   

 

오죽하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까지 있을까.

 

본지 역시, 잠시 전쟁을 멈추고 이 화합의 길에 동참한다. 평소 본지가 지향하는 명랑사회의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 하에, 거침 없는 똥침의 대상이 되었던 몇몇 인사들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바이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 같은 백의 민족, 단군의 자손 아닌가.

 

 가카

 

최근 친서민 중도실용을 표방하시며 연일 민정찰(아, 시찰의 오타니 오해 마시길)에 나서신 효험이 이제 나타난 것일까. 떡볶이 한입에 10프로 오뎅 한꼬치에 10프로의 경이적인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 내시며 순식간에 남대문 아이돌로 등극하시니, 현재 스코어 지지율 50프로에 육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G20 한국유치를 이뤄내며 돌아오는 귀국기 내에서 만세삼창까지 하셨단다. 가만히 있어도 날아가실 것 같은 기분일테니 굳이 본지의 덕담까지 필요할까 싶기도 하지만, 뭐 하기로 했으니 걍 하도록 하자.

   

훌륭한 일 하셨지만 왠지 아쉬운 점도 있다. 총성 없는 전쟁터라면 굳이 외국 나갈 필요 없이 한국에도 널렸기 때문이다. 쥐좃만한,(아 이 표현은 너무 거친 것 같으니 순화해서 표현하자) 가카의 국부만한 일자리 하나 얻으려고 박터지게 경쟁하는 백만 청년실업자들의 세계가 그러하고, 충청도의 어느 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에 상품권을 걸며 아이들에게 배틀로얄, 서든어택의 세계를 몸소 경험하게 해주고 있다.

 

물론 가카의 경우 세계를 무대로 한 것이기에 스케일의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기왕 스케일 크게 놀 거, 다음에는 좀더 가카의 격에 맞게 하셨으면 좋겠다.

 

♥ 가카! 하다 못해 게임과 영화에서도 사운드가 있어야 실감나는 법입니다. 실제 체험 현장이라면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총성 없는 전쟁터는 개나 소나 쥐나 다 갔다오는 곳입니다. 부디 다음번에는 실제 총성이 들리는 전쟁터에 가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각하의 사격자세로 미루어 짐작컨대 반드시 살아 돌아오실 걸로 믿습니다.

 

  

 

 김지하

 



 
[시론] 천만원짜리 개망신

(중략)

 

안 된 것은 자기들 자신이 대권 후보로까지 밀었던 사람을 천만원으로 잡아먹겠다고 벼르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이다.

 

지우지 말기 바란다.

 

그래!

 

한마디로 × 같아서 이 글을 쓴다.

 

그들이 지난 집권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나랏돈을 처먹었는지 너무도 잘 아는 내가 시골로 낙향할 만큼 얼굴을 돌려버리게 만든, 바로 그 장본인인 그들이 주둥이 까는 자리에 있다고 해서 천만원짜리 개망신을 사서 한다고 낄낄대는 이곳 시골 인심을 알려주는 것도 한 못난 애국이라 생각해서다.

 

그나저나 막말이 이리 질펀해서 국운(國運) 좋은 건 따 놓은 당상이다. 나 같은 욕쟁이가 입 닫고 공부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 조선일보 9.25 

 

♥ 대문호 김지하님!

 

국운의 융성을 위해 저희도 이 한몸 바치겠습니다. 덕담을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 따로 링크처리 합니다. 

 

오래 사시길...

 

덕담링크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

 



 
[김대중 칼럼] 잘나간다고 너무 나간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지금 신이 났다. 우선 경제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고, 여론조사에서 인기가 회복되고 있으니 신이 날 만하다. 게다가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위상과 이 대통령의 외교력이 높아지는 듯해서 아마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명실공히 촛불의 악몽에서부터 벗어나는 기분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오히려 걱정이다. 잘나가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해서다. 이 대통령 특유의 자신감에다 발동 걸린 김에 일들을 해치운다는 기업 CEO형 저돌성을 자랑하듯 국가 중대사를 한꺼번에 벌이고 있는 것이다. 촛불로 허송(虛送)한 1년을 벌충이라도 하려는 듯 어쩌면 한 정권의 임기(5년)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의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략)

 

- 조선일보 9.27

 

김대중 주필의 진심어린 충정이 엿보이는 글이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풀어 설명하자면, 아무리 삽질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한들 한 사람이 풀 수 있는 삽에는 한계가 있으니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푸시란 소리다. 비유하자면 천번 풀 삽도 처음 한 삽부터 정도랄까. 가카가 아무리 삽의 달인이라 해도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으로 이어지는 한국 전직대통령들의 삽질 전통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잖은가. 뭔가 우려를 표명하는 듯 하지만, 결국은 가카의 광속삽질에 대한 덕담이다. 

 

♥ 가카의 삽질만큼이나 주필님의 삽언 역시 너무 광속이라 미천한 저희가 따라잡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주필님의 삽언은 과거 본지가 발굴한 [신간안내] 김대충, 새로운 영문법자습서 발간 기사에서 알 수 있듯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기에 쉽사리 생까기도 어렵습니다. 주필님! 입으로 푸는 삽이라고 너무 난사하지 마시고 좀 천천히 푸소서.

 

 정운찬

 



 
 ...내가 나쁜 짓을 한 몹쓸 사람은 아니지 않느냐

- 중앙선데이 인터뷰 기사

 

♥ 정운찬 총리님!

 

국가공무원법 위반,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 중복게재, 병역기피, 자녀 이중국적 의혹, 재산축소신고 등이 나쁜 짓과 몹쓸 짓이 아니라는 총리의 말씀... 과연입니다. 과연 대학 총장까지 지낸 학식 높은 총리님의 도덕관은 뭔가 남다른 게 있는 것 같습니다. 이리 말씀하시는데도 이 나라 국민 60프로 가까이가 저 짓들이 나쁜 짓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미천한 대한민국은 버리시고, 총리님의 도덕관이 통하는 나라에 가서 총리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특별한 소득이 없는데 예금이 3억 2천만원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열심히 용맹정진 하소서. 조만간 삽가의 전설 연희동 전노인만이 가지고 있다는 29만원 통장 개설이 목전입니다.

 

다만 충언을 드리자면 위에서 언급한 삽질 프로필이 가카의 그것과 너무 흡사합니다. 무엇이 됐든 1인자의 길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영원히 1인자가 될 수 없습니다. 총리님만의 창의적인 삽질이 나오는 날, 본지 역시 버선발로 달려나가 그에 걸맞는 키보드질로 총리님을 반갑게 맞이하겠습니다.

 

 변희재

 



 
 

변희재 "전여옥처럼 예의바른 정치인 없어"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26일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내가 만난 이른바 정치인 중에서 전여옥 의원만큼 예의가 바른 정치인이 없다"고 극찬했다.

 

(중략)

 

그는 네티즌들이 자신과 전 의원을 비슷한 이미지로 본다는 지적에 대해선 "네티즌들은 2005년도에 <네이버>하고 싸울 때 전여옥 의원이 우리보다 한 달 전에 <네이버>에 소송하고 우리가 한 달 뒤에 다른 것 갖고 소송했는데 계속 판결도 전여옥 의원 판결이 나오고 우리가 한 달 뒤에 나오고 같이 일을 했고 정책 공조도 같이 협의하고 일을 전여옥 의원하고 많이 했다"며 "그러다 보니까 인터넷 정책부분을 같이하고 있고 글쓰기에서도 나도 공익적 글쓰기를 하니까 (전여옥 의원과) 좀 비슷한 이미지다 볼 수 있다"고 답했다.

 

- 뷰스앤뉴스 9.26

 

♥ 역시 변희재님은 남다른 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학을 전공하셨다더니 사람을 보는 안목이나 미에 대한 관점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것 같습니다. 전의원과 비슷한 이미지라는 사실에 대해 본인이 흡족해 하시는 것 같아 조그만 선물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출력 후 액자로 만들어서 사무실에 걸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변희재님의 삽질 특화 분야인 삽문 작성시, 전의원님의 막말 포스가 함께 하시길~

 

 

 


 

 

 

기사 마무리 하려는 데, 확실히 추석은 추석인 모양. 가카께서도 정운찬 총리에게 덕담 한마디 하셨다.

 

 

우리 열심히 하자 우리 열심히 하자 우리 열심히 하자 우리 열심히 하자...

 

그런데 무엇을 열심히 하자는 것일까. 한명은 토목, 건설, 공사장 출신이고 한명은 학자 출신인데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문득 가카와 정운찬 총리의 삽질 프로필이 상당부분 유사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 그걸 같이 열심히 하자는 것이구나...

 

독자 여러분들에게도 추석 맞이 덕담 하나 날리며 기사 마칠까 한다. 돼도 않은 썰렁한 덕담이지만 보름달 보며 열심히 빌다보면 혹시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이 글 읽는 모든 여성독자분들, 그리고 남성독자분들의 여친, 부인 모두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인 같으시길 

 

신짱(woolala74@gmail.com)
CG - 체지방소녀(satraph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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