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토 초이스] 플래닛 비보이 시사회 당첨자 발표!! 2009.10.05.월요일 약속대로 오늘은 당첨자 10명을 발표하는 날 되겠다. 하지만 그 전에 작품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필자, 29일에 있었던 명동 롯데시네마의 기자 시사회를 다녀왔다. 이 영화, 한마디로 대박이다... 많은 다큐를 봐 왔고 또 만들기도 했지만 (나 이래봬도 SBS 스페셜 작가로 작품상까지 받은 넘이다) 이렇게 역동적이고 세련되고 재미있는 다큐는 분야와 국가 막론하고 진짜 흔하지 않다. 1시간 40분의 장편 다큐임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고,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폭풍우처럼 체험하고 느끼게 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꼭 봐야 된다. ●비보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넘 위에 보다가 비보인데 무슨 힙합...래퍼들 나오나? 하는 넘들 꼭 있다. 글타. 우리는 랩이 힙합의 전부라고 알고 있지만 그런 게 아니다. 사실 힙합은 비보잉, 디제잉, 엠씨잉, 그래피티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범세계적인 거대 문화인 거다. 특히 울나라에서 지난 십여 년간 유행하던, 장르 불문하고 어떤 노래든 중간 기타 솔로 있던 자리에 대신 랩이 들어가는 그런 것은 진짜 힙합하고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특히 나처럼 기본적으로 록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사람은 힙합(비보잉)에 대한 철저한 무지로 그 실체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랩에 대한 나의 편견은 과거 에미넴이 출현했던 영화 ‘8 마일’을 통해 많이 극복된 바 있었고, 비보잉과 힙합 문화 전반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통해 이제서야 그런 깨달음을 제대로 얻게 되었다고 하겠다.
사실 우리에게, 특히 내 세대에게 비보잉은 옛날에 유행한 로보트 춤. 혹은 길거리에 힘 좋은 영아치들이 심심풀이로 하는 일종의 체조 비슷한 걸로 인식되는 경향마저 있다. 그러나 실제 비보잉은 발레나 여타 다른 무용 이상의 노력과 창조성, 진지함이 요구되는 당당한 예술 쟝르다. 다만 길거리 문화였던 시절의 순수함을 이어나가려 하기 때문에 오히려 주류에서는 백댄서 같은 그늘 속에 있는 경우도 많다. 오버그라운드 대안 문화로서의 입지를 굳히면서 지나친 상업성의 함정에 현혹되지 않는 본연의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 아마도 앞으로 비보잉의 과제일 것이다. 어쨌거나, 시사회에 당첨되지 않은 분들도 이 영화는 꼭 한번 가서 보시기 바란다. 머 다큐 영화라서 아직 동네 모든 극장에서 다 하는 것은 아니니 여기가서 이것저것 정보 좀 보시고. 10월 15일 개봉이다.
이제 모두의 이목이 집중될 시사회 추첨 관련된 이야기로 넘어가자. 이번 이벤트에는 연령과 성별, 지역을 초월한 많은 분들이 응모해 주셨다. 방송작가, 안전진단사, 시스템 애널리스트, 대기업 간부급, 한국은행 연구원, 과학자, 의사, 일반 회사원, 대학생, 전업주부, 백수 등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직업군이 참여했는데, 사실은 본지 열혈 독자면서 평소에는 가면을 쓰고 멀쩡한 사회인인양 살아가고 있는 니들이 그저 대견할 뿐이다. 응모 요령에 메일 양식 그대로 안 쓰면 무조건 탈락이라는 협박까지 했건만, 역시 말미에 한마디씩 안 하기에는 다들 근질근질했던 모양. 특히 공짜표가 걸린 이 상황에서야. 표심을 향한 열분들의 아름다운 문장들, 여기에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기왕 하는 거 유형별로 나눠 보자. 1. 은근슬쩍 아부형. 이건 머 충분히 예상 가능한 거다. 아래가 그 예들. ●파토님 팬이에요 항상 수고하세요~! 혹시라도 따로 뽑아줄까 봐 던져보는 빈말인 것 잘 안다. 하지만 감사하다. 아부는 아름다운 것이다... 한편 욕인지 먼지 확실하지 않은 이런 글도 있었다. ●파토님의 글 중 소녀시대 순위는 절대 동감하지 않으며, 반박글의 주장인 천상 천하 유리독존에 심히 공감합니다. 제 짧은 글이 추첨에 영향을 주진 않겠죠? :) 소녀시대로 발끈했다가 혹시라도 불이익이 올까봐 은근슬쩍 물러서는 저 새가슴. 물론 추첨에 영향은 없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좀 위험했다...
●딴지스의 한 사람으로서 파토님의 글을 예전부터 열독해온터라 이벤트 자체 보다는 이렇게 파토님께 한 줄기 글 자락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기쁜 마음에 메일 보내봅니다. 그렇다고 뭐.. 이벤트 굳이 당첨 안시켜도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요 ^^;; 위 글 역시 새가슴의 전형. 이벤트 자체보다는 한 줄기 글 자락이나 운운하면서 아부로 잘 나가다가 혹시라도 내가 ‘그럼 말고’ 할까 봐 굳이 한 줄 더 다는 저 소심함. 당신은 진정한 딴지독자다... 그러나 역시 이 유형의 최고봉은 바로 아래의 명문장 되겠다. ●초저녁부터 반주로 한 잔 했더니 좋네요. 얼핏 술 한잔하고 신세한탄하는 척 하지만 사실은 더할 나위 없는 아부의 멘트를 던지고 있다는 사실, 눈치채셨는가? 이건 본지도 가끔씩 밖에 쓰지 못하는 가공할 심리전의 내공이다. 살짝 맘이 흔들렸지만 친절한 답장 하나 보내는 것으로 대신. 꿈 속에 사는 사람은 자기가 꿈속에 있는지 모르지요. 한편 이 유형 중 가장 아쉬운 것은 어느 여성분이 보내준 아래의 글귀였다. ●딴지 사랑해~!!!!! 이다지도 남심(낭심 아니다...)을 모르신단 말인가? 이게 만약 파토 사랑해였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티켓 하나 만들어 드렸을 거라는 사실이다. 장년 남성의 판타지와 로망스에 불을 붙여 줄 여자분, 정녕 안 계셨던 건가? ●부디 사랑하는 여친과 즐거운 추억만들 수 있도록 한없는 은혜 베풀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무쪼록 행복 가득한 가을 되세요!! 이런 식으로 나오면 필자, 약해지는 게 사실이다. 미리 최첨단 추첨 방식을 공고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든 한 장 챙겨 줬을 것을… 싶다가 연이어 아래 글들을 발견. ●시사회 표를 미끼삼아 여자사람 꾀어가서 27년 솔로인생의 종지부를 찍어보고 싶군요. 맘이 아프다. 깊어가는 이 가을, 꼴랑 공짜 시사회표 한장으로 솔로 탈출을 꾀하겠다는 저 처절한 발버둥. 하지만 아래의 사연들에 이르게 되면 이제는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지난 몇년 돈 못버는 남편덕에 너무 고생한 우리마눌과 함께 보고 싶습니다. 꼭 내 가슴을 이리도 아프게 해야 하는 거냐. 그래도 법은 법. 최첨단 추첨 방식에는 변화 없음이다.
한편 이 유형 중에 가장 쌈빡한 글은 아래의 것이었다. 시원한 가을바람처럼 내 가슴에 청량감을 불어 넣은 준 짧은 문장 하나. ●한번쯤은 작고 사소하지만 쫄깃한 행운이 ~ ^^ 괜히 긴 머리에 긴 치마 입고 호수공원 나무밑에 앉아 책보고 있는 자그마한 스무살 아가씨가 떠올랐단다. 물론 이름이 여자 같았기 때문이다. 남자 이름이었다면 당근 여기 올라올 가치 없다... 3. 사차원 엽기형 오랜만에 도배 메일 함 받아봤다. ●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당첨! 이걸 각각 12줄씩 반복하고 있었는데, 도배하는 넘은 무조건 남자이기 때문에 일단 점수 깎이고 들어간다. 향후 참고하시기 바란다. 한편 내용에 이름 전화번호 메일 외 아래의 문구가 달랑 적혀 있는 것도 있었다. ●허경영 허경영 허경영 그리고 제목에 본명 쓰라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낸 넘도 있다. 내 아웃룩의 받은 편지함 인증샷이다. 한편 아래처럼 친절하게도 절취선을 미리 그려준 넘이 있질 않나... 섬세한 마음씀씀이에 감사하지만 머 추첨이 그런 식으로 이뤄진 건 아님이니 헛고생 하셨다. - - - >8 - - - 절 취 선 - - - - >8 - - -- - >8 - - - - 절 취 선 - - - >8 - -- - 그러나 역시 엽기형의 백미는 아래의 것 되겠다. 결론만 보면 읍소형으로 넣을 수도 있겠지만, 이름 전화번호 메일주소만 쓰라는 경고를 개무시하고 한편의 수필을 적은 이 분의 자유로운 정신을 높이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 절절한 내면의 고백에 어울리지 않는 막판의 새가슴 반전 등이 나름의 경지에 다다른 관계로 여기에 포함시킨다. 와중에 우리 쉰세대들에게 진하게 어필하는 부분이 있으니 해당되는 열분들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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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썰은 그만 풀고, 추첨 현장으로 떠나보자.
여기는 올림픽 체조 경기장.
플래닛 비보이 시사회에 응모한 수많은 독자열분들로 인해 추석연휴 방구석에서 딩굴려던 내 원대한 계획은 여지없이 어그러지고 말았다. 체육관 수위 아저씨를 공짜표로 얼르고 꼬셔 접수한 이곳에서 영예의 당첨자를 뽑기 위한 성대한 추첨 행사는 이루어지고...
소녀시대 중 5인(신짱이 먼 지랄을 하던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과 최근 내가 필 꽂힌 브아걸의 가인, 카라의 니콜 및 구하라를 초청한 성대한 행사는 그야말로 이번 이벤트의 백미이자 지상 최대의 쇼였다.
하지만 지금 내가 좀 졸려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니 니들은 그냥 약속 드린 인증샷이나 봐라...
체육관 마루 바닥에 늘어놓은 플래닛 비보이 홍보용 노트. 마침 이게 많이 있어서 취지에도 맞는 만큼 적극 사용하기로 했다. 얼핏 포스트잇 사이즈가 아닌가 싶지만 사실은 거대한 풀사이즈 노트다. 믿거나 말거나...
수천 명의 이름을 한 명씩 써서 바닥에 가득 붙였다. 수고해주신 유나 수영 태연 제시카 티파니 가인 니콜 구하라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노트를 한 장씩 잔뜩 구긴 다음 체육관 바닥에 널리 흩뿌린다. 광각렌즈를 준비하지 못해 극히 좁은 지역만 촬영이 가능했던 점, 널리 양해를 바란다. 옆의 기타와 비교하면 종이 크기를 알 수 있으리라.
추첨 중 갑자기 이웃에 사는 토토로가 체육관에 놀러 왔다. 토토로와 비교하면 종이 크기를 알 수 있으리라...
넓디넓은 체육관 구석구석을 걸밴드 멤버들과 손잡고 뛰어다니면서 골고루 한 장씩 뽑았다. 약속대로 2매씩 10명이다.
그럼 이제 영예의 당첨자들을 아래 공개한다. 구궁…
오경희 이은주 박규홍 김기영 문세욱 차평철 최하승 전진용 심재웅 김주온
이상 열명이다. 주최측에는 전화번호 메일주소가 같이 전달되니 동명이인들은 잔머리 굴리지 마시라. 당근 현장에선 전화번호나 메일주소 중 하나를 확인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아래 일정 다시 알려 드린다. 안간 넘은 다 나한테 보고되고 앞으로 모든 본지 이벤트에서 탈락이니 혹시 사정 생긴 넘은 지금 바로 나한테 메일 띄워 취소해라. 앞에 불쌍한 넘들 중에 뽑아서 다시 드린다.
일시: 10월 8일 저녁 8시 서울아트시네마
(구 종로 허리우드 극장)
그리고 한가지 더, 시사회 참석한 분들은 짧게라도 감상평을 써 주시라. 최하 석줄, 길게 는 무한히 가능하다(도배하면 역효과). 아래 내 메일로 보내주시면 되고, 보내신 분들은 다음 번 유사한 추첨이 있을 시 무조건 확률을 두 배로 올려 드린다. 진짜로.
그럼 즐겁게 감상들 하시고.
딴지 문화부장 파토(patoworl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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