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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추억의 연소자 관람가 영화들
- 당당하게 말하자. 재미있게 봤다고... 

 

2009.10.20.화요일
다찌마와FEEL

 

 

 

원래 이글을 추석 전이나 연휴기간, 혹은 직후에 올렸어야 했지만....

 


한동안 씨빠..란 말이 절로 나왔다.

 

위와 같이 하루하루가 아까운 휴일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이제서야 이 뒷북치는 기사를 올린다. 그래서... 혹시 읽으면... 괜히 명절 분위기 날것 같다는 사람은 읽는걸 자제 하는게 좋다 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별로 나지도 않을 거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사는 게 전쟁이다. 그런데 이제는 명절 마저 일상같은 분위기라니... 본인 집이 큰 집이어서 예전 같으면 친척들이 자주 찾아와 잘나가는 사촌들과 비교해 정신차려라 라는 말을 매년 남기고 가셨다만, 이번엔 찾아온 친척마저 엄썻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어떻게든 명절 분위기 내고자 어머니와 할머니가 하시는 전 부치기와 송편 빚는걸 도와드렸다. 그래도 아무런 감흥이 나지 않아 오히려 다해놓고 알바한것 같다는 느낌에 수고비를 달라고 말하다가 "불효자슥..." 소리나 들었다.

 

돌아와 쇼파에 앉아 tv를 키고 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니...

 

 

소녀들이 등장했지만, 이건 명절이 아니라 주말 오후4시~5시 feel 이다. 순간, 머릿속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TV에 나와야 할 사람들이 안 나온 것이었다.

 


왼쪽 사진이 꼭 뻑큐를 뜻한 건 아닐수도..

 

모두들 이젠 이들을 TV에서 보기 지겹다고 하지만, 케이블 티비가 지금처럼 보급이 많이 안된 시절, 명절날 TV에 자주 등장하심으로써 우리에게 명절의 기분을 유쾌, 상쾌, 통쾌하게 해주신 본좌들이시다. 70년대 세대들이 이들의 영화들을 극장에서 재밌게 즐긴 추억이 있다면, 나와 같은 그 이후 세대들은 TV와 비디오를 통해 이들의 몸날림을 즐긴 아련한 추억을 통해 세대를 넘는 추억과 느낌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젠 이 추억거리를 다음 세대들과 공유할수 없을 것 같은 게 아쉬울 뿐이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법. 성룡과 이연걸은 이미 지천명의 나이를 지났거나 그를 향해 맹렬히 돌진하고 계실뿐더러,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더이상 사나이들이 아닌, 꽃미남 초식남 혹은 짐승남으로 새로운 남성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렇듯 이제 방영안해 주는 성룡과 이연걸 영화들을 생각하고 있을 때쯤... 내 머릿속에선 또 다른 영화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제 쉽게 볼 수 없게 된 비디오 영화들이면서, 한때 명절날 TV를 지배했던 영화들이다.

 

 


두둥..

 

예전 황비홍을 어떻게 알았냐고 애들끼리 이야기 할 때면 항상 나오던 구라가 있었다. 상당수가 영화관, 비됴를 통해 봤다면서 영화 쫌 보는 넘처럼 포장했지만, 어렸을 적 명절날 점심 때 우연히 돌린 TV채널을 통해 등장한 위의 영화를 통해 이연걸 주연의 황비홍을 알게 된 게 진실이다.

 

영화 시작 전, 치파오를 입고 변발을 한 꼬마넘이 "이야아..."라는 기합소리를 내며 온갖 무술을 선보인다. 그리고 이어서 큼직막한 칼을 들고, 또다시 기합소리를 내며, 칼과 바위의 마찰을 이용한 불꽃으로 계곡 바위 쪽에 한글로 큼지막한 자기 이름을 세긴다.

 

이름은......<소년 황비홍>
그리고 이어지는 주제곡........"나는 소년 황비홍~ 내겐 꿈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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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대략 난감해 보이는 인트로 장면에 이어지는 난감한 주제곡이 꽤 뇌리 속에 남는다. 일단, 이 장면들만 봐도 영화 스탈이 어떨지 알만하다.

 

전형적인 스승과 원수의 이야기에 여기에 덧붙여지는 출생의 비밀 등. 이 모든 것을 알게된 어린 황비홍이 복수를 한다는 쌍팔년도식 스토리에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의젓하게 행동하며 모든 걸 해결하는 방식의 이 영화는 한국 어린이 무술영화란 관점에서 볼때 한획을 그을만 했다.

 

지금 본다면 참 우수울 정도의 안쓰러운 연출과 인원, 세트(아무리 중국처럼 보이려 하지만, 딱 봐도 민속촌...)가 눈에 띄지만 주어진 제작비 내에서 목표한 장점을 최대한 살린 영화였다. 당시 어린이였던 나를 쇼파에 앉힌 채 집중하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던 영화였으며, 성인용 무술영화의 맛보기란 점에서 이 영화 덕분에 저녁 메인 시간대를 점령한 성룡과 이연걸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내게 있어 80년대 무술영화와 그 시리즈에 대한 향수는 이같은 어린이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소년 황비홍>의 주연 배우였던, 이민호의 최근 모습.... 꽃남의 그 이민호는 아니지만, M.NET 아찔소 에서 최근 근황을 보여줬다.

 

<소년 황비홍>은 이후에도 몇번 시리즈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소년 황비홍이 자기 보다 나이 많은 제자 4~5명을 양성하는 내용으로, 대마왕(?)을 모시고 있는 악의 세력이 적으로 등장한다. 보다시피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야기는 점점 산으로 갔던 기억이 있다.

 

생각해 보면 한국영화에는 이와같은 어린이 영화들이 한창 많이 제작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때 순돌이 이건주가 비디오 가게 전체를 도배를 한 적이 있었다. <순돌이 도토리 야구단> 시리즈와 함께, <순돌이와 팔도아이>등 기록에는 없는 다양한 비디오 영화들이 즐비했다.

 

순돌이를 국민적 스타로 만들었다는 한지붕 세가족은 너무 어렸을 때여서 본 기억이 없지만, 당시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들만 봐도 그 국민적 인기가 어땠는지는 짐작이 간다.

 

이런 순돌이를 직접 TV에서 처음 접했던, 영화는 다름 아닌 <은하에서 온 별똥왕자>란 영화였다.

 



이 영화가 개봉하던 때 나는 아직 말도 못땐 애새끼였기 때문에, 개봉 후 5년이나 지나서야 이 영화의 존재를 TV에서 알 수 있었다. 아이에겐 아이가 나온 영화가 친숙해 보이는 게 당연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 왠지 순돌이에게 이상한 질투같은 걸 느끼면서 봤던 것 같다. 저넘은 저렇게 잘 나가는 애새낀데, 난 아직까지도 대변을 본 후 "엄마"를 찾는 애새끼였던 거다. (순돌이 횽아가 싫었던 건 아니다.)

 

어쨋거나, 이 영화를 영화적으로 본다면, 1980년대 후반 무렵, 어린이들의 방학을 책임져야 하는 막강한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영화였다. 1편이 서울기준으로 54,375명의 인원을 동원 했다는데,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던 것으로 보아서는 어느 정도 재미는 봤던 성적이었던 것 같다.

 

순돌이 특유의 귀여운 연기가 주를 이루면서, 뽀뽀뽀의 뽀식이(이용식) 아저씨의 등장 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친근함 그 자체인 작품이었다. 순돌이는 우주 어느 행성의 왕자였지만 적들의 침략으로 시녀와 함께 지구로 대피한다. 시녀는 지구가정에 아이를 맡기게 되고, 착한 지구가정의 부부는 아이를 잘키워 우량아인 순돌이로 만들게 된다. 순돌이는 까불까불하게 잘 놀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고, 뽀식박사의 박사팀(3명인데 다 뚱보..였던것 같다.)도 만나 재밌게 사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적들이 순돌이를 제거하기 위해 지구로 오게 되면서 숨어있던 시녀가 나타나 순돌이와 탈출을 감행하려 하고, 친구들은 순돌이를 돕게된다. 그리고 순돌이의 별에서도 지원군을 보내주니 그것은 로봇이고 이 장면은 CG가 아닌, 완전 애니메이션으로 묘사된다. 적들을 물리친 순돌이와 시녀는 가족,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된다. 이후 3탄까지 시리즈가 이어지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 비슷한 내용 들이다.

 

나름대로 한국형 [ET]를 만들어보고 싶었던 야심이 느껴졌지만, 그 무엇보다 석도원 감독에게는 영화를 만들어야 될 절대적인 이유가 있었다.

 

 

석도원 감독은 영화의 인트로에 꼭 어린이 헌장과 자신이 어린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를 써주신다. 그 사람의 실제 마인드가 어떻든,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무감 하나로 보람있게 영화를 만드는 영화인이란 점에서 볼때는 참 훌륭한 사람이었던것 같다. 이 영화, 아이들이 아주 재미있게 봤다는 점에선 성공이었다. 뽀뽀뽀 뽀식이에 친숙한 아이들에겐 뽀뽀뽀가 극장판으로 진출한 것처럼 눈높이를 맞췄고, 특수효과는 딱 그 수준이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답시고 어느 장면은 인형극이었던 반면, 로봇대 로봇의 대결은 당시 한국 Sf의 추세인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결합이었다.

 

어쨋건 메시지로 볼때, 아이들이 나쁜 어른들을 무찌르고 우주의 평화를 지킨다는 결말을 통해 우리 어린이들이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바랬던, 감독의 간절한 바람이 절실히 담겨 있다. 이젠 할배가 된 감독의 그 바램을 지켜주기엔... 우린 너무 어른이 되어 버린것 같다.

 


어쩌다 어린이란 말이 초딩으로 변모하게 되었을까?
 

 

 

명절이나 주말 점심 때쯤 심심치 않게 나왔던 영화들로는 한국형 히어로물 영화들이 있었다. 그중 고정적으로 방영되었거나 비디오 시장에서 심심치 않게 있었던 작품 중 하나가 <슈퍼 홍길동> 시리즈다. 주제곡도 나름 신날뿐더러 보기만 해도 친근했던 당시 개그맨들이 주연을 해주셨으니, 명절날 근심 없이 보기에 좋았다. 그래서인지, 당시 어린이들에게 홍길동이라 하면 엄청나게 친근한 이미지 였다.

 


007, 닥터후 못지 않은 세대 이어받기. 1대 심형래, 2대 김정식, 3대 이창훈 ,4대 이봉원
그중 155센티란 키로 열연한 김정식에게 박수를....

 

이 시리즈의 홍길동은 홍길동전에서 나오는 그런 비운의 주인공은 아니다. 홍길동이 약간의 도술을 부렸던 원작의 소재를 빌려와서, 마음껏 도술을 부려 탐관오리와 악의 세력을 평정해 나간다는 게 주 목적이다. 무엇보다 홍길동은 도술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나온 다양한 에피소드와 주연배우들(개그맨)을 통한 개성있고 다양한 연기와 개인기가 한데 어우러져, 마치 마당놀이를 보는 듯한 풍성한 재미를 주었다.

 

1대 홍길동을 심형래가 맡음으로써 초대 홍길동은 영구형 홍길동이었다. 2대 홍길동을 맡은 배우는 당시 인기 개그맨 김정식. 촐싹거리는 이미지의 홍길동으로 우리에게 각인 되었다. 3탄까지 감독을 맡았던 김청기 감독은 <로보트 태권브이> <우뢰매> 시리즈로 애니와 실사를 넘나드는 실험을 했던 그 내공을 여기서도 마음껏 발휘하여 홍길동 시리즈의 기초를 닦으신 분이다. 이 시리즈에 참여한 스태프들은 현재 한국 액션영화와 스릴러 영화들의 스태프로 활약하고 있다.(특수효과를 맡으신 정도안이란 분은 <2009 로스트 메모리즈>와 <마더> 등에서도 활동하셨다.)

 

당시 어린이의 시점에서 볼 때는 특수효과와 액션은 무난한 편이었지만, 독창적이라기 보다는 우뢰매적 특수효과에 스턴트맨들의 무술, <취권> 등의 패러디가 전부였다. 여기서부터 홍길동 시리즈만의 이 개그액션을 새롭게 개발하고 진화시켰다면, 좀더 독창적인 시리즈로 이어질 수도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이창훈과 이봉원이 주연을 맡은 이후의 시리즈는 이전과 변화 없는 몸개그 액션과 특색 없는 특수효과만 난립했을뿐, 배우들의 경우 연기를 해야 할지 웃겨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듯한 모습만 보이면서 아류작으로 끝을 맺었다.

 

이후에 우리의 히어로물들은 개그맨들의 출연과 함께, 개그와 sf가 접목된 묘한 장르 영화로 발전했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게, 이봉원이 주연을 맡았던 <삼중성>과, 개그까지는 아니었지만 김흥국이 주연을 맡았던 <반달가면> 등이다. 모두 한국적 요소를 적극 끌어안은 히어로물들이었다.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80-90년대의 한국영화계를 돌이켜 본다면 한국 히어로물들의 전성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장하다. 박미선 남편...

 

 

이런 계열의 영화들을 논하자니 이 사람을 뺄 수는 엄따. 지금이야 이 분이 영화를 만들때나 다 만들고 나서나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키지만, 과거에 SF영화를 만들겠다는 고집 하나로 집과 재산을 말아먹으면서도 비디오 시절의 영화들로 내공을 쌓아 기적같이 부활하신 분이다. 이 분은 한국영화의 특수효과에 대한 기여만으로도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래뵈도 악착같이 살았다..

 

심형래의 대표작으로 <우뢰매>와 <영구와 땡칠이>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간혹가다 나오는 명절영화에 또 한번 영구틱한 모습으로 종종 등장하곤 했다. 이현세가 오혜성이란 캐릭터를 끝까지 밀어붙이듯, 심형래는 오로지 영구 하나만을 각종 장르에 투입함으로써, 모든 영화들을 영구화 하려는 야심이 있던것 같다.

 


이봉원 부인과 함께 한 <별난 두 영웅>

 

서울로 올라온 의리파 고아 출신 남녀 친구의 조폭제패기인 <별난 두 영웅>, 영구가 대마왕과 맞서는 데, 집안의 숨겨진 능력을 통해서 황비홍으로 변신하여 맞선다는 <심비홍>, 할매로 분장해서 조폭 모두를 제압하는 <할매캅>, 오랜만에 제대로된 영구를 등장시킨 SF인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가 있었다.

 

모두 심형래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내가 꼬박꼬박 챙겨 봤던 영화들이다. <별난 두 영웅> <심비홍> <할매캅>에서는 오로지 영구의 액션이 있었다. 일반 쌈마이적 색채와 패러디를 자신의 개그적 색깔들로 버무린 효과는 별거 아니라 생각하기 쉽지만, 어른들과 중고등학생들만 접할수 있었던 장르에 영구를 등장시킴으로써 아이들도 즐길 수 있게끔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별난 두 영웅> 같은 경우 서울에서 15만명을 돌파하며 당시로써는 꽤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별난 두영웅이 연소자 관람가 였다는게 놀라웠다. 조폭이 존재해서 불가능 할 거라 생각 했는데..)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는 평소 심형래가 그렇게도 좋아한 괴수 SF물이었다. 물론, <영구와 공룡 쭈쭈>로 크게 말아먹은 후, 더 이상 크게 만들지 못해 내놓은 영구판 에일리언같은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어느 정도 특수효과와 분장 등에 신경쓴 부분들도 있어, 1년 후 망해가던 영구아트를 구해냈던 작품인 <파워킹>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유반장 유재석이 영구와 대립하는 초등학생으로 나왔다.)

 

심형래 영화는 너무 쉽게 까이고 있다. 최근 <용가리> <디워>같은 대작을 들고 나왔지만 연출의 기본기가 부족한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 50여편이 넘는 영화를 출연 및 연출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단지 그가 몸 담아온 비주류 영화세상의 눈으로 영화를 본다면, 목표는 한가지 오직 웃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어찌보면 이제야 메이저 영화시장에 개봉된 <디워>가 그에게 있어선 데뷔작일 수도 있다. 비주류에서 스타였던 그이기에 이곳 주류세계에서만큼은 하나하나 배워 나갔으면 한다. 세계를 제패 하겠다니.. 하는 말은 쪼끔 자제 하시면서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현재 비주류적 마인드와 개성으로 이곳까지 올라온 생존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심형래 밖에 없기에 그가 잘되었으면 하는 갠적인 바램이다.   

 

 


 

 

 

오널 다뤄본 이 부류의 영화들... 명절날 우연치 않게 생각해낸 머릿속에서 기억 나는 순서대로 함 엮어 봤다. 우선, 이 영화들의 정확한 명칭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생각했다. 어린이 영화, 명절용 영화, 비디오용 영화 등 다양한 명칭들이 많았다만, 당시 등급용어들을 생각해서 연소자 관람가 영화로 정했다. 이 영화들은 무슨 심각한 주제나 의도를 갖고 만들었다기보다 철저히 재미라는 한가지 목적 아래, 감독의 특유의 개성으로 만든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영화들이었다는 점에서, 언젠가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영화들이다. 또한 현재의 한국영화 인프라 구축과 (이제는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비디오 시장 성장에 꽤나 기여를 했으며, 당시 극장용 영화들과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온 점을 감히 무시할수 엄따!!

 

무엇보다 이 영화들은 80년대에 자라온 우리에겐 추억이면서도 우리에게도 이런 비디오 키드적인 시절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의미 부여가 가능하다. 이번 기사가 단순히 추억을 되새기는 것을 넘어 지금의 한국영화엔 어떤 의미인지를 되새겨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영화시장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나 영화를 제대로 만드는 시스템은 사실상 사장 되어 버린 거나 마찬가지다. 유트브와 같은 잠재적 2,3차 영상 시장이 나오는 현재, 이 영화들을 다시 돌아본다면, 또 다른 영상 사업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능성도 생각 해볼만 하다.

 

일부러 빠뜨린 영화들이 많다. 여기 소개된 영화들은 모두 내가 보았던 영화들의 기억들에서만 나온 것이다. 이 글을 통해 모두가 오랜만에 추억과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혹시나 이런 부류들의 영화들을 본 기억이나 소장하고 있는 매니아들이 있다면, 게시판에 마음껏 소개들 하고 글써 주시라... 오랜만에 같은 비디오 세대들끼리 이야기 하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다지마와FEEL(Kanekill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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