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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월요일


정치불패 졸리시스


 


 



 


Channel 4에서 (몇몇 병신들이 이야기하는 것 처럼 BBC가 아님) 2007년 3월 8일날 방송된 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을 요약하자면,
“지구온난화가 인간 때문이라는거 다 구라예요. 얘네들 다 정치적이구요, 증거도 조작된거예요. 과거 이산화탄소와 지구 기온 그래프 잘 보면, 기온 상승이 선행해요. 이산화탄소가 원인이 아니라는거죠. 온실효과에 더 중요한건 수증기예요.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 이산화탄소는 증가했는데 왜 기온은 낮아졌을까요? 거봐요. 이산화탄소 때문이 아니라니까요. 더 중요한건 태양활동이예요.



그리고 얘네들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안된다며, 아프리카의 꿈을 짖밟는 걸 보세요. 정말 정치적이고 나쁜놈들이예요.”


정도가 될 수 있다.


 



 


이거 방송되고 난 후에 과학계의 반론이 빗발쳤다. 심지어 인터뷰이로 나왔던 카를 분쉬(Carl Wunsch)는 자신의 인터뷰가 왜곡되었다며 반발하여, 그 프로그램의 DVD판이나 이후 배포판에서 그의 인터뷰는 삭제되었다.

한국에는 이프로그램의 캡춰판이 돌아다니면서, 기후온난화 “가설”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이 돌아다니는데, 음모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 낚이는 것 같다. 물론 그 외에도 지구온난화가 구라라는 잡설을 푸는 출판물도 꽤 된다. 이들이 썰을 푸는 구라는 대충 과학적인 측면, 정치적인 측면에서 제기되는데, 여기에서는 과학적인 측면에서 이들이 푸는 구라를 지적할 것이다.


헛소리1: 태양활동의 변화가 20세기 기온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인류가 지난 수세기 동안 태양을 관찰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태양이 11년을 주기로 하는 흑점 수의 변화를 보인다는 것이다. 흑점 수가 많을 때는 태양활동이 강할 때이고, 적으면 약할 때인데, 그 두 때의 태양 복사에너지의 세기를 비교하면 0.1% 정도 된다. 그렇다면, 지구 기온이 11년을 주기로 하는 변화를 보일까? 많은 그래프에서 보듯이 지구 기온의 11년 주기 변화는 관찰하기 쉽지 않다. 태양복사만을 따지고 본다면, 0.1%는 지구 기후가 반응을 보일 수 없을만큼 작은 변화이다.

그렇다면 태양복사가 20세기동안 서서히 증가하였는가? 그렇다는 주장이 있다. 아마 The Great Global Warming Swindle을 감명깊게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믿고 있을 수 있는데, 미안하지만 그런 주장은 아직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 


 




놀랍게도 필터링을 잘 못해서 그렇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위에 있는 그래프를 보면, 20세기 전반 동안에는 태양활동이 강해졌다. 이 사실은 또 다른 헛소리5를 낳게 된다. 그래프의 y축은 직접적인 태양 복사강도가 아니라 11년짜리 태양 주기의 미세한 변화임에 주목하라. 주기가 짧아질수록 다음에 흑점이 많이 생기고 (태양활동이 강하고), 길수록 적게 생기는 (약한) 경향이 있다.



헛소리2: 우주선은 지구 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주선이 구름 응결핵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맞다. 그런데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가를 따져봐야 한다. 우주선이 만드는 구름이 기후에 영향을 미칠려면, 지구에 지금 구름 응결핵이 부족한 상황이어야 한다. 그래야 우주선의 영향이 그대로 구름의 증감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맑은 대양 한가운데의 대기에도 구름 응결핵은 충분히 많다. 우주선이 응결핵을 더 만들던 덜만들던, 그것 때문에 구름 형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거다. 비유를 하자면, 지금 한국 대기업이 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그렇다고 우주선이 지구 대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연구하는 것이 말도 안되는 짓이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우주선의 강약을 지구 기후에 연관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더 강력한 증거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은 그런 증거가 없다. 더하여 우주선의 강도는 20세기 중반부터 꾸준히 기록되어 왔지만, 지구의 기온 변화와 이렇다할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 우주선의 강도는 강해지거나 약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헛소리3: 사람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매우 적은 양이다.

산업혁명 이전에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이었다고 여겨지는 반면, 지금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80ppm까지 상승했다. 그런데 100ppm은 대기중의 1/10,000에 불과한 아주아주 미세한 양이다. 그것 때문에 지구가 작살날 것 처럼 호들갑 떠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런 무식한 주장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사람이 몇 그램의 CN 화합물을 섭취하면 죽게 되는지 알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중요한건 기능이지 양이 아니다. 보다 더 가까운 예를 들자면, 80년대 후반 오존층이 박살난다고 떠들 때, 염화불화탄소 화합물의 대기중 농도가 얼마였는지 알아보기 바란다.




더군다나 일부에서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인간이 방출하는 것에 비하여 훨씬 크다는 사실을 내세운다. 이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거기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 틀렸다. 일례로 1년동안 식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인간이 방출하는 것이 비하여 엄청나게 많다. 육지에서 동식물의 호흡과 사체의 부패과정을 통해 연간 440Gt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데 비해, 인간이 산업활동으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는 26.4Gt이다.


 


와! 인간방출은 완전히 무시할 만한 양이네요. 지구온난화 “가설”OUT!이라고 외칠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이런 분들에게 나쁜 소식은 지금부터다. 육상 식물들의 광합성에 의해 440Gt의 이산화탄소가 흡수된다. 바다는 왜 빼냐고? 바다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 양 만큼이 또한 바다의 식물성 플랑크톤에 의해서 흡수되고있고, 현재의 바다는 방출하는 것 보다 조금 더 많이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인간 외의 이산화탄소 출입이 엄청난 양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말이다. 빙상코어가 남아있는 지난 50만년동안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80ppm에서 300ppm 사에서 왔다갔다 한 것은 이산화탄소의 출입이 장기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었음을 말했준다.

또한 일부에서는 거대화산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있다는 사실은 들먹이기도 한다. 화산은 앞서 말한 연속적인 이산화탄소 출입에서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먹히는 요소라는 판단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화산에 의한 이산화탄소 방출량은 인간 활동에 의한 방출량에 비하여 매우 작다. 화산에 의해 연간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는 0.3Gt에 불과하다. 인간 활동량의 100분의 1 수준인 것이다.


헛소리(?) 4: 온실효과는 주로 수증기에 의한다.

물음표를 붙인 이유는 일단 그 명제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이산화탄소기여가 적다는 주장과 마찬가지로, 그 명제에서 그릇된 주장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지구 대기의 온실효과에 기여비를 따져보자면, 수증기가 약 60% 가량이고 20%가 구름, 나머지 20%가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또다시 구라설의 광팬들은 “그거 봐라. 이산화탄소가 중요한게 아니라니까.”를 외치겠지만,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중요한 것은 순환의 속도이다. 수증기는 대기중에 고작 3∼4일 머무를 따름이다. 대기중에 수증기가 공급되고 제거되는 과정을 우리는 매일 매일 보고 있다. 고인 물이 땡볕아래에서 없어졌다면, 일부 땅으로 스며들고, 나머지는 대기중으로 증발되어 사라진 것이다. 또한 비가 오는 과정은 대기중에서 수증기가 없어지는 과정이다. 이렇게 수증기는 맹렬한 속도로 지표·지하·대기 사이를 오간다. 이것을 물의 순환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반면에 이산화탄소는? 아무도 이산화탄소가 눈이되어 내리는 것을 보지 못했다. 화성의 극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는 하나, 지구에서 그런 일이 생겼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 말인 즉, 한 번 대기 중으로 들어간 이산화탄소는 광합성작용을 통해 고정되기 전까지 거의 없어지지않는다는 말이다. 허나 지구의 이산화탄소 제거 속도는 동식물의 호흡량과 균형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지구는 금성과 같은 온실 지옥이던가 화성과 같이 완전히 춥고 메마른 땅이 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활동에 의한 여분의 방출은 그대로 대기중에 축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인류가 지금 즉시 절멸하여 더 이상의 이산화탄소 방출이 일시에 중단된다 하더라도 대기중에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가 완전히 제거되기 위해서는 수천년의 시간이 걸린다. 거의 비가역적이라는 이야기기이다.

또한 대기 기온 상승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시스템을 방해하고, 더 많은 온실가스 방출을 촉진한다. 바다는 현재 스스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있는데, 수온이 올라갈수록 이런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거두어 들이기 어려워진다. 중학교 때 배우는, 기체의 용해도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낮아진다는 원리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으면 탄산이 되는데,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너무 많이 흡수하게 되면, 바다가 산성화되어 탄산칼슘을 껍질로 하는 미생물들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된다.

또한 극지방의 기온 상승은 영구동토를 녹인다. 영구동토에는 메탄이 많이 얼어붙어 있는데, 이들이 대기중으로 방출되면, 메탄 자체가 이산화탄소보다 강력한 온실가스일 뿐만 아니라, 메탄의 최종 산화물 역시 이산화탄소라는 점에서 기온 상승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 있다.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기온이 상승하면, 당연히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을 수 있는데, 이것이 또 다른 기온 상승을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내가 확신하지 못한다. 만약 수증기가 흡수하는 파장대에서 이미 완전한 지구복사의 흡수가 일어나고 있다면, 추가적인 수증기의 공급은 에너지 출입에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다.)


헛소리 5: 50~70년대의 한랭화는 이산화탄소 증가 곡선과 명백히 반대된다.

70년대 환경 이슈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는 북유럽의 삼림이 산성비로 인하여 사라지는 장면일 것이다. 70년대 환경운동을 이끌었던 원인 중의 하나가 시대가 흘러 2000년대가 되자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에 재를 뿌리는 떡밥이 되었다는 것은 재미있는 아이러니다.

잘 알다시피 2차대전이 끝난 후 세계경제는 전에 없는 대 활황을 보인다. 유럽, 미국과 동아시아의 산업 생산량은 미친듯이 치솟았고, 또한 러시아와 중국도 대규모 산업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전에 없는 규모의 산업과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화석연료를 태우는 데서 나왔다. 아직 기술이 덜 발전했던 이 시대의 석유에서는 많은 에어로졸이 나왔다.


 




어어로졸은 특성에 따라 태양 복사를 반사하기도 하고, 흡수하기도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지구 기온을 예측하는 데에 큰 불확실성이기도 하다. 어쨌든 이 시기에 방출된 에어로졸은 황산 에어로졸이다. 황을 포함하고, 하얀, 그래서 태양빛을 잘 반사시키는 그런 놈들이었다. 석유를 태울 때 나온 일산화·이산화황화이 물에 녹아 산성비를 내려 북유럽의 삼림을 말려죽이는 동안, 한 배에서 난 황산 에어로졸은 그 하얀 몸뚱이로 태양빛을 반사하여, 역시 한 배에서 난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강화함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평균 기온을 떨어뜨렸던 것이다. 혹은 기온 상승을 완화했던 것이다. 또한 1963년의 아궁 화산분출은 지구 평균 기온을 0.5도 떨어뜨린만큼 강력했다. 더하여 앞의 헛소리 1에서 본 그래프와 같이 태양활동의 강화가 20세기 중반에 멈췄다.

산성비가 문제가 되자 당시 지구 최대의 산업지역이었던 미국과 유럽은 대기정화법안을 잇달아 통과시켰다. 황산 에어로졸의 한랭화효과가 줄어들자, 곧 이산화탄소의 온난화효과가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헛소리 6: 모델은 믿을 수 없다.

인간이 자연을 완전히 재구성할 수는 물론 없다. F=ma라는 공식만을 잘 이용하기만 해도, 전파가 닿는데에도 수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탐사선을 정확히 날려 보낼 수 있는 반면, 10cm 위에서 떨어뜨린 종이가 어디에 닿을지는 모르는 것이기도 하다.

기상과 기후의 예측은 그 사이에 서 있다. 어떤 점에서는 잘 맞기도 하고, 어떤 점에 있어서는 잘 들어맞지 않기도 하다. 너무나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영향력이 큰 요인부터 차례차례 기술할 수 있다면, 예측은 충분히 정확해질 수 있다. 적어도 부동산이나 주가 예측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델이 정확한지 그렇지 않은지 확인하는 방법은 뒤를 돌아보면 된다. 1900년을 초기치로 놓고 돌려 보았을 때, 그 모델이 현실을 잘 묘사한다면 그것은 좋은 모델이고, 그 모델이 예측한 미래 역시 신뢰도가 높을 것이다. 모델이 가지는 많은 한계들은 무시할 수 있는 요인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현재의 기후 모델들은 그런 일을 잘 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씨발 기상청 내일 날씨도 못 맞추는데, 무슨 30년후? 호로새끼 애미 찾는 소리 하고 있네.” 라고 발끈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둘은 수학적으로 다른 문제다. 내일 날씨 2일 후 날씨를 예측하는 것은 전형적인 초기치 문제이다. 지금 관측된 자료를 초기치로 두고 기상 모델을 돌려서 몇시간·며칠 후의 대기 상태를 알아내는 문제이다. 반면 장기 예보는 경계치 문제이다. 조건을 주고 그것을 만족하는 해를 찾아내는 것이다. 경계치 문제가 원래 더 정확하게 풀린다. 아 , 그런데 장기적인 기후 모델이 경계치 문제를 푸는가는 내가 잘 모르겠다. 중장기예보는 경계치 문제라고 하더라.




번외로 기타 환경 단체의 로비 때문이라는, 가카 양심 같은 소리도 있는데, 환경 단체와 석유회사의 자금력을 비교할 줄 모르는 영아와 같은 사람들과는 별로 말을 섞고 싶지 않다. 혹시 눈 앞의 거죽을 벗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나마 동한다면, 며칠 전에 나온 다음 기사를 읽어 볼 것을 추천한다. (http://media.daum.net/foreign/america/view.html?cateid=1043&newsid=20091204143012836&p=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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